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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농민반란 (두산)
농민반란 Peasants' Revolt 農民反亂 고대사회 및 봉건사회의 지배계급인 귀족층·봉건영주층에 대하여 피지배층인 농민이 일으킨 반란. I. 개관 고대사회·봉건사회의 전형적인 계급투쟁의 형태였으나, 주로 중세 유럽에서 봉건영주와 농민(농노)과의 계급적 대립이 발전하여 폭동 또는 무력으로 표면화되었다. 봉건사회는 농업적 사회로, 그 기초조건인 토지의 영유·소유자인 영주와 이에 예속되어 토지를 점유한 농노적 농민으로 성립된 사회이다. 이 봉건사회에서의 기본적인 계급대립은 지배자인 봉건영주와 피지배자인 농민과의 대립이어서, 봉건사회의 전시기를 통하여 농민은 계급투쟁을 계속하지 않으면 안 되었으나, 이것이 농민반란으로 나타난 형태는 반드시 전시기를 통해 동일하지는 않고, 특정한 시기에 집중되는 경향이 짙다. 일반적인 농민반란의 원인으로는 농민계급의 사회적·경제적 상승 및 부의 축적이 원인인 것과, 농민계급의 몰락과 빈궁이 원인이 되는 것 등 두 가지가 있다. 전자를 상승봉기(上昇蜂起)라고 한다면, 후자는 기아봉기(飢餓蜂起)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이든 봉건영주측에서 가해진 사회적 ·경제적 억압이 직접적인 자극이 되어 폭동과 무력화로 촉진되었다. 이것이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시기는 봉건사회 내부를 구획(區劃)하는 단계의 시기이기도 하다. 14∼15세기에 유럽 각지에서 농민봉기가 빈발한 것은 이 시기가 봉건사회의 내부에서도 영주적 지배의 사회·경제적 기구가 변질함으로써 고전장원(古典莊園)이 붕괴되어 순수장원(純粹莊園)으로 이행하는 그 편성대체(編成代替)의 시기이기 때문이었다. 즉, 고전장원이 해체되는 봉건적 위기에 직면한 영주층이 봉건반동(封建反動)을 강화함으로써 농민반란이 일어났다. 봉건사회에서 이러한 시기는 농민계급의 사회적 상승과 치부(致富)의 결과로서 농민 자신이 지위를 상승시켜 그 부의 배분(配分)을 유리하게 하기 위해 예속제(隸屬制)의 배제, 봉건지대(封建地代)의 인하 등을 목적으로 운동을 전개함으로써 마련되었다. 그 결과는 영주측의 타협에 의하여 사회·경제적 기구를 재편성함으로써 해결되기도 하였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농민 봉기로 나타났다. 역사상 알려진 농민반란은 일반적으로 상승적인 성격을 띠면서 경제적으로도 선진지대(先進地帶)에서 발생하였다. 그 주요한 예를 들어 보면, 1323∼1328년에 걸쳐 플랑드르 해안지방에서 맹위를 떨친 농민반란으로, 브뤼헤·이프르·카셀 등의 농민 및 도시직공(都市職工)·하층시민의 강력한 연합전선(聯合前線)이 성립되었는데, 새로운 지대(地代)의 과중한 부과에서 발단되었다. 이 지방은 모직물공업(毛織物工業)과 농업의 기술적 발전이 현저한 지역으로 농민의 일반적 상승경향에서 발생된 것이었다. 프랑스에서 백년전쟁 중 농민의 군비부담이 무거운 데서 야기한 1358년의 제1차 자크리의 난은 일시 무조직적인 농민측의 참패로 끝났지만, 1592년에 다시 봉기한 제2차 자크리의 난은 광범한 지역에 걸친 대규모적인 것으로 특히 도시시민과의 연합으로 전개되었다. 자크리라는 명칭은 당시 프랑스의 예농(隸農)에 대한 별명인 자크(Jacques)에서 유래하였다. 대륙의 농민반란에 비하면 훨씬 조직적이고 한때 상당한 효과마저 올린 1381년에 영국에서 일어난 와트 타일러의 난은, 선진지대의 농민에 대하여 예속성을 규정하는 인두세(人頭稅)의 부과에서 발단되었다. 잉글랜드의 3분의 2를 석권한 반란으로 한때 국왕 리처드 2세도 타협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독일에서는 1524년에 남 ·중부지방에 걸쳐 농민전쟁이 폭발하였다. 농민의 사회적 상승을 확보하고 봉건적 과세의 합리화를 기도한 것으로 어느 정도 조숙(早熟)한 시민계급적 성격의 맹아(萌芽)를 엿볼 수 있다. 동유럽의 러시아에서는 모스크바 대공국의 농노제 강화에서 일어난 농민 카자크의 난(1603∼1614), 로마노프왕조가 성립된 뒤에 차르 권력의 강화에 따라 농민층의 사회적 억압과 농민층 내부의 계층분화(階層分化)에서 일어난 S.T.라진의 난(1667∼1670), 18세기 후반 계몽전제정치(啓蒙專制政治)하에서 농노제 강화에 항거하여 일어난 E.I.푸가초프(1742?∼1775)의 반란 등이 있다. 이상의 여러 봉기는 모두가 자연발생적이고도 무조직적이었기 때문에 실패하였으나, 영주권력에 가한 압력은 결과적으로 농민의 지위개선에 어느 정도 기여하였다. II. 동양 1. 인도 인도의 이슬람 제왕조(諸王朝)는 전통적인 촌락공동체의 기초 위에 세습적 지배자인 족장(族長)을 통하여 일정한 공납을 수탈하였다. 대다수의 경우 농민은 이 촌락공동체의 성원으로서 공동체 소유지의 일정 부분을 점유하고 경작하였다. 무굴제국의 황제 아우랑제브 때 정부의 팽대한 관료와 군대의 유지, 왕실의 건축 및 서인도 ·데칸고원에의 원정군사비 등에 의한 재정지출의 증대로 무거운 부담을 지게 된 많은 농민과 수공업자는 몰락하였고, 각지에서는 도둑이 출몰하여 사회질서는 혼란을 초래하였다. 과거 황제 악바르(재위 1542∼1605) 때 폐지된 인두세가 다시 부활되자 이슬람교도와 이교도의 대립이 격화되어 자트족(族)의 농민반란, 시크교도의 반란, 라지푸트족의 반란 등이 계속 일어나 무굴제국은 쇠퇴되었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쇠퇴를 촉진시킨 것은 16세기 무렵에 시작된 유럽 제국, 특히 영국의 침략이었다. 인도에서 주도권을 장악한 영국은 19세기에 들어서자 각 지방에 대한 정복전쟁, 토후국(土侯國)의 병합과 아울러 토후국의 모든 특권(特權)의 회수정책을 추진시키는 한편, 영국의 면제품(綿製品)을 수입함으로써 전통적인 인도의 농촌수공업에 타격을 주어 광범한 봉건적 농민층을 몰락시킴에 따라 반영감정(反英感情)이 격화되었다. 이와 같은 정세 밑에서 일어난 세포이의 항쟁(1857∼59)은 인도의 각 계급이 참가하는 민족적 저항으로 발전하였다. 특히 각지에서는 인도 사상(史上) 최대의 농민반란이 계속 일어났다. 반란군은 무굴 황제를 추대하였으나 영국의 무력에 굴복하였다. 그러나 영국의 식민지 지배에 대한 인도민족의 격렬한 저항적 전투성은 영국의 동양정책에도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2. 중국 중국에서는 춘추전국(春秋戰國)시대에 자영적(自營的) 농민층이 형성되었으나, 그것을 기반으로 하여 진제국(秦帝國)의 지배에 항거하여 일어난 진승(陳勝) ·오광(吳廣)의 난은 신분적 제약을 부정하고 실력주의를 주장한 최초의 농민반란으로, 진제국 멸망의 도화선이 되었다. 전한(前漢) ·후한(後漢)의 양 제국시대를 통하여 자영적 농민층은 몰락하고 지방호족(地方豪族)이 일어났으며, 각지에 도둑이 횡행하고 농민의 집단적인 봉기가 연속적으로 발생하였다. 왕망(王莽:BC 45∼AD 23)의 지배 말기에 적미(赤眉)의 난은 호족세력과 농민군과의 대항의 양상을 보였고, 그것은 후한 말 황건(黃巾)의 난 때 최고조에 이르렀다. 무력한 후한제국에 대신하여 반란을 진압한 호족세력은 삼국시대(三國時代)에서 당(唐)시대에 이르는 동안 귀족지배를 출현시켰고, 농민은 그 호족 ·귀족의 장원에서 부곡(部曲)으로 예속되어 경작에 종사하였다.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시대에는 규모가 큰 농민반란은 볼 수 없으나, 당나라 때 완비된 귀족지배에 대항한 구보(仇甫)의 난, 방훈(龐勛)의 난, 가장 대규모적인 황소(黃巢)의 난 등은 모든 압제자에 대해 농민이 항거한 싸움으로, 당왕조 권력에 결정적인 동요를 줌으로써 오대십국(五代十國)의 번진정권(藩鎭政權), 이어서 송조(宋朝)의 집권적 관료체제에 의하여 지주지배(地主支配)가 확립되는 길을 열었다. 이 과정을 통하여 귀족 ·호족 지배하의 균전농민 또는 장원 내의 농민은 자영적인 소농민 또는 전호(佃戶)가 되어 지주의 지배하에 들어갔다. 송나라 이후의 농민반란은 상품경제의 발전 및 타민족의 정복이라는 조건 속에서 복잡한 양상을 드러내었다. 북송(北宋) 초기 쓰촨[四川]의 균산반란(均産反亂)은 왕소파(王小波) ·이순(李順)의 난이라고도 하는 것으로, 쓰촨의 모든 계급이 균빈부(均貧富)라는 공통적인 목표를 내걸고 봉기하였으며, 명(明)나라 때의 등무칠(鄧茂七)의 난은 지주에 대한 항조(抗租)에서 일어났다는 점으로 보아 이 두 반란에서 근세적인 농민전쟁의 선구적인 성격을 볼 수 있다. 그 밖에 북송 말의 방납(方臘)의 난과 송강(宋江) 등의 난, 명 ·청(明淸) 시대의 항조 ·노변(奴變), 명 말의 이자성(李自成) ·장헌충(張獻忠) 등의 봉기에서도 이러한 경향을 볼 수 있다. 한편, 농민반란이 타민족 지배에 대한 강렬한 민족의식과 결합된 것으로는 북송 말의 균산교(均産敎) 봉기, 원(元) 말의 백련교도(白蓮敎徒)에 의한 홍건(紅巾)의 난 등이 있으나, 가장 규모가 크고도 강력한 봉기로서는 19세기 중엽의 태평천국운동(太平天國運動)을 들 수 있다. 태평천국운동은 농민적 토지소유를 실현하려는 토지정책을 가졌고 아울러 봉건적인 모든 관계에 대한 개혁을 실시하려던 것으로, 만주인(滿洲人) 왕조의 지배 및 외국세력의 압박에 대한 민족적 경향마저 지니고 있어 근대적 농민운동의 성격이 뚜렷이 보인다. 말하자면, 중국의 전기적(前期的) 농민운동에서 축적된 저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였다고 할 수 있다. 3. 한국 한국사상(韓國史上) 많은 농민반항 중에서 농민반란의 성격을 가진 최초의 것은 신라(新羅) 후기에 사벌주(沙伐州)에서 일어난 원종(元宗)과 애노(哀奴)의 반란을 비롯하여 죽주(竹州)의 기훤(箕萱), 북원(北原)의 양길(梁吉), 염주(鹽州)의 유긍순(柳矜順), 괴양(槐壤)의 청길(淸吉) 등을 들 수 있다. 신라의 농민은 중앙집권 체제가 강화됨에 따라서 국가에 각종 잉여생산물과 노동력을 바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 위에 농민은 귀족 ·호족(豪族)의 지주와 국가에 의한 이중적인 수탈(收奪)에 시달렸다. 9세기 말 중앙정부는 재정의 궁핍을 타개할 길이 없어 마침내 지방 주군(州郡)에 대하여 조세를 독촉하기에 이르렀다. 뿐만 아니라 9세기 이후 흉년과 전염병이 계속되어 빈궁한 농민생활을 더욱 파탄으로 몰아넣었다. 농민은 이제 단순한 유망민(流亡民)으로서 그치지 않고 초적(草賊)으로 변하여, 국가의 통치질서에 위협을 주기 시작하여 점차 그 규모가 커지고 전국적으로 번져 여러 반란이 일어났다. 그 밖에도 경주(慶州) 서쪽에서는 적고적(赤袴賊)이라 하여 붉은 바지를 입은 농민군이 봉기하여 경주를 위협하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농민 반항은 신라를 몰락으로 이끌어가는 데는 크게 작용하였으나, 그들 자신이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주동세력이 되지는 못하였다. 여기에 신라 후기의 농민봉기가 차지하는 역사적 의의와 그 한계성이 있다. 고려시대에는 중기의 무신의 난 때 도탄에 빠진 농민과 천민(賤民)이, 무신의 하극상(下剋上) 풍조에 자극받아 자신의 신분해방을 위하여 또는 지배자의 압박과 수탈에 항거하여 전국 각지에서 대규모 항쟁을 벌였다. 농민의 궐기는 무신의 난 앞에도 산발적으로 있었으나, 무신의 난 뒤에는 전국 도처에서 일어났다. 대표적인 것으로 경상도의 김사미(金沙彌)와 효심(孝心)의 농민봉기는 1년 반 이상에 걸친 것이었으나 진압되고 말았다. 최충헌(崔忠獻) 집권 이후 일어난 하층사회에서의 봉기는 전에 비하여 조직성이 강화되고 신분해방과 권력탈취라는 투쟁목적이 뚜렷해졌다는 점과, 투쟁의 주체자가 농민뿐만 아니라 노비(奴婢)로까지 확대되었다는 점에 그 특징이 있다. 조선시대 농민의 항거는 1862년(철종 13) 진주(晉州)에서 일어난 농민의 봉기를 비롯하여 많은 민란이 일어났다. 그것은 세도정치(勢道政治)라는 정치기강의 문란과 관료체제의 파탄 및 수취체제(收取體制)의 문란에서였다. 이러한 사회적 불안정이 해결되지 않은 채 외세(外勢)의 침투가 가중되어, 1894년 동학(東學) 농민운동이 일어났다. 이 운동은 동학교문 자체의 종교적 운동이 아니라 동학의 조직력과 영향력에 다수의 농민대중이 참여하여 전개된 사회혁신운동이었고 농민운동이었으며 자주운동이었다. 일본군의 섬멸작전에 의해서 유린되었지만, 개항(開港)을 전후하여 유생(儒生) 사이에 싹튼 위기의식은 구군졸(舊軍卒)의 반발을 거쳐서 동학 농민군의 봉기에 이르는 사이에 민중의 개혁사상으로, 그리고 민족의식으로 이어졌다. 출전 : [두산세계대백과 Encyber Deluxe], ㈜두산, 20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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