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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광무개혁 (민족)
광무개혁(光武改革) 1896년 아관파천 직후부터 1904년 러일전쟁이 일어나기 직전까지 주로 보수파에 의하여 추진된 개혁. 갑오·을미개혁은 비록 외세의 종용과 간섭이 있기는 했지만, 문호 개방 이래 팽배되어 온 개화사상을 정책적으로 구현하고 갑오농민전쟁을 수습하기 위해 시도되었다. 그러므로 경장사업(更張事業)은 아관파천 이후 새로 수립된 정부에서도 꼭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될 과제였다. 1897년에 수립된 대한제국에서도 열강간의 세력균형기를 맞이하여 국가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지켜나가기 위한 내정 개혁이 절실히 요청되었다. 광무개혁은 윤용선(尹容善)·심순택(沈舜澤)·박정양(朴定陽)·민병석(閔丙奭)·심상훈(沈相薰)·박제순(朴齊純)·민영환(閔泳煥)·조병직(趙秉稷)·조병식(趙秉式)·신기선(申箕善)·윤웅렬(尹雄烈)·한규설(韓圭卨)·권재형(權在衡)·이재순(李載純)·이용익(李容翊) 등에 의해 추진되었다. 이들 가운데서 윤용선은 의정(議政), 이재순은 궁내부대신, 박제순은 외부대신, 윤웅렬은 군부대신, 심상훈은 탁지부대신을 역임하였다. 탁지부의 속료(屬僚 : 지위가 낮은 하급관리)로 출발한 이용익은 탁지부대신으로까지 발탁되었다. 이들은 국왕의 측근으로서 박정양·윤웅렬·한규설·권재형 등 몇몇을 제외하고는 모두 보수적 인물이었다. 때문에 윤용선·심순택·이재순·심상훈·이용익 등은 한때 독립협회의 규탄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논자에 따라서는 바로 이러한 보수적인 인물에 의해 추진되었다는 점을 들어 광무개혁의 개혁성을 부인하기도 한다. 광무개혁은 ‘구본신참(舊本新參)’ 즉, 구규(舊規)로 본을 삼고 신식을 참고한다는 의미에서 나타나듯이 언뜻 복고주의적인 인상을 풍기고 있다. 특히 건양(建陽) 연간의 개혁이 그러하였다. 향사제도(享祀制度)가 구식과 음력으로 복구되고 단발령이 취소된 것, 23부(府)가 13도(道)로 그리고 내각이 의정부로 환원되고 있는 것 등은 복고적인 인상을 준다. 그러나 면밀하게 검토해 보면, 이러한 일련의 조치가 1894년 갑오경장 이전으로의 완전한 복구를 뜻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구식과 음력으로 복구되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향사제도에 국한되었을 뿐이고, 모든 의식이 복구된 것도 양력이 모두 음력으로 복구된 것도 아니었다. 단발령이 취소되기는 했지만 오래지 않아 다시 부활되었다. 복구된 도제(道制)는 경장 전의 8도와 경장 후의 23부를 절충한 1부(한성부) 13도였다. 직원의 구성도 8도제로의 환원이 아니라 23부 당시의 그것과 비슷했다. 이 점은 복구된 의정부 제도에 있어서도 동일해서 새 의정부제도는 경장 후의 내각제도의 정신과 내용을 살리고 있었다. 광무개혁에 있어서의 복고주의적 경향은 오히려 왕권 강화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갑오·을미개혁 당시의 왕은 제한군주적인 지위로 격하되었기 때문에 아관파천 직후 새 정부에서는 왕권 강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이러한 노력은 1899년 〈대한국제 大韓國制〉가 제정, 반포되어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되었다. 이 국제에 의하면, 국왕(황제)은 무한불가침의 군권(君權)을 향유하며, 입법·사법·행정·사전(赦典)·강화·계엄·해엄에 관한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하였다. 왕권이 경장 이전으로 복고되었을 뿐 아니라, 여기에 근대 제국의 절대왕정체제를 도입하여 왕권의 전제화가 법제적으로 뒷받침되었던 것이다. 광무개혁의 복고적 경향은 왕실 재정과 관련해 지적할 수 있다. 갑오·을미개혁 당시에는 왕권뿐 아니라 왕권을 뒷받침하는 왕실 재정까지도 통제를 받았다. 이는 자연히 종친의 부양까지도 책임져야 하는 왕실의 재정 형편을 악화시키고 있었다. 이 때문에 아관파천 이후 왕권이 강화되는 과정에서 왕실 재정을 개선하기 위한 여러 움직임이 있었다. 각종 잡세가 부활되었고, 홍삼의 제조, 백동화(白銅貨) 주조의 특허, 수리·관개 및 광산사업을 통해 재정 수입을 증대시켰다. 심지어 매관매직이 자행되기까지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왕실 재정은 탁지부(度支部)에 정부 관원의 봉급 자금을 빌려줄 만큼 호전되었다. 왕권·왕실 재정 측면에서는 복고적 경향이 있었지만, 특히 대한제국이 성립되면서부터는 여러 가지 주목할 만한 개혁이 이루어졌다. 우선 국가의 완전한 자주독립을 지키고자 하였다. 〈대한국제〉 제1조에서 “대한제국은 세계 만국의 공인되어 온 바 자주독립하는 제국이니라.”고 천명하고 있는 것은 그 단적인 예이다. 특기할 것은 군사력이 증강되어 갔다는 사실이다. 서울의 친위대(親衛隊)가 개편되어 2개 연대로 증강되고, 2개 연대의 시위대(侍衛隊)가 창설되었으며, 호위군(扈衛軍)도 호위대로 개편, 증강되었다. 지방군도 증강되어 을미개혁 당시까지는 평양·전주 진위대(鎭衛隊)가 있을 뿐이었지만, 그 뒤 계속 증설되어 2개 진위대, 14개 지방대대로 불어났다. 이는 다시 6개 연대의 진위대로 통합, 개편되었다. 자주독립을 지켜나가기 위한 노력은 외교적인 면에서도 발휘되었다. 해삼위(海蔘威)·간도지방으로 이주한 교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해삼위통상사무·북간도관리(北墾島管理)가 설치되었다. 또 북간도의 영토 편입을 시도하기도 하였다. 또 1899년에는 오랫동안 종주권을 주장해 온 청나라와 통상 조약을 체결하여 공사의 교환이 이루어졌다. 갑오개혁 당시부터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었던 양전사업(量田事業)도 추진되었다. 전후 두 차례에 걸쳐서 전국 토지의 약 3분의 2에 달하는 218군에 대한 양전을 완료하였다. 양전사업이 시작되면서 지계(地契) 발급 사무도 이루어졌다. 이 지계는 입안제도(立案制度)를 근대적 소유권 제도로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양전사업이 중단되면서 지계 발급도 중단되고 말았다. 상공업진흥정책도 당시의 여론을 수용하여 적극적으로 추진되었다. 정부 스스로가 제조공장을 설립하거나 민간 제조회사의 설립을 지원하였다. 또 유학생을 해외에 파견하거나 기술교육기관을 설립하여 근대적 기술을 습득하게 했다. 민간 제조회사의 근대적 기술 습득을 장려하거나 기술자 장려책을 강구하기도 했다. 이러한 정책에 따라 각 부면에 걸쳐 이미 특권적 성격을 벗어난 근대적 회사와 실업학교들이 설립되었고, 과학기술을 응용한 각종 기계나 윤선(輪船) 등이 제조되었다. 경제생활의 기준이 되는 도량형제도(度量衡制度)도 새로 제정, 실시되었다. 각 지역간의 거리를 단축시켜 장벽을 무너뜨리는 통신·교통시설도 개선되어 갔다. 우편 전보망이 전국적으로 확충되었고, 서울·인천·평양·개성 등지에 전화가 개설되었다. 외국인에게 특허되어 그 자본과 기술에 의존하기는 했지만, 경인선·경부선·경의선 등의 철도가 개통되었다. 서울에 발전소가 건설되어 전등이 켜지고 전차가 운행되었다. 사회적인 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개혁이 있었다. 호적제가 시행되고 순회재판소가 설치되었으며, 종합병원인 제중원(濟衆院), 구휼기관인 혜민원(惠民院) 등이 설립되었다. 또 관원들은 관복으로 양복을 입었고, 1902년에는 을미개혁을 좌절시키는 요인이 되었던 단발령이 다시 내려져 관원·군인·경찰이 상투를 자르게 되었다. 광무개혁은 몇 가지 취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정부와 대립되는 세력으로 대두한 독립협회의 시정개선 건의를 제대로 수렴하지 못한 것, 재정적 뒷받침 없이 개혁을 추진한 것, 민중의 경제생활과 국가 재정을 희생시키고 부정부패를 조장시키는 가운데 왕실 재정을 개선한 것, 철도의 부설 등을 외국인에게 특허하여 그 기술과 자본에 의지했다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가운데서도, 국가의 자주독립과 근대화를 지향하여 비교적 외세의 간섭 없이 자주적으로 개혁을 추진한 점, 왕권의 전제화를 예외로 한다면 갑오·을미개혁을 대체로 그대로 이어 추진했다는 점은 주목된다. 그리고 갑오·을미개혁을 그대로 이었다는 것은, 바로 갑오·을미개혁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논거를 제시해 주는 것이다. ≪참고문헌≫ 韓末近代法令資料集 Ⅰ·Ⅱ·Ⅲ(宋炳基外, 國會圖書館, 1970·1971), 光武年間의 量田事業에 關한 一硏究(金容燮, 亞細亞硏究 31, 1968), 大韓帝國時期의 商工業問題(姜萬吉, 亞細亞硏究 50, 1973), 光武年間의 改革(宋炳基, 한국사 19, 국사편찬위원회, 1976), 光武改革硏究(宋炳基, 史學志 10, 1976), 光武改革論의 문제점(愼鏞廈, 創作과 批評, 1978. 여름호). <송병기> 출전 : [디지털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동방미디어, 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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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 광무개혁 (두산) |
 [근대] 대한국국제 (한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