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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사림 (민족)
사림(士林) 관련 항목 : 사림파 조선 시대 유교를 닦는 선비들. ≪고려사≫에 의하면, 고려 시대에 유학자 또는 유학을 닦은 관료는 유사(儒士), 유신(儒臣)으로 불렸으며, 말기에 신유학(新儒學)이 들어오면서 사대부(士大夫)·사인(士人)·사류(士類)·사족(士族)이란 호칭이 쓰이기 시작하였다. 고려말에 신유학의 영향으로 사(士)란 표현이 강조된 것으로 보여진다. 중국 송나라 때 성립한 신유학은 특유의 사대부 정신을 가졌다. 즉 사대부는 천하의 근심을 남보다 먼저 하고, 천하의 즐거움은 남보다 나중에 누린다는 것을 강조하였다. 고려말에 신유학이 수용되면서 고려의 문사들도 같은 의식을 가져 유사나 유신 보다 사대부·사인·사족이란 표현을 더 쓰게 된 것 같다. 그러나 유학을 공부하는 선비들의 집단성을 표시한 사림이란 용어는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서 비로소 찾아볼 수 있다. 이 용어는 성종대 이후의 신진 세력인 이른바 사림파와 관련해 성종대 이후부터 쓰기 시작한 것으로 이해되기 쉬우나, 왕조 초기 실록에도 적지 않은 용례가 확인된다. 초기 용례를 조선왕조실록에서 확인해 본 결과, 태조에서 예종까지 121건이었다.(태조 3건, 태종 17건, 세종 70건, 문종 11건, 단종 6건, 세조 6건, 예종 8건) 그러나 사용 빈도는 성종대 이후로 계속 높아져(성종 61건, 연산군 30건, 중종 534건, 인종 17건, 명종 247건) 본격적인 사용 시기는 이때부터라고 해도 좋다. 초기의 용례는 대체로 어떤 인사조치가 잘못되었을 때 사림이 실망했다던가, 부끄럽게 여겼다던가 하는 것들이다. 그리고 강개와 큰 뜻이 있고 성리학에 정통한 사람이 일찍 죽었을 때 사림이 애석하게 여겼다던가, 신분이 낮거나 행실이 나쁜 사람은 사림의 반열에 들지 못했다고도 했다. 초기의 사례도 이와 같이 사족이나 사대부의 공론의 주체로 사림이란 표현을 썼다. 그러나 사림의 비난과 헌사(憲司)의 탄핵, '사림이 그릇되게 여기고 대간(臺諫)에서 죄를 청하였다. 집의(執義)가 탄핵을 하지 않아 사림이 비방하였다'고 하듯이 각지의 선비를 모두 망라하기보다 조정에 나와 있는 대소의 사인들을 가리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세조대에 보법(保法)을 시행해 정병(正兵) 제도를 고쳐 당상관 이외에는 신분이 높고 낮음을 물론하고 모두 이에 속하게 했을 때 “일찍이 청요직를 지낸 자나 대부를 지낸 자들이 군문에서 서리들의 손에 곤욕을 당하니 사림에서 이를 괴롭게 여겼다.”(≪예종실록≫ 권2, 예종 즉위년 12월 10일·병신조)고 한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성종대에 이르면, 조정 벼슬아치 가운데서도 사림에 들 수 있는 자의 범위를 구체화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예컨대 의원(醫員) 등 기술직은 잡과(雜科)를 거쳐 진출한 자이므로, 조종 때부터 사림의 반열에 끼지 못한지 오래이므로 동·서반직에 둘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하였다.(≪성종실록≫ 권173, 성종 15년 12월 21일·갑술조) 이 경우도 사림은 동서반직에 진출한 사족 출신을 의미한다. 그러나 한편 사족 출신으로 원훈(元勳)의 아들이자 공신인데도 탐욕스러워 사림에 끼이지 못하는 경우도 부각되었다. 이즈음, 조정은 공신 출신이 많아지는 한편 김종직(金宗直) 등 신진사류가 등용되면서 후자가 전자의 부패 비리를 비판하는 가운데 사림의 주체가 내용적으로 바뀌면서, 사림의 요건으로 도덕성과 성리학적 이념성이 강조되는 경향이 강해졌다. 그리하여 연산군 초에 이르면 훈구(勳舊) 대신들의 비리와 사림의 청론(淸論)이 대비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사림이 이처럼 청론의 주체로 인식되면서 조정의 훈구대신들은 오히려 진신(縉紳)이란 표현으로 구별되었다. 중종반정 후 유자광(柳子光)에 대한 처벌이 제기되었을 때, 조정의 논의가 그의 간악한 정상을 지목하거나 배척한 주체를 진신과 사림으로 표현한 것이 한 예이다.(≪중종실록≫ 권2, 중종 2년 4월 15일·병신조) 사림의 주체와 내용이 성종∼중종 연간에 바뀐 것은 결국, 세조∼성종초에 공신이 다수 배출되면서 이들 스스로 일반 조사(朝士)와 구별하는 의식을 가지는 가운데, 마침 조정 진출의 기회를 얻은 지방 출신의 신진 사류들이 이들의 권귀화에 대한 비판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면서 청론·청의(淸議)의 사림의 주체로 인식되기에 이른 것이다. 신진사류는 재야 선비들을 배경으로 삼았기 때문 그들에 대한 호칭이 된 사림도 재야 선비들을 포괄하는 변화가 일어났다. 갑자사화(甲子士禍)의 피해자에 대한 표현에서 “조정과 사림이 남김없이 다 없어졌다.”(≪중종실록≫ 권6, 중종 3년 6월 4일·경오조)고 한 것에서 이미 그런 변화를 읽을 수 있다. 무오사화(戊午士禍)와 갑자사화는 사림의 개념 변화의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무오사화 때 김종직의 〈조의제문 弔義帝文〉이 주위에 퍼진 것을 문제 삼았을 때 사림이 이를 서로 전해 외었다고 했는데(≪연산군일기≫ 권30, 연산군 4년 7월 19일·계축조), 이 때의 사림은 거의 김종직을 추종하는 세력을 뜻한다. 중종 초에 이극돈(李克敦)의 죄를 추론하는 문제가 제기되었을 때, 실록의 사평(史評)은 “무오년의 화를 발단시켜 갑자년에까지 미쳐서 사림을 살륙해 여지없이 탕복해버렸으니 이극돈의 죄는 사후라고 해서 논죄하지 않을 수 없다.”(≪중종실록≫ 권5, 중종 3년 1월 17일·을묘조)고 했는데, 여기서 사림은 사화의 피해자에 대한 범칭이 되었다. 사림이 조정이나 재야를 막론하고 성리학적인 공도 실현을 목표로 청의·청론을 유지하는 집단의 칭호로 자리잡은 것은 무오·갑자 양대 사화를 거치면서였다. ≪참고문헌≫ 高麗史, 朝鮮王朝實錄. <이태진> 출전 : [디지털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동방미디어, 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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