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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안중근의 동양평화론 (노성태)
자료1 - 안중근의 동양평화론 그런데 최근 수 백년 이래로 유럽의 여러나라들은 도덕지심을 까맣게 잊고 날로 무력을 일삼아 경쟁하는 마음만 기르면서 조금도 거리끼는 바가 없는데 그 가운데서도 러시아가 더욱 극심하다. 그 포악과 잔혹함이 서구나 동양 어느 곳이나 미치지 않는 곳이 없으니, 악이 가득차고 죄가 넘쳐서, 사람과 귀신이 함께 노여워한 까닭에, 하늘이 한번 기회를 주어 동해바다 가운데 조그마한 섬나라 일본으로 하여금 이같은 강대국 러시아를 만주 대륙에서 한 주먹에 때려뉘게 하였으니, 누가 능히 이런 일을 미리 헤아릴 수 있었겠는가? 이것은 하늘에 순하고 땅에 따르고 사람에 감응한 이치인 것이다. 이때에 만일 한, 청 두 나라 인민이 상하가 일치단결하여 전날의 원수를 갚고자 해서 일본을 배척하고 러시아를 도왔다면 일본의 큰 승리는 어찌 바랄 수 있었겠는가? 그러나 한,청 두나라 인민은 이와같은 행동은 없었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일본군대를 환영하고는 짐을 나르고 길을 닦고 정탐을 돕는 등의 일에 수고로움을 잊고 힘을 다했으니 이것은 무슨 까닭인가? 두 가지 사유가 있었다. 러일전쟁을 개전할 때 일황의 선전포고문에 "동양평화를 유지하고 대한 독립을 공고히 한다" 운운했으나, 이같은 대의가 청천 백일의 빛보다 더 환하였기 때문에 한, 청 인사들은 지혜로운 사람이나 어리석은 사람을 물론하고 일치동심하여 오로지 감화하고 복종했음이 그 하나이다. 더구나 러일전쟁은 황인종과 백인종의 경쟁이라 할 수 있으므로 지난날 원수로 여겼던 마음은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도리어 한번 크게 같은 종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한편이 되었으니 이것 또한 인정의 순서요, 이치에 합당한 것이 또 하나이다. 쾌하도다. 장하도다, 수백년동안 악한 일을 하던 백인종의 선봉을 북을 한번 쳐서 공격하여 크게 부수었으니 천고에 드문 일이며 만방이 기념할 자취이다. 당시에 한.청 두 나라의 뜻있는 이들이 아무 논의도 없이 함께 스스로 이긴 것처럼 기뻐한 것은 일본의 정략이나 일처리해 나가는 것이 동서반구 천지가 열린 이래 가장 우뚝한 큰 사업이며 상쾌한 일이라고 스스로 헤아렸기 때문이다. 아! 천번만번 의외로 전쟁에 이겨 개선한 뒤에는 가장 가깝고 가장 친하며 어질고 약한 같은 인종인 한국을 억압하여 조약을 맺고, 만주 장춘 이남의 땅을 빌린다고 빙자하여 점령하였기 때문에 세상사람들에게 의심을 사게되어 일본의 위대한 성명과 정대한 공훈이 하루아침에 바뀌어 만행을 일삼는 러시아보다 더 심하게 보게 되었다. (중략) 그렇기 때문에 동양평화를 위한 의로운 싸움을 하얼삔에서 개전하고 담판하는 자리를 여순항구에 정했으며 이어 동양평화문제에 관한 의로운 싸움을 제기하는 바이니 여러분의 깊은 살핌을 바라는 것이다. 경술(1910년) 2월 대한국인 안중근 여순 옥중에서 쓰다. 출전 : 노성태의 국사수업 관련 사료모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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