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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태고 보우 (민족)
보우(普愚) 1301(충렬왕 27)∼1382(우왕 8). 고려 말기의 승려. 성은 홍씨. 처음 법명은 보허(普虛), 호는 태고(太古). 홍주(洪州 : 충청남도 홍성) 출신. 아버지는 홍연(洪延)이며, 어머니는 정씨(鄭氏)로, 해가 품에 들어오는 태몽을 꾸고 태어 났다. 13세에 출가하여 회암사(檜巖寺) 광지(廣智)의 제자가 되었고, 가지산(迦智山)에서 수행하였다. 19세부터 ‘만법귀일(萬法歸一)’의 화두(話頭)를 혼자서 참구하였고, 26세에 화엄선(華嚴選)에 합격하였다. 그 뒤 불경을 열람하며 깊이 연구하였으나, 불경의 연구가 수단일 뿐, 진정한 수행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선수행(禪修行)에 몰두하였다. 1330년(충숙왕 17) 봄 용문산 상원암(上院庵)에 들어가 12가지 대원(大願)을 세우고 관음기도(觀音祈禱)를 하였으며, 1333년(충숙왕 복위 2) 가을 성서 감로암(甘露庵)에서 죽기를 결심하고 7일 동안 정진하였다. 그 때 푸른 옷을 입은 두 아이가 나타나 더운 물을 권하여 받아 마셨더니 감로수였으며, 그 때 홀연히 깨친 바가 있었다. 1337년 가을 불각사(佛脚寺)에서 ≪원각경 圓覺經≫을 읽다가 “모두가 다 사라져 버리면 그것을 부동(不動)이라고 한다.”는 구절에 이르러 모든 지해(知解)를 타파하였다. 그 뒤, 송도의 전단원(數檀園)에서 조주(趙州)의 무자화두(無字話頭)를 참구하였으며, 1338년 1월 대오(大悟)하였다. 그 뒤 양근(楊根)의 초당에서 어버이를 봉양하며 1,700측공안(則公案)을 점검하였고, 1339년 봄 소요산 백운암(白雲庵)에서 자연을 벗하며 〈백운가〉를 지었다. 1341년(충혜왕 복위 2)에는 중흥사(重興寺)에서 후학들을 지도하였고, 중흥사 동쪽에 태고암(太古庵)을 창건하여 5년 동안 머물렀다. 이 때 중국 영가대사(永嘉大師)의 〈증도가 證道歌〉를 본떠서 유명한 〈태고암가〉 1편을 지었다. 1346년(충목왕 2) 봄 원나라 연경(燕京)으로 가서 대관사(大觀寺)에 머물렀는데, 그 해 11월 순제(順帝)는 궁중에서 ≪반야경 般若經≫을 강설하게 하였다. 1347년 7월 호주(湖州) 천호암(天湖庵)에서 석옥(石屋)을 만나 도를 인정받았고, 40여 일 동안 석옥의 곁에서 임제선(臨濟禪)을 탐구하였다. 그가 떠나려 하자 석옥은 〈태고암가〉의 발문을 써주는 한편 깨달음의 신표로 가사(袈裟)를 주면서, “이 가사는 오늘의 것이지만 법은 영축산에서 흘러나와 지금에 이른 것이다. 지금 그것을 그대에게 전하노니 잘 보호하여 끊어지지 않게 하라.”고 하였다. 그 뒤, 원나라의 왕족과 귀족들에게 극진한 대접을 받다가 1348년 귀국하여 중흥사에 머물렀으며, 도를 더욱 깊이 하고자 미원의 소설산(小雪山)으로 들어가 4년 동안 농사를 지으며 보임(保任)하였다. 이 때 〈산중자락가 山中自樂歌〉를 짓기도 하였다. 1352년(공민왕 1) 왕이 궁중으로 청하였으나 응하지 않자 공민왕은 사람을 보내어 억지로 궁중에 머물게 하고 설법을 들었으며, 경룡사(敬龍寺)에 머물도록 하였다. 경룡사에 머물며 개경의 신도들을 지도하다가 홍건적의 난이 있을 것을 미리 알고 소설산으로 옮겼으며, 1356년 왕의 청으로 봉은사(奉恩寺)에서 설법하였다. 그 해 4월 왕사(王師)로 책봉되어 광명사(廣明寺)에 머물렀으며, 1357년 광명사를 떠나려 하였으나 왕이 허락하지 않았으므로 밤에 몰래 빠져나갔다. 1362년 왕은 청주에 있으면서 사람을 보내어 보우를 희양산 봉암사(鳳巖寺)에 있게 하였고, 1363년 왕이 서울로 돌아와 보우에게 가지산 보림사(寶林寺)로 옮기게 하였다. 그 때 신돈(辛旽)이 왕의 총애를 받아 불법을 해치고 나라를 위태롭게 하므로, 보우는 “나라가 다스려지려면 진승(眞僧)이 그 뜻을 얻고, 나라가 위태로워지면 사승(邪僧)이 때를 만납니다. 왕께서 살피시고 그를 멀리하시면 국가의 큰 다행이겠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신돈의 횡포가 더욱 심하여졌으므로 왕사의 인장을 반납하고 전주 보광사(普光寺)에 가서 머물렀다. 1368년 여름 신돈의 참언으로 속리산에 금고(禁錮)되었는데, 이듬해 3월 왕이 이를 뉘우치고 다시 소설산으로 돌아오게 하였다. 1371년 공민왕은 예를 갖추어 그를 국사로 봉한 뒤 영원사(營原寺)에 머물기를 청하였으나 병을 핑계삼아 사양하였다. 1381년(우왕 7) 겨울 양산사(陽山寺)로 옮겼는데, 부임하던 날 우왕은 다시 국사로 봉하였다. 1382년 여름 “돌아가자, 돌아가자.” 하고는 곧 소설산으로 돌아왔다. 12월 17일 언어와 동작이 불편해지더니, 23일 문인들을 불러 “내일 유시(酉時)에 내가 떠날 것이니, 지군(知郡 : 군수)을 청하여 인장을 봉하도록 하라.”고 하였다. 왕에게 아뢰는 유언을 지군편에 전하고 대신들에게 보내는 사세장(辭世狀) 6통을 써주었다. 이튿날 새벽에 목욕한 뒤 옷을 갈아입고 유시가 되자 단정히 앉아 임종게를 남기고 입적하였다. 나이 82세, 법랍(法臘) 69세였다. 시호는 원증(圓證)이다. 중흥사 동쪽 봉우리에 탑을 세워 탑호를 보월승공(寶月昇空)이라 하여 영골(靈骨)을 모셨으며, 사리는 양산사·사나사(舍那寺)·청송사(靑松寺)·태고암에 분장하였다. 대표적인 제자는 혼수(混修)·찬영(粲英)·조이(祖異) 등이 있다. ≪태고집 太古集≫에는 그의 사상과 경지를 알게 하는 법어와 시 등이 수록되어 있어 그의 불교에 대한 깊이와 경지가 뚜렷하게 나타나 있다. 공민왕이 불러 나라를 다스리는 일을 물었을 때는 거룩하고 인자한 마음이 모든 교화의 근본이요 다스림의 근원이니, 빛을 돌이켜 마음을 비추어 보라고 하였고, 때의 폐단과 운수의 변화를 살피지 않고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그는 또 왕도의 누적된 폐단, 정치의 부패, 불교계의 타락 등에 대하여 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고, 서울을 한양으로 옮겨 인심을 일변하고 정교(政敎)의 혁신을 도모하기를 주장하였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리고 선문구산(禪門九山)을 일문(一門)으로 통합하여 종파의 이름을 도존(道存)으로 할 것 등을 건의하였다. 대한불교조계종의 종조(宗祖)로 받들어지고 있다. 저서로는 ≪태고화상어록 太古和尙語錄≫ 2권과 ≪태고유음 太古遺音≫ 6책 등이 있다. ≪참고문헌≫ 太古和尙語錄, 朝鮮佛敎通史(李能和, 新文館, 1918), 太古普愚硏究(韓基斗, 圓光大學校論文集 7輯, 1973), 太古普愚國師의 人物과 思想(李英茂, 建大史學 5, 建國大學校史學會, 1976). <김위석> 출전 : [디지털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동방미디어, 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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