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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윤휴 (브리)
윤휴 尹鑴 1617(광해군 9)~1680(숙종 6) 조선 후기의 문신ㆍ학자. 주자학이 지배하던 17세기 사상계에서 주자의 학설ㆍ사상을 비판ㆍ반성하는 독자적 학문 체계를 세웠다. 예송(禮訟) 때 남인으로 활동하며 송시열(宋時烈) 등 서인계와 맞섰으며, 숙종 즉위 후부터 경신대출척 때까지 많은 개혁안을 제기하고 실행하려 했다. 서인계로부터 사문난적(斯文亂賊)으로 규탄받고 끝내 처형당했다. 본관은 남원(南原). 자는 희중(希仲), 호는 백호(白湖)ㆍ하헌(夏軒). 초명은 정(鍞)이었으나 25세 때 휴(鑴)로 고쳤다. 생애와 정치 활동 아버지는 광해군 때 대사헌을 지낸 효전(孝全)이며, 어머니는 첨지중추부사 김덕민(金德民)의 딸이다. 2세 때 아버지를 여의고 편모 슬하에서 자랐다. 1627년(인조 5) 후금의 침략이 있자 보은 삼산(三山)에 있는 외가로 피난하여 외할아버지 김덕민에게서 학문의 기초를 익히고, 조식(曺植)과 학문적으로 가까웠던 성운(成運)의 서실(書室)에서 독서했다. 이때 <황극경세서 皇極經世書>를 접했다. 이후 이수광(李光)의 아들인 이민구(李敏求)와 이원익(李元翼)에게서 배웠다. 1636년 병자호란 때 청과 굴욕적인 강화를 맺었다는 소식을 듣고 치욕을 씻을 때까지 관직에 나가지 않기로 결심하고 과거 준비를 포기했다. 1639년 공주 유천(柳川)으로 내려와 지내면서 <논어>ㆍ<맹자> 등 사서(四書)와 시ㆍ서ㆍ삼례(三禮)ㆍ역(易) 등 경서 학습에 몰두했다. 이때 권시(權諰)ㆍ윤문거(尹文擧)ㆍ윤선거(尹宣擧) 등과 막역한 관계를 맺고, 송시열ㆍ송준길(宋浚吉)ㆍ이유태(李惟泰) 등과 교유했다. 1656년(효종 7) 세자시강원자의로부터 1659년 사헌부지평까지 여러 번 관직에 임명되었으나 모두 거절했다. 1660년(현종 1) 효종에 대한 자의대비(慈懿大妃)의 복제(服制)를 송시열 등 서인이 기년복(朞年服)으로 정하여 시행하자, 삼년상을 지내자는 참최설(斬衰說)을 들어 이를 반대했다(→ 색인 : 기해예송). 서인이 정권을 장악하고 있던 정국에서 참최설은 남인의 서인 공격에 주요한 이론적 근거를 제공했는데, 기년복제는 왕과 사대부를 구분하지 않고 사대부의 예(禮)를 왕에게 잘못 적용하여 '왕의 지위를 낮추고, 왕의 법통을 둘로 나누어버리는'(卑主二宗) 논리이므로 어떤 경우든 삼년상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1675년(숙종 1) 효종비 인선왕후(仁宣王后)의 상을 당하여 다시 일어난 2차 예송에서 남인이 승리하여 집권한 뒤, 성균관사업(成均館司業)으로 조정에 나아갔다. 남인이 청남(淸南)과 탁남(濁南)으로 나뉘자, 허목(許穆)과 함께 청남을 이끌며 활동했다. 이해 승정원 동부승지ㆍ이조참의ㆍ대사헌ㆍ성균관좨주 등을 두루 거쳐 이조판서에까지 승진했다. 이후 대사헌ㆍ좌참찬ㆍ우참찬ㆍ형조판서ㆍ우찬성 등을 번갈아 역임했다. 1680년 영의정 허적(許積)의 아들 허견(許堅)이 복선군(福善君)을 추대하려는 역모에 관여했다고 하여 갑산(甲山)으로 유배되었다가 같은 해 5월에 처형당했다. 재직중 지패법(紙牌法)ㆍ호포법(戶布法)ㆍ상평법(常平法) 등 부세제도 개혁안을 여러 번 제기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지패법을 변형한 호패법(戶牌法)만이 시행되어 개혁의 뜻이 제대로 실현되지는 못했다. 한편 도체찰부(都體察府) 설치와 무과인 만과(萬科)의 시행을 주장하여 북벌을 위한 준비를 주도했다. 정치 제도에 대해서는 간관(諫官)과 과거제, 그리고 비변사를 혁파해야 한다고 보고, <주례 周禮>를 원용한 <공고직장도설 公孤職掌圖說>을 숙종에게 올려 그 개혁을 촉구하기도 했다. 학문 사상과 저작 윤휴의 사상은 사회와 정치의 운영 원리ㆍ규범을 인간의 도덕성에 기초하여 규명하고자 한 도덕주의적인 성격을 띠고 있으며 이 점에서 주자학과 동일하다. 그러나 이 시기 일반적 경향과는 달리 주자학을 묵수하거나 절대화하지 않았다. 주자의 학문적 업적이 성학(聖學)의 발전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하면서도, 후학이 성학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선유의 업적을 토대로 새로운 해석과 이해의 경지를 개척해야 한다는 자세를 견지했다. 그것은 곧 주자학에 대한 사상적ㆍ정치적 비판을 근거로 한 것이었는데, 윤휴는 주자학이 인륜일용(人倫日用)의 도리를 이기 심성론의 체계 내에서 설명함으로써 이를 공리공담화시키는 반면, 실천성은 상대적으로 약화시키는 것으로 인식했다. 뿐만아니라 주자학은 강력한 권한을 가진 군주권을 제대로 실현하는 논리로는 무리가 있는 것으로 보았다. 윤휴는 당시 주자학에 대한 이러한 인식에 따라 군주 중심의 사회 운영 원리, 덕성 함양을 우선시하는 학문 체계를 구상하고, 경전의 내용 및 유교에서 가장 중시해야 할 대상 경전을 주자와 달리 파악하고 체계화했다. 과거 공부ㆍ관직 생활 등 당대의 일반 유자들의 생활을 부정하면서 이루어진 이 작업은 22세 때의 <사단칠정인심도심설 四端七情人心道心說> 저술을 시작으로 평생 계속되어 <중용>ㆍ<대학>ㆍ<효경>ㆍ<시경>ㆍ<서경>ㆍ<춘추> 등 주요 경전을 대상으로 치밀하고 방대하게 이루어졌다. 이 가운데 핵심 경전으로 중시하여 심혈을 기울인 것은 <효경>과 <내칙 內則>, <대학>ㆍ<중용>이었다. 윤휴는 <효경>이 육경(六經)의 핵심을 담고 있기 때문에 유교의 근본을 가르친다고 인식하고, 헛되이 천명(天命)이나 심성(心性)을 논하는 당시의 학문 풍토를 비판하면서 선유들이 남긴 여러 글에서 효경이 갖는 실천 원리를 논증했다. 또한 그는 <중용>과 <대학>을 경(經)과 위(緯)의 관계로 파악하면서 여러 편의 글을 지어 주자학 체계를 벗어나고자 했다. <중용>의 재해석은 윤휴가 송시열 등 노론계로부터 사문난적으로 몰리게 되는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하는데, 주자가 33장으로 전체 편차를 구성했던 것과 달리 그는 10장 28절로 체제를 나누고, 그 내용도 <효경>과 관련하여 이해했던 것이다. <대학>에 대해서는 주자의 <대학장구 大學章句>를 비판했는데, 주자가 격물치지(格物致知)를 '사물의 모든 이치를 궁구하여 지식을 갖춘다'고 해석하여 이를 학문 방법론의 핵심적 근거로 삼았음에 비해, 선천적 도덕성(良知)의 함양 논리가 <대학>의 주된 요지라고 파악했다. 윤휴의 이러한 학문 사상은 이황(李滉)ㆍ이이(李珥)의 학통으로부터 자유로웠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뚜렷한 사승 관계를 통하여 학문을 익히고 체계를 세운 것은 아니나, 그에게 영향을 준 요소는 당시로서는 비주류적인 것이었다. 우선 부친인 윤효전은 서경덕(徐敬德)의 제자인 민순(閔純)에게서 배우고, 정구(鄭逑)ㆍ장현광(張顯光) 등과 깊이 교유한 인물이었다. 외조부인 김덕민은 성운의 양자로, 그의 지(知)보다 행(行)을 중시하는 학풍을 윤휴에게 직접 가르쳤다. 이와 함께 이민구를 통해 이수광의 영향도 받았는데, 이는 이황의 적전(適傳) 제자들을 중심으로 영남지방에서 형성된 남인학파와는 그 학통을 달리하면서도 윤휴가 남인으로 활동하게 되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러한 점들 때문에 윤휴는 주자학으로부터 상대적인 거리를 두게 되어, 주자학이 강조되고 그에 기반한 학문이 주류를 형성하던 당시 사상계 일반과는 달리, 주자학을 반성ㆍ비판하는 학문 체계를 이룰 수 있었다. 윤휴의 새로운 학문의 모색은 17세기 국가 질서의 위기를 타개하려는 사상적 대응이었다. 그러나 학파ㆍ정파간의 격렬한 정치적ㆍ사상적 대립과 재편 과정을 겪던 이 시기 현실에서 그의 사상은 제대로 확산되지도 못했고, 또한 평가도 지극히 부정적이었다. 특히 주자학 도통주의에 서서 주자학 절대화 작업을 추진하던 서인들은 그의 학문이 성장하고 파급되는 것을 극도로 꺼렸다. 서인의 중심인물이던 송시열은 윤휴의 학문이 육학(陸學：陸九淵의 心學)과 같은 이단이라고 비난하다가 마침내는 '사문의 난적'으로 규정하고 그의 사상이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이러한 비판은 조선말까지 사상계 일반에서 지속되었다. 그의 사상을 인정하고 이를 수용했던 이는 18세기 말의 권철신(權哲身)ㆍ정약용(丁若鏞) 등 남인계의 일부 반주자학자들이었다. 저서로는 <백호문집 白湖文集>ㆍ<백호독서기 白湖讀書記>ㆍ<백호전서 白湖全書>가 있다. 참고문헌 조선후기당쟁사연구 : 이은순, 일조각, 1988 동국붕당원류(東國朋黨原流) :, 이민수 역, 을유문화사, 1973 당의통략(黨議通略) : 이건창, 이민수 역, 을유문화사, 1972 조선후기 국가재조론의 대두와 그 전개 : 김준석, 연대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1990 초기 실학과 성리학과의 관계 - 반계의 경우 <동방학지> 58 : 이우성,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1988 숙종초기의 정치구조와 환국 <한국사론> 15 : 홍순민, 서울대학교 국사학과, 1986 백호의 이기성정및 인심도심설김기현 <민족문화> 14 : 이병도, 민족문화추진회, 1983 백호윤휴 인성론연구 <한국개신유학사시론> : 이을호, 박영사, 1980 삼번란을 전후한 현종ㆍ숙종 연간의 북벌론 - 특히 유림과 윤휴를 중심으로 <사학연구> 27 : 홍종필, 한국사학회, 1977 백호전서 해제 <백호전서> : 이태진, 1974 백호 윤휴 이기철학 연구 <철학연구> 11 : 송긍섭, 한국철학연구회, 1970 백호 윤휴연구 <역사학보> 15ㆍ16ㆍ19 : 한우근, 역사학회, 1961ㆍ1962 출전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CD GX], 한국브리태니커, 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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