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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공인 (한메)
공인 貢人 조선 후기에 중앙 각 궁(宮)·관부(官府)에 필요한 물자의 조달을 맡았던 사람. 공물주인(貢物主人)·공주인(貢主人)·공계인(貢契人)·각사주인(各司主人) 또는 주인(主人) 등으로도 불렸다. 이들은 대동법이 실시되면서 정부에서 필요한 물품을 구입·조달하는 것을 주업무로 하는 특권적 조달상인(調達商人)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공인의 발생과 구성] 조선 시대에 공물(貢物)을 납공자(納貢者) 대신 바치고 그 대가를 납공자에게 받던 방납이 있었는데 이 방납은 백성들로부터 부당한 이윤을 취하여 폐단이 많았다. 이에 납공자들의 피해를 덜어 주기 위하여 1608년(광해군 즉위) 대동법을 실시하여 백성들은 모든 공물을 대동미(大同米)로 바치게 되었다. 이때 정부에서 필요한 물품을 택정(擇定)된 공인을 통하여 구입하게 되었던 것이다. 공인은 경사(慶事)의 1년간 수요에 필요한 공물가액(貢物價額)을 각 도별로 본청에 수납시키고 그것을 자원으로 하여 분등급가(分等給價)된 수요품을 구입하여 조달하는 한편, 세폐(歲弊)와 방물(方物)에 의한 물품조달도 행하였다. 공가의 지급은 대개 2월 이후에 시작되었는데, 납품당년에 지급하는 것을 당해조, 납품시기보다 1년 전에 지급하는 것을 재익년조라 하였다. 이 연조를 넘어서 미리 받으면 인년예수(引年預受)라고 하였다. 분등은 1년에 몇 번 무슨 달에 지급하는가에 대한 규정이다. 분등에는 1년에 한 번 지급하는 단등(單等), 두 번 지급하는 양등부터 열 번 지급하는 십등까지 있었고, 매월 지급하는 것도 있었다. 공인은 일반의 공물주인〔各司私主人〕·시전인(市廛人;市廛貢人)·공계인·공장(工匠)·기인(基人;基人貢物主人)·경주인(京主人) 등으로 구성되었다. 일반의 공물주인이나 공계인 등은 직업상의 전통이 없는 서울의 도민(都民) 무직자가 대동법실시에 따라 전업적인 공물청부업자로 등장한 새로운 상인계층이었다. 그중 공계는 토호(土豪)·부상(富商)에서 호노(豪奴)·한복(悍僕)에 이르기까지 여러 계층의 신분이 영리를 목적으로 조직한 계이다. 시전공인은 시전상인으로서 공인의 직업을 겸하게 된 자이며, 공장은 공조에 속한 준공인적 성격의 공인으로서 공물의 종류에 따라 수가제납(受價製納)이 불가피한 물품을 공가(貢價)를 받아 제작·상납하였다. 기인과 경주인은 그들의 직능을 그대로 전승하면서 공인으로 전환된 자로서 기인은 시탄(柴炭)이라는 특정공물의 주인이며, 경주인은 각기 그 해당읍의 공물청부와 관련되었다는 점에서 일반 공물주인과는 구별된다. [경제 활동] 공인은 그 경제 활동의 방식에 따라 상인적인 공인과 수공업자적 공인으로 그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다. 상인적 공인은 공가를 받아 공물을 매입·납품하였지만 수공업자적 공인은 공가를 받아 공물을 제조하여 납부하였다. 따라서 양자는 같은 공인이지만 각기 상인과 생산자라는 차이가 있었다. 수가무납공인(受價貿納貢人)으로서의 상인층은 대개 자기자본을 가지지 않은 관청의 하속배나 무직자들로서 공인이라는 명목만으로 생산자를 억압하고 수탈하여 염가로 수매납품(收買納品)하여 온 자들이다. 이들은 도고(都庫)를 차리고 이를 통하여 관물조달을 빙자하여 강제매입하기도 하였고, 또는 독점 매입하기도 하였다. 필요하면 수시로 관원을 동원하였고, 때로는 공인들이 생산자들에게 원료나 공전(工錢)을 선대(先貸)하기도 하였다. 한편, 수가제납공인으로서의 수공업자들은 공계를 조직하여 기술자를 고용, 운영하였으므로 임노동(賃勞動)에 의한 특권적 공장제 수공업이 발달하기도 하였다. 한편 이들 공인이 정부로부터 불하받은 상품을 매각할 경우, 서울에서는 육의전(六矣廛)을 비롯한 각 시전을 상대하였고, 지방에서는 객주 및 여각(旅閣)에 위탁판매를 하였다. 그리하여 도시상인의 활동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공인 자본의 축적, 시장의 발달, 산업의 육성으로 조선 시대의 봉건적 경제 체제는 붕괴되고 이들 공인 자본의 발달이 근대 자본주의의 도래를 촉진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최영성> 출전 : [한메파스칼대백과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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