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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 굿 (한메)
굿 무당이 노래와 춤으로 신에게 치성드리는 제의식(祭儀式). 굿은 기본적인 제의절차가 유형화되어 있고 무가(巫歌)·무무(巫舞)·무복(巫服) 등 고정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상황에 따라 변화 유동하는 융통성과 통용성을 가지고 존속되고 있다. [역사] 굿에 관한 첫 기록은 《삼국유사》 <제2남해왕(第二南解王)조>에서 볼 수 있는데, 남해왕은 차차웅(次次雄)이라고 불렸고, 이는 방언으로 무당의 뜻이라고 적혀 있다. 또 남해왕 3년에 시조인 박혁거세의 묘를 세우고 제사를 지낼 때 왕의 누이동생인 아로(阿老)가 주관했다는 기록이 있다. 시조에 대한 제사를 굿과 비교할 근거는 없으나, 무당의 대부분이 여자인 점을 감안할 때 굿과의 관련성을 추론해 볼 수 있다. 가장 무속적인 의례는 신라 진흥왕 때 시작된 팔관회(八關會)로서 이는 곧 나라굿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적 규모로 거행된 이 행사는 토속신에게 제사지내는 것으로 축제의 성격을 지녔으며, 국선(國仙)이라는 일종의 나라무당이 주관하면서 고려 때까지 이어졌다. 굿과 가장 비슷한 상황을 보여주는 기록은 고려 중엽인 12세기 이규보(李奎報)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실려 있는 <노무편(老巫篇)>이라는 장시(長詩)이다. 내용은 <대들보에 머리가 닿도록 무당이 겅중겅중 높이 뛰면서 휘파람소리를 내고 스스로를 제석천(帝釋天)이라고 부르면 남녀노소가 그 아래로 구름같이 모여든다>고 되어 있는데 이것은 신들린 무당이 굿하는 모습을 묘사한 것이라고 추정된다. 이를 통하여 12세기 무렵에는 무당굿의 틀이 어느 정도 짜여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 시는 늙은 무당이 당시 수도인 송도성(松都城) 밖으로 쫓겨난 것을 저자가 기뻐하면서 비판적인 안목으로 썼다는 사실로 미루어, 무속이 지배계충에게 기피의 대상이 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조선시대에 들어와 굿은 지배층에서 밀려난 서민들의 종교로 정착하였다. 무당을 불러 굿하는 것은 낭비이니 유교식 제사로 대치하라는 나라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은여전히 굿판을 벌이고 무당을 찾았다. 일제강점기에 들어서자 굿을 비롯한 무속은 미신으로 규정되고 조직적 탄압을 받기 시작하였는데 이는 미신타파를 중요과제로 삼았던 1970년대의 새마을운동 때까지 지속되었다. [종류] 굿은 우선 규모에 따라 3가지로 분류된다. ① 비손 : 가장 규모가 작은 굿으로 손비빔·비념이라고도 한다. 먼 길 떠난 식구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원하거나, 원만하지 못한 부부관계를 풀 때 주로 행한다. 안방의 웃목이나 장독대에 음식을 차리고 무당이 맨손바닥을 비비면서 축원한다. ② 고사·푸닥거리 : 비손보다 좀더 큰 규모의 굿이다. 고사는 보통 10월 상달에 추수를 기뻐하면서 지내는 것이고, 푸닥거리는 집안에 환자가 생기는 등 좋지 못한 일이 생길 때 잡귀가 범접한 탓이라고 믿고 잡귀를 쫓아내는 의례이다. 이 때에는 2·3명의 무당이 장구나 제금 등의 악기를 울리고 간간이 춤도 추면서 축원한다. ③ 큰굿 : 가장 규모가 크고 중요한 의례로, 일반적으로 굿이라 함은 이 큰굿을 말한다. 이것은 신에게 바치는 많은 음식·술·옷·지전(紙錢)장식을 벌여 놓고 신을 청하여 신명나는 음악연주에 무당의 춤·노래·축원·촌극·묘기·재담들이 어우러지는 종합적인 의례이다. 한편 부탁한 사람과 목적에 따른 굿의 분류는 다음과 같다. ① 마을단위의 굿 : 해마다 또는 격년이나 10년마다 정성을 모아 모든 무속의 신들에게 마을의 안녕과 생업의 변영을 비는 굿이다. 이러한 마을굿은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불리는데 경기·서울은 대동(大同)굿·부군당(府君堂)굿·도당(都堂)굿, 황해도는 대동굿, 동해안은 별신(別神)굿, 제주도는 영등굿·신과세(神過歲)굿·마불림굿·백중(百中)굿이라고 한다. ② 개인단위의 굿 : 가족이 중심이 되어 행하는 집굿으로, 산 사람의 길복을 비는 재수굿과 죽은 사람의 영혼을 저승으로 천도하려는 넋굿으로 나눈다. 재수굿은 서울에서는 천신(天神)맞이굿(정초)·꽃맞이굿(봄)·신곡(新穀)맞이굿(가을), 황해도에서는 철물이굿, 전라도에서는 도신이라고 한다. 넋굿은 경기도·황해도는 지노귀굿, 평안도는 시왕(十王)굿·다리굿, 함경도는 망묵굿, 경상도는 오구굿, 전라도는 씻김굿, 제주도는 시왕맞이굿이라고 한다. ③ 강신무(降神巫) 특유의 굿 : 신들린 사람이 무당이 되기 위한 내림굿과, 일단 무당이 된 뒤에 자기가 모시는 신들에게 바치는 진적굿 등을 말한다. 세습무는 이러한 신굿을 하지 않는다. [구조와 의미] 굿의 다양한 종류와 무당의 각기 다른 성격에도 불구하고 굿의 기본구조는 동일하여 청신(請神)·오신(娛神)·송신(送神)의 과정으로 나누어진다. 청신이란 부정을 물리고 신을 청하는 부분이며, 오신은 인간의 소원을 아뢰고 대답을 들으며 놀이로써 함께 즐기는 부분이다. 그리고 신을 본래의 장소로 돌려보내는 과정이 송신이다. 단 재수굿이나 넋굿처럼 큰굿은 개별적인 신들을 모시는 작은 굿의 연속체로 구성되어 있다. 곧 굿은 부정(不淨)굿으로 시작하여 뒷전굿으로 끝나는데 그 사이는 상이한 성격을 가진 신들을 개별적으로 모시는 작은굿들로 가득 차 있다. 열두거리라고 하는 말은 곧 12개의 서로 다른 성격의 신을 모시는 작은굿을 차례로 행한다는 뜻이다. 이 작은 굿은 거리 또는 석이라고 표현한다. 굿의 구조는 무속종교에서 생각하고 있는 신과 인간의 관계를 잘 나타낸다. 즉 신에 대하여 인간은 열등하고 종속된다는 표피적인 결론에서 탈피하여 인간은 결코 신의 지배를 받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고를 보여준다. 평소에는 인간끼리 살아가다가 도저히 인간의 힘으로 해결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면 비로소 신을 생각한다. 그리하여 신과의 교통이 가능한 무당을 부르고 굿을 하는 것이다. 이처럼 인간의 요청을 받고 신이 오면 술과 음식으로 신의 기분을 돋운 뒤 소원을 말한다. 마침내 신이 청을 들어주면 지체없이 신을 원래의 위치로 돌려 보내는 것이 굿의 구조이다. 출전 : [한메파스칼대백과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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