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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정철의 관동별곡 (송경원)
관동별곡 關東別曲 관동별곡을 잘 정리해놓은 사이트 추천 : 사이버 관동별곡 정철 <관동별곡>은 작자가 45세 되던 해(선조 13년. 1580) 정월에 강원도 감찰사로 원주에 부임하여, 3월에 내금강. 외금강. 해금강과 관동팔경을 두루 유람하는 가운데 뛰어난 경치와 그에 따른 감흥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자가 독자에게 직접 말하기도 하고, 등장인물인 신선을 통해 대화를 보여주기도 한다. 감탄사와 생략법, 대구법을 적절히 사용하면서 우리말을 시적으로 사용하는 작자의 문장력이 잘 나타나 있다. 김만중은 <서포만필>에서 송강가사를 가리켜 동방의 이소라고 칭찬하였다. 따라서, 모작도 많아 그 예로 조우인의 <관동속별곡> 등이 있다. 조선시대에 금강산 탐승은 어떤 코스를 택했을까? 조선시대에는 가마를 타고 금강산 구경을 했다는데? <서사> 관찰사 배임과 부임 노정 江강湖호애 病병이 깁퍼 竹듁林님의 누엇더니, 關관東동 八팔百백里니에 方방面면을 맛디시니, 어와 聖셩恩은이야 가디록 罔망極극하다. (관찰사 배임)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이 고치지 못할 병처럼 되어(세상 일을 잊고), 은거지인 창평에서 한가로이 지내고 있었는데, (임금께서) 800리나 되는 강원도 관찰사의 직분을 맡기시니, 임금님의 은혜야말로 갈수록 그지없다. 延연秋츄門문 드리다라 慶경會회 南남門문 바라보며, 下하直직고 믈너나니 玉옥節졀이 알패 셧다. 平평丘구驛역 말을 가라 黑흑水슈로 도라드니, 蟾셤江강은 어듸메오, 雉티岳악이 여긔로다. (원주 부임) (경복궁 서쪽에 있는) 연추문으로 달려 들어가 임금님을 뵈옵고, 경회루 남쪽 문을 바라보며 임금님께 작별 인사를 드리고 (어전을) 물러나니, (부임을 재촉하듯) 이미 옥절이 앞에 서있다. 평구역에서 역마를 갈아 타고 흑수(여강)를 돌아드니 섬강은 어디 있느냐? 치악산(원주)이 여기로다. <본사 1> 금강산까지의 노정 昭쇼陽양江강 나린 믈이 어드러로 든단 말고. 孤고臣신 去거國국에 白백髮발도 하도 할샤. (연군의 정) 東동州쥬 밤 계오 새와 北븍寬관亭뎡의 올나하니, 三삼角각山산 第뎨一일峰봉이 하마면 뵈리로다. 弓궁王왕 大대闕궐터희 烏오鵲쟉이 지지괴니, 千쳔古고 興흥亡망을 아난다, 몰아난다. (회고) 淮회陽양 녜 일홈이 마초아 가탈시고. 汲급長장孺유 風풍彩채를 고텨 아니 볼 게이고. (선정에의 다짐) 소양강이 흘러내리는 물이 어디로 흘러든다는 말인고? (이 물이 한강으로 흘러들 것이 아니겠는가. 그 한강이 흐르는 서울을 생각하니) 임금님 곁을 떠나는 외로운 신하가 도읍지를 떠남에 (나라 일을 근심하는 탓에) 근심 걱정이 많기도 많구나. 철원에서 (임금을 그리는 정으로 잠이 오지 아니하여) 하룻밤을 겨우 밝히어 (날이 새자마자) 북관정에 오르니 서울의 북쪽 삼각산 높은 봉이 웬만하면 보일 것도 같도다. (그곳에 계실 임금님이 그립다) 옛날 태봉국을 세웠던 궁예왕의 대궐 터에 까막까치가 지저귀니, (너희들은) 먼 옛날부터의 국가의 흥망성쇠의 역사를 아느냐, 모르느냐? (다만 무상하기만 하구나) 예산 한나라에 있었던 회양이라는 고을 이름과, 이곳 금강산 부근의 회양이라는 고을 이름이 마침 공교롭게도 같구나. 그러니, 한나라 무제 때에 회양에서 행정을 잘 했다는 회양 태수 급장유의 모습을 다시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아마도 나에게서 다시 보게 될 것이다.) <본사 2> 내금강 유람 營영中듕이 無무事사하고 時시節졀이 三삼月월인 제, 花화川쳔 시내길히 楓풍岳악으로 버더 잇다. 行행裝장을 다 떨티고 石셕逕경의 막대 디퍼, 百백川쳔洞동 겨태 두고 萬만瀑폭洞동 드러가, 銀은 가탄 무지게, 玉옥 가탄 龍룡의 초리, 섯돌며 뿜난 소래 十십里리의 자자시니, 들을 제난 우레러니 보니난 눈이로다. (만폭동 폭포) 감영 안이 무사하고 시절이 (마침 화창한) 춘삼월인 때에, 화천 고을의 시내를 따라 난 길이 금강산으로 뻗어있다. 행장을 다 떨어 버리고 차림을 가볍게 하여 좁은 돌길에 지팡이를 짚어, 백천동 옆을 지나 만폭동 계곡으로 들어가니, 은 같은 하얀 무지개, 옥 같은 고운 용의 꼬리, 이런 폭포가 섞여 돌며 뿜는 소리가 십 리 밖에까지 퍼졌으니, 먼 데서 들을 때는 우레 소리 같더니, 가까이 가보니 눈같이 흰 물이로다. 金금剛강臺대 맨 우層층의 仙션鶴학이 삿기 치니, 春츈風풍 玉옥笛적聲셩의 첫잠을 깨돗던디, 縞호衣의玄현裳샹이 半반空공의 소소 뜨니, 西셔湖호 ? 主쥬人인을 반겨서 넘노난 닷. (금강대의 선학) 금강대 맨 위층에 선학이 새끼를 치니, 봄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옥피리 소리에 풋잠을 깨었던지, 학이 공중에 치솟아 뜨니, 옛날 중국의 서호에서 학과 더불어 노닐었다던 송나라 임포를 반겨서 넘나들며 노는 듯하다. 小쇼香향爐노 大대香향爐노 눈 아래 구버보고, 正졍陽양寺사 眞진歇헐臺대 고텨 올나 안잔마리, 廬녀山산 眞진面면目목이 여긔야 다 뵈나다. 어와, 造조化화翁옹이 헌사토 헌사할샤. 날거든 뛰디 마나, 셧거든 솟디 마나. 芙부蓉용을 고잣난 닷, 白백玉옥을 믓것난 닷, 東동溟명을 박차난 닷, 北북極극을 괴왓난 닷. 놉흘시고 望망高고臺대, 외로올샤 穴혈望망峰봉이 하날의 추미러 므사 일을 사로리라 千쳔萬만劫겁 디나다록 구필 줄 모라난다. 어와 너여이고, 너 가타니 또 잇난가. (진헐대에서의 조망) 소향로봉과 대향로봉을 눈 아래 굽어보고, 정양사 뒤의 진헐대에 다시 올라 앉으니, (송나라 소동파는 여산 속에 있었기 때문에 여산의 참모습을 모른다 하였지만) 여기서는 금강산 만 이천 봉의 참모습이 다 보이는구나. 아, 조물주의 솜씨가 야단스럽기도 야단스럽구나. 저 수많은 봉우리들이 하늘로 날거든 뛰지를 말거나, 섰거든 솟지 말거나 (날아오르면서 뛰는 듯도 하고, 우뚝 섰으면서도 솟는 듯도 하구나) 그 장관을 이를 데가 없고, 더구나 그 봉우리들의 형상은 연꽃을 꽂아놓은 듯, 백옥을 묶어 놓은 듯, 동해를 박차고 있는 듯, 북극성을 떠받쳐 괴고 있는 듯하구나. 높기도 하구나 망고대여, 외롭기도 하구나 혈망봉이여. 하늘에 치밀어 무슨 말씀을 사뢰려고 영원한 세월이 지나도록 굽힐 줄 모르는가? 아, 너로구나. 너같이 장한 기상을 지닌 것이 어디에 또 있는가? 開개心심臺대 고텨 올나 衆듕香향城셩 바라보며, 萬만二이千쳔峰봉을 歷녁歷녁히 혀여하니 峰봉마다 맷쳐 잇고 긋마다 서린 긔운, 맑거든 조티 마나 조커든 맑디 마나. 뎌 긔운 흐터 내야 人인傑걸을 만달고쟈. 形형容용도 그지업고 體체勢셰도 하도 할샤. 天텬地디 삼기실 제 自자然연이 되연마난, 이제 와 보게 되니 有유情졍도 有유情졍할샤. (개심대에서의 조망) 개심대에 다시 올라 중향성을 바라보며, 만 이천 봉을 똑똑히 헤아려 보니, 봉우리마다 맺혀 있고 산 끝마다 엉긴 기운, 맑거든 깨끗하지 말거나, 깨끗하거든 맑지나 말 것이지, 맑으면서도 깨끗하기도 하니, (맑고 깨끗한) 기운을 흩어 내어 뛰어난 인재를 만들고 싶구나. (봉우리 하나하나가) 생김새도 한이 없고 몸 가짐새도 다양하기도 하구나. 천지가 처음 생겨날 때에 (만이천 봉이) 저절로 되었건마는, 이제 와서 보니 모두가 뜻이 있게 만들어진 듯하여 정답기도 정답구나. 毗비盧로峰봉 上샹上샹頭두의 올라 보니 긔 뉘신고. 東동山산 泰태山산이 어나야 놉돗던고. 魯노國국 조븐 줄도 우리난 모라거든, 넙거나 넙은 天텬下하 엇띠하야 좁닷 말고. 어와 뎌 디위랄 어이하면 알 거이고. 오라디 못하거니 나려가미 고이할까. (비로봉을 보며 공자를 생각함) 금강산의 최고봉인 비로봉에 올라가 본 사람이 그가 누구이신고? (아마 없으리라) 저 중국의 동산과 태산의 어느것이 비로봉보다 높던고? 공자는 동산에 올라 노 나라를 작다 여기고 태산에 올라서 천하를 작다 하였는데, 우리는 노 나라의 좁은 줄도 모르거늘, 넓디넓은 천하를 어찌하여 작다는 말인고? 아, 저 천하를 작다고 한 공자와 같은 경지를 어찌하면 알 것인고? (비로봉에 오를 수 있다면 그 경지를 맛보련만) 비로봉엔 올라갈 수 없으니 내려감이 이상할까. 圓원通통골 가난 길로 獅사子자峰봉을 차자가니, 그 알패 너러바희 化화龍룡쇠 되여셰라. 千텬年년 老노龍룡이 구배구배 서려 이셔, 晝듀夜야의 흘녀 내여 滄창海해예 니어시니, 風풍雲운을 언제 어더 三삼日일雨우랄 디련난다. 陰음崖애예 이온 플을 다 살와 내여사라. (화룡소의 물) 원통골의 좁은 길로 사자봉을 찾아가니, 그 앞의 너럭바위가 화룡소가 되었구나. 천 년 묵은 늙은 용이 굽이굽이 몸을 서리어 있어 밤낮으로 물을 흘려 내려 푸른 바다에 (바다까지 물길이) 이었으니, 저 노룡(송강 자신)은 바람과 구름을 언제 얻어서 흡족한 비를 내리려느냐? 그늘진 언덕에 시든 풀(곤궁한 백성)을 다 살려 내려무나. 磨마하衍연 妙묘吉길祥샹 雁안門문재 너머 디여, 외나모 써근 다리 佛블頂뎡臺 올라하니, 千텬尋심絶졀壁벽을 半반空공애 셰여 두고, 銀은河하水슈 한 구배랄 촌촌이 버혀 내여, 실가티 플텨이셔 뵈가티 거러시니, 圖도經경 열 두 구배, 내 보매난 여러히라. 李리謫적仙션 이제 이셔 고텨 의논하게 되면, 廬녀山산이 여긔도곤 낫단 말 못 하려니. (불정대에서 십이폭포 구경) 마하연의 암자와 묘길상을 보고, 안문재를 넘어 내려가 썩은 외나무다리를 건너 불정대에 오르니, 천 길이나 되는 절벽이 공중으로 솟아 있고, 거기에서 열두 폭포가 쏟아져 내리는데, 마치 은하수의 많은 굽이를 마디마디 베어 내어 실같이 풀어서 베를 걸어 놓은 것 같으니, 산수 지세를 그린 책에는 열두 굽이라 했지만, 내 보기에는 열둘이 더 되어 보인다. 만일 이태백이 지금 살아 있어 나와 새로 의논하게 되면, (그가 시로 읊은) 여산폭포가 여기 십이 폭포보다 낫다는 말은 못 하리라. <본사 3> 동해안(해금강) 유람 山산中듕을 매양 보랴, 東동海해로 가쟈사라. 藍남輿여 緩완步보하야 山산映영樓누의 올나하니, 玲영瓏농 碧벽溪계와 數수聲성 啼뎨鳥됴난 離니別별을 怨원하난 닷, 旌졍旗긔랄 떨티니 五오色색이 넘노난 닷, 鼓고角각을 섯부니 海해雲운이 다 것난 닷. 鳴명沙사길 니근 말이 醉쌡仙션을 빗기 시러, 바다할 겻태 두고 海해棠당花화로 드러가니, 白백鷗구야 나디 마라, 네 버딘 줄 엇디 아난. (동해로 나가는 취흥) 산중(내금강)만 노상 보랴. 이제 그만 동해쪽(해금강)으로 가자꾸나. 남여를 타고 천천히 걸어서 산영루에 오르니, 눈부시게 맑고 푸른 시냇물과 아름다운 소리로 지저귀는 새 소리는 나와의 헤어짐을 원망하는 듯하고, 여러 가지 깃발을 위세 있게 휘날리니, 갖가지 색의 기폭이 서로 뒤섞여 넘나들며 노는 듯하고, 북을 치고 나팔을 섞어 부니, 그 소리에 바다 위에 뜬 구름이 다 걷히는 듯하다. 흰 모래밭 길에 익숙한 말이 취한 신선(작자)을 비스듬히 태우고, 해변을 따라 해당화가 만발한 꽃밭 길로 접어드니 갈매기가 날아가는구나. 갈매기야 날아가지 말아라. 내가 혹 네 벗이 되려고 찾아온 사람인지 어찌 아느냐? 金금蘭난窟굴 도라드러 叢총石셕亭정 올라하니, 白백玉옥樓누 남은 기동 다만 네히 셔 잇고야. 工공수의 셩녕인가, 鬼귀斧부로 다다만가. 구타야 六뉵面면은 므어슬 象샹톳던고. (총석정의 조망) 금난굴을 돌아 들어 총석정에 오르니, 백옥루가 있었다가 헐리고 남은 돌기둥이 다만 넷이 서있구나. 옛날 중국의 이름난 공장이었다는 공수의 솜씨로 된 공작품인가, 신기한 연장으로 다듬었는가? 구태여, 그 돌기둥을 여섯 모 지게 한 것은 무엇을 본떴던고? 高고城셩을란 뎌만 두고 三삼日일浦포랄 차자가니, 丹단書셔난 宛완然연하되 四사仙션은 어대 가니. 예 사흘 머믄 後후의 어대 가 또 머믈고. 仙션遊유潭담 永영郎낭湖호 거긔나 가 잇난가. 淸셷澗간亭뎡 萬만景경臺대 몃 고대 안돗던고. (삼일포에서 사선 회고) 고성을랑 저만큼 놓아두고, (신라 때 사선이 놀았다는) 삼일포를 찾아가서, 그 남쪽 봉우리 벼랑에 '영랑도남석행'이라고 쓴 붉은 글씨는 뚜렷하되, (이 글을 쓴) 사선은 어디 갔느냐? 여기서(삼일포) 사흘 동안 머문 뒤에 어디에 가서 또 머물렀던고? 선유담, 영랑호 거기에나 갔는가? 청간정 만경대 등 몇 군데서나 앉아 놀았던가? 梨니花화난 발셔 디고 졉동새 슬피 울 제, 洛낙山산 東동畔반으로 義의相샹臺대예 올라 안자, 日일出츌을 보리라 밤듕만 니러하니, 祥샹雲운이 집쾁난 동, 六뉵龍룡이 바퇴난 동, 바다해 떠날 제난 萬만國국이 일위더니, 天쳔中듕의 티뜨니 豪호髮발을 혜리로다. 아마도 녈구름 근처의 머믈셰라. 詩시仙션은 어대 가고 咳해唾타만 나맛나니. 天텬地디間간 壯장한 긔별 자셔히도 할셔이고. (의상대의 일출 구경) 배꽃은 벌써 지고 소쩍새 슬프게 울 때에, 낙산사 동쪽 언덕으로 가서 의상대에 올라 앉아, 해돋이를 보려고 밤중쯤에 일어나니, 상서로운 구름이 뭉게뭉게 피러나는 듯도 하고, 여섯 용이 하늘을 떠받쳐 괴는 것 같기도 하여 해가 바다에서 떠날 때는 온 세상이 일렁거리더니 하늘로 치솟아 뜨니, 아주 미세한 물건까지도 다 헤아릴 만큼 밝도다. '혹시나 지나가는 구름이 해의 근처에 머무를까 두렵구나.(간신배가 임금의 총명을 흐리게 할까 염려스럽다)'라고 노래한 시선 이백은 어디 가고 그의 싯구만 남았느냐? (그 싯구는) 이 세상의 굉장한 내막을 자세히도 나타내었구나. (세태 인심을 꿰뚫어 보았구나) 斜샤陽양 峴현山산의 척축을 므니발와 羽우蓋개芝지輪륜이 鏡경浦포로 나려가니, 十십里리 氷빙紈환을 다리고 고텨 다려, 長장松숑 울흔 소개 슬카장 펴뎌시니, 믈결도 자도잘샤 모래랄 혜리로다. 孤고舟쥬 解해纜람하야 亭뎡子자 우해 올나가니, 江강門문橋교 너믄 겨태 大대洋양이 거긔로다. 從陷容용한댜 이 氣긔像샹, 闊활遠원한댜 뎌 境경界계, 이도곤 가잔 대 또 어듸 잇닷 말고. (경포의 기상) 저녁 햇살이 비껴든 현산의 철쭉꽃을 잇달아 밟으면서 새 깃으로 뚜껑을 꾸민 수레를 타고 경포로 내려가니, 십 리나 뻗쳐 있는, 얼음같이 희고 깨끗한 비단을 다리고 다시 다린 것 같은 (희고 맑은) 호숫물이 큰 소나무가 에워싼 속에 마냥 펼쳐졌으니, 물결이 잔잔하기도 잔잔하여 물 밑의 모래알을 헤아릴 만하구나. 외로운 배를 띄워 호수를 건너 정자 위에 올라가니, 강문교를 넘어선 곁에 큰바다(동해)가 바로 거기로다. 조용하도다 이 (경포의) 기상, 너르고 멀도다 하늘과 맞닿은 저 바다(동해), 여기보다 더 아름다움을 갖춘 곳이 또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紅홍粧장 古고事사랄 헌사타 하리로다. 江강陵능 大대都도護호 風풍俗쇽이 됴흘시고, 節졀孝효旌졍門문이 골골이 버러시니 比비屋옥可가封봉이 이제도 잇다 할다. (강릉의 풍속 찬양) 고려말 강릉 기생 홍장과 감사 박신과의 사이에 있었던 야단스런 옛일이 있었을 만도 하다. 강릉 대도호부의 풍속이 좋기도 좋구나. 충신, 효자, 열녀 들을 표창한 정문이 마을마다 널렸으니, 집집마다 효자, 충신이 많아 천거할 인재들이 많았다던 요순 시대의 태평성대가 지금도 있다 할 것이로다. 眞진珠쥬館관 竹靂西셔樓루 五오十십川쳔 나린 믈이 太태白백山산 그림재랄 東동海폡로 다마 가니, 찰하리 漢한江강의 木목覓멱의 다히고져. 王왕程뎡이 有유限한하고 風풍景경이 못 슬?니, 幽유懷회도 하도 할샤, 客객愁수도 둘 듸 업다. 仙션사랄 띄워 내여 斗두 牛우로 向향하살가, 仙션人인을 차자려 丹단穴혈의 머므살가. (죽서루의 객수) 진주관 죽서루 아래 오십천의 흘러 내리는 물이, 그 물에 비친 태백산의 그림자를 동해로 담아 가니, 차라리 이를 (서울에 있는) 한강 옆의 남산에 닿게 하고 싶다(임금이 있는 곳으로 보내고 싶다) 관원의 여정에는 한도가 있고, 경치는 볼수록 싫증나지 않으니 그윽한 회포가 많기도 많구나. 객지에 있는 나그네의 수심도 둘 곳이 없다(안정시킬 길이 없다) 신선이 탄다는 뗏목을 띄워서 북두성과 견우성으로 향할까, 신라 사선을 찾으러 단혈에나 가서 머무를까? 天텬根근을 못내 보와 望망洋양亭뎡의 올은말이, 바다 밧근 하날이니 하날 밧근 므서신고. 갓득 노한 고래, 뉘라셔 놀내관대, 블거니 쁨거니 어즈러이 구난디고. 銀은山산을 것거 내여 六뉵合합의 나리난 닷, 五오月월 長?天텬의 白백雪셜은 므사 일고. (망양정에서 파도 구경) 동쪽 하늘의 맨 끝을 내내 보지 못하여(그것을 보기 위하여) 망양정에 올랐더니, 바다 밖은 하늘이니, 하늘 밖은 무엇인고? 가뜩이나 성난 고래를 누가 놀라게 하기에, 물을 불거니 뿜거니 하면서 어지럽게 구는 것인고? 은으로 된 산을 깎아 내어 온 천지에 흩뿌려 내리는 듯하니, (여름철) 오월의 하늘에서 (때 아닌) 흰 눈이 내리는 것은 무슨 영문인고? <결사> 작가의 풍류 져근덧 밤이 드러 風풍浪낭이 定뎡하거날, 扶부桑상 咫지尺셢의 明명月월을 기다리니, 瑞셔光광 千쳔丈?이 뵈난 닷 숨난고야. 珠쥬簾렴을 고텨 것고, 玉옥階계를 다시 쓸며, 啓계明명星셩 돗도록 곳초 안자 바라보니, 白백蓮년花화 한 가지를 뉘라셔 보내신고. 일이 됴흔 世셰界계 남대되다 뵈고져. 流뉴霞하酒쥬 가득 부어 달다려 무론 말이, 英영雄웅은 어대 가며, 四사仙션은 긔 뉘러니, 아매나 맛나 보아 녯 긔별 뭇쟈 하니, 仙션山산 東동海해예 갈 길히 머도 멀샤. (달맞이와 사선 회고) 잠깐 사이에 밤이 되어 바람과 물결이 가라앉기에, 해와 달이 뜬다는 곳 아주 가까운 근처에서 밝은 달을 기다리니, 천 길이나 길게 뻗친 상서로운 빛줄기가 나타났다가는 이내 숨는구나. 구슬로 꿰어 만든 발을 다시 걷어 올리고, 옥돌 같은 섬돌을 다시 쓸며, 샛별이 돋아나도록 꼿꼿이 앉아 바라보니, 저 바다 위에 흰 연꽃과 같은 달덩이르 어느 누가 보내셨는고? 이렇게 좋은 세계를 다른 사람 모두에게 보이고 싶구나. 신선주를 가득 부어 들고 달에게 묻기를 '옛날의 영웅은 어디 갔으며, 신라 때 사선은 그 누구이던가?' 마무나 만나 보아 옛날 소식을 물으려 하니, 삼신산이 있다고 하는 동해 바다로 갈 길이 멀기도 멀구나. 松숑根근을 볘여 누어 픗잠을 얼픗 드니, 꿈애 한 사람이 날다려 닐온 말이, 그대랄 내 모라랴, 上샹界계예 眞진仙션이라. 黃황庭뎡經경 一일字자를 엇디 그릇 닐거 두고, 人인間간의 내려와셔 우리랄 딸오난다. 져근덧 가디 마오. 이 술 한 잔 머거 보오. 北북斗두星셩 기우려 滄챵海해水슈 부어 내여, 저 먹고 날 머겨날 서너 잔 거후로니, 和화風풍이 習습習습하야 兩냥腋액을 추혀 드니, 九구萬만里리 長장空공애 져기면 날리로다. 이 술 가져다가 四사海해예 고로 난화, 億억萬만 蒼창生생을 다 醉취케 맹근 後후의, 그제야 고텨 맛나 또 한 잔 하뢵고야. 말 디쟈 鶴학을 타고 九구空공의 올나가니, 空공中듕 玉옥簫쇼 소래 어제런가 그제런가. 나도 잠을 깨여 바다할 구버보니, 기픠랄 모라거니 가인들 엇디 알리. 明명月월이 千쳔山산 萬만落낙의 아니 비쵠 데 업다. (꿈에 선인을 만남) 소나무 뿌리를 베고 누워 얕은 잠이 잠깐 드니, 꿈에 한 사람이 나에게 이르기를 '그대를 내가 모르랴? 그대는 하늘 나라의 참된 신선이라. 황정경 한 글자를 어찌 잘못 읽어 가지고 인간이 사는 세계에 내려와서 우리를 따르는가? 잠깐동안 가지 마오. 이 술 한 잔 먹어 보오.' (술구기 같은) 북두칠성을 기울여 푸른 바닷물을 부어 내어 저도 먹고 나에게도 먹이기에, 서너 잔을 기울이니, 훈훈한 바람이 산들산들 불어들어 양 겨드랑이를 추켜 들어 올리니, 구만 리나 되는 멀고 높은 하늘도 발돋움만 하면 날아갈 듯하구나. '이 술을 가져 가서 온 천하에 고루 나누어 모든 백성을 다 취하게 (신선이 되게) 만든 후에 그 때에야 다시 만나 또 한 잔 하자꾸나.' (하고 말하였더니) 그 말이 끝나자 신선은 학을 타고 높은 창공으로 올라가니, 공중의 옥퉁소 소리가 어제던가, 그제던가 싶게 어렴풋하구나. 나도 잠을 깨어 바다를 굽어보니, 깊이를 모르는데 (하물며) 그 바다 끝을 어찌 알겠는가? 밝은 달빛이 온 세상에 비치지 않는 곳이 없다. ● 작품 내용 정리 * 갈래 : 기행가사(295구), 정격가사, 양반가사 * 연대 : 선조 13년 (1580), 작가 나이 45세 * 사상 : 유교적 충의 사상과 도교적 신선 사상 * 표현상 특징 1) 3.4조의 4음보로 모두 295구 2) 감탄사의 적절한 사용, 대구법, 생략법의 적절한 사용 3) 표기는 숙종 때의 표기 * 내용 : ① 부임 여정, 금강산 유람. 관동 팔경 유람 ② 연군지정, 애민 사상을 토로한 서사시 * 주제 : 관동 지방의 절경과 풍류 * 배경 사상 : ①충의(유교) 및 애민 사상 ②신선 사상(도교) * 출전 : <송강가사> 이선본 * 영향 : 안축의 <관동별곡> (경기체가), 백광홍의 <관서별곡> (가사), 송순의 <면앙정가> (가사)의 영향을 받음 * 의의 : ① 새로운 시경(詩境)과 시상(詩想)을 창조한 대표적 가사 문학 ② 시풍이 호방하고 언어 기교가 뛰어남 * 출전 : 송강가사 이선본 (숙종 16년 1690년> 17세기 말 표기법 ● 작품 속의 여정 (1) 부임과 관내 여정 전라도 창평 → 한양 → 평구역 → 흑수 → 섬강.치악산 → 소양강 → 동주의 북관정 → 회양 (2) 금강산 유람 만폭동 폭포 → 금강대 → 진헐대 → 개심대 → 화룡소 → 불정대 → 산영루 (3) 관동 팔경 유람 총석정 → 삼일포 → 의상대 → 경포 → 죽서루 → 망양정 → 달맞이 → 꿈 출전 : 송경원의 국어공부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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