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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송상=개성상인 (민족)
개성상인(開城商人) 송상 고려·조선 시대 개성에 근거를 두고 각종 상업 활동을 하던 상인. 송도상인(松都商人) 혹은 송상(松商)이라고도 불리었다. 개성은 고려 왕조의 수도로서 ‘송도’라고도 불리었다. 이곳은 중국 사신의 빈번한 왕래에 의한 정부 무역과 중국 상인에 의한 민간 무역이 번창한 상업 도시였다. 벽란도(碧瀾渡)는 예성강 입구 개성 근처에 위치한 국제 무역 항구로서 기능을 발휘하였다. 개성상인 가운데는 우선 시전인(市廛人)을 들 수 있다. 개성에 시전이 설치된 것이 고려 태조 때이므로, 그들은 일찍부터 상업 활동을 해왔던 셈이다. 시전인들은 국내의 각 지방과는 물론, 송나라와 같은 외국과도 비교적 교역을 빈번히 하였다. [상업 활동] 조선 시대에 들어와 개성인은 조선 건국에 거의 불복하여 정치적으로 별달리 등용되지 못하였다. 따라서 그 후손들은 대부분 학문을 포기하고 상업에 종사하였다. 그렇지만 개성은 중국의 물산이 한양으로 반입되는 길목에 위치하고 있었으므로 국내 상업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한때 개성시전의 영업이 금지된 적도 있었지만 곧 철회되었고, 조선 말기까지 계속 상업 활동을 할 수 있었다. 개성시전 가운데에는 서울의 육의전(六矣廛)과 비견될 수 있는 것으로 사대전(四大廛)이 있었다. 사대전과 일반 시전은 서울의 육의전 및 기타 시전과 마찬가지로 관부(官府)에 대해 일정한 부담을 졌다. 그러나 그 대신 금난전권(禁亂廛權)과 같은 특권과 관전대하(官錢貸下: 국가의 돈을 빌려씀) 등의 특혜를 받았다. 이러한 특권과 특혜를 토대로 그들은 비교적 활발한 상업 활동을 벌일 수 있었다. 그러나 개성상인으로서 보다 주목해야 할 사람들은 조선 후기 국내의 모든 상업계를 연결하는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상업망을 가졌던 사상(私商)들이다. 그들은 흔히 ‘송방(松房)’으로 불린 일종의 지점과 차인제(差人制)를 통해 그 지방의 생산품을 매점하거나 타지방의 산품을 판매하였다. 그들이 국내 상업에서 취급했던 품목은 매우 다양하였다. 그 중에서도 그들에게 큰 이익을 주었고, 자본의 집적을 가능하게 해주었던 주요 물품은 인삼·포물류(布物類)·갓 등이었다. 인삼은 자연삼·재배삼을 막론하고 국내 거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상품이었다. 개성상인은 가장 대규모의 삼상(蔘商)이었다. 인삼은 국내의 수요도 높았지만, 중국·일본 등지에서의 수요가 매우 높아 조정에서는 일정량 이외에는 수출을 금지하기도 하였다. 더욱이 때로는 어공삼(御供蔘 : 임금에게 바치는 인삼)조차 부족한 형편에 놓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막대한 이익 때문에 정부의 금령에도 불구하고 인삼매매 활동은 그치지 않았다. 포물의 경우, 역시 그들의 송방조직을 바탕으로 함경도·평안도·경기도·경상도 지방 등 전국적인 범위에서 영업 활동이 행해졌다. 한편, 갓은 제주도에서 대량으로 생산되어 육지로 반출되었다. 주로 전라남도 강진과 해남 등지를 거쳤기 때문에 그 지역은 갓의 집산지가 되었다. 개성상인들은 바로 그 지역에 진출하여 갓을 매점하고 그것을 전국 각 도시에 직접 전매하였다. 또한, 그들은 서울로 반입되는 길목, 예컨대 안성 같은 곳에서 다시 도고(都賈)하여 재차 매각하기도 하였다. 그와 같이 인삼·포물·갓 등 국내 주요 상품 교역에는 반드시 개성상인의 도고상업망이 개입되어 그들의 자본 집적도는 매우 높았다. 그러한 개성상인의 상업 활동은 18세기 이후부터 서울의 시전인·공인(貢人) 등 특권 상인들의 도고상업 체제에 강력히 대항하면서 성장하고 있던 사상인층(私商人層)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무역 활동] 한편, 개성상인은 국내 상업계에서뿐만 아니라 외국과의 무역을 통해서도 상당한 자본을 축적하였다. 대청무역(對淸貿易)의 경우를 보면, ‘만상(灣商)’이라 불리던 의주상인(義州商人)과 밀착하여 인삼·피물·지물 등을 수출하고 있었다. 국내의 주요 생산지에서 직접 물품을 다량으로 도고한 다음, 청국인들에게 매각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피물의 경우, 사냥꾼들에게 대금을 선불하여 물품을 독점하였다. 이 때문에 구피계공인(狗皮契貢人)들을 비롯한 피물조달 공인들이 큰 타격을 입기도 하였다. 지물의 경우에도 전국의 제지사찰(製紙寺刹)을 경제적으로 장악하고 품질이 좋은 지물을 매점하여 중국에 수출하였다. 그들은 중국으로부터 물품을 수입하여 국내에 판매하기도 하였다. 이들 가운데는 바늘·모자·말총·백사(白絲) 등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였다. 한편, 대청무역에 종사하고 있던 개성상인들 가운데 1811년에 일어난 홍경래의 난을 경제적으로 지원하고 있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것은 개성인이 지니고 있던 전통적인 반(反)조선왕조적 성격과 그들의 자본 집적도 및 그에 따른 정치적 관심 등이 바탕이 되었다. 중앙 정부와 결탁되어 있는 시전과 대립되어 있던 그들로서는 반정부군인 홍경래군과 결탁할 가능성은 충분했다고 볼 수 있다. 개성상인은 대청무역뿐만 아니라 일본과의 무역도 매우 활발하게 전개하였는데, 대일무역의 주축을 이룬 것 역시 인삼이었다. 17세기 중엽부터 국내에서 채집되는 인삼을 매점하고, 그것을 일본에 수출하여 은과 교환하고 있었다. 또, 그들은 수입한 은을 가지고 중국의 백사 등을 구입하여 다시 국내 혹은 일본으로 수출했는데, 그러한 중개 무역에서 얻은 이익은 막대한 것이었다. 그리고 동래상인과의 밀접한 연관도 그들의 무역 활동을 보다 활발하게 해준 요인이었다. 많은 자본을 축적한 그들은 경강상인(京江商人)의 경우처럼, 단순한 상업자본을 축적하는 데에서 한 걸음 나아가 광산 경영 등 상업 이외의 부문에 자본을 투입하기도 하였다. 그들의 생산 부문에의 자본 투입은 인삼재배업과 그 가공업 경영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18세기에 인삼의 전지재배가 가능해진 뒤 많은 개성상인이 인삼재배업에 종사했고, 그에 따라 개성에는 삼포(蔘圃)가 급격히 확장되어갔다. 자연삼으로부터 인공 재배로의 전환 이후 인삼의 생산량은 급격히 증가되었고, 따라서 가공업도 시작되었다. [인삼 재배와 가공업] 개성상인의 인삼 재배와 가공업은 크게 두 가지 면에서 이루어졌다. 그 중 한가지는 공식적인 대청무역품으로서 포삼(包蔘)을 조달하기 위한 것과, 또한 인삼의 밀조 및 밀수출을 위한 것이었다. 포삼은 1797년(정조 21) 홍삼 120근으로 정해졌으며, 그에 따라 홍삼을 제조, 조달하는 증포소(蒸包所)를 설치하였다. 증포소는 처음 서울에 설치하였다. 그러나 서울상인들이 포삼 제조를 빙자하여 밀삼을 제조, 판매하는 경우가 나타나게 되고, 또 개성이 인삼 생산의 중심지였던 까닭에 결국 개성으로 옮겨지게 되었다. 120근으로 설정된 포삼은 이후 대폭 증가해 1851년에는 무려 4만근까지 늘어나기도 하였다. 1853년에는 2만 5000근으로 다소 감소되기는 했지만, 처음의 120근과 비교하면 엄청난 증가가 아닐 수 없었다. 그것은 곧 개성상인의 인삼 재배 및 그 가공업의 성장도를 말해주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한편, 밀삼의 제조 가격은 포삼보다 훨씬 낮아 밀삼 제조와 그 판매량은 차차 증가되었다. 또한, 그들은 전국 각처를 행상(行商)하면서 상업 조직을 가지게 되어 장부를 철저히 정리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그 결과 ‘개성부기(開城簿記)’라는 독특한 장부 정리 방법이 나오게 되었다. 이와 같은 활동은 조선 후기 도고상업의 전개 및 상업자본이 생산 부문에 재투입되면서 상업자본으로 전환되어 가는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서 당시 상업계의 특징을 나타내주는 주목할만한 현상 가운데 하나이다. ≪참고문헌≫ 高麗史, 承政院日記, 備邊司謄錄, 日省錄, 經國大典, 受敎輯錄, 續大典, 萬機要覽, 增補文獻備考, 韶護堂集, 中京誌, 蔘圃摘奸成冊, 邊例集要, 高麗時報, 朝鮮後期 商業資本의 發達(姜萬吉, 高麗大學校出版部, 1973), 韓國會計史硏究(尹根鎬, 韓國硏究院, 1984), 朝鮮後期 商人硏究(吳星, 一潮閣, 1989), 韓國近代商業都市硏究(吳星, 國學資料院, 1998), 洪景來亂의 性格(鄭奭鍾, 韓國史硏究 7, 韓國史硏究會, 1792), 開城商人硏究-朝鮮後期 商業資本의 成長-(姜萬吉, 韓國史硏究 8, 韓國史硏究會, 1972), 開城商人과 人蔘栽培(姜萬吉, 朝鮮後期商業資本의 發達, 高麗大學校出版部, 1973), 朝鮮後期 對淸貿易에 대한 一考察-潛商의 貿易活動을 中心으로-(金鍾圓, 震檀學報 43, 1977), 朝鮮後期 蔘商에 대한 一考察-私商의 擡頭와 관련하여-(吳星, 韓國學報 17, 1979), 韓末時期 開城地方 蔘圃農業의 展開樣相(상)-1896년 蔘圃摘奸成冊의 分析을 中心으로-(洪淳權, 韓國學報 49, 1987 겨울), 韓末時期 開城地方 蔘圃農業의 展開樣相(하)-1896년 蔘圃摘奸成冊의 分析을 中心으로-(洪淳權, 韓國學報 50, 1988. 봄.), 朝鮮後期 人蔘貿易의 展開過程(車守正, 北岳史論 1, 1989), 朝鮮後期 人蔘貿易의 展開와 蔘商의 活動(吳星, 世宗史學 1, 1992), 韓末 開城地方의 戶의 構成實態-인구와 가옥을 중심으로-(吳星, 省谷論叢 23, 1992 ; 韓國近代商業都市硏究, 國學資料院, 1998), 韓末 開城地方의 蔘圃主(吳星, 古文書硏究 3, 1992 ; 韓國近代商業都市硏究, 國學資料院, 1998), 朝鮮後期 開城知識人의 動向과 北學思想 수용-崔漢綺와 金澤榮을 중심으로-(유봉학, 奎章閣 16, 1993), 韓末 開城地方의 戶의 構成과 戶主-南部 都助里 戶主의 職業分布와 관련하여-(吳星, 李基白先生古稀紀念韓國史學論叢 下, 一潮閣, 1994 ; 韓國近代商業都市硏究, 國學資料院, 1998). <오성> 출전 : [디지털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동방미디어, 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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