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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통일운동 50년 (노중선)
분단 50년, 통일을 위한 노력 50년 노중선 (통일자료실 대표) 1. 머리말 분단된 지 50여년은 곧 '통일운동 50년'이며 분단 지속으로 말미암아 민족구성원들이 겪어야했던 아픔과 고통만큼이나 통일운동의 전개과정에서 통일운동가들이 감수해야했던 시련도 클 수밖에 없었다. 이와 같이 통일을 위한 노력은 분단과 동시적으로 시작되었고, 분단이 지속되는 한 통일문제는 존재하게 마련이고 통일운동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민족구성원 모두는 그 동안 그래왔듯이 '평화적 방법에 의한 민족자주적 통일'이라고 하는 민족적 염원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늘 변화된 통일환경에 부합되게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하고, 그 같은 결과로 얻어진 명제들을 실천해야만 한다. 어차피 '통일'은 우리 민족구성원 스스로가 아닌 어느 누가 가져다주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 오직 이 땅에 대대로 이어 살고 있는 민족구성원 각자가 통일을 위해 실천하는 삶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냉전시대적 잔재와 민족화해적 남북교류가 혼재 공존하는 복잡한 통일환경 속에서 민간통일운동의 올바른 방향을 설정하기는 간단치 않다. 이럴 때는 민간통일운동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거기서 교훈을 찾아내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이 글에서는 분단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통일운동이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전개되어 왔는가를 살펴보고, 오늘의 변화된 통일환경 속에서 우리 민족구성원 모두는 무엇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2. 민간통일운동의 전개 과정 (1) 1950년대의 평화통일운동 통일민족국가 수립이 좌절된 채 분단 정권이 출범하였지만 민족구성원 모든 이의 마음속에는 평화적 방법에 의한 통일에의 의지가 의연히 살아있었고 그 같은 민족적 염원은 선각적 애국자 또는 혁신정치세력의 정책으로 표출되었다. 분단 수립 직후인 1948년 10월 45명의 국회의원들이 '긴급결의안'으로 미군철수문제를 제기한바있고, 1949년 4월 김약수·노일환·이문원 등 소장파 의원들은 '남북평화통일방안 7원칙'1)을 제시했었으나 이승만 정권은 이른바 '국회프락치 사건'2)으로 입건하여 국회의원 12인 전원을 구속 거세하였다. 그리고 평화통일에 대한 대중적 의지는 1952년 8월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그대로 표출되었는데, 당시 대통령 후보 이시영은 정견 발표를 통해 ①남북정권회담을 성공시키고 국군과 인민군을 발전적으로 해소한 뒤 민족평화군을 창건 ②평회민족통일국가 건립 ③남북을 통한 일체의 정치범 석방3)을 주장하여 지지를 받았다. 그리고 1956년 5월 대통령 선거에서 "평화적 방식에 의한 조국통일의 실현"을 주장한 진보당의 조봉암 후보가 투 개표 과정에서 참관인도 못낸 상황의 온갖 관권부정선거4)에도 불구하고 2,163,000표(이승만 5,046,000표)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다수 민중들의 평화통일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1955년 2월 김삼규는 '통일한국은 국제적 동의에 의해 중립화되기를 제안'하면서 범국민적 중립화운동의 전개를 선언하였고, 당시 서울대생 김낙중은 [통일독립청년고려공동체수립안]을 작성하여 남과 북의 정권당국에 제안한바 있다. 이와 같이 당시 민간 통일운동은 북한정권을 엄연한 실체로 인정하여 그들과 더불어 남북한 통합기구 설치문제를 제기하고 있었다. 그리고 6.25동족상잔의 뼈아픈 교훈을 떠올리며 평화적 방법에 의한 통일을 갈망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승만 정권은 분단 저지 및 통일지향세력의 그 같은 평화통일 요구가 다수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얻게되자, 이들을 '국회프락치 사건'이라든가 '진보당 사건'으로 구속 처형하여 통일운동을 탄압하지 않고서는 정권유지가 어려웠고, 정권유지를 위해 부정선거를 저질렀던 것이다. (2) 4.19시기의 민족 자주적 통일운동 4.19시기 1년은 반독재민주화 투쟁을 계기로 하여 점차적으로 반외세 민족통일운동으로 발전해 가는 한 과정이었는데, 이 시기의 통일운동은 혁신계 및 학생통일운동 세력이 제기하고 주도하는 형태로 전개되었다. 혁신계 인사들은 1961년 2월 [민족자주통일중앙협의회](민자통), [중립화조국통일운동총연맹](중통련)등을 출범시켜 자주·평화·민주의 3대 원칙에 입각한 남북통일 실현을 표방하고 "즉각적인 남북협상, 남북민족대표자에 의한 민족통일전국최고위원회 구성, 외세배격, 통일협회를 위한 남북대표자회담"5) 등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는 "남북간의 서신왕래, 경제교류, 신문기자 시찰단 교환, 국제적인 경기에 남북간 혼성선수단 파견"6)등을 주장하였다. 한편 4.19의 임무는 단순히 이승만 정권의 붕괴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남북분단문제의 해결'임을 자각하기 시작한 학생들은 민족통일문제에 대한 각별한 열망을 가지고 각종 토론회, 연구발표회, 강연회 등의 활동을 전개하였다. 대표적인 것으로 고려대 학생회 주최로 '민족통일에 관한 제문제'를 논제로 한 '전국대학생시국토론회'(1960, 9)가 열린 것과 서울대 극동문제연구회 주최의 '기성세대와 학생간의 통일문제 심포지움'(1960, 11) 등이었다. 또한 1960년 11월 서울대학교민족통일연맹이 결성되어 기본활동 방침으로 조직강화와 더불어 통일의식 고취, 통일분위기 성숙 노력, 정부와 사회에 통일방안 제시, 통일여론 조성 등을 밝혔는데 이를 계기로 각 대학에 민족통일학생연맹이 조직되었고, 마침내 1961년 5월에는 '민족통일전국학생연맹 준비위원회'가 출범하여 학생통일운동을 주도하였다. 이 때 학생들은 '언론인 사회단체의 남북교류' '외세는 물러가라' '한국문제는 한국인의 손으로'등을 부르짖어 반외세 자주화에 의한 민족통일에의 지향을 명백히 하였다. 그리고 남북학생회담에서는 남북학생 친선사절단, 기자, 체육단, 예술단의 교환문제와 남북학생통일축제에 관한 것을 토의할 것이라고 하였다. 남한에서 통일논의와 통일운동이 활발해지자 해외동포들도 조국통일문제에 열기를 띠었다. 재일교포들은 민단측과 총련측이 '남북평화통일문제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1961.3.26) 하였고, 또 '평화통일남북문화교류촉진 문화제'를 개최(1961.4.18)하였는데, 호소문에서 "우리는 일체의 외세간섭이 없는 우리 민족끼리의 자주적인 평화통일을 위하여 노력한다"등 4개항7)을 채택하였다. 그리고 재미교포 김용중은 중립화통일을 주장하면서 남북의 최고당국자에게 각각 공개서한을 보내 통일노력을 호소하기도 하였다. 4.19 이후 1년간은 통일논의의 내용도 풍부하였고, 통일운동의 규모와 활성화 정도가 크게 팽창·고양되었던 시기였다. 따라서 입장과 견해의 차이도 보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가장 긴급한 과제는 '통일'이고 통일은 '민족자주적 통일'이어야 하며 통일을 위해서는 학생, 기자, 문화 등 각 방면의 남북교류가 실현되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된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3) 6,70년대의 비공개통일운동 반공정책을 내세우며 등장한 5.16 군부세력에 의해 통일논의와 통일운동은 하루아침에 압살 당해야만 했다. 군부쿠데타 세력은 포고령을 발표하여 4.19시기 통일운동을 주도했던 사회당, 민자통 등 혁신계 인사들, 남북학생회담을 추진하던 학생통일운동 세력, 그리고 민족일보 관계 인사들을 검거 투옥하고 처형하였다. 뿐만 아니라 중앙정보부 설치법(1961.6.10), 반공법(1961.7.4)등 반민주적 악법들을 제정 공포하여 민간차원의 통일운동은 물론 민족주의 논의까지도 '용공'으로 몰아 탄압하여 통일논의 자체를 철저하게 통제하였다. 1964년 11월호 [세대]지에 '군비축소와 남북불가침 문제'를 언급했던 필자 황용주가 구속되었고, 1967년 4월 당시 대통령 후보 서민호가 선거유세에서 '부분적인 남북교류와 국방비 절약을 위한 남북감군' 발언을 했다가 구속되었던 것이 그 대표적인 사례들이었다. 그렇지만 4.19시기 이미 대중적지지 속에 확산되어 민족구성원 가슴마다에 각인된 '민족자주적 통일' 의지는 비록 조직적으로는 뿌리를 내리지 못했지만 그냥 눌려만 있지 않았다. 따라서 공개적 통일논의가 불가능해진 조건 속에서 비공개 지하운동화 했는데 1960년대의 '인혁당', '통혁당', '전략당' 1970년대의 '민청학련', '남민전준비위원회'등의 경우가 그것들이다. 1970년대에 들어와서 일부 진보적 지식인 및 학생들 사이에 민족적 통일논의가 전개하였는데 학생들은 통일을 향한 국내여건 조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①통일논의의 전국적 확대 ②한반도에서의 긴장완화 ③대일의존적 경제구조 탈피 ④반민족적, 반민주세력 축출 ⑤사회적 모순의 극복 ⑥민족문화의 재건설 ⑦민족주체 세력의 양성8)등 7개항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7.4남북공동성명 발표 직후 [민주수호국민협의회]는 성명에서 ①남북간의 교류개시 지지 ②조국통일을 위해 민중참여 보장 ③정권의 방편적 통일논의로 민족분열 영구화 반대 ④국가보안법, 반공법 및 기타 관계법령의 폐기9)등을 주장하였다. 그 외에 개별적 인사들이 통일문제에 관심을 표명하였는데 천관우는 1972년 9월 '복합국가론'10)을 제기하였고, 1976년 1월 양일동은 '한반도의 비핵지대화와 민간주도 남북대화'를 주장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6,70년대는 집권세력이 이른바 '선건설·후통일'을 내세워 통일논의 자체를 철저히 금압했던 엄혹한 군부통치하에서 통일운동은 비공개지하운동 형태로 민족자주화통일운동을 전개할 수밖에 없었고, 그것은 늘 반독재민주화 투쟁을 전제로 하고 있었다. 우리는 6,70년대의 경험을 통해서 사회의 민주화와 통일운동은 따로 구분되어질 성질의 것이 아니라 민주화 운동은 곧 통일운동의 일환이며 통일운동의 내용은 곧 민주화운동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4) 80년대의 반미자주화와 남북교류운동 1980년 봄 광주민중항쟁을 통해 '민주화운동이 자주화운동과 결합되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교훈을 얻은 민족민주운동세력은 우선 군부독재세력을 지원해준 미국에 대한 책임 추궁의 적극적인 형태로 표출되었다. 그리하여 1980년 12월 광주 미문화원, 1982년 3월 부산 미문화원 방화, 강원대생 성조기 소각 시위(1982년 4월), 대구 미문화원에 대한 사제폭탄 투척(1983년 9월), 서울 미문화원 점거농성(1985년 5월), 인천에서의 반미반파쇼투쟁 시위(1986년 5월), '전국반외세반독재 애국학생투쟁연합'의 건국대 농성 투쟁(1986년 10월)등 반외세자주화 운동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1980년대 전반기는 광주민중항쟁을 계기로 '부당한 외세로서의 미국'을 확인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그 동안 '반미의 무풍지대'였던 남한 땅에 반미자주화 운동이 점화된 것이다. 그리고 1985년 3월에는 '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통련)이 출범하면서 '민주화와 통일은 양립된 개념이 아니라 표리일체의 관계에 있는 과제라는 진리가 자명해 졌다'고 선언하였다. 그런가하면 1986년 10월 유성환 의원은 국회 대정부 질의를 통해 "국시는 반공보다는 통일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같이 1970년대의 반독재민주화운동과 1980년대에 이르러서의 반미자주화 투쟁의 축적과 경험은 198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민주화운동의 활성화로 이어졌고 그 결과 마침내 집권세력으로부터 1987년의 6.29선언을 이끌어낼 수가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통일논의와 통일운동의 활성화로 이어졌다. 1987년 8월에 출범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을 중심으로 한 학생통일운동 세력과 문화·예술계, 종교계를 포함한 재야의 각 사회운동 세력들은 각각 통일문제 해결의 주체적 입장과 본질 및 원칙의 문제들을 선언하거나, 대북 제의를 하고 또 민족민주운동 조직체를 발족시키는 등 각 계층의 통일의지를 반영하여 통일문제를 전국민적 관심사로 부각시키면서 민족통일운동을 대중화시켜 나갔다. 이 시기 통일문제와 관련한 여러 선언들 중 대표적인 것으로는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한국기독교교회선언'(1988.2), '조국의 자주적 통일을 염원하는 애국불교도 선언'(1988.6), '한반도 군축과 평화통일을 위한 선언'(1990.6), '한반도 비핵지대화 1천인 선언'(1991.5) 등이었다. 이들 선언들에서는 통일논의의 과정에 민족구성원 전체의 민주적 참여 보장, 통일문제 연구 및 논의를 위한 민간기구 활동의 제도적 보장, 남북간의 각종 교류·방문·통신 개방, 평화협정 및 불가침조약 체결, 주한미군 단계적 철수 및 유엔군 사령부 해체, 국가보안법 폐지, 남북한 상호감군 및 군비감축, 민족성 자주성과 민주체성의 견지, 핵무기 철거, 민족의 동질성 회복의 계기로 되어야 할 민족화합 공동올림픽 개최, 상대방을 반대하는 조약 및 군사동맹체의 해체, 민간차원의 남북교류 보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민족화해를 위한 대북 제의도 많았는데 그 대표적인 것으로는 '남북작가회담' 제의(1988.7), '남북노동자 대표 회담' 제의(1988.9), '남북농산물 직교류' 제의(1989.1), '범민족대회 개최를 위한 예비실무회담' 제의(1989.1), '남북대학생 예술작품 교류' 제의(1990.5), '남북공동응원단 구성' 제의(1990.9)등이었다. 이들 대북 제의에서는 민족의 화해와 통일을 위한 기본원칙으로 자주, 평화, 민족적 대단결을 제시하면서 민족의 자주성과 주체성의 확립, 평화와 통일을 위한 연대운동 및 민간차원에서 남북간의 인적교류, 학술교류, 경제교류 등 각종 교류를 실천코자 하였다. 사회 각 계층의 민족적 통일의지를 반영한 그 같은 선언과 남북교류 문제의 제기는 1980년대 중반 이후의 통일논의와 통일운동을 고양·활성화하는 계기로 되었다. 그리하여 1989년 1월에는 범재야운동 총 집결체로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이 출범하게 되었고, 각 조직들은 국가보안법 철폐 투쟁, 민족화합을 위한 공동올림픽 추진 운동을 전개하였다. 그리고 방북통일운동가들에 의해 민간차원의 남북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하였는데, 문익환목사의 '문익환·조평통공 동성명'(1989.4.2), 황석영의 '북과 남이 민족문화예술을 통일적으로 발전시킬 데 대한 합의서'(1989.4.23), 임수경의 '남북청년학생 공동선언문'(1989.7.7)이 그것이다. 1970년대에는 비공개적으로 논의될 수밖에 없었던 통일논의의 내용들이 1980년대 후반기 통일운동 과정에서는 공개적 토론이 가능하였다. 그리하여 국가보안법의 철폐와 반핵군축 문제가 이 시기 통일운동의 중심내용으로 떠오르게 하였다. 이 같은 활기찬 민간통일운동은 정권당국으로 하여금 남북당국간에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할 수밖에 없도록 하였다. (5) 90년대의 남·북·해외연대운동 1987년 6.29선언 이후의 민간통일운동은 각종 통일관련 선언과 각종 대북 제의의 형식으로 활기차게 전개되어 민족구성원 모두에게 통일의 절박성을 일깨워준 계기로 되었다. 그리하여 '통일'은 민족의 감상적인 당위로서만이 아니라 민족구성원 각 개인이 구체적인 자기 삶의 내용과 직접 맞닿아 있는 현안 문제임을 자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같은 토대 위에서 남과 북, 해외의 민족구성원이 참여하는 3자연대의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이라는 통일운동기구를 상설화 할 수 있었는데 1990년대의 민간통일운동은 범민족대회의 개최가 민간통일운동의 중심이기도 하였다. 8.15범민족대회는 1990년 8월 15일 제1차 대회를 판문점에서 남·북·해외동포 대표가 만나 회담하기로 발표하였으나 당국의 불허로 성사되지 못한 채 남·북·해외가 각각 진행해야 했다. 그 이후 해마다 8.15를 전후하여 서울, 평양, 해외 또는 판문점 등에서 범민족대회는 분산 개최되어야 했고, 다만 미리 합의하거나 추인한 공동결의문만 발표되었을 뿐이다. 공동결의문의 내용은 대체로 전쟁위험 제거를 위한 투쟁, 조국통일 방도에 관한 민족적 합의를 위해 적극 노력, 자주적 민간대화 마련을 위한 노력, 민족대단결을 위한 투쟁 강화, 반통일 세력의 민족분열 영구화 책동 저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리고 1990년대에 이르러서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냉전적 대결의 장벽이 부분적으로나마 허물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는데, 그 이전까지는 전혀 상상도 할 수 없는 남북간 민간차원의 접촉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이다. 물론 지극히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종교인 모임, 학술회의, 문화·예술행사, 여성, 학생들의 만남이 해외, 서울과 평양, 판문점 등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남북의 종교인들은 1988년 11월 세계교회협의회가 주최한 '제2차 글리온 남북기독자협의회'에서 만나 '한반도 평화통일선언'을 채택한 것을 비롯하여 1990년 7월 '평화통일과 선교에 관한 기독교인 동경회의', 제3차 글리온회의(1990.12 스위스), 남북한 및 해외기독자들의 통일학술대회(1991.5 뉴욕), 조국통일기원 남북불교도합동회의(1991.10 로스엔젤레스) 등에서 남북의 종교인들이 만나 조국통일문제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상호초청과 교류문제, 각 분야별 공동행사 등을 협의하였다. 남북의 학자들간의 해외접촉도 이루어졌는데, 1990년 7월 '한반도군축학술회의', 1991년 3월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전망' 토론회가 미국에서 열려 남북의 학자들이 접촉하였다. 그 외에도 '제3차 조선학국제학술회(1990.8 오사카), '제4차 조선학국제학술회의'(1992.8 북경)등에서 남북의 관련 학자들 다수가 만나 학술토론과 통일문제들에 관해 논의하였다. 그리고 뉴욕에서 열린 <남북영화제>(1990.10.11∼14), 일본 쓰루가에서 열린 <환일본해 국제예술제>(1991.5.2∼4), <코리아미술전>(1993.10.12∼17)에서 남북의 영화인, 음악인, 미술인들이 만나 남북사이의 불신과 대결의 벽을 허물고 화해와 단합, 통일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하였다. 이 무렵 남북의 학생들도 판문점에서 만났는데, 1991년 8월 12일 <서울지역대학신문기자연합>과 <조선학생위원회> 대표 각 3명 접촉, 1991년 9월 18일 건국대 국문과 학생회 대표와 김일성대학 어문학부 대표 각 4명이 만나 남측 학생들의 방북취재일정 등을 논의했었다. 1990년대에 이르러 통일환경의 변화와 정권당국의 단말마적인 탄압, 그리고 민간통일운동의 활성화에 따라 민간통일운동의 방식과 내용이 다양해지면서 운동의 실천성과 논의의 구체성이 요구되었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통일운동의 진로를 새롭게 모색케 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1994년 7월 재야사회단체 및 종교단체 그리고 시민단체까지 참여하여 <자주평화통일민족회의>(민족회의)를 출범시켰다. 한편 1991년 1월 범민련 남측본부 결성준비위원회가 발족된 후 미루어져왔던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가 1995년 2월 25일 정식 결성되었다. 1990년대의 통일운동은 당국의 탄압으로 말미암아 파행적이기는 했지만 범민족대회가 정기적으로 이어졌고, 각 지역과 부문별로 다양한 통일행사를 진행하여 민간통일운동은 꾸준히 일상화 내지는 대중화되어 갔다. 그리고 남북의 정권당국간 남북합의서가 발표되면서 여러 형태의 집회에서 나타난 통일운동의 내용은 남북합의서의 성실한 이행이었고, 그러기 위해서는 국가보안법이 철폐되어야 하고, 휴전협정의 철폐와 평화협정 체결 등을 촉구하는 것이 핵심 내용이었다. (6) 2000년대의 민족화해를 위한 교류운동 6.15남북공동선언 이후 남북간에는 장관급회담, 군사실무회담, 경협실무접촉, 적십자회담들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2000년 10월에는 북미관계의 본질적 개선을 약속하는 북미간 공동컴뮤니케도 발표되었다. 이와 같은 통일환경의 변화 속에서 각 부문별 민간통일운동 단체들은 6.15남북공동선언을 전폭적으로 지지하면서 이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하고 실천을 다짐하였다. 그리고 보다 적극적이고 조직적인 대응을 위하여 통일운동의 새로운 구심체 결성을 논의하게 되었고, 그 결과 2001년 3월 6.15남북공동선언을 지지하는 모든 단체와 개인을 망라하여 <6.15남북공동선언 실현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통일연대>를 결성하였다. <통일연대>는 결성선언문을 통해 "6.15남북공동선언을 지지하고 그 실천을 위해 애쓰는 사람이라면 계급과 계층, 사상과 정견의 차이, 과거 행적을 불문하고 누구와도 손을 잡고 나갈 것임을 밝힌다"며 6.15남북공동선언은 7.4남북공동성명의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원칙을 계승한 '민족공동의 통일대장전'이며 '조국통일강령'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6.15남북공동선언에는 '화해의 정신'이 담겨있고 교류와 협력의 길이 열렸으며, 통일을 실현할 방안이 밝혀져 있다고 하였다. 한편 2001년 5월에는 정당, 관변단체 및 시민단체들이 가입하고 있는 <민화협>과 7대 종교단체가 가입하고 있는 <7대종단>, 그리고 <통일연대>가 참여하여 <6.15남북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2001민족공동행사 추진본부>를 출범시켰다. 이 <추진본부>가 주체하여 '남북노동자 5.1절통일대회'(5월 1일 : 금강산), '민족통일대토론회'(6월 15일 : 금강산), '남북농민통일대회'(7월 17일 : 금강산), '8.15 민족통일대축전'(8월 16일 : 평양)등의 남북민족구성원 다수의 집단 회동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2001년 1월 미 부시정권이 출범하면서 대북강경 입장을 취함에 따라 6.15남북공동선언 이후 활기를 띠었던 여러 형태의 남북대화는 모두 중단되고 말았다. 이에 민간통일운동 진영은 미국을 우리의 민족화해를 방해하는 외세로 규정하고 <불평등한 SOFA개정 국민행동본부> 이와 같이 2000년대의 민간통일운동은 6.15남북공동선언의 성실한 이행 실천을 촉구하는 민족화해적 남북교류운동과 민족화해를 방해하는 미국을 규탄하는 반미운동이 활기를 띠고 있다. 3. 통일환경의 변화와 통일운동의 발전방향 (1) 민간통일운동의 성격 지금까지 8.15 이후 분단 50여년 기간동안 전개되어온 '통일운동50년' 과정을 살펴보았다. 민간통일운동은 분단 반세기가 넘도록 억압과 고난 그리고 구속과 처형이 중첩하는 가시밭길을 걸으면서도 분단체제하의 어느 시기, 어느 한 순간도 통일운동 자체가 멈춰서지는 않았다. 다만 각 시기의 특징적 정치정세의 변화와 분단정치세력의 횡포와 탄압의 강도, 그리고 상황과 조건의 변화로 말미암은 완급의 수준에 따라 내용과 방법이 약간의 편차를 보였을 뿐이다. 이를테면 미군정 3년 시기에 외세와 반민족적 분단정치세력이 주축이 된 분단 설정 과정에서는 규탄성명, 시위, 철시, 파업 등의 방법을 동원하여 분단저지운동을 전개하였고, 6.25전쟁 이후 1950년대에는 전쟁반대의 평화통일론을 제기했던 것이다. 그리고 4.19직후 민주당 정권 시기 통일논의가 활성화되었을 때는 반통일정책에 대한 규탄 시위, 통일문제토론회, 언론을 통한 의식계발 등의 형식을 통해 통일운동을 전개하였으며, 1960, 70년대의 군부통치 시기의 민간통일운동은 비공개 지하운동 및 반독재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졌다. 또한 1980년대 전반기의 민간통일운동은 미문화원 방화 및 점거농성, 분신 등 반미자주화운동이 중심 내용이었고, 그 후반기 통일운동은 통일운동 단체의 조직, 집회와 시위, 성명 발표, 방북 등의 형식을 통해 반핵평화운동 및 남북교류운동을 전개하였다. 이어서 1990년대에는 북한 바로알기운동, 국가보안법 어기기운동, 남북민간교류 및 접촉시도 등 각종 형태의 남북화해운동을 전개하였고, 남북합의서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하는 집회, 시위, 청원서 제출 운동을 전개하였으며, 2000년 6월 6.15남북공동선언 이후에는 민족화해를 위한 남북간 교류 접촉운동과 이를 방해하는 미국을 겨냥한 반미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와 같이 민간통일운동은 각 시기 정치 정세에 따른 편차에도 불구하고 '통일운동 50년' 과정에서 일관되게 관철시키고자 했던 내용은 첫째, 평화적 방법에 의한 통일의 성취. 둘째, 민족자주적 통일을 위한 외세배격. 셋째, 민족화해적 통일을 위한 냉전논리의 극복 노력 및 남북교류운동으로 집약되는데 이는 분단정치세력과 타협할 수 없는 대전제였다. 민간통일운동의 전개과정에서 선언문, 제안서, 성명서, 강령, 구호 등 각종 형태로 제기된 내용들은 모두 이 세 가지 범주 안에 포함되고 있는데 이 같은 주장들은 민족구성원 모두의 통일염원을 반영한 것이었고, 그것은 곧 민족통일을 촉진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그리하여 역대 독재정권의 반통일적 횡포 앞에 저항하면서 통일논의의 자유화를 주장하고 정권 당국의 반통일성을 규탄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평화정착을 위한 감군과 군비축소, 민족화해를 위한 각종 형태의 남북교류를 촉구하는 한편 통일촉진 활동을 가로막는 법률적 제도적 개혁과 남북간의 합의사항에 대해서는 성실하게 이행 실천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였다. 민간통일운동의 이런 활동들은 남북의 민족구성원에게 '평화'와 '통일'의 의미를 깊이 깨우치게 하였고 또한 통일문제를 공개적이고 대중적 관심사로 부각시켰으며 정권당국으로 하여금 통일을 염원하는 국민대중적 열망을 거역할 수 없게 하였다. 그리고 정권당국으로 하여금 북측을 적대관계가 아닌 통일을 이루어내기 위한 대화와 화해의 상대로 인정하게 하였고, 통일은 민족 내부의 주체적 힘에 의해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었을 뿐만 아니라 남북의 당국자들이 공개 접촉에 의한 협의와 서명을 통해 남북기본합의서를 교환하는 것과 같은 화해적 남북관계를 설정하는 원동력으로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7.4남북공동성명이나 남북기본합의서의 발효 그리고 6.15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된 것은 모두 민족구성원 대중의 각성된 통일의지의 발현으로 보아야 한다. 결국 민간통일운동 50년의 기본 성격은 민족구성원의 화해를 바탕으로 하여, 평화적인 방법으로, 민족의 자주성이 보장되는 통일민족국가를 수립하고자 하는 민족자주성 회복운동으로 규정할 수 있다. (2) 통일환경의 변화 민간통일운동의 전개과정을 살펴볼 때 우리는 사회의 민주화와 통일운동의 활성화는 정비례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북진통일을 부르짖으며 평화통일론을 무자비하게 탄압했던 이승만 독재정권 시기와 반공체제의 재정비 강화와 선 건설 또는 선 평화를 명분으로 통일논의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했던 5.16 군부세력의 통치 시기 등 약 30여년 기간에는 통일운동의 내용이나 방식이 빈약하고 소강상태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이에 비해 비록 짧은 기간이기는 했지만 4.19 직후 약 1년 기간과 1987년 6.29선언 이후의 기간에는 통일논의 자체가 질적으로 고양되고, 민간통일운동이 양적으로 팽창되어 활기를 띠었던 것에서도 확인된다. 이와 같이 민간통일운동의 전개는 각 시기의 정치정세와 통일환경의 변화 여부에 민감할 수밖에 없었는데, 통일운동의 관점에서 통일환경의 변화를 생각할 때 그 동안 우리는 세 차례의 전환기적 변화를 경험하였다. 그 첫 번째는 1972년 7월 '7.4남북공동성명' 발표였다. 자주·평화·민족적 대단결이라고 하는 민족통일 3대 원칙의 천명을 계기로 그때까지 굳게 닫혀있던 남북대화의 문이 일단은 열리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정권은 오히려 '대화 없는 대결에서 대화 있는 대결'로 바뀌었을 뿐이라면서 그 같은 통일환경의 변화를 빌미로 이른바 유신독재 체제를 구축하여 민주화와 통일운동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였고 정권이 통일논의를 독점함으로 말미암아 통일운동은 침체되어야만 했다. 두 번째는 1992년 2월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 및 교류 협력에 관한 합의서'의 발효다. 이 남북기본합의서의 발효에 따라 그때까지 절대 금기로 되어있던 남북교역과 교류가 부분적으로나마 이루어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1991년 9월 남북한유엔동시가입, 1992년 1월 비핵화공동선언, 팀스피리트군사훈련 중지, 북미간 접촉 시작 등 실로 커다란 통일환경의 변화였다. 그런데도 집권세력은 남북기본합의서의 국회비준도 거부한 채 통일의 장애물들을 제거하는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다만 그 동안의 '대결 적대적 분단 상태'가 '평화 공존적 분단 상태'로 바뀌어진 정도였다. 세 번째는 2000년 6월 '6.15남북공동선언'이다. 그 동안의 적대적 냉전시대를 마감하고 민족화해와 통일의 시대를 열어제친 쾌거라고 할 수 있다. 이어서 남북장관급 회담이 열리고 국방장관회담이 열리는가하면 2000년 10월에는 조·미공동컴뮤니케도 발표되었다. 국내외적으로 커다란 통일환경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세 차례의 전환기적 통일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분단정권의 수구적 성격과 냉전적 기본구조의 본질적인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 '통일'을 말하면서도 냉전적 분단을 지속시키는 근간으로 되고 있는 휴전협정 체제와 국가보안법은 지금 이 순간까지도 여전히 유지 존속되고 있다. (3) 민간통일운동의 과제 냉전체제하에서의 민간통일운동은 주로 자각적 지식인들이 통일문제를 논의하고 통일운동에 참여했을 뿐 그들의 민중적 기초와 연대는 지극히 미약한 것이었다고 규정할 수 있다. 그래서 4.19 시기의 혁신계 인사들 중심의 통일운동단체들이 그러하였고, 1990년을 전후한 그 이후 시기의 통일운동 단체들이나 진보적 성격의 정당들도 민중적 지지나 단체의 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소수 양심적 대중들의 의사를 반영해서 나타냈을 뿐, 노동조합이나 농민단체와 같은 사회운동 조직과의 끈끈한 연대를 이루어내지 못하였다. 다만 학생들만을 통일운동 대열에 동원할 수가 있었는데, 4.19시기에는 <민족통일학생연맹>을 중심으로, 1980년대 후반에는 <전대협>, 1990년대 이후에는 <한총련>을 중심으로 활기찬 통일운동을 전개할 수 있었던 것이다. 결국 통일환경의 전환기적 큰 변화 속에서도 그 역량의 빈핍으로 말미암아 통일운동을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발전시켜가지 못했던 것이다. 다시 말하면 민족통일을 위한 운동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민족구성원 대중의 조직화 및 세력화의 정도는 매우 낮은 상태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그러기 때문에 민간통일운동 진영이 오늘의 이 시점에서 가장 시급하게 이루어내야 할 과제는 첫째로, <통일연대>가 결성선언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6.15공동선언'을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계급과 계층, 사상과 정견의 차이를 불문하고 다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활동공간을 마련하는 일이라고 하겠다. 둘째로, 민간통일운동은 그 동안 대결 적대적 냉전체제하에서 여러 형태의 반통일적 요인들을 폭로 규탄하던 운동방식과는 달라야 한다. 물론 반통일적 행태들에 대한 규탄은 계속하되 다수 민족구성원에게 '통일'의 내용을 올바르게 인식시키는 운동이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단순히 남과 북의 국토를 통합하고 하나의 정치체제를 만드는 것이 '통일'은 아니다. 남과 북의 전체 민족구성원이 건설하고자 하는 통일민족국가는 무엇보다도 완벽한 민족화해의 기초 위에서 평화적인 방법에 의해, 철저히 민주적이고 자주적인 조건이 충족된 발전적 민족공동체로 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로, 앞으로 통일운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자기 내부 성찰을 밑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안된다. 통일운동가들이 늘 원칙에 충실하고, 도덕적 순결을 견지하지 않고서는 운동의 올바른 성장과 발전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4. 맺음말 2000년 6월 6.15남북공동선언과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통일환경의 변화를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 우선 민족화해와 통일을 향한 매우 유리한 국면이라고 인식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적지 않은 이들은 남북의 최고지도자가 '연합·연방제'통일방안에 합의한 만큼 이제 냉전체제는 무너졌다고 하지만 그 전형적인 산물인 국가보안법이 여전히 잔존하고 있고 평화협정은 체결되지 않은 채 군사비는 갈수록 증액되고 있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냉전체제의 또 다른 변형일 뿐 결코 본질적 변화의 국면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런가하면 적대적 분단 상황과 공존적 화해가 혼재하는 전환기적 복잡성을 띤 국면으로 이해하는 이들도 있다. 물론 6.15남북공동선언은 그 동안 남북간의 회담과 협정에서 합의된 사항들로서 선언의 1항은 7.4남북공동성명의 확인이고, 2, 3, 4항은 1992년 발효된 화해와 평화, 사회교류 및 경제협력에 관한 기본합의서를 다시 언급한 것으로서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시점에서 민간통일운동의 활동내용은 '6.15남북공동선언'의 성실한 이행과 실천의 촉구운동에 집중되어야 한다. 그래서 '6.15남북공동선언'을 방해하는 외세나 수구 반통일 세력을 규탄하는 운동을 전개하여야 하지만, 6.15남북공동선언이 담고 있는 민족자주와 민족화해를 위한 각종 형태의 교류를 추진하고 실천하는 운동이 필요하다. 또한 6.15남북공동선언을 확실하게 이행 실천하게 하기 위하여 이를 제도화하는 운동도 전개하여야 한다. <주> 1) 남북평화통일 7원칙 : ①외국군대를 완전히 철퇴케 할 것 ②남북의 모든 정치범을 석방할 것 ③남북 정당사회단체 대표로서 남북정치회의를 개최할 것 ④남북정치회의는 일반·평등·직접·비밀의 4원칙에 입각한 선거규칙을 작성하여 최고입법기관을 구성할 것 ⑤최고입법기관은 헌법을 제정하고 통일중앙접부를 수립할 것 ⑥반민족행위자를 처단할 것 ⑦조국방위군을 재편성할 것('국회프락치사건 판결'『월간 다리』(1972년 4월호) 192쪽쪽) 2) 이 사건 에 연루되어 구속된바 있는 제헌의원 서용길은 이 사건이 "제헌의원 12일이 희생당한 엄청난 조작극"으로써 "부산 임시수도 때 대한민국 법원에서 백지화된 사건"이라고 말하고 있다. (『民族統一』(민족통일촉진회, 1989년 12호) 52쪽) 3) 民族日報, 1961년 5월 5일 4) 정태영,『進步黨과 曺奉岩』(1991. 7, 한길사) 243쪽 5) 노중선,『4.19와 통일논의』(사계절, 1989.6) 63쪽 6) 民族日報, 1961년 2월 26일 7) 민국일보, 1961년 4월 19일 8) '민족통일을 향한 국내적 여건조성' 『形成』(서울대 문리대교지, 1971년 여름호) 2∼3쪽 9) 『씨알의 소리』1972년 6,7월호 표2 10) 천관우, '민족통일을 위한 나의 제언'『創造』1972년 9월호, 24∼34쪽 천관우는 1972년 8월 20일 당시 민주수호국민협의회가 주최한 '남북공동성명에 관한 공청회'에서 "복합국가란 두 개 이상의 정권이 있는 그대로 결합해서 한 국가를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남북총선거의 선행단계로 우선 한동안 남은 맘대로 북은 북대로의 체제를 유지하고 그러면서도 일정한 한도안에서나마 한민족이 한덩어리로 얽히는 국가의 형태를 취해 볼 수 있다"고 하였다. 출전 : 통일에듀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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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 남북기본합의서와 비핵화공동선언 (민족) |
 [현대] 6.15남북공동성명 (브리)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