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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창호
작성일 2005-01-07 (금)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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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조회: 1508      
[현대] 다국적기업 (한메)
다국적기업 多國籍企業 multinationalenterprise

여러 나라에 계열회사를 가지고 세계적 규모로 활동하는 거대기업.

1950년대 후반부터 미국의 대외직접투자가 급증하고, 거대기업 대부분이 단순하게 제품을 해외에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나라에 생산거점을 가지고 상당한 비율로 해외에서 생산을 하게 되었다. 다국적기업문제가 각광을 받게 된 것은 이러한 상황이 배경을 이룬다.

[다국적기업의 탄생]

<다국적기업>이란 용어를 최초로 쓴 사람은 뉴딜정책기에 TVA장관을 지낸 D.리리엔솔이지만 이를 새로운 중요 경제현상으로서 제시하고 미국의 거대기업이 여기 대응하는 새로운 경영관리기구를 가질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미국 경제잡지 《비지니스위크(1963.4.20호)》가 최초였다. 미국거대기업의 총자산·총생산액·총이윤·총고용 등에서 해외활동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급속히 높아져가고 있지만, 이러한 기업의 해외활동이 <국제적 활동을 하는 국내지향적 기업>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적극적 개념으로 보면 다국적기업은 적어도 1개국 이상의 외국에 정착한 생산거점 또는 다른 형태로 직접투자를 하고, 참된 의미로 거시적 견해를 가지며, 그 경영자는 시장개척, 생산 및 연구에 관한 기본적인 결정을 세계 어디에서도 실행해야 할 대책으로 내놓는 기업이다. 자산·생산액·이윤·고용 등 꽤 많은 부분을 해외에서 차지하는 기업은, 엑손의 전신인 스탠다드석유회사와 같이 자원채굴산업에서는 예로부터 적지 않게 존재했다. 문제는 특정산업이나 일부기업에 따라서 예외적으로 보이던 경향이 제조공업을 포함한 전산업에 파급, 거대기업 전반에 공통된 경향이 되었다는 점이다.

[미국기업의 다국적화]

제2차세계대전 직후, 세계경제는 미국이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1946년 미국 민간장기자본수출잔액은 123억 달러에 불과하여 30년의 152억 달러를 크게 밑돌았다. 전쟁의 상처에서 아직 회복되지 못한 자본주의 세계경제는 미국자본의 유리한 투자대상이라 할 수 없었다. 미국자본은 대외자본진출보다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수출을 선호하였다.

미국 대외투자는 1950년대 후반부터 급격히 증대하면서 장기수출잔액도 46년의 123억 달러에서 60년 445억 달러, 70년 965억 달러, 84년 2334억 달러가 되었다. 더욱이 민간장기자본수출잔액이 46년에서 70년 사이에 약 8배로 늘어난 가운데 그 구성에서 직접투자비율이 증권투자를 앞지르게 되었다(직접투자와 증권투자의 비율은 30년에 10 대 9, 55년 7대 3, 70년 3.5 대 1이었다).

미국의 대외직접투자의 중심점은 제2차세계대전 전과 직후의 석유를 중심으로 한 채굴산업과 중근동 및 중남아메리카의 치중에서, 미국의 직접투자가 증가되어 가는 가운데 산업적으로 제조공업, 지역적으로 유럽으로 옮겨갔다. 즉 제조공업의 비율은 29년 14.8%, 60년 34.0%, 70년 41.3%로 증대하였는데 농업, 광업, 석유의 비율은 29년 42.2%에서 60년 42.6%, 70년 35.8%로 떨어졌다. 또 29년 18.0%, 50년 14.8%에 불과했던 유럽에 대한 비율은 60년 21.0%, 70년 31.3%, 84년 45.3%까지 상승했다.

미국거대기업의 다국적화 과정은 또 다른 면에서 볼 때 미국자본의 유럽 제조공업에로의 진출과정에 불과했다. 당시 유럽경제는 57년 로마조약을 거쳐 공동시장화가 진행되면서 제2차세계대전 후 부흥에서 빠른 경제발전과정에 있었지만, 미국자본의 대량유입은 한편으로는 경제발전을 촉진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자본에 의한 유럽경제의 <식민지화>라는 위기감을 부추겼다.

당시 프랑스 대통령 드골은, 유럽공동체(EC)이외의 투자(미국의 대유럽투자)의 규제문제를 EC재무장관회의에 제기했으나, 다른 회원국의 찬성을 얻지 못하여 폐기되었다. 이와 같은 <위기감>은 당시 유럽의 베스트셀러가 된 세르방 슈레베르의 저서 《미국의 도전(1967)》 머릿글에 잘 표현되어 있다. <앞으로 15년만 지나면 유럽에 있는 미국기업이 유럽을 제치고, 미국·소련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공동시장이 9주년을 맞이한 지금 이미 유럽시장의 근본은 미국 것이 되어 있다.>

[국제경제관계의 긴밀화]

유럽 여러 나라에 대한 미국의 대외직접투자 증대는 유럽 여러 나라경제에 있어서 미국계 기업의 역할을 증대시켜, 적지 않은 경제적·정치적 마찰을 일으켰지만 그것은 드골 대통령의 권위와 그의 정치적 수완으로도 어쩔 수 없는 역사적으로 필연적 과정이었다. 다국적기업을 만든 것은 미국자본의 <세계정복욕구>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 뜻에서의 <세계정복욕구>는 자유화의 발생초기부터 어느 나라의 자본에도 내재하였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다국적기업을 만들어 낸 것은 제2차세계대전 후에 점점 긴밀해진 국제경제 관계 그 자체에 지나지 않는다. 제2차세계대전과 같은 블록화로의 후퇴는 자본주의 세계경제의 자살행위라는 것이 누구에게도 명백할 때 무역·자본의 자유화는 어떠한 어려움이 따른다 해도 자본주의로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또한 제2차세계대전 후의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 특히 운수·통신기관의 비약적인 발전은 세계시장의 질적인 변화를 초래했다. <지구는 좁아졌다>고 흔히 이야기하는데, 그와 같은 맥락으로 세계시장은 하나의 국민적 시장으로 가까워졌다.

현실적으로 국경이 존재하고 국가적 이해대립은 부정할 수 없지만, 자본에 있어서는 국경이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다국적기업이 본국의 본지에 산재되어 있는 여러 공장을 효율적으로 집중관리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세계 각국에 있는 해외의 자회사에 대한 본사의 집중관리가 가능해졌다. 다국적기업은 단순히 미국의 거대기업의 별명이 아니라, <국제경제관계가 고도로 긴밀화된 현대 자본주의 체제에서 거대 독점기업의 일반적인 존재형태>라고 한다면, 1950년대 말 이후 미국의 대 서유럽 여러나라 지향 직접투자의 급증으로 미국자본의 <서유럽정복>의 가능성만을 내세워 논란하는 것은 타당치 않다.

물론 그러한 가능성은 이론적으로 배제할 수 없다고 해도, 그 후의 사태발전이 보여주듯이 다른 가능성, 즉 미국자본과의 세계시장경쟁에서 이겨 내려고, 서유럽 여러 나라의 거대기업도 다국적기업으로 나설 가능성이 훨씬 커졌다. 1960년대 서구에서는 미국 다국적기업과의 경쟁이라는 관점에서 국경을 초월한 기업합병과 집중이 성행하고, 1970년대부터는 유럽쪽에서 대서양을 넘어 미국으로 투자를 증대시켰다.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이라는 관점에서 말한다면, 단일의 국민적 시장으로서는 세계최대인 미국시장에의 진출은, 많은 기업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국적기업의 규제]

다국적기업은 거대할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집중관리를 하는 기구라는 의미에서도, 그것을 현실적으로 자본주의국가의 규제하에 두는 것은 매우 어렵다. 예컨대 한 국가가 경기대책의 필요상 긴축정책을 시행하려해도 다국적기업의 자회사는 모회사 내지 다른나라에 있는 자회사로부터 자금공급을 받을 수있다. 외국으로부터의 자금유입을 억제해도 자회사와 모회사간의 거래에서 지불기간의 연장 또는 수출입가격의 인위적인 조작 등을 통해 실제로 송금과 똑같은 결과를 얻는 것은 매우 쉬운 것이다.

다국적기업을 둘러싼 유동자금이 최근 일련의 국제통화위기의 유력한 원인이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다국적기업과 국가주권의 모순을 가장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것은 개발도상국가들이다. 외국의 거대기업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까지 지배한 예는 얼마든지 있다. 1973년 칠레의 아옌데정권 전복시, ITT의 배후조정이 그 좋은 예이다. 현재도 외국의 거대기업은 사활이 걸린 그들의 이익이 위기에 처해질 때 정치의 전면에 나서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개발도상국들은 외국의 거대기업의 지배를 배제하는 데 힘을 쏟고 있으며, 국제연합이나 다른 국제회의에서 다국적기업의 행동을 규제하는 행동기준 마련에 노력하고 있다. 국제연합 경제사회이사회의 결의로 작성한 <다국적기업의 역할 및 개발프로세스, 특히 개발도상국의 개발프로세스에 대한 그 영향을 연구하기 위한 지식인 그룹>이 1974년 5월에 발표한 53권고는 이러한 개발도상국들의 요구에 부응한 것이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선진국의 반대가 강해, 그것이 행동규준으로 채택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그러나 개발도상국들의 요구가 실현된 것도 적지 않다. 특히 1972년 12월 18일에 채택된 국제연합총회결의 제3016호 <개발도상국의 천연자원에 대한 영구주권>의 의의는 매우 크다. 자원 민족주의가 고양되면서 채택된 이러한 결의는 천연자원에 대한 영구주권을 인정함으로써 개발도상국이 외국자본의 지배하에 있는 천연자원을 국유화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다. → 자본수출

<오영환>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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