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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금융실명제 (브리)
금융실명제 金融實名制 각종 금융거래가 실명(實名)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제도. 무기명이나 가명에 의한 금융거래의 각종 폐단을 제도적으로 막기 위한 정책으로 금융실명제가 실시되는 이유는 무기명이나 가명에 의한 금융거래가 갖는 다음과 같은 폐단이 있기 때문이다. 첫째, 지하경제를 부추겨 활동공간을 마련해주고, 각종 투기성 자금과 떳떳지 못한 자금의 은둔처를 제공함으로써 실물경제의 흐름을 교란시킨다. 둘째, 금융자산소득이 누구에게 돌아가는지 알 수 없게 하여 완전한 종합소득세제를 실시할 수 없게 한다. 그 결과 막대한 금리를 챙기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불로소득자들이 세제상 이득을 보게 되어 사회 정의가 실현되지 못한다. 셋째, 궁극적으로는 빈부의 격차가 확대되고 사회적 안정도 위협받을 수 있다. 배경 우리나라는 1962년부터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추진하면서 국내 저축기반이 취약한 것을 고려하여 국내저축을 늘리기 위한 수단으로 예금주의 비밀보장, 가명 또는 무기명에 의한 금융거래의 허용 등의 조치를 취해왔다. 이 제도는 국내저축의 확대를 통하여 경제개발에 필요한 재원조달에 기여하는 등 긍정적인 역할을 많이 했으나 경제가 성장하고 금융거래의 규모가 커지면서 지하경제의 활동공간 제공, 빈부격차의 심화 등의 문제점도 발생했다. 특히 1982년에 일어난 '이철희·장영자 사건'은 비금융실명제의 폐단을 극명하게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였다. 이에 정부는 사태의 해결을 위한 긴급처방으로 1982년에 '7·3 조치'를 발표, 이 조치의 일부로 1983년 7월 1일부터 모든 금융자산에 대하여 금융실명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실시방침은 금융자산소득에 대하여 종합과세하고 실명화 과정에서는 원칙적으로 자금출처에 대하여 조사하며, 실시 이후에는 가명 및 무기명 거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1983년 7월 '금융실명제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면서 종합과세제도와 자금출처조사가 삭제되고, 비실명금융자산소득에 대해서만 차별적인 세금이 부과되었다. 이때 실명에 의한 금융거래를 의무화하는 시기도 1986년 이후로 연기되었다. 이와 같은 조치로 인해 부동산투기와 과소비풍조 만연, 저축의 감소현상, 제2금융권의 비대화 등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이 제도의 존재는 거의 유명무실해졌다. 이러한 금융실명제의 폐단이 확대되자 이에 대한 비판의 소리도 높아졌다. 이에 정부는 1988년말 조순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장관의 취임과 더불어 금융실명제 강화 등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일련의 경제개혁정책을 마련했다. 이 계획에 따라 정부는 금융실명제준비단을 설치하고, 제도의 실시를 위한 연구검토에 착수했다. 당시 정부의 계획에 의하면 1991년부터는 금융실명거래제를 전면적으로 실시하며, 금융자산소득에 대해서도 종합과세를 실시한다는 내용이 주요골자였다. 그러나 1989년부터 3저호황이 끝나고 경제여건이 어려워지자 다시 이 제도의 실시에 반대하는 세력의 목소리가 커졌고, 결국 금융실명제 전면적인 실시는 보류되었다. 그후 1993년 8월 12일 김영삼대통령은 대통령긴급명령을 발동, 오후 8시를 기해 금융실명제를 전격 실시했다. 또한 금융자산소득에 대한 종합과세전격제도는 1996년에 도입,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효과와 부작용 금융실명제가 실시될 경우 예상되는 긍정적인 효과로는 첫째, 경제 전반에 걸쳐 자금순환이 정상화되고 지하경제가 축소되어 재정·금융 정책의 효율성이 증대될 수 있다. 둘째, 소득 특히 임대·이자·배당 등과 같은 자산소득에 대한 포착이 용이해져 세수(稅收)가 증대되고, 과세의 불공평성이 시정될 수 있다. 셋째, 과세의 불공평성이 줄어들게 되면 결과적으로 소득분배의 측면에서도 커다란 개선효과가 있다. 예상되는 부작용으로는 첫째, 종합과세제도의 실시로 인한 저축의 감소와 둘째, 자본의 해외유출을 들 수 있다. 실명제 실시 이후 금융실명제 실시 직후에는 생산저하, 주가폭락, 자본의 해외유출, 부동산 가격의 급등, 사채(私債) 시장 위축에 따른 중소기업들의 부도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그러나 이후에 가명예금의 98%가 실명화되었고, 차명예금의 실명전환이 3조 5,000억여 원에 이르렀으며 초반의 혼란도 차츰 안정되었다. 폭락했던 주가도 회복세로 돌아갔고, 현금통화비율도 낮아져 실명제 실시 전과 비슷해졌다. 또한 실물자산가격도 안정되어 우려했던 실무투기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실명제의 궁극적 목적인 세금탈세 근절, 검은 돈 흐름의 차단, 지하자금의 양성화 등은 만족할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실명제의 완전한 정착을 위해서는 실명제 이전에 어느 정도의 탈세를 감안해 책정된 각종 세율을 조정하고 가계부문 저축을 유도하는 장기 금융상품을 개발하며, 영세 중소기업에게도 제도권 금융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금융거래시 정보가 정치적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비밀보장을 강화하고 이를 실천하는 것도 정부의 과제이다. <신광영(申光榮) 글> 출전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한국브리태니커, 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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