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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속] 인형극 (한메)
인형극 人形劇  조형적 물체인 인형을 사람이 조작해서 연기하는 연극의 총칭. 인간극(人間劇)·가면극(假面劇)과 함께 연극의 가장 기본적인 3형태 가운데 하나이다.인형극은 만물에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생각하는 애니미즘적 사고나 샤머니즘적 주술을 바탕으로 하여, 각종 생산적인 행사·축제 등에서 여러 가지 인형을 사용함으로써 발생하였다. 인형극은 인간극에 비하여 <말>보다 <행동>에 의한 표현에 비중을 두며, 미술적 효과가 큰 역할을 한다. 또 풍부한 환상성 때문에 어린이의 심리에 친숙하고 강렬하게 작용하는 특성이 있다. [역사] 세계의 여러 민족은 어떠한 형태로든 고유한 인형극을 가지고 있다. 인도·중국·이집트·그리스에는 고대로부터 인형극에 관한 문헌이 전한다. 근대에 들어와서는 C.마니안의 《유럽 인형극의 역사(1852)》, R.비세르의 《인형극의 고향(1900)》, G.바티·R.샤반스의 공저 《인형극의 역사(1959)》 등이 있으나, 모두가 인형극의 역사에 대한 정설은 아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인류문화의 발전과정에서 다원적으로 발생한 것이 여러 가지 생산적·생활적·종교적 행사와의 관계 속에서 차츰 발달하여, 여러 민족들 사이의 교역·침략 등을 통해서 전파되고 융합되는 가운데 각 민족의 특질을 지닌 인형극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서양> 1세기 무렵 이미 그리스 전지역에서 행해지고 있었다고 하며, 소크라테스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인형극에 관한 기술도 있으나 자세히 알 수는 없다. 그리스도교의 강한 지배를 받았던 중세에는 인형극이 금지되었지만 가두연예인(街頭演藝人)들과 수도원에서 금지령을 어기고 공연함으로써 명맥을 유지하였다. 르네상스시대를 맞이하면서 드디어 인형극은 그 본래의 활기찬 모습을 나타냈다. 16세기 이탈리아에서 급속히 발전한 코메디아 델 아르테(즉흥가면희극)의 등장인물 가운데 한 사람인 풀치넬라는 프랑스에서는 폴리시네르로 발전하였고, 영국에 건너가서는 펀치넬로가 되었으며 그 뒤 펀치극을 낳았다. 또한 르네상스시대에는 이탈리아에 손인형인 <블라티노>가 생겨나 이탈리아의 인형극연예인들은 유럽 전지역에서 활동했으며, 그 영향은 매우 컸다. 이탈리아의 시칠리아섬에서 공연되고 있는 마리오네트형식(머리에 굵은 철사를 달아 움직이게 조종하는 형식)의 인형극은 오늘날에도 벨기에의 브뤼셀이나 리에주에서 행해지고 있다. 독일의 인형극도 전통이 깊으며, J.W.괴테의 대표작 《파우스트》는 그가 어렸을 때에 본 파우스트전설 인형극에 대한 인상에서 싹텄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이다. 파우스트극은 오늘날에도 유럽인형극의 고전이며, 거기에 등장하는 광대인형인 한스우르스트나 카스펠은 그 무렵의 민중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특히 카스펠은 오늘날에도 독일·오스트리아에서 어린이들의 좋은 친구가 되고 있다. 프랑스 인형극의 인기인형 폴리시네르는 프랑스대혁명 뒤 기뇰에게 그 자리를 빼앗겼고, 기뇰은 국제적으로 손인형극의 대명사가 되었다. 영국에서는 지금도 펀치극이 공연되고 있다. 중앙·남아메리카에서는 에스파냐·포르투갈의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짐작되지만, 브라질의 마물렝고는 민족적 특질이 반영된 독자적인 재미가 있다. <동양> 중국에서는 한(漢)나라 때에 서역에서 꼭두각시가 전해졌으며, 송(宋)나라 때에는 이미 인형극이 성행하여 장두괴뢰(杖頭傀儡)·현사괴뢰(懸絲傀儡)·약발괴뢰(藥發傀儡)·수괴뢰(水傀儡)·육괴뢰(肉傀儡) 등 각종 꼭두각시가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명(明)·청(淸)나라 때에 들어서자 손으로 조작하는 포대희나 막대사용 형식이 나타났는데, 포대희는 청나라 때 푸젠〔福建〕에서 타이완〔臺灣〕으로 전해져서 독자적으로 발전하였다. 또한 중국에서 피영(皮影)이라고 하였던 그림자인형극은 인도·인도네시아·타이·말레이시아·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예로부터 행해졌으며, 인도신화 《라마야나》 《마하바라타》 등이 많이 공연되었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자바와 발리의 <와양 쿨리>는 가믈란음악과 어우러져 뛰어난 무대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인형은 나라에 따라 당나귀·소·물소 등의 가죽으로 만든다. 터키의 카라괴즈는 낙타가죽으로 만드는데, 이집트에서 전해 내려왔다고 하나 오늘날에는 오히려 그리스에서 성행하고 있다. <한국> 한국의 인형극은 중국·일본 그 밖의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의 인형극들과 그 주된 형식과 인형의 구조 등에서 유사성이 발견되어 인도·중국을 거쳐서 전래되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도 토착적이고 독창적인 인형놀이나 인형극이 있었고 여기에 외국의 인형극이 들어와 섞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현재까지 전해지는 인형극으로는 중요무형문화재 제3호 <꼭두각시놀음>, 중요무형문화재 제79호 <발탈>, 그리고 그림자극인 <만석중놀이>가 있으며, 이 3가지 전통인형극의 종류가 각각 다르고 독창적이라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한편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서양의 줄인형극이 시도되고 있으나 인형제작기술의 낙후, 서툰 조종술, 창작극본 부족 등의 문제점이 있다. [인형의 분류] 인형의 형체와 조작방법 및 연출기법에는 여러 가지 형식이 있으나, 크게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막대인형> 원초적 형체로서 1개의 막대 끝을 머리로 하고, 그 아랫부분을 쥐고 조작하는 것이다. 중국 송나라 때 장두괴뢰라고 하였던 것이며, 서유럽에서는 마로트라고 하였다. 최근에는 단순한 구조의 특성을 살려서 훌륭한 무대를 만드는 등 이 형식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지고 있다. <손인형> 인형 내부에 손을 집어 넣고, 손가락이나 손목을 움직여 인형을 조작하는 형식으로 한손인형과 양손인형이 있으며, 손가락 사용법 등에 따라 그 형체는 다양하다. 한손 인형은 서유럽·근동·아시아 각지에서 널리 행해지는데, 장갑식이며 프랑스에서는 기뇰, 중국에서는 포대희라고 한다. 양손인형은 인형 내부에 두 손을 집어넣어서 조작하며, 그 구조나 조작방법상 몇 가지 종류로 나뉜다. 손가락인형은 1∼2개의 손가락에 조그만 인형을 끼우고 조작하는 것이다. 표정인형은 인형의 얼굴을 헝겊이나 고무 등 부드러운 재료로 만들고, 내부에서 손운동으로 표정을 변화시키는 방식이다. <막대사용인형> 인형을 가는 막대나 철사 등으로 조작하는 형식의 총칭인데, 밑에서 조작하는 것, 뒤 또는 위에서 조작하는 것 등 형체조작 방법은 다양하다. 인도네시아·중국 및 기타 그림자연극도 조작법상으로는 막대사용인형이고, 체코·슬로바키아·벨기에에는 인형의 머리에 철사를 매고 위에서 조작하는 형체도 있다. 뒤에서 막대로 조작하는 인형은 새로운 무대표현인 <검은 극장(Black Theatre)> 등에도 응용된다. 최근에는 막대사용인형이 텔레비전·무대를 포함하여 현대인형극의 주류를 이룬다. <줄조작인형> 관절을 가진 인형의 각 부위에 줄을 매고 위에서 늘어뜨려 조작하는 것으로, 조작자는 조작기에 부착시킨 몇 가닥의 줄을 조작하여 인형을 움직이게 한다. 줄의 수는 몇 가닥에서 20가닥 안팎의 것까지도 있다. 조작기는 <수판(手板)> 또는 <컨트롤러>라고 하며, 잠자리모양의 수평식과 종형계층식(縱型階層式) 등 다양하다. 중국에서는 옛날에 현사괴뢰·제선괴뢰(提線傀儡) 등이라고 하였다. 서유럽에서는 마리오네트라고 하는데, 이 말은 인형의 총칭으로도 쓰인다. <기타> 인형의 내부에 기계장치를 하고, 나사·추·물·모래 등의 동력 또는 인력으로 실이나 막대를 써서 조작한다. 또한 부채모양의 평면으로 된 인형 양쪽에 그림을 그리고 조작하는 <세움그림식인형>, 인형을 책상 위에 놓은 뒤 직접 손에 쥐고 조작하는 <테이블인형극>, 극장의 대형화와 함께 2m 이상 되는 큰 인형의 내부공간을 이용해서 사람이 들어가 장치를 조작하는 <내부장치조작인형>, 컴퓨터를 응용해서 조작하는 인형 등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연출기법상의 형식] <그림자인형극> 스크린을 치고 뒤쪽에 광원(光源)을 장치한 뒤, 짐승의 가죽이나 두꺼운 종이에 투조(透彫)한 평면적 인형을 막대를 써서 조작하여 그 그림자를 스크린에 투영해서 보여주는 방식이다. 인도네시아에 전승되는 <와양 쿨리>가 유명하며 서유럽에서는 섀도퍼핏 또는 실루엣이라고 한다. 이 양식은 옛날부터 인도·중국을 비롯해서 아시아 각지에서 행해졌는데, 17세기에 중국에서 프랑스로 전해져서 유럽으로 퍼졌다. <검은 극장> 1950년대 말기에 체코슬로바키아에서 개발된 연출기법인데, 가장 새로운 무대연출 방법으로서 많이 쓰이고 있다. 이것은 최근에 발달한 무대조명기술을 응용해서 이루어진 것으로, 빛이 제어된 검은 배경에 인형 또는 물체만을 부상시켜서 조작하는 방법과, 자외선의 불가시광선(不可視光線)과 형광도료를 이용하여 인형을 비추어 보여주는 방법 등 2종류가 있다. 조작자는 모두 검은 옷을 입고 있어서 관객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인형은 무대공간을 빛이 비쳤다가 꺼졌다가 하는 것에 따라 움직이는데, 그 환상적 표현은 다른 무대예술 전반에도 퍼져가고 있다. [현대인형극] 동·서양을 막론하고 근대화와 함께 사양길에 접어든 예술로 여겨졌던 인형극은 제1차세계대전 무렵부터 다시 부흥되었다. E.G.크레이그의 신연극이론을 비롯하여, 작가·미술가도 적극적 관심을 보였으며, 오스트리아의 R.테쉬너, 소련의 에피모프 부부는 훌륭한 미술적 인형극을 만들었다. 특히 독일에서는 제1차세계대전 전의 파파슈미트인형극장, P.브라운의 뮌헨미술가인형극장, 전쟁 뒤 H.지겔 등의 실조작인형, M.야코프의 손조작인형 등 많은 인형극인(人形劇人)의 활동이 있었다. 체코슬로바키아에서도 보헤미아시대 M.코페츠키의 전통이 이어져 민족독립의 상징으로 국민적 인기를 얻은 인형 <카슈팔레크>를 만들어냈다. 체코슬로바키아 현대인형극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지는 J.수크퍼에 의하여 나치스 점령하에서도 인형극 활동은 계속되었으며, 제2차세계대전 뒤에는 그의 활약이 세계 인형극운동 재건에 큰 힘이 되었다. 전쟁 뒤 제1차국제인형극 축제가 1958년 루마니아의 부쿠레슈티에서 개최되었다. 소련 및 동유럽권 여러 나라에서 각기 많은 국립인형극장이 건립된 것을 비롯하여 구미 각국의 인형극도 급속히 활기를 띠기 시작하였다. 또한 식민지에서 해방되어 민족독립을 성취한 아시아를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도 각기 민족 전통인형극이 부활하는 등 인형극은 세계적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황동근> 출전 : [한메파스칼대백과사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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