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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인더스문명 (한메)
인더스문명 -文明 BC 2000년 전후 인더스강 유역에서 번영한 인도의 고대문명. 1921년 D.R.사하니 등이 하라파유적을, 22년 R.D.바네르지 등이 모헨조다로유적을 발견, 발굴함으로써 그 존재가 밝혀진 이후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각지에서 발굴조사가 계속되고 있다. [연대와 분포] 전에는 인더스문명의 연대를 BC2500∼BC1500년 무렵이라고 생각했으나, 오늘날에는 BC 2350∼BC 1800년 무렵을 전성기라고 생각하고 전후 수백년에 걸친 생성기(生成期)와 쇠퇴기를 두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인더스문명의 물질적 기반을 이루는 유물의 집합을 특히 하라파문화라 한다. 도시문명의 양상과는 관계없이 하라파문화의 유물이 출토되는 유적의 수는 오늘날 크고 작은 것들을 합해서 대략 300곳 정도가 된다. 그 범위는 다른 고대문명에 비해 아주 넓은 지역에 걸쳐 있어서 동쪽은 델리 북서의 알람기르푸르, 서쪽은 아라비아해 연안의 이란국경과도 그리 멀지 않은 수트가겐도르, 북쪽은 잠무지방의 만다, 남쪽은 캄베이만 연안의 마르완에까지 이르고 있다. 즉, 거리로 따지면 동서 1600㎞, 남북 1400㎞ 범위이다. 하지만 서쪽 발루치스탄산맥과 동쪽 타르사막에서는 유적의 분포를 거의 볼 수 없다. 또한 유적들의 90% 이상이 규모가 작은 촌락유적(村落遺蹟)에 지나지 않는다. [지표유물(指標遺物)] 하라파문화의 유물은 아주 다양하다. 먼저 하라파토기를 보면, 대개는 녹로로 만든 것인데 빨간 빛깔의 화장토(化粧土)를 뿌리고 거기에다 검은 빛깔의 안료로 교차원무늬[交叉圓文]·물고기비늘무늬·격자눈무늬·네모진 흑백무늬를 번갈아 배열한 바둑판무늬·물결모양무늬·띠모양무늬 등의 기하학문양(紋樣) 외에도, 대추야자·인도보리수·장미꽃장식 등의 식물무늬, 공작·사슴·물고기 등의 동물무늬를 그려 넣었다. 그릇들의 모양은 큰 저장용 항아리나 물항아리·단지·주발·밥그릇, 음식을 담는 굽달린 그릇, 비커, 밑바닥이 뾰족한 술잔 등 종류가 많은데, 실용적인 것일수록무문토기인 경향이 강하다. 또 무문토기들 가운데 특징이 있는 것들도 많다. 화로 또는 시루라고 생각되는 토기가 있는데, 이 토기는 밑바닥이 둥글고 똑바로 선 높은 그릇벽의 전면(全面)에 작은 구멍들이 많이 뚫려 있다. 그 밖의 토제품(土製品)으로는 모신상(母神像)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인우(人偶)나 동물 토우(土偶), 그리고 수레모양의 장난감들이 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작은 오지그릇판(板)도 특징적이다. 이것은 한 변이 6∼10㎝이고, 두께는 3㎝ 정도인데 귀퉁이가 둥근 삼각형을 이루는 것으로, 유약을 바르지 않고 낮은 열에서 구워 거칠게 만든 오지그릇판이다. 일반적으로 무늬도 없고 색도 칠해져 있지 않지만, 칼리반간유적에서 출토된 것에는 희생 제물(祭物)인 산양을 나타내는 선각화(線刻畵)를 볼 수 있는데, 이것으로 보아 어떤 의례(儀禮)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석기(石器)는 고도의 기술을 구사한 특수한 것들이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 동제품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 점으로 미루어 이 문화가 금석병용문화(金石倂用文化)로서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구리로 만든 무구류(武具類)도 많지는 않지만 제작되었고, 청동제의 인우가 탈랍법(脫蠟法)에 의해 주조되기도 하였다. 이것은 사암·석회암·동석(steatite)으로 만든 것도 있다. 도시가 있었던 지역에서는 동석으로 만든 인장(印章)이 출토되었는데, 이것은 보통 1개가 2∼5㎝의 직사각형을 이루는 얇고 작은 모양이다. 앞면에는 소·코끼리·영양·코뿔소·호랑이 등의 동물 외에도 일각수(一角獸)나 반신반수(半神半獸), 그리고 몇 마리의 동물들을 짜맞추어 하나로 만든 것, 신(神) 등을 나타내었다고 생각되는 인물 등 신화적 모티프도 볼 수 있는데 어느 것이나 정성스럽게 음각(陰刻)되어 있다. 위쪽에 인더스문자가 새겨져 있지만 아직 해독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용도는 알 수 없으나 뒷면에 끈을 꿰기 위한 구멍이 있는 손잡이가 달려 있는 것으로 보아 부적(符籍)으로 사용했을 것으로 보이며, 또한 문서 등을 묶고 봉할 때 사용한 것으로도 여겨진다. 그 밖에 목걸이 등의 장신구도 많이 출토되고 있는데, 특히 홍옥수(紅玉髓)로 만든 것 등은 메소포타미아에까지 수출된 중요한 상품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자(尺)나 저울추도 일정한 규격으로 통일되어 있어서 도시계획에서 볼 수 있는 철저한 계획성과 함께 주목된다. [도시의 양상] 인더스문명은 인더스강 중류지역인 펀자브지방의 하라파와, 하류지역인 신드지방의 찬후다로, 커치구자라트지방의 로탈, 북부 라자스탄지방의 칼리반간 등 몇몇 중소 지방도시를 거느리고 있었다. 이런 도시들이 문명형성에 제각기 어떠한 역할을 담당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그 가운데서 모헨조다로와 하라파가 정치·경제상의 중추를 이루었다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특히 로탈의 경우는 국내의 물자유통뿐만 아니라 쿠웨이트 난바다의 바레인섬 등을 중계기지로 하여 멀리 메소포타미아까지 교역을 한 항만도시로서 그 역할이 분명히 드러나 있다. 로탈에서는 길이 219m, 나비 37m나 되는 커다란 선박합동정박소가 발굴되었다. 또 어느 도시나 각 도시의 인구에 걸맞는 곡물창고를 갖추어 일종의 국고(國庫)나 지방은행의 역할을 담당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잉여생산물이 광대한 세력권 안에서 어떤 방식으로 집적(集積)되었는가 하는 문제 등 당시의 정치·경제기구의 양상은 분명하게 밝혀져 있지 않다. 권력을 상징하는 왕궁이나 왕무덤, 또는 대신전(大神殿)도 인더스문명에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반면에 인더스문명은 치밀하게 계산된 도시계획이 두드러져 이를 통한 정연한 계획성을 엿볼 수 있다. 도시는 대체로 성채지역과 시가지로 나누었으며 성채는 시의 서쪽에 두는 경우가 많았다. 이때 성채는 높은 기단(基壇) 위에 구축하여 시가지와 분리해서 성벽으로 둘러싸든지, 시가지와 함께 시벽(市壁)으로 둘러싸 칸막이벽으로 시가지와 분리하였다. 묘지는 이 시벽의 외곽에 두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한편 시가지는 전체가 동서남북으로 뻗은 5∼6개의 대로로 구획되었으며, 또한 그 각각은 대략 직각으로 교차하는 길에 의해 바둑판모양으로 구획되어 있었다. 빽빽이 들어서 있는 집들은 높은 벽과 조그마한 입구를 가지고 있는데, 안으로 들어가면 가운데 뜰이 있고 그 주위에 작은 방들이 늘어서 있으며 2층으로도 통하고 있었다. 가운데 뜰에는 우물이 있는데, 밥짓는 장소와 빨래하는 장소 등이 함께 설치되어 있었다. 폐수는 집집마다 벽 속의 토관(土管)이나 쓰레기 투하장치 모양으로 비스듬하게 만든 배수구를 통해 폐수탱크에 모였다가 벽돌로 만든 암거(暗渠;땅 속에 낸 도랑)로 빠져 나갔다. 큰 거리의 하수도 중심부에는 맨홀이 있어 정기적으로 청소를 한 것 같다. 또 거리의 각 모퉁이에는 경비원용 집으로 생각되는 작은 건물도 있었고, 큰 거리에는 공장(工匠)의 공방(工房)과 가게들이 처마를 잇대고 늘어서 있었다. [문명의 기원] 인더스문명이 어떻게 해서 생겨났는가는 문명의 구조와 마찬가지로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은 점이 많다. 예전에는 메소포타미아와 이란의 영향이 중요시되었으나 오늘날에는 별로 주목받지 못한다. 설령 서방으로부터 어떤 영향이 있었다 하더라도 인더스강유역 자체에서 독자적으로 태동했던 것은 확실하다. 이 점에서 코트디지문화의 전개가 주목된다. 코트디지문화는 신드지방의 코트디지를 중심으로 남부 일대에 분포해 있으며 그 밖에 하라파유적 하층(下層)이나 자리르푸르 등을 거쳐서 북쪽은 타기실라에 가까운 사라이코라 등의 여러 유적들에까지 퍼져 있다. 또한 이 문화와 관련이 있지만 다소 이질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라자스탄의 소티문화도 주목된다. 서쪽의 발루치스탄산맥에서는 BC3000년 무렵부터 이란고지문화(高地文化)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독특한 여러 문화가 발전하고 있었는데 북쪽 지역에서 비교적 일찍부터 문화가 태동하였고, 이어 남쪽에서 암리·날 등의 문화가 전개되었다. 그러나 BC 2500∼BC 2400년 무렵, 이란고지의 육로(陸路)에 의한 교역로가 쇠퇴하면서 대신 마크란해 연안의 쿨리문화가 번영하였다. 이 시기에 인더스문명은 이미 성립되어 있었으며, 주로 해로를 통해서 서방문명과 교류했다. 따라서 인더스문명을 형성한 직접적인 문화적 기반은 역시 인더스평원지역 자체 내에 갖추어져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문명의 쇠퇴와 문화의 계승] 인더스문명이 어떻게 쇠퇴하였는가에 관해서도 의론(議論)이 많다. 옛날에는 《리그베다》와 같은 후세의 종교적 찬가의 기술에 의하여 인더스문명이 인도에 진입해 온 아리아민족에 의해 멸망했다는 설도 주장되었지만, 적어도 그것을 뒷받침할 만한 고고학상 증거는 아무것도 없으며 BC 1500년 무렵으로 생각되는 아리아민족의 진입 때보다도 300∼400년 이전에 이미 내부적인 요인에 의해 문명붕괴의 징조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문명이 쇠퇴기를 맞이 한 것은 BC 1800년, 늦어도 BC1750년 무렵이지만, 그 이유나 양상은 지방에 따라 크게 다른 것으로 생각된다. 갖가지 원인이 복잡하게 서로 얽혀 있었는데, 즉 국가정치체제의 약화, 메소포타미아와의 교역 두절, 자연파괴에 의한 건조화(乾燥化), 염해(鹽害) 등이 문명쇠퇴의 이유가 될 것이다. 여기에다 신드지방 등에서 마크란연안의 융기(隆起)로 인한 일수(溢水)가 발생하고, 펀자브·북부라자스탄 등에서 중요한 교역로이기도 했던 하천의 유로변경 (流路變更) 등도 타격을 주어, 이윽고 주변지역을 포함한 문명의 붕괴가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동부 펀자브 등에서는 문명의 유산이 적어도 하라파 토기기술에 계승되었고 이 문화전통은 그 뒤 아리아민족이 갠지스평원 지역까지 진출한 뒤인 BC1200년 무렵까지 계속되었다. 기술면에서 뿐만아니라 사회·종교·문화의 여러 가지 측면에서도 인더스문명은 인도대륙의 문화 전개에 큰 원류(源流)가 되었고 지금까지도 인도 여러 문화의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 → 하라파 → 모헨조다로 <김원영>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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