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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균역법 (한메)
균역법 均役法 조선 영조 때에 실시된 양역제도(良役制度)의 개선책. 종래의 양역이 서민의 부담이 되자 1751년(영조 27) 균역청을 설치하여 양역의 부담을 반으로 줄이고, 그로 인해 부족한 재정을 이획(移劃)을 비롯한 여러 재원에서 충당하였다. 조선 초에는 병농일치제(兵農一致制)를 표방하여, 16∼60세까지의 양정(良丁)이면 누구나 번상(番上;지방군사를 서울군영으로 보내는 일) 등 군역(軍役)의 의무를 져야 했다. 그러나 번상의 부조리가 문제시되고, 임진왜란 후 훈련도감이 직업군인을 편성하면서 군사재정확보가 시급해지자, 번상을 면제하여주고 대신 포(布)를 거두는 대역납포(代役納布)제도를 실시하였다. 그러나 이 세도 역시 군의 질 저하와 양반층의 군역 이탈현상으로 인한 농민의 부담이 문제시되었다. 즉 일신첩역(一身疊役)·일가개역(一家皆役)·백골징포(白骨徵布)·황구첨정(黃口簽丁)·족징(族徵)·인징(隣微) 등의 부조리현상이 노골화되었다. 이에 인종·효종 때부터 <양역변통논의(良役變通論議)>라고 하여 양역제 자체를 폐지하려는 호포론(戶布論)·결포론(結布論)·유포론(遊布論)·구전론(口錢論) 등의 대변통론과 군경비를 축소하려는 여러 논의가 제기되었다. 그러나 양역의 폐단은 날로 심해져 숙종 때에 이르러서는 농민의 군포부담을 반으로 줄이자는 감필론(減疋論)마저 등장하였으나 군사 재정이 반감되면서 보충재원의 확보가 어렵게 되자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1750년(영조 26)에는 균역절목청(均役節目廳)을 설치하여 영의정 조현명(趙顯命)을 비롯, 신만(申晩)·김상로(金尙魯)·김상성(金商星)·조영국(趙榮國)·홍계희(洪啓禧) 등을 구관당상(句管堂上)에 임명하고, 감필로 인하여 생긴 군문(軍門)과 아문(衙門)의 100만 냥 정도의 재정결손을 급대(給代)해 주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게 하였다. 우선 군문 및 군사수의 축소, 군사시설의 병합, 지출의 절약 등을 통하여 50만 냥 정도를 상쇄하고, 나머지는 어염선세(魚鹽船稅)·선무군관포(選武軍官布)·은여결(隱餘結) 등에서 재원을 마련하며, 그래도 부족할 때에는 각 고을에 일정량을 배정하여 징수하는 분정(分定)의 방책을 취하였다. 그러나 여기에도 심한 반발이 일었으며, 특히 영의정 김재로(金在魯)의 반발이 강하였다. 이에 몇 개의 조항을 신설·수정하여 51년 9월, 옛 수어청(守禦廳)자리에 균역청을 설치하고 균역법을 시행하였다. 균역법은 감혁(減革)·급대재원·급대처(給代處) 등으로 나누어진다. 감혁은 급대비용을 축소시키기 위하여 군문과 관청의 체제를 변경하고, 영(營)·진(鎭)을 통폐합하여 군사수를 감축하는 것이다. 감혁의 실시로 줄어든 양은 총 50만냥에 이르렀으며, 급대에 필요한 비용은 40만∼50만 냥이 되었다. 급대재원은 급대에 소요되는 비용을 확보하는 세원(稅源)을 말하는 것으로, 이획·선무군관포·어염선세·은여결세·결미(結米) 등의 명목이 있었다. 각 명목마다 거두어들이는 액수는,<이획>이 저치미(儲置米)와 영수미(營需米)를 합쳐 1만 1000석, 세작목(稅作木) 5000필을, <선무군관포>는 피역하고 있는 한정(閑丁)을 선무군관으로 삼아 일부를 시취(試取;시험을 보아 인재를 뽑는 것)하는 대가로 1인당 1필씩 징수하여 2만 4500필을, <어염선세>는 왕족에게 지급되었던 어장 및 어전세(漁箭稅)·염분세(鹽盆稅)·선세(船稅)를 수입으로 전용하여 약 10만 냥을, <은여결세>는 지방관의 사용(私用)을 묵인하여 오던 은결과 여결에서의 주세액인 쌀 1만 7000석, 콩 3400석을, <결미>는 토지 1결마다 쌀 2말 혹은 5전씩을 부가하여 약 30만 냥을 거두어들였다. 이상을 모두 합한 비용이 곧 균역청의 1년 수입으로 60만 냥선을 유지하였다. 한편 급대처는 감필에 의하여 재정결손을 보게 된 군문과 아문, 영과 진에 급대해 주어야 할 액수를 규정하는 곳으로, 감혁과 미급대(未給代)에 따라서 탄력있게 조정되었다. 급대처에 지급된 액수는 처음에는 40만 냥 정도였으나 차차 액수가 증가하여 60만 냥까지 지급되었다고 한다. 균역법은 감필을 통하여 농민의 부담을 약간 덜어 주었을뿐, 양역의 폐단을 근본적으로 개혁하지는 못하였다. 즉 균역법 실시 후 곧바로 비판이 일고, 군정문란의 말기까지 그 폐단에 대한 지적이 지속되었다는 것은 균역법이 성과다운 성과를 얻지 못하였음을 말해 준다. 그러나 이 균역법의 의의는 왕권과 양반신분 및 농민층의 이해관계가 얽힌 균역문제에 있어서 서로의 슬기를 도모하려는 의도에서 시작되었다는 순수동기를 밑받침하고 있다. 한편 선무군관을 통하여 피역자 가운데 약간이나마 군역을 지게 하여 불균등한 부역부과를 시정하려 하였고, 결미의 실시로 일부나마 막연한 노동력을 단위로 했던 인두세(人頭稅)가 실질적인 생산력을 가진 토지로 전환됨으로써 경제력의 차이에 따른 세금의 부과에 의하여 조세징수의 합리성을 기할 수 있었다. 부차적이기는 하지만 급대재정의 마련을 위하여 비로소 전국직인 양정수(良丁數)의 파악이 시도되었다는 것 등은 균역법의 훌륭한 성과로 평가된다. <이기동> 출전 : [한메파스칼대백과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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