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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시] 인류의 진화 (한메)
인류 人類 man 분류학적으로는 영장목(靈長目) 진원아과(眞猿亞科) 사람상과[類人類上科] 사람과에 속하는 동물로, 현대인과 화석인류의 총칭. 사람 또는 인간이라고도 한다. 인류라 하면 실제로는 사람과 중에 유일한 현생(現生) 아종인 현대인 Homosapienssapiens를 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생물학적으로는 현대인과, 화석으로만 발견되고 현재는 생존하지 않는 여러 화석인류를 통틀어 인류라 한다. 역사적으로 인류라는 말은 다분히 자의적(恣意的)·편의적인 개념으로 사용되어 왔다. 인류의 분포가 초과소(超過疏) 상태였던 채집·수렵시대에는 소속부족을 중심으로 한 좁은 세계의 사람들만을 인류로 간주했던 흔적이 있다. 신대륙 발견 당시, 정복자들은 인디언이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 때문에 인류로 간주하지 않고 살육과 약탈을 자행하였다. 오늘날에는 형태·행동상으로 많은 차이가 있어도 동일한 세계에 살고 있다는 연대감을 바탕으로 지구 각지의 여러 인종을 모두 현대인이라는 단일인종으로 간주하는 일반적인 인식이 자리잡게 되었다. 현대인과 가장 가까운 관계의 동물은 여러 가지 유인원인데, 이들은 인류와 같은 사람상과에 속하지만 형태·행동 등에 있어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 일반적으로 인류는 동물계 중에서도 매우 독자적인 존재로 간주되어 왔지만, 다른 동물들과의 공통점도 많으며, 특히 화석단계의 초기인류는 유인원과 구별하기 어려운 유사성을 보이고 있었다. 오늘날 인류학자들은 일반적으로 인류의 기본적 조건으로서 직립이족보행(直立二足步行)을 지적하며, 또 <문화를 가진 동물>이라 정의하는 견해도 있다. [직립보행 자세의 영향] 인류의 직립 자세의 선택은 수족, 즉 상지(上肢)·하지(下肢)의 분화와 동시에 진행되었다. 동체(胴體)를 똑바로 세우고 걷는 보행 자세는 다른 동물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것으로, 역학적으로는 불안정하였다. 이 때문에 골반은 매우 폭이 넓어지고 강대해졌으며, 상반신을 받치는 역할을 하게 되었다. 또 하지는 상지보다 길어졌고 무릎은 신장되었으며, 대퇴도 길어졌다. 대부분의 포유류는 주로 손가락끝·발가락끝 부위를 땅에 대고 걷지만, 인류는 발뒤꿈치를 포함한 발바닥을 대고 걷는다. 이러한 인류의 보행 방식은 속도는 느리지만, 안정된 자세를 유지하면서 직립보행하기에는 적합한 방식이다. 인류의 발은 앞뒤로 길고 발바닥에 오목하게 들어간 만곡부가 있는데, 이는 뼈로 구성된 가로·세로의 아치, 즉 종족궁(縱足弓)·횡족궁(橫足弓)이 바탕이 되어 이루어진 부위이다. 이들 아치가 스프링의 역할을 하여 보행을 가볍게 한다. 척추는 S자 모양으로 만곡되어, 걸을 때의 충격이 뇌에 직접 전달되는 것을 막는다. 흉부 횡단면은 앞뒤 폭보다도 가로 폭이 더 넓으며, 어깨는 양옆으로 뻗어 있다. 두개(頭蓋)는 척추 위에 놓여 있기 때문에 다른 동물과 달리 대후두공(大後頭孔)이 두개저(頭蓋底)의 중앙부에 있고 아래쪽을 향해 열려 있다. 인류를 제외한 동물의 체간(體幹)은, 평상시에는 거의 수평을 이루며 그 앞 끝에 얼굴이 있지만, 직립자세를 취하는 인류의 체간은 수직이고, 대략 그 위 끝의 앞면에 얼굴이 있다. 또 사족동물(四足動物)의 여러 내장기관은 앞뒤로 늘어서 있지만, 직립하는 인류의 내장은 위아래로 늘어져 있기 때문에 위하수(胃下垂)와 같은 구조적인 질환이 생기기 쉽다. 또 유주신(遊走腎)·현기증·치질·요통·척추전측만(脊椎前側彎) 등의 장애도 직립자세에 대한 부적응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인류와 다른 영장류와의 공통점·차이점] 인류 이외의 영장류는 일반적으로 특수화의 정도가 약하지만, 특히 수상생활(樹上生活)에 잘 적응하는데, 인류에게도 그러한 적응형질이 다분히 남아 있다. 예컨대, 엄지손가락이 다른 4개의 손가락과 마주 대하고 있는 엄지손가락 대향성(對向性)은 원숭이의 손뿐만 아니라 발에서도 볼 수 있는데, 이 형질은 나뭇가지를 쥐는 데 적합하다. 즉 인류에게는 엄지발가락 대향성은 소실되었지만 엄지손가락 대향성은 남아 있으며, 특히 엄지손가락은 발달하여 강대해지고 다른 4개 손가락도 자유 자재로 움직일 수 있게 되어 작은 물체나 도구를 잘 다룰 수 있게 된 것이다. 원숭이와 인류는 모두 손가락·발가락 끝 부분에 지문이 있으며, 손톱과 발톱은 갈고리 모양이 아닌 편조(扁爪)이다. 또 두 눈은 얼굴의 앞면에 나란히 있기 때문에 정확한 입체시(立體視)가 가능하며, 거리를 가늠하는 데도 편리하다. 다른 포유류와 달리 인류와 원숭이의 후각은 둔하지만 색각은 뛰어나다. 또 인류와 원숭이의 청각은 그다지 발달하지 않았고, 인류의 귓바퀴는 크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다. 유인원 등 지능이 높은 원숭이의 얼굴 표정은 움직임이 활발하며, 인류의 표정은 한층 더 발달되어 더욱 활발하고도 미묘하게 움직인다. 또 유인원과 인류에게는 꼬리가 퇴화하여 흔적만 남아 있다. 인류의 몸은 여러 관절의 가동범위가 넓기 때문에 굴신운동(屈伸運動)이 능숙하고 여러 가지 자세와 교묘한 손동작이 가능한데, 이것은 원숭이처럼 수상생활을 한 조상의 형질이 더욱 발달한 것이다. [인류진화의 특징] 인류의 특징의 하나로서, 송곳니가 다른 이와 마찬가지로 단소화되고 끝이 뭉툭하게 된 것을 들 수 있는데, 이 송곳니는 본래는 날카로운 엄니[牙齒]였던 것이 변형된 것이다. 그리고 큰 어금니도 왜소화되고 교면(咬面)이 단순화되었으며, 치열이 U자 모양에서 포물선 모양으로 변화하였다. 또 상·하 악골(顎骨;턱뼈)이 퇴행위축(退行萎縮)된 결과 돌악(突顎)에서 직악(直顎)으로 이행되었다. 저작기(咀嚼器)의 퇴행위축도 인류의 중요한 특징의 하나인데, 이와 더불어 외비(外鼻)는 안면 중앙부에 돌출되었다. 인류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다른 척추동물에 비해 엄청나게 크게 발달한 뇌(특히 대뇌)인데, 초기 인류의 뇌의 크기는 고릴라 정도로서 현생인류의 약 1/3에 불과하였다. 인류의 큰 뇌는 직립 자세만큼 보편적인 특징은 아니지만 비교적 짧은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뇌가 3배로 커졌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대뇌반구에서는 추상적 사고와 관련성이 있는 전두엽(前頭葉)이 두드러지게 커졌는데, 이 같은 뇌의 발달은 손가락을 비롯한 몸 각부의 운동 기능이나 시각을 중심으로 한 여러 감각 기능의 발달, 인류의 독자적인 언어 능력의 획득, 정신 활동의 발달 등을 가능하게 하였다. 또한, 저작기의 퇴행위축과 더불어 저작할 때 두개골 전체에 대한 충격이 줄었는데, 이것은 뇌의 증대에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이 뇌의 진화 결과, 두개는 큰 뇌 두개와 작은 안면두개로 분화되고 이마가 차츰 넓어졌다. [인류의 독특한 특징] 인류의 체모(體毛) 감소현상이 어느 때부터 시작되었는지 검증할 수는 없지만, 인류의 체모는 다른 포유류에 비해 매우 적다.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낮에 활동하는 인류는 땀샘의 땀분비에 의한 체온조절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해서 체모가 적은 편이 유리하다. 또 안모(顔毛)가 적어 얼굴 표정이 잘 나타나며 머리털은 빽빽하게 나고 쉽게 탈모되지 않아서 발달한 뇌를 보호하기에 적합하다. 인류의 피부에 분포되어 있는 땀샘의 대부분은 냄새가 약한 에크린샘(eccrine gland)이다. 한편, 인류의 몸에는 인류 이외의 포유류에 보편적으로 분포되어 있는 냄새가 강한 아포크린샘(apocrinegland)이 겨드랑이와 음부 등에 분포되어 있다. 인류의 특징은 이 밖에도 생식활동이 계절성을 갖지 않기 때문에 일년 내내 생식이 가능하다는 것, 긴 수태기간, 뇌가 대단히 큰 신생아, 뇌(머리)가 큰 아기를 분만할 수 있을 정도로 넓은 모체의 산도(産道)와 골반, 대부분 단태(單胎)라는 것, 가슴 위쪽에 있는 1쌍의 유방, 포유기·육아기가 길다는 것, 생식 개시기가 늦다는 것, 생식 능력을 상실한 후에도 계속 생존한다는 것, 그리고 다른 동물에 비해 수명이 길다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인류 진화의 여러 단계] 인류의 진화는 영장류진화의 연장으로서 진행되고 있다. 이전에는 인류의 시대를 신생대 제 4 기라고 했으나, 지질학상의 정의가 바뀐 오늘날에는 초기 인류의 기원을 신생대 제 3 기 플라이오세(世)에 두고 있다. 인류의 직접적인 선조로서 이제까지 여러 화석영장류가 추정되었는데, 오늘날 가장 유력한 것이 라마피테쿠스 Ramapithecus이다. 이것은 중국 남부, 인도, 파키스탄, 터키, 그리스, 동아프리카 등 구세계의 넓은 지역에서 출토되고 있으며, 800만∼1400만 년 전에 생존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라마피테쿠스는 직립하고 송곳니는 작으며, 치열궁도 포물선 모양인 점 등 인류적 특징을 꽤 많이 가지고 있으나, 이것도 최근에는 송곳니가 큰 시바피테쿠스 Sivapithecus와 유사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고, 오랑우탄 Pongo와의 근연성이 거론되고 있는 등 인류의 조상이 라마피테쿠스라는 설은 확정되어 있지 않다. 인류 진화의 순서는 크게 원인(猿人) → 원인(原人) → 구인(舊人) → 신인(新人)의 4단계로 나뉜다. <원인(猿人)>의 대표적인 화석인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속) Australopithecus인데, 이 인류 중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A.afarensis가 가장 오래되었고, 다음은 비교적 몸이 날씬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프리카누스 A.africanus, 이어서 몸이 튼튼하게 생긴 오스트릴로피테쿠스 로부스투스 A.robustus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 화석인류의 불완전한 뼈의 파편이 동아프리카 및 남아프리카에서 많이 출토되고 있는데, 100만∼400만 년 전에 생존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호모 하빌리스 Homohabilis라 불리는 1군(群)을 별개의 속으로 생각하는 설도 유력한데, 이 설에 의하면 이 화석인류는 도구를 만들어 쓴 최초의 원인으로 현대인의 직계 선조가 된다. 한편, 이제까지 발견된 <원인(原人)>에는 자바원인 Pithecanthropus와 베이징원인 Sinanthropus 등의 화석인류가 있는데, 이들은 20만∼100만 년 전 구대륙의 열대·온대에 널리 분포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원인(原人)에 관하여 한때는 여러가지 학명(종명)이 제안되었으나, 지금은 호모 에렉투스 Homoerectus라는 학명으로 확정되었다. <구인>은 네안데르탈인 Homo Sapiensneandertalensis 및 이것과 유사한 화석인류들의 총칭이다. 이들은 3만 5000∼15만 년 전에 구대륙에 널리 분포했으며, 특히 빙기(氷期)에는 빙하 주변에도 거주하였다. <신인>은 3만년 전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인류이며, 그리말디인(Grimaldiman), 크로마뇽인(Cro―Magnonman) 등 화석인류와 현대인 등이 이에 속하는데, 학명은 현대인의 학명과 똑같이 Homo Sapienssapiens이다. 오늘날에는 인류의, 특히 신인 중의 유일한 현생인류인 현대인이 혹독한 기후의 불모지를 제외한 지구 전역에 분포해 있다. 구인과 신인은 학명에도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Homosapiens라는 종의 아종관계에 있는 인류인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인류는 진화 단계가 진행됨에 따라 차츰 저작기인 턱이 퇴행위축되었고 반대로 뇌는 커졌다. 즉, 원인(猿人)의 뇌의 크기에 비해 원인(原人)의 뇌는 2배로, 또 구인과 신인은 3배로 커졌다. 한편, 이들 인류의 계통 관계에 대해서는 대체로 단일 계통으로서 단계적으로 진화되었다는 설, 복잡한 진화 과정을 거쳤다는 설 등 여러 설이 있는데, 현재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원인(猿人) → 원인(原人) → 구인 → 신인의 순서로 하나의 큰 흐름을 이루어서 진화했을 것이라는 견해가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이와 같은 인류진화의 흐름에 대한 개념은, 19세기에 인류진화설이 부정되었거나 무시되었던 만큼 사상(思想) 분야에 있어서는 매우 큰 의미를 갖는다. [인류진화와 문화] 인류진화의 사실들은 단순한 몸의 형태나 운동 등의 생물학적 서술만으로는 설명될 수 없다. 문화의 발달은 좁은 뜻의 생물학적 현상은 아니지만, 인류진화를 이어받은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문화의 발달은 인류진화를 촉진하기도 하였다. 예로 들 수 있는 것은 먼저 도구의 사용·발명이다. 인류 이외의 동물은 자신의 몸으로 외부환경에 적응하지만, 인류는 자신의 몸 이외의 것, 즉 도구 또는 돌이나 나무 등 주변에 있는 것들을 이용해서 사태를 처리하여 적응하고, 이 결과로서 진화하였던 것인데, 이 과정에서 인류의 손의 역할은 매우 컸다. 도구의 사용 및 불의 이용은 저작기의 퇴행위축을 크게 촉진시켰다. 또 언어의 사용은 자신의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쉽게 전달하게 됨에 따라 사회적 유대를 강화시켰고, 개인의 지식을 사회의 지식에까지 넓혔다. 언어의 성립은 우수한 지능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입·인두(咽頭)·후두(喉頭)가 뛰어난 발성기관으로서 부차적 기능을 수행한 것도 무시해서는 안된다. 이 밖에 인류의 몸에서 많은 부분이 문화를 받아들이고 발전시키는 데 적합했던 것도 간과할 수 없다. 인류진화와 더불어 그 문화는 채집·수렵과 농경·목축을 거쳐 공업·상업으로 발전하여 현대인과 현대문화를 이룩하게 되었다. [문화인류학에서 본 인류] 현생 인류는 생물학적으로는 Homosapiens라는 종에 속해 있지만, 이 인류의 조상을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서 살펴보면 원숭이의 조상과 구별하기 어렵다. 즉, 인류와 원숭이는 공통의 조상으로부터 진화해 왔다는 것이 학계에서는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서 인류와 다른 동물의 차이는 어느 점에 있는가라는 문제가 형질인류학의 문제인 동시에 문화인류학의 문제로 대두된다. 인류가 사회적 동물이라는 설은, 개미나 꿀벌처럼 사회를 이루는 동물은 사람 이외에도 있다는 사실 때문에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국, 인류와 동물을 구별하는 근본적인 차이점은 언어의 사용 여부에 있다는 결론을 얻게 된다. 이 언어 능력은 L.A.화이트에 의하면 인류만이 소유하고 있는 능력이며 <상징화의 기능>이다. 바꾸어 말하면 언어능력은 특정의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이다. 개가 이름을 부르면 달려오는 등 다른 동물도 사물의 의미를 어느 정도 습득할 수는 있지만, 특정의 사물에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 즉 상징화의 능력을 갖고 있지는 않다. 인류의 특유한 이 상징화의 능력에 의해 언어와 문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면 과연 인류는 형질적으로 상징화의 능력이 먼저 충분히 갖추어지고 나서 언어나 문화를 만들어 냈던 것인가에 관한 의문이 생긴다. 가장 오래된 화석인류인 원인(猿人)이 직립보행을 하고, 영양이나 고래의 뼈로 도구를 만들고 거칠게 다듬은 석기를 만들었던 것으로 보아 소박하고 원초적인 문화를 갖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이에 관하여 문화인류학자 C.갸츠는 <원인(猿人)에 속하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는 현대인의 뇌의 겨우 1/3 크기의 뇌를 가지고서도 원초적인 문화를 이루었던 것으로 보아, 사람의 대뇌피질이 확대된 것은 문화의 시작에 앞서 일어난 것이 아니고, 문화가 시작되고 나서 일어났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처럼 인류의 상징화 능력은 문화의 발생 이전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문화의 발전과 더불어 육성되어 왔다고 생각하는 편이 합리적이다. 형질인류학자 워쉬번도 <해부학적으로 우리와 똑같은 구조로 이루어진 사람이 서서히 문화를 창조했다기보다는, 우리 몸 구조의 대부분은 문화가 존재함으로써 이루어진 결과라고 생각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라고 하였다.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 즉 현대인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하나의 종(種)에 속하지만, 여러 인종간의 차이는 유전적인 우수성의 차이를 나타낸다고 하는 잘못된 사고방식이 종종 주장되기도 하였다. 즉, 특정 민족이 가장 우수하다고 하는 편견이나, 다른 민족을 멸시하는 경향이 오래전부터 나타나기도 하였다. 특히 19세기의 서구에서는 서구 문명을 정점으로 하여 서구 이외의 문화는 모두 열등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학문적으로 체계화되었고, 문화는 직선적으로 진화한다는 문화진화주의가 등장하였다. 그러나 인종에 관한 연구가 진전됨에 따라 현재 후진 상태에 있는 인종이나 민족의 문화도 나름대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과, 또한 문화는 반드시 일직선으로만 진화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다. 그리고 오늘날에는 특정의 인종이나 민족의 문화의 척도로서 다른 집단의 문화 등을 평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므로 지양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옳은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류는 형질적으로 백인종군·황인종군·흑인종군으로 크게 분류되지만, 인종 사이에 선천적·유전적인 지능차가 존재하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는 전혀 없다. 비과학적인 인종관이나 인종우열설(racism;인종적 우월감)로 역사상 수많은 비참한 사건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인종이라는 개념은 순수한 생물학적 개념에 불과하며, 풍속·관습의 차이나 더 넓게 문화의 차이는 인종의 차이와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 같은 인종의 사람들도 다른 문화 속에서 성장하면 완전히 다른 문화를 지니게 되고, 다른 인종의 사람이라도 같은 문화 속에서 성장하면 같은 문화를 갖게 된다. 인류의 문화는 다양하며, G.P.머독에 의하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민족이나 국민이 보유하는 개별적인 문화는 적어도 3000가지 이상이나 된다고 한다. 이렇게 인류의 문화는 다양하지만, 그 반면 그것들 사이에는 많은 유사성도 존재한다. 이들 문화의 유사성은 인류가 보유하는 공통적인 생물학적 요소가 바탕이 되어 나타나는 것인데, 이것은 현대인 전체의 유대를 공고히 하는 데 큰 도움이 되므로 중요시해야 한다. 이상과 같은 생각에서 프랑스의 구조주의인류학계 등에서는 인간심리의 기본구조인 심층구조에 관심을 가지고, 서구의 과학기술문명에 오염되지 않은 인류의 보편적인 인간정신, 사고양식의 탐구가 추진되고 있다. <한상후>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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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시] |
 [원시] 인류의 진화 (두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