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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 자개=나전 (한메)
나전 螺鈿  얇게 간 조개껍데기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오려내어 기물(器物)의 겉면에 박아넣어 장식하는 칠공예 장식기법의 하나.넓은 뜻으로는 대모(玳瑁)·호박(琥珀) 또는 상아(象牙) 등을 새겨넣어 장식하는 것을 나전이라 일컫기도 한다.<螺鈿>이라는 말은 한국·중국·일본에서 공통적으로 쓰이는 한자어(漢字語)인데, 한국에서는 또 <자개>라는 고유어를 썼으며, 그 만드는 일을 <자개박이> 또는 <자개박는다>라고 하였다. 나전에는 으례 칠(漆)이라는 말이 붙어서 나전칠기라고 쓰이는 것이 보통인데, 대체로 칠 바탕 위에 자개를 붙이고, 다시 칠을 올린 뒤 표면을 연마하여 무늬가 드러나도록 하기 때문이다. 감입(嵌入)하는 기법에는 나무 바탕을 직접 새겨 상감(象嵌)하는 경우도 있지만, 나전칠기가 상례이다. [역사] <세계> 나전의 기원은 확실하지 않으나 BC3500년경 고대 이집트 하라프문화기의 장신구와 그릇에 조개껍데기를 세공한 예가 보이는 점으로 미루어 지중해 연안의 여러 나라에 전해지고, 차차 가식법(加飾法)으로 진전된 것으로 여겨진다. 동양에서의 나전은 중국 은(殷)나라 때 이미 있었다는 설과 사산조(朝)페르시아를 비롯한 서방의 여러 나라에서 실크로드를 거쳐 당(唐)나라로 들어왔다는 설이 있는데, 후자가 유력하다. 나전은 본래 칠공예보다 오히려 목공기술에 바탕을 둔 것이라는 설도 있다. 또 나전은 금공품(金工品)에도 새겨졌는데, 금이나 은판을 오려 붙인 것은 따로 평탈(平脫)이라고 한다. 중국에는 1962년에 허난성〔河南省〕 뤄양〔洛陽〕의 당묘(唐墓)에서 발견된 화조인물문평나전배경(花鳥人物文平螺鈿背鏡)의 예가 있고, 한국에서도 이것과 같은 종류의 거울이 출토되었으며, 일본에는 쇼소인〔正倉院〕의 평나전배원경(平螺鈿背圓鏡)을 비롯한 8면(面)의 유례(遺例)가 있는 것은 나전의 국제화를 나타내는 좋은 예라고 할 것이다. <한국> 나전기법은 중국 당나라 때에 성행하였으며, 그것이 한국과 일본에 전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고려시대 이전에는 그 유물이나 기록이 없으므로 한국 나전칠기의 변천은 고려 때부터 시작되었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오늘날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유물로는 나전단화금수문동경(螺鈿團花禽獸紋銅鏡)이 있다. 이 거울과 비슷한 유물은 한국내에는 한 점도 없으나, 위에서 예로 든 일본 쇼소인에는 평나전배원경을 비롯한 여러 점의 비슷한 유물이 있어서 주목된다. 나전기법의 유물이 청동거울 하나밖에 없는 것에 비하면 평탈기법은 좀더 일찍, 그리고 좀더 널리 보급되었던 것 같다. 백제 무녕왕릉에서 발견된 왕의 머리고임〔頭枕〕·발받침〔足枕〕은 평탈기법에 가까운 가장 오래된 유물에 속하며, 금은평탈보상화문동경(金銀平脫寶相華紋銅鏡)·은평탈포도당초문귀갑형소갑(銀平脫葡萄唐草紋龜甲形小匣)과 그 밖에 경주 안압지에서 발굴된 은평탈의 장식칠기 2종은 전부 평탈기법으로 만든 것이다. 왜 평탈기법에 주목하는가 하면, 그것은 당시 칠기의 한 장식기법으로서 유행하였을 뿐 아니라, 나전칠기 기법과 같은 공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평탈은 한국에서 나전칠기에 선행하거나 기법상의 병존을 시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안압지 출토의 은평탈 유물은 목제품에다 옻칠을 두껍게 올리면서 꽃무늬의 은박판을 붙인 것으로, 이러한 회화적(繪晝的) 무늬의 특징으로부터 당나라 문화의 세련된 무늬가 신라에 정착하면서 다소 거칠게 표현되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안압지 출토의 기물이 대개 통일신라 때의 것인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평탈의 장식 칠기는 상당한 기간을 통하여 만들어져 오면서 한국화되었던 것으로 믿어진다. 이러한 평탈의 존재나 고려시대 나전의 발달상으로 보아, 나전칠기가 이미 통일신라시대에 있었고, 그것이 점차 숙련되어 고려 때에 이르러서는 독자적인 양식을 이룩함으로써 중세의 동양 칠공예에서 빛나는 존재가 되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고려시대의 나전에 관한 문헌상의 최초 기록은 11세기에 문종이 요(遼)나라 왕실에 나전칠기를 선물로 보냈다는 기록(《동국문헌비고》)이다. 그리고 12세기 초부터는 고려의 나전제품에 관한 기록이 많이 나온다. 한국의 나전이 가장 두드러지게 발달한 고려 때는 국영의 공조서(供造署;中尙署라고도 함)에서 나전장(螺鈿匠)이 만들어냈으며, 중국의 송(宋)나라에서 귀하게 여겼다는 것이 문헌에 나타나 있다. 1272년(원종13)에는 전함조성도감(鈿函造成都監)이 설치되어 《대장경》을 넣는 경함을 대량으로 만들기도 하였다. 현재 남아 있는 고려의 나전칠기는 불가(佛家)에서 쓰는 경함·염부합·향갑 등과 화장구로 알려진 모자합(母子盒)·유병(油甁) 및 작은 상자 등 국내외를 합쳐 15점 정도이며, 대부분이 일본 등 외국에 흩어져 있다. 도감에서 만든 것으로 짐작되는 경함도 현재 국내에는 한 점도 전하지 않고, 이것 역시 외국에 산재되어 있다. 그 밖에도 문헌상 필갑(筆匣)·연갑(硯匣)과 같은 문방구 등의 나전기물이 널리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고려 때 나전칠기의 특징은 흑칠(黑漆) 위에 나전·대모와 은사·동사를 박아넣어 무늬를 만드는 데 있었다. 이 시대의 자개는 전복껍데기를 종잇장 같이 얇게 갈아서 썼으며, 소라껍데기 같은 것도 엷게 쓴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조개류 껍데기를 엷게 쓰는 박패법(薄貝法)은 중국 당나라 때에는 없었던 것이나, 대모를 아주 얇게 갈아서 뒷면에 붉은 채색을 함으로써 겉면에 비치게 하는 복채법(伏彩法;伏紅이라고도 함)은 당나라의 나전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고려나전칠기의 또다른 특징은 금속선의 사용이다. 나전칠기의 당초무늬에 있는 덩굴줄기나 무늬와 무늬 사이의 경계선 등에 다양하게 주로 은선·동선·주석선이 쓰였다. 조선시대 초기의 나전칠기는 고려 때의 의장(意匠)을 이어받았지만, 그 솜씨가 거칠어져 꽃잎과 이파리가 굵직한 모란당초 또는 연당초무늬 한 가지로 모든 면을 처리하였고, 대칭이 흐트러지고 공간을 많이 남기며 전체적으로 어색한 느낌이 들게 되었다. 조선 전기 나전칠기의 전형적인 당초무늬의장은 직사각형의 납작한 의함(衣函)에 그려진 모란당초무늬를 통하여 보게 된다. 이같은 모란당초무늬의 의장성(意匠性)은 임진왜란을 전후하여 일본 나전칠기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임진왜란 후에는 십장생(十長生)을 주제(主題)로 한 서정적이며 회화적인 요소를 잃지 않은 것이 특색이기도 하다. 그리고 화장구(化粧具)·재봉구·소반(小盤)·장롱 등의 가구로 확대되어 갔다. [나전의 오늘과 내일] 오늘날의 나전칠기 공예는 금세기 초의 일제 침략과 새로운 문물의 유입으로 인한 혼란과 근래의 산업화로 말미암은 수공예의 낙후로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 재현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제강점기 때는 이왕직(李王職) 소관의 미술품제작소에 나전부가 있어 일본인의 기술지도로 나전칠기를 만들었다. 그 10여 년 뒤인 1922년에는 이왕직 미술품제작소에서 분리되어 조선미술품제작소로 발족하였다. 또 전복의 생산지인 경상남도 통영(統營)에는 공업전습소가 개설되어 나전칠공예의 실기를 가르쳤고, 평안북도 태천(泰川)에 칠공예소가 설치되었다. 그리고 이른바 조선미술전람회(鮮展이라고 약칭하였음)에 공예부가 제11회(1932) 때부터 새로 설치되었고, 나전칠기의 출품이 적지 않았다. 광복 후에는 거듭된 사회혼란과 캐슈라는 대용칠의 출현으로 퇴보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경제성장으로 인해 전통공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으로써 생활공예품으로서의 나전칠기가 점차 소생하고 있다. 더욱이 국가적으로 나전칠기공예를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하여 주름질 중심의 기능을 중요무형문화재 제10호 나전칠기장으로, 또 끊음질 기능을 제54호로 지정하였고, 그 기능보유자도 있다. <김성수> 출전 : [한메파스칼대백과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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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예] 나전칠기 (민족) |
 [공예] 자개=나전 (두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