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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이기론 (한메)
이기론 理氣論 이(理)와 기(氣)로써 우주 현상과 인간의 도덕 실천 문제를 설명한 형이상학적 이론. 이는 모든 사물과 관련된 법칙·원리 또는 이치·도리로서 모든 사물을 지배하는 일체의 법칙성으로 형이상자(形而上者)이고, 기는 직접 감각할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사물의 구체적 성질로서 형이하자(形而下者)이다. 우주의 모든 현상은 이·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기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인 동시에 통합될 수 없는 관계로, 그 관계를 파악하는 이해 방법의 차이에 따라 다양한 학설들의 전개와 발전이 이루어져 왔다. [중국의 이기론] 중국사상사상(中國思想史上) 이와 기의 관계를 둘러싸고 많은 논쟁과 탐구가 진행되어 왔다. 이는 사물의 법칙성을 나타내는 개념으로서 선진(先秦) 시대부터 사용되었으며, 기도 고대 이래 사물을 형성하고, 그것에 생명을 부여하는 가스 형태의 물질이라고 생각되어 중국인에게는 매우 친숙한 것이었다. 특히 도교(道敎)나 중국 의학에서는 체내를 돌아다니는 기가 고르지 못하기 때문에 병이 생기며, 그 기를 조절함으로써 장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처음으로 기를 자각적으로 철학 체계에 편입시키고 기의 존재론을 만들어낸 사람은 북송(北宋)의 장재(張載;橫渠)이며, 기에 대하여 이를 세우고 이와 기를 통해 세계를 받아들이려고 한 사람은 같은 시대의 정이(程?;伊川)였다. 정이는 이란 기가 현상(現象)하는 세계 속에서 그것을 지탱하며 질서를 잡아주는 존재라고 하면서, 이러한 이를 구명(究明)하는 것이 학문의 요체라고 보았다. 그는 아직 이·기의 관계에 대하여 정밀한 분석을 가하지는 않았으나, 그를 계승한 남송(南宋)의 주희(朱熹;주자)는 이와 기의 성격 및 그 관계를 깊이 사색하여 이기이원론 철학을 대성하였다. 주희에 의하면, 이는 형이상의 것이고 기는 형이하의 것이므로 서로 완전히 다른 것이지만, 이가 있으면 기가 있고 기가 있으면 이가 있는 것으로, 단독으로는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양자의 관계는 <불리부잡(不離不雜)>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기가 운동성을 갖는 데 반하여 이는 무위이고 기의 운동에 편승해서 거기에 질서를 부여할 뿐이다. 특히 주희는 이기론이 심성론과 연결됨을 중요하게 여기고, 인간의 마음을 성(性)과 정(情)으로 나누어, 이에 해당하는 성은 오로지 선하고(純善) 기에 해당하는 정은 선하기도 하고 악하기도 한 것(有善有惡)이라고 하였다. 여기에서 이·기의 가치 문제를 따지게 되었고, 이는 존귀하며 기는 비천한 것이라는 가치관이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또한 이러한 가치관은 봉건 신분제릍 옹호하는 철학적 토대로 작용하여 후세 학자들의 논란거리가 되기도 하였다. 명(明)나라의 왕수인(王守仁;陽明)은 이·기의 관계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지는 않았으나, 《전습록(傳習錄)》에서 <이는 기의 조리(條理), 기는 이의 운용(運用)>이라고 하는 이기일체관(理氣一體觀)을 표명하였다. 또한 같은 시대의 나흠순(羅欽順;整庵)이나 왕정상(王廷相) 등은 이보다도 기를 세계의 근원으로 보고 이의 실체화를 비판하였고, 청(淸)나라의 대진(戴震)도 이의 실체화에 반대하고 이를 사물에 내재하는 조리라고 하였다. [한국의 이기론] 한국에 성리학이 도입된 시기는 13세기 말엽이나 이기론이 학문적 대상이 된 것은 정도전(鄭道傳)·권근(權近)에 이르러서이고, 서경덕(徐敬德)·이언적(李彦迪)에 의해 학문적 시도를 보였으며 본격적으로 학문적 체계화를 이루게 된 것은 이황(李滉)·이이(李珥)에 의해서이다. 한국 이기론의 전개가 중국의 그것과 다른 점은 우주에 관한 형이상학적 원리보다는 인간의 선악·의리 등 본질 탐구에 관심을 두었다는 점이다. 특히 이황의 사단칠정(四端七情)에 대한 이기론적 탐구는 비록 심성론(心性論)에 한정된 부분적 연구였다는 데 한계가 있지만, 당시 한국 성리학이 중국의 수준을 능가하고 일본 유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황과 이이를 계기로 퇴계학파·율곡학파, 또는 주리파(主理派)·주기파(主氣派)로 불리는 학파적 형성도 이루어져 한국 사상의 독자성·특수성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조선 시대에 이기론 전개를 범주명제화한 학자들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주리적 이기관(主理的理氣觀)> 주리적 이기관의 대표적 이론은 이황에서 시작하여 이현일(李玄逸)·이진상(李震相)에 의해 계승·발전되었다. 이황에 의하면, 이는 음양·오행·만물·만사의 근본으로서 그것들에 갇혀 있는 것도, 섞여서 하나로 있는 것도 아니라고 하여 이·기의 구별에 있어 엄격하였다. 또한 그는 이기론을 심성론의 측면으로 확장하여 단지 이기론적 전개를 자연 현상의 해명에 그치지 않고 당위론적 관점에서 도덕 실현의 해명 근거로 이해하였다. 그는 이기론의 본래적인 이원적 혐의를 완화하고자 기대승(奇大升)과의 논쟁에 의해 주정된 결론인 <이기호발설(理氣互發說)>을 주장하여, 종래 성리학적 지평에서 미비점으로 나타난 여러 문제점을 한층 심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동시에 이의 자발(自發)을 수장함으로써 인간의 도덕 실현의 해명 근거가 되었다. 이러한 이황의 이론을 계승한 이현일은 주기론자들에 대해 이의 능동적 자발성을 강조함으로써 이의 우월성을 재확인하였다. 이의 능동성에 대한 탐구를 더욱 철저하게 전개시킨 사람은 이진상인데, 그는 심즉리(心卽理)란 명제를 제시하고 있다. 즉 성과 정은 모두 하나의 이이며 심(心)에 의해 통솔된다는 점에서 심은 곧 이가 된다. 그러나 이진상의 이러한 명제는 중국의 왕수인의 범주 명제와 비슷하나 전통적인 성리학의 기본 명제인 성즉리(性卽理)와는 배치된다. 기의 작용성을 완전히 배제한 이와 같은 이 우위의 이기론 전개는 이황의 주리적 이기관을 계승, 발전시킨 학문적 전통을 수립하였다. <주기적 이기관(主氣的理氣觀)> 주기적 이기관의 대표적 이론은 이이에서 비롯, 송시열(宋時烈)·한원진(韓元震)에 의해 계승·발전되었다. 이이는 이기론에 있어서 퇴계학설과 그 관점을 달리한다. 즉 이와 기를 두 물건이나 물체처럼 이원적으로 규정하려는 듯한 이황의 주장에 반대하여 <이통기국(理通氣局)>이라는 독자적 명제를 제시하였다. 이 이론은 후에 주기적 이기론학파의 중요한 학문적 과제가 되었으며 이기론 전개 방향을 제시한 기본 명제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이 명제를 심성론에 적용시켜, <기발이이승지(氣發而理乘之)>를 주장, 조선 후기에 나타난 인물성동이(人物性同異)문제, 인간 내면의 미발심체(未發心體)에 대한 선악의 문제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준거가 되었다. 이러한 이론을 계승, 전개한 사람은 송시열로서 심즉기(心卽氣)라는 새로운 범주 명제를 제시했고, 한원진은 이 이론을 보다 철저하게 심화시켰다. <일원적 이기관(一元的理氣觀)> 우주 현상에 대한 체계적 설명 이론을 일원적 관점에서 전개한 대표적 인물은 기정진(奇正鎭)과 임성주(任聖周)이다. 기정진은 이일분수설(理一分殊說)을, 임성주는 기일분수설(氣一分殊說)을 범주명제로 제시하고 있는데 이러한 설은 조선 성리학의 정교하고 치밀한 전개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서 인물성 동이론에 대한 이기론적 해명을 보이고있다. 기정진은 종래 이동기이설(理同氣異說)에 근거하여 인성과 인물성의 문제를 해명하였기 때문에 논리적 모순점이 제기되었다고 지적하였다. 한편 임성주는 이란 기의 작용 법칙으로서 우주의 본질인 기의 속성에 불과하며 이 자체가 독자적 능동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므로 기와 상대 또는 대등한 개념일 수 없다고 파악, 기일(氣一)의 경험적 현실 세계를 절대 세계로 이해하려는 논리적 전개를 보이고 있다. 조선 시대의 성리학에 있어서 이에 치중하는 주리적 관점은 기에 치중하는 주기관보다 가치의식이 더욱 높으며 규범적이었다. 또한 기에 치중하는 주기적 관점은 주리관보다 경험적 사실에 대한 관심이 높으며 사실의 객관적 기술을 중시하였다. 그러나 이 모든 이론들은 그 시대, 그 사회의 구체적인 조건과 관련하여 살펴야만 좀 더 그 의미가 조명되며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출전 : [한메파스칼대백과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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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이기일원론 (두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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