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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황진이의 시조들 (공명철/이문수)
황진이의 시조들 ●동지ㅅ달 기나긴 밤을 冬至(동지)ㅅ달 기나긴 밤을 한 허리를 버혀 내어 春風(춘풍) 니불 아래 서리서리 너헛다가 어론님 오신 날 밤이여든 구뷔구뷔 펴리라. - 서리서리 : 새끼 따위를 서리어 놓은 것과 같은 모양 - 구뷔구뷔(굽이굽이) : 여러 굽이로 꾸불꾸불한 모양 - 어론님 : 정을 둔 임 동짓달 긴긴 밤의 한가운데를 베어 내어. 봄바람처럼 따뜻한 이불 속에 서리서리 넣어 두었다가. 정든 임이 오신 밤이면 굽이굽이 펼쳐 내어 그 밤이 오래오래 새게 이으리라. * 감상 : 이 작품은 당시 사대부들의 충의사상을 노래한 대부분의 시조와는 달리 순수한 인간적 서정의 세계를 잘 펼쳐 보였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서정적 자아가 그리는 대상은 화담 서경덕이라 전해진다.) 이 작품의 특징으로 참신한 비유와 잘 살려 쓴 우리말의 묘미가 뛰어날 뿐 아니라, '서리서리 넣는다'는 것과 '구비구비 편다'는 대조적 묘미는 일품이다. 또한 '동짓달 긴 밤'과 '춘풍의 짧은 밤' 역시 시간적 대비로 절묘하다. ●산은 녯 산이로되 산은 녯 산이로되 물은 녯 물이 안이로다. 주야(晝夜)에 흘은이 녯 물이 이실쏜야.( 있을 수 있겠느냐.) 인걸(人傑)도 물과 같아야 가고 안이 오노매라. * 감상 : 산과 물의 대조를 통해 인생의 허무함을 짚어 보고 있는 시조다. 산과 물 의 대조적 의미가 잘 드러나 있다. 여기서 '인걸'을 보편적 의미로 보면 이 작 품의 성격은 관조적이 지만, 정을 둔 임(서경덕)이라고 보면 돌아 오지 않는 임에 대한 애상적 심회가 성격을 결 정짓는다. ●어져 내 일이야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로던가 이시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어져 : 아아(감탄사) 내 일이야 : 내가 한 일이여 그릴 줄을 : 그리워할 줄을 이시랴 하더면 : 있으라고 하였더라면 가랴마는 : 갔을까마는 아아 나의 일이여 그리워할 줄을 몰랐더냐 있으라 했더라면 가겠느냐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워 하는 정은 나도 모르겠구나. ●청산리 벽계수ㅣ야 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ㅣ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 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다시 오기가 어려오니 명월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쉬여간들 엇더리 - 청산리 벽계수 : 푸른 산 속을 흐르는 골짜기물 - 일도창해 : 한 번 넓은 바다에 이름 - 만공산 : 빈 산에 가득함 청산(靑山)에 흐르는 푸른 시냇물아, 빨리 감을 자랑 말아라. 한번 넓은 바다에 다다르면 다시 돌아오기 어려우니, 밝은 달이 빈 산에 가득하니 쉬어간들(쉬어 가는 것이) 어떻겠느냐? ●금조와 옥토들아 금조(金鳥)와 옥토(玉兎)들아 뉘라 너를 쫏니관데 구만리 장공을 허위허위 단이나니 에 한번식 쉬엄쉬엄 단여라. - 종장의 첫구절은 3음절이 아닌 1음절로('에') 표기되어 있다. 시조창으로 부를 경우 3음절 정도로(3박) 늘려 불렀을 것이다. * 출전 : <가곡원류> ●내 언제 무신하여 내 언제 무신(無信)하여 님을 언제 소겻관데 월침삼경(月沈三更)에 온 뜻이 전혀 업네 추풍(秋風)에 지는 닙 소릐야 낸들 어이하리오 무신(無信) : 신의가 없음 소겻관데 : 속였기에 월침삼경(月沈三更): 달도 없는 한밤중 온 뜻이: 올뜻이, 찾아올 듯한 흔적이 내가 언제 신의가 없어 임을 언제 속였기에 달도 없는 깊은 한 밤중이 되도록 올 뜻이 전혀 없네 가을 바람에 떨어지는 잎 소리에(임의 기척인 줄 속게 되는) 내 마음인들 어찌하겠는가 ●어져 내 일이야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로던가 이시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어져 : 아아(감탄사) 내 일이야 : 내가 한 일이여 그릴 줄을 : 그리워할 줄을 이시랴 하더면 : 있으라고 하였더라면 가랴마는 : 갔을까마는 아아! 나의 일이여 그리워할 줄을 몰랐더냐 있으라 했더라면 가겠느냐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워 하는 정은 나도 모르겠구나. 출전 : 공명철의 열린국어강의노트2002, 이문수의 국어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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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황진이의 문학 (송경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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