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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정복왕조 (두산)
정복왕조 dynasty of conquest 征服王朝 미국의 사회경제사학자 비트포겔이 붙인 중국의 일부 또는 전부를 정복ㆍ지배한 요(遼)ㆍ금(金)ㆍ원(元)ㆍ청(淸) 나라 등 이민족 왕조를 가리키는 역사적 명칭. [역사적 경과] 동아시아에서는 예로부터 북방의 삼림ㆍ초원지대에 사는 수렵ㆍ유목민 사회와 남방의 평원ㆍ계곡지대에 사는 농경ㆍ도성민(都城民) 사회와의 사이에 커다란 정치적ㆍ문화적 대립이 있어, 항쟁ㆍ침략ㆍ정복ㆍ지배 등 다양한 역사적 과정이 전개되었다. 그 최초의 예가 흉노족(匈奴族)이 세운 유목제국과 진(秦)ㆍ한(漢) 나라와의 대립ㆍ항쟁인데 흉노가 패하여 그 제국은 멸망하였다. 그러나 중국의 정치력이 약해지는 3국시대 말기부터 흉노를 비롯한 5호(五胡)의 많은 유목민족이 다시 중국 침입을 시작하여 화북(華北) 땅에 여러 정권을 수립하였다. 이들은 선비족(鮮卑族)에서 나온 북위(北魏)왕조에 흡수ㆍ통일되어 유목민의 화북정권으로서의 북조(北朝)가 성립되었으며, 강남에 근거를 둔 한족 정권인 남조와 대립하였다. 얼마 후 이 남북 왕조는 수(隋)나라로 통일되고, 중국의 문화사회를 중핵으로 한 고대 동아시아 제국으로서의 당(唐)나라가 성립되었다. 이와 같은 유목민 국가와 중국과의 관계를 비트포겔은 전자가 고도의 정치문화를 지닌 후자의 사회에 침투하며 흡수되어간 것으로 간주하여 수ㆍ당 이전의 유목정권을 ‘침투왕조’라고 불렀다. 그런데 당제국이 멸망한 뒤 북방에 나타난 몽골계 거란족(契丹族:遼)은 연운(燕雲) 16주라는 중국 영토의 일부를 탈취하고 새로 등장한 송(宋)나라를 압박하였다. 거란족과 교체하여 등장한 퉁구스계의 여진족 국가인 금(金)나라는 더욱 깊숙이 중국 땅으로 들어가서 황허강[黃河] 이남까지 빼앗고 강남으로 피해간 남송정권과 대립ㆍ항쟁하였다. 이어 나타난 몽골족은 금나라와 남송을 병탄(倂呑)하여 중국 전토를 지배하였으며 유라시아의 원(元)나라와 4한국을 포함한 유목민 대제국을 수립하였다. 원나라가 멸망한 뒤에는 명(明)나라가 일어나서 북방으로 쫓겨간 유목정권을 억압하였으나, 16세기 중엽 금나라의 후신인 후금국(後金國)이 일어나서 중국 전토를 정복하고 청(淸)나라 정권을 이룩하였다. 이들 북방의 여러 왕조는 수ㆍ당 이전의 나라들과는 확실히 달라서 중국 사회가 지닌 정치력이나 문화의 매력에 압도되지 않고 오히려 이들을 정복ㆍ지배하였으므로 비트포겔은 이들을 ‘정복왕조’라고 하였다. [특색] 중국 문화에 침투되어 중국 사회에 동화ㆍ흡수된 북위정권을 전형으로 하는 전대의 침투왕조와는 달리, 수ㆍ당 이후에 나타난 정복왕조는 모두 치열한 민족의식을 가졌고, 한결같이 민족문화지상주의를 강조했다. 그 구체적 발현으로서 첫째, 자기 나라 문자를 채용했다는 점이다. 거란ㆍ여진ㆍ몽골ㆍ파스파ㆍ만주문자는 예전의 돌궐(突厥)문자ㆍ위구르문자ㆍ한자 등에서 모양을 바꾸어 만든 것이긴 하지만 자기 나라 문자의 발명이 민족 문화의 보존과 향상에 도움이 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고도의 문화와 풍부한 생산력을 지닌 피정복민을 거느린 정복제왕조가 자국의 빈약한 문화를 가지고 피정복민들을 강제적으로 동화시킨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으므로 피정복민족 고유의 풍습을 존중하고 서로 다른 풍습간에 생기는 논쟁을 국가가 조정하는 식의 공정한 태도를 취하였다. 통치조직도 황제권력의 절대화를 제외하면 복합국가의 통례로서 이원제 또는 다원제라고 할만큼 유연하고 다양한 방책을 취하였다. 요나라가 채용한 북면제(北面制:部族制)와 남면제(南面制:郡縣制), 금나라의 맹안ㆍ모극제(猛安謀克制), 원ㆍ청나라가 취한 권력분산형 행정조직 등은 복합국가로서의 특색을 유지한 것이다. 출전 :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Deluxe], ㈜두산, 20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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