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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창호
작성일 2005-01-12 (수)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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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조회: 2710      
[기술] 인쇄 (브리)
인쇄 印刷 printing

보통 문자나 그림을 기계적·화학적 방법으로 종이, 천, 기타 물체의 표면에 복제하는 일.

인쇄란 판 위에 잉크를 묻혀 압력을 가해 복제하는 일을 의미했으나, 최근에는 이러한 본래의 개념에서 벗어나 잉크와 압력을 사용하지 않고 인쇄하는 방법도 포함한다.

인쇄술은 정보의 저장과 전달에 크게 이바지해왔으며, 대발견시대의 산물인 동시에 근대사회를 여는 데 앞장서왔다. 초기의 인쇄술은 한국 등의 동북아시아에서 먼저 개척되었다. 그러나 유럽의 알파벳이 중국의 한자보다 활자화하는 데 용이해 15세기에 이르러서는 유럽이 인쇄술 분야에서 동북아시아를 앞서게 되었다. 인쇄술은 지식의 성장속도와 축적도를 가속화시켜 19세기 산업혁명과 20세기 과학기술혁명으로 절정을 이루었으며 사상전파를 촉진시켜 사회의 질적 향상을 도모했다.

지난 5세기 동안 정보매체로서 부동의 위치를 지켜오던 인쇄가 텔레비전, 필름, 자기 테이프 등의 등장으로 그 영역을 일부 잠식당하고 있지만, 직물·벽지·포장지 등의 형태로 무한한 효용을 가질 뿐만 아니라 정보해독에 기계장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고유의 특징으로 인해 앞으로 계속 발전할 것이다.

인쇄술의 역사

기원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 때부터 그림을 통해 의사전달을 시도해 왔다. 또한 사람의 얼굴을 뼈에 새겨 나타낸 것은 6만 6,000년 전의 일이다. 그뒤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Homo sapiens sapiens)가 뼈나 돌에 의미있는 무늬를 새겨 뜻을 나타내려고 했던 일은 구석기 유적에서 알 수 있다. 신석기시대에는 사람 얼굴을 흙으로 빚어 만들고, 토기에 생산과 관련된 내용의 무늬를 새겼다.

청동기시대에는 생동감있는 바위그림을 새겼는데, 그 중에는 숫자 개념이 내포된 것도 있다. 바위그림은 여러 사람이 대대로 이어가며 볼 수 있게 바위 벽면에 그렸으며, 사람들은 그 주위에 모여 종교의식을 갖고 조상의 뜻을 이어받는 전통을 지켜온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곳에는 종교적인 글이나 주술들을 쉽게 찾아볼수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 내용을 서로 나누어 가지려는 데에서 인쇄술의 필요성이 나타났다. 기름종이에 그린 부처상의 선을 따라 바늘로 구멍을 뚫고, 그 기름종이를 다른 흰 종이 위에 올려놓고 먹으로 밀어내면 그림이 인쇄되어 나타난다. 또 글자를 새겨 도장을 만들고 인주를 묻혀 종이에 찍으면 인쇄와 같은 효과를 냈는데, 이러한 과정을 거쳐 인쇄술이 발명되었다.

2세기말 이미 중국에는 종이, 먹물, 표면에 양각으로 글을 새긴 판 등 인쇄에 필요한 3가지 요소가 개발되었다. 6세기부터 목판을 사용했는데, 이 방법은 종이에 글을 쓰고 이를 뒤집어 나무에 붙인 뒤 종이의 먹물이 없는 부분을 파내는 것이다. 이를 인쇄하기 위해서는 목판에 먹물을 칠한 뒤 종이를 덮어 솔로 문지른다. 가장 오래된 출판물들은 이 방법에 의해 제작되었다.

활자의 발명(11세기)

최초의 활자는 1041~48년경 중국의 필승(畢昇)이 점토와 아교를 섞은 뒤 구워 만든 것으로 보이며, 1313년 왕정(王禎)이 목활자 6만 자를 새겨 기술사에 관한 책을 출판했으나, 그후 기술혁신은 계속되지 못했다.

종이의 유럽 전파(12세기)

종이는 105년 중국 후한(後漢)의 채륜(蔡倫)이 발명했으며, 중앙 아시아를 경유해 아라비아의 국가들에게 알려진 뒤 아라비아와의 활발한 교역을 통해 유럽으로 전해졌다. 751년 사마르칸트 근처에서 발생했던 탈라스 전투에서 중국인 포로들에 의해 제지술이 아라비아에 전해졌고, 8~13세기 제지공장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스페인에 이르는 지역에 세워졌다. 13세기 중반 원정에서 돌아온 십자군과 동방상인들이 제지술을 유럽에 재전파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인쇄술 면에서는 아랍인들이 종교적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아 유럽으로는 전파되지 못했다.

인쇄술의 발명

인쇄의 발전에 유리한 문화적·경제적 환경이 형성되어 있던 서유럽에 인쇄공정의 기본 원리가 서서히 들어왔다.

목판인쇄

유럽에서는 종이 사용의 결과로 14세기말에 와서야 나무에 그림과 글씨를 조각해 인쇄하는 목판인쇄술이 등장했다. 초기에는 삽화 위주로 인쇄되었지만, 점차 글에 더 큰 비중을 두게 되었다. 목활자를 만들고 이를 조판(組版)하여 인쇄하는 방법이 시도되었지만 실패했다. 그 이유는 글자의 크기가 작아 조각하기도 힘들 뿐 아니라 활자가 약해 쉽게 닳아버렸고 전체를 한 목판에 새기는 것보다 나을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금속판 인쇄(1430?)

중세 장인 특히 금속주조공과 금은 세공인은 금형을 사용하는 기술에 익숙했으며, 이 기술을 볼록판의 제조에 응용해 발전시켰다. 청동이나 황동으로 자형(字型)을 만들고, 이 자형을 원고대로 납이나 점토판에 하나씩 찍어 원형(原型)을 만든 후 여기에 납을 부어 볼록판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 방법은 같은 문자의 모양을 동일하게 인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원형을 만들 때 옆글자가 변형되기 쉬운 단점도 있었다. 금속판 인쇄의 의의는 처음으로 자형, 모형, 주조용 납을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데 있다.

활판인쇄술의 발명

자형·원형·납을 사용해 대량으로 동일한 활자를 주조하는 기술과 인쇄기의 개념은 유럽 활판인쇄술의 발명에 기여한 2가지 요소이다. 논란의 여지는 많지만 이 요소의 발명가는 J. 구텐베르크로 생각된다. 최초의 활자는 황동과 같은 연한 금속에 자형을 새기고, 납을 자형에 부어서 모형(母型)을 만들며, 모형에 합금을 부어서 활자를 제조했다. 각 활자는 오늘날과 같이 납·주석·안티몬 합금을 이용해 만들었다.

1475년경 P. 셰퍼가 강철자형을 이용해 구리모형을 제작하기 시작해 19세기 중반까지 지속되었다. 활판인쇄과정은 문선공이 원고의 지시대로 활자를 활자상자에서 한 자씩 골라내는 채자(彩字), 문선한 활자들을 조판막대를 이용해 원고대로 짜맞추는 조판, 조판한 활자를 교정하는 정판(整版), 인쇄 후에 활판을 풀어 활자상자의 제자리에 넣는 해판(解版)으로 구성되었다.

구텐베르크의 인쇄기

초창기의 인쇄기는 바인딩 프레스(binding press)에 약간의 변형을 가해 만든 것으로, 고정된 판반(版盤)과 웜 나사(worm screw)로 상하운동을 하는 압반(壓盤)으로 이루어졌다. 이 인쇄기의 사용으로 양면인쇄와 더욱 선명한 인쇄가 가능해졌다. 그후 이동형 판반을 도입해 종이에 인쇄한 후 조판에 잉크칠을 할 수 있게 되었다. 피치(pitch)가 큰 3~4개의 나사산을 가진 웜 나사를 사용해 작은 압력으로도 압반을 들어올릴 수 있게 했다.

구텐베르크 이후의 발달

구텐베르크 이후 350년 동안 나사식 인쇄기는 많이 개량되었다. 1550년경 목제나사가 철제로 바뀌었으며, 1570년경에는 종이의 여백에 잉크가 묻지 않게 하는 프리스컷(frisket:종이 누르는 나무틀)과 활자의 높이가 고르지 않더라도 인쇄압력을 일정하게 해주는 팀판(tympan)이 등장했다. 1620년경에는 압반이 자동으로 올라가도록 누름대에 균형추를 달았으며, 1790년경에는 원통을 이용해 잉크를 칠하는 방법이 고안되었다.

금속인쇄기(1795)

전체가 금속으로 이루어진 인쇄기는 1795년경 영국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몇 년 뒤에는 나사식 대신에 일련의 금속이음을 사용하는 인쇄기가 미국에서 만들어졌다.

연판인쇄와 스테레오그래피(18세기말)

인쇄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량·고속 인쇄를 추구하기 시작했다. 1790년경 연판인쇄(鉛版印刷)가 프랑스 파리에서 성공했다. 조판된 원판(原版)을 진흙이나 연한 금속에 찍고, 이를 이용해 똑같은 연판을 여러 장 만드는 방법으로, 동시에 여러 대의 인쇄기를 돌릴 수 있어 대량 인쇄가 가능했다. 스테레오그래피는 활자를 조판하지 않고 연판을 제조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량으로 만들어진 구리모형을 조판해 연판을 주조하고 모형은 계속 재사용할 수 있다.

쾨니히의 기계식 인쇄기(19세기초)

인쇄기에 증기력을 이용해 인쇄과정을 하나의 순환과정으로 연결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1803년 독일의 F. 쾨니히는 톱니바퀴장치로 제어되는 인쇄기를 고안했으며, 1811년에는 A. 바우어와 함께 윤전기(輪轉機) 원리를 이용해 원압인쇄기를 만들었다. 증기기관으로 구동되는 인쇄기가 1814년 런던의 신문 〈타임스 The Times〉에 사용되어 시간당 1,100장을 찍어냈다. 1844년 미국의 R. 호는 평평한 받침대를 원통으로 만들어 겉면에 활자를 부착하는 인쇄기로 특허를 얻었는데, 이 기계의 인쇄속도는 시간당 8,000장이었다. 활자 대신 둥근 연판이 사용되어 활자가 떨어져나가는 단점이 개선되면서 1858년 이후 〈타임스〉는 계속 이 인쇄기를 사용했다. 1865년부터는 미국의 W.불록이 두루마리 종이를 사용하고 종이공급의 기계화를 이루어내면서 시간당 1만 2,000부의 신문을 찍어낼 수 있게 되었다.

조판을 기계화하려는 시도(19세기 중반)

1822년 미국 보스턴의 W. 처치는 건반(鍵盤)으로 활자를 고르는 식자기로 특허를 얻었다. 그후 50여 년의 발전을 거쳐 시간당 채자능력이 문선공의 1,500자보다 많은 5,000~1만 2,000자로 빨라졌지만, 선택된 활자를 조판하고 정판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이 했다. 기계식 해판기도 있었지만 속도가 시간당 5,000자로 사람보다 느렸다.

주식기(1880년대)

1880년대에 독일 태생 미국의 발명가 O. 메르겐탈러가 라이노타이프(Linotype)를 발명했다. 각 문자의 가동성 모형으로부터 1행의 활자들을 한꺼번에 주식(鑄植)했으며, 각 모형은 노(notch)가 있어 사용 후 제 위치로 되돌아갈 수 있었다. 속도는 시간당 5,000~7,000자였다. 1885년 미국의 T. 랜스턴은 모노타이프(Monotype)를 발명했다. 활자를 한 자씩 주식하고 활자폭을 계산해 줄바꿈을 했다. 현대의 모노타이프는 천공(穿孔)된 종이 테이프에 의해 조작되며 속도는 시간당 1만~1만 2,000자였다.

19세기의 혁신

19세기에 몇 가지의 중요한 혁신이 구텐베르크의 활판인쇄술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없었던 여러 인쇄기술에 대한 기초를 세웠다.

그림의 복제

그림을 복제하는 기술은 목판인쇄술에서 기원했다. 15세기 후반 금속판을 조각하거나 산(酸)으로 부식시켜 오목판으로 만들어 인쇄하는 방법이 도입되었다. 19세기에 윤전기에 쓸 수 있는 둥근 오목판(즉 실린더)이 등장했다. 1860년 프랑스에서는 원통형 동판으로 교과서 표지를 인쇄했는데, 잉크가 원심력으로 인해 떨어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동판을 연속선으로 조각하는 대신에 점각했다.

석판인쇄술

볼록판 인쇄도 오목판 인쇄도 아닌 물과 기름이 서로 반발하는 원리를 이용한 평판인쇄술이다. 1796년 A. 제네펠더는 다공질의 석회석에 유성잉크로 그림을 그리고 물에 적시면, 석회석 전체에 잉크를 발라도 그림에만 잉크가 묻는 것을 발견했다. 그후 1850년 최초로 기계화된 석판인쇄기가 완성되었고, 1868년 석판 대신 아연판을 이용해 윤전인쇄를 했다.

감광성

1820년대 프랑스의 발명가 J.N. 니에프스는 조각 오목판 인쇄를 하기 위해 자동으로 석판에 상을 새긴 후 주석판에 상을 새기는 방법을 연구하다가 특정 화합물이 감광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것이 그라비어 인쇄와 사진술의 기원이 되었다. 1852년 영국의 과학자이자 발명가인 W.H.F. 톨벗은 감광재료를 입힌 강철판과 복제하고자 하는 것(나뭇잎) 사이에 망사(網紗)를 넣고 노출시킨 것을 식각(蝕刻)하여 노출 정도에 따라 망점(網點)의 깊이가 다른 나뭇잎 망점화상을 철판에 얻는 데 성공해 그라비어 인쇄의 가능성을 열었다. 1880년대에는 망사를 대신해 평행한 금이 그어져 있는 유리 2장을 직각으로 포개어 만든 스크린을 사용했다. 이 방법에서는 빛이 스크린의 교차된 격자를 통과할 때 명암에 따라 서로 다르게 산란되어 사진의 농담이 인쇄판에 두께의 차이로 변환되어 표현되었다.

그라비어와 윤전 그라비어(1890년대)

1862~64년 영국의 J.W. 스원은 종이에 젤라틴을 코팅한 카본 인화지를 발명했고, 1878년 체크의 K. 클리치는 카본 인화지에 격자 스크린을 복사하는 것을 고안했다. 1895년 스스로 인쇄회사를 설립한 클리치는 윤전 그라비어의 인쇄기술을 비밀로 했으나, 1903년 인쇄소의 한 작업자에 의해 미국에 알려졌다.

20세기

오프셋 인쇄법의 발명으로 20세기에는 대량생산·속도·경제성에 대한 기술혁신이 이어졌다.

오프셋의 발견(20세기초)

1904년 미국 뉴저지 주 너틀리의 I.W. 러벨이라는 인쇄공은 석판인쇄중에 종이공급이 중단되었을 때 윤전기의 판 실린더(plate cylinder)에서 가압 실린더(impression cylinder)의 고무 블랭킷으로 전달된 잉크 화상을 보고, 이 원리로 인쇄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러벨과 그의 동료는 최초로 실린더가 3개 달린 오프셋 인쇄기를 만들었다.

드라이 오프셋(1920)

오프셋 발견 이후 몇 년 뒤 위조를 방지하기 위해 수표의 바탕을 수용성(水溶性) 잉크로 인쇄해야 되는 일과 함께 몇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판통의 석판을 연판이나 랩어라운드(wraparound:윤전기 인쇄 때 사용하는 금속·플라스틱·고무 등으로 된 판으로 제판해 나중에 가압 실린더에 감아서 인쇄함)로 바꾸는 방법이 도입되었다. 드라이 오프셋은 물기를 적시는 공정이 없는 볼록판 활판 인쇄와 오프셋의 전사(轉寫)를 결합한 인쇄방법으로 모든 종류의 인쇄에 응용되고 있다.

컬러 인쇄

P. 셰퍼가 서명한 〈시편〉(몇몇 연구가들은 구텐베르크가 만들었다고 함)에는 1457년부터 2가지 색으로 인쇄된 머리글이 들어가 있었는데, 이것은 2개의 목판을 사용함으로써 가능했다. 이중 한 목판은 다른 목판에 끼울 수 있었으며, 분리해 잉크를 바를 수 있었다. 1719년 프랑스의 화가 J.C. 르 블롱은 3원색과 검정색을 사용한 컬러 인쇄법으로 잉글랜드에서 특허를 얻었다 (→ 색인 : 3색 인쇄). 19세기에는 3색 사용원리의 과학적 정의, 3색 분석의 기본적인 원리의 확립과 사진술에 의한 색의 통합, 각 색깔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코팅 기술의 완성과 스크린의 사용으로 3원색을 사용하는 현대 기술이 확립되었다.

조판의 자동화(1929 이후)

1929년 미국에서 완성된 원격식자기는, 모노타이프처럼 건반과 주조기를 분리해서 작업능률을 높였다. 건반으로 문자·부호·간격 등을 종이 테이프를 천공해 표현하고, 이것을 번역기가 문자로 다시 해석해 필요한 모형들을 공급했다. 주조속도는 시간당 2만 자였다.

프로그램된 조판(1950년대)

1950년대 3명의 프랑스 발명가 이름의 첫자를 딴 BBR 장치는 프로그램된 조판법을 도입했는데, 컴퓨터가 행의 길이를 정하는 일과 문법 규칙에 따라 어디서 단어를 분리해야 하는지를 자동으로 결정했다 (→ 색인 : 컴퓨터 사식). 작업속도는 시간당 30만 자 이상이었고, 1960년대에는 천공 테이프 대신에 자기 테이프를 사용해 작업속도가 초당 1,000자 정도였다.

사진식자

윤전 그라비어, 오프셋판, 랩어라운드의 실린더를 제작하는 데 있어 활판인쇄에서 사진촬영할 재생 교정쇄를 만들기 위해 무거운 납을 사용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그리하여 19세기말 이전 연속적으로 활자의 상을 사진을 찍음으로써 표제를 식자할 수 있는 기계를 생각하게 되었다.

① 1세대 사식기(기계식):금속 모형에 해당하는 필름 모형과 주조기에 해당하는 사진기계로 구성되어 있다. 포토세터(Fotosetter:1947)와 이것의 변형이며 천공된 종이 테이프로 제어되는 포토매틱(Fotomatic:1963)은 둘 다 인터타이프 슬러그 주조기에서 유래된 것이다. 라이노필름(Linofilm:1950)은 라이노타이프에서 유래되었으며, 모노포토(Monophoto:1957)는 모노타이프에서 유래했다. 이것은 모두 기계식 사식기였으나, 기계적 한계 때문에 속도는 그다지 빠르지 않았다.

② 2세대 사식기:2세대 사식기의 특징은 관성을 가진 기계장치를 2개로 크게 줄인 것인데, 이 2가지의 장치는 사진모형을 감고 느리게 회전하는 디스크와 드럼, 섬광전구의 광선에 대해 지향성 운동을 하는 프리즘과 거울 같은 광학기구이다. 포톤-루미타이프 713(Photon-Lumitype:1957), 루미집 900(Lumizip 900:1959)이 대표적이며, 최대 식자속도는 초당 600자였다.

③ 3세대 사식기( 전자식):1960년대 광선 대신 음극선관을 사용하여 렌즈가 없는 사식기가 등장했다. 음극선관 사식기는 텔레비전과 유사한 원리로 작동된다. 가는 전자선은 각 문자의 상(像)모형을 분해하고, 발광 스크린 위의 다른 전자선을 조절한다. 이 스크린은 사진 필름에 어떤 흔적을 남긴다. 1965년 상모형을 분석하는 불필요한 과정을 없애고 각 글자의 2진법 분해 자료를 자기 기억장치에 기억시킨 식자기가 등장했다. 이론적인 최대 식자속도는 초당 3,000자가 넘는다.

직접인쇄를 향한 시도

식자기로 식자할 수 있는 문자수가 동일한 시간 동안 인쇄기로 인쇄해서 얻어지는 문자수와 비슷해지면서 무압(無壓)인쇄가 행해지기 시작했다. 정전기(靜電氣)인쇄는 잉크 대신 분말이나 용액을 정전기를 띠고 있는 종이의 글자 부위에 붙여 인쇄하는 건식복사(xerocopy) 기술을 낳았다. 무압인쇄의 또다른 방법은 감광제가 도포되어 있는 종이를 사진 식자기의 음극선 스크린 앞을 지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실크스크린 채색화 인쇄와 콜로타이프

실크스크린 채색화 인쇄(serigraphy)는 형판(形板)으로 부분 여백을 만든 실크스크린에 잉크를 강제로 통과시켜 그림을 복제하는 기술이다 (→ 색인 : 실크스크린 인쇄). 이것은 활판인쇄가 발명되기 훨씬 이전부터 중국과 일본에서 사용되었고, 1930년대 영국과 미국에서 유리·나무·플라스틱 등에 인쇄하는 데 사용되었다. 감광성 물질을 직접 인쇄면으로 사용하는 콜로타이프(collotype)는 1855년 처음 등장하여 1880~1914년에 많이 사용되었고, 그후 한동안 쓰이지 않다가 최근에 포스터와 슬라이드를 인쇄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3차원 인쇄(1960년대)

3차원 인쇄는 미세한 평행띠가 있는 투명한 대지(臺紙)에 같은 상을 약간 다른 각도로 찍은 2개의 장면을 겹쳐놓은 것이다. 두 눈이 각기 한 장면만을 볼 수 있게 되어 두뇌가 해석할 때 3차원적 환영(幻影)이 만들어진다.

사무인쇄

19, 20세기에 공업과 상업의 발달로 인한 행정업무의 증가로 인쇄정보의 수요가 증가했다. 타자기(1867), 실크스크린 채색화 인쇄를 이용한 등사(1881), 사진복사기(1900), 정전기를 이용한 건식복사기(1938) 등이 있다.

현대의 인쇄술

조판과 식자

기계식 조판과 식자

20세기초에는 문선된 활자는 기계 또는 사람에 의해 조판되었다.

① 수동 활판조판:조판공은 활자상자 앞에 서서 조판막대·배수자·핀셋을 가지고 조판작업을 한다. 먼저 조판막대의 니(knee)를 잠그고 납띠를 조판막대의 안쪽 날에 놓아 나중에 손잡이로 사용한다. 조판막대를 한쪽 손으로 잡고 다른쪽 손으로 활자상자에서 필요한 활자를 골라 조판막대에 차례로 나란히 놓는다. 공목(空木:조판 때 활자나 행 사이에 끼워넣는 나무나 납조각)이 필요하면 사용하고 한 줄이 완성되면 손잡이로 들어 게라(galley:원고대로 짜놓은 활자판을 담아두는 목판)에 배열한다.

② 반기계식 조판:손으로 문자모형과 공백모형을 모아 특수한 조판막대에 한 줄로 정렬하고, 이것을 자면이 밑으로 가도록 주조기의 겉면에 있는 홈에 넣은 후 지레를 당기면 용융된 합금이 흘러들어가 1행의 활자가 주조된다. 주조를 하는 데는 10초도 걸리지 않는다.

③ 기계식 조판(슬러그 주조 식자기):라이노타이프와 인터타이프의 슬러그 주조기에 쓰이는 모형은 면적 19×32㎟인 얇은 황동판으로 되어 있고, 윗면에는 2개의 귀(ear)와 V자형으로 배치된 14개의 노치가 있고, 아래쪽에 2개의 굽(heel)이 있다. 모형 세트는 매거진(magazine)이라고 하는 평평한 사다리꼴 모양의 금속상자에 있는 90개의 홈에 들어 있는데, 각 문자나 부호에 대해서 20~24개의 같은 모형이 한 홈에 들어 있다. 작업자는 건반 앞에 앉아 작업하며, 건반은 매거진의 90개의 홈에 해당하는 90개의 키(key)로 구성되는데, 소문자에 해당하는 키는 왼쪽에, 대문자에 해당하는 키는 오른쪽에 있고 중간에는 각종 부호나 숫자에 해당하는 키가 있다.

작업자가 키를 누르면 해당하는 모형이 컨베이어 벨트로 조판막대에 옮겨지고 한 행의 건반작업이 끝나면 자동으로 주조기로 옮겨져 주조되고 모형의 노치 작용으로 인해 다시 원래의 홈으로 되돌아가므로 작업자는 건반작업만 하면 된다. 신문인쇄에 적합하지만, 사소한 잘못이라도 교정할 때는 한 행을 전부 다시 주조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④ 정렬된 문자를 주조하는 식자기: 모노타이프 식자기는 정렬된 문자들을 한 번에 한 개씩 주조해내는데, 글자 너비를 측정하는 장치가 근본을 이루고 있다. 모노타이프 건반은 주조기와 분리되어 있으며, 274개의 키가 있는데 그중 30개의 키는 정렬 키로서 줄바꿈을 지시한다. 타자된 문자의 너비를 계산하는 자동계산기가 있어 줄바꿈 위치를 알 수 있고, 가로방향으로 31개의 구멍을 뚫을 수 있으며 가로 한 줄에(1~2개의 구멍으로) 한 문자씩 천공된 종이 테이프는 압축공기를 뿜는 31개의 관으로 읽혀지고, 모형이 자동으로 골라져서 해당하는 너비 방향으로 주조된다. 한 자씩 주조된 활자가 한 행씩 정렬되어 나오면 게라에 옮긴다. 활자의 크기가 5~24포인트(1포인트=0.353㎜)인 것까지 주조할 수 있다. 모노타이프는 조판의 질이 좋고 교정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⑤ 자동조판(천공된 종이 테이프): 텔레타이프 통신기(Teletypesetter/TTS:천공되어 있는 종이 테이프에 의해 움직이는 기계로, 자동조작을 하기 위해 라이노타이프의 슬러그 주조기의 건반 위에 설치되어 있음)는 모노타이프의 고유 특성인 기능 분리의 원리를 슬러그 주조기에 도입시켰다. 즉 원거리에서 전신으로 종이 테이프 위에 천공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도시에 위치한 건반으로 라이노타이프 또는 인터타이프를 조정할 수 있게 했다. 키의 수를 타자기와 같은 64개로 줄였고, 타자한 내용이 천공되는 동시에 종이에 찍혀 나왔고, 줄바꿈을 알려주는 계산기도 부착되어 있었다. 텔레타이프 통신기는 천공된 종이 테이프를 읽어 슬러그 주조기가 한 번에 1개의 슬러그를 주조하도록 했다.

⑥ 프로그램된 조판:컴퓨터를 사용함으로써 천공된 종이 테이프의 준비, 행길이의 결정 등에 인력을 사용할 필요가 없어졌다. 보통 작업자가 줄바꿈을 고려하지 않고 원고대로 문자·공백 등을 연속으로 타자한 천공 테이프를 컴퓨터 입력장치인 테이프 스캐너(전자 센서나 광전지에 의해 작동함)가 전기 펄스로 변환된 형태로 읽어들이고, 이 펄스 정보를 처리해 적절한 장소에 줄바꿈 신호를 삽입하고 결과를 컴퓨터 출력장치인 전자 천공기로 출력하는 방식이다.

줄바꿈하는 방법은 먼저 식자기의 자간(字間)·행간(行間) 확장 한계에 따라 가능한 최대·최소의 행 길이가 정해진다. 최대·최소의 사이 구간에 한 단어의 전체가 들어가면 단어의 끝을 그 행의 끝으로 정한다. 단어 전체가 들어가지 않으면 단어를 분할해야 하는데, 알파벳의 경우 분할 가능한 형태 중 어원학·음성학·인쇄규칙에 맞지 않는 것을 제외하고 하이픈이 그 단어의 가장 끝에 있는 것을 골라 분리시킨다.

프로그램 조판의 또하나의 장점은 모니터와 컴퓨터 키보드를 이용해 쉽게 교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편 이 장치는 모노타이프 장치에도 적용할 수 있는데, 이 때는 줄바꿈을 위해 컴퓨터가 단어 사이의 적당한 간격을 계산해 내도록 프로그램하고, 좁은 6~8개의 채널짜리 종이 테이프에 천공시켜주는 변환기를 사용해야 한다. 천공된 테이프 대신 특수한 타자기로 타자한 문자를 식별하는 인공 망막이 있는 입력장치도 있다.

⑦ 콜드 타이프:일반 타자기와 비슷하지만 포함된 문자에 따라 너비가 다른 활자로 정렬된 행들을 만들어내는 기계를 이용해 본문을 간단하고 경제적으로 작성하는 방법으로서, 특히 미국에서 주로 사용한다. 행을 정렬하는 방법은 기계마다 다르며, 국제사무기기회사(IBM)의 멀티포인트(Multipoint), 저스토라이터(Justowriter), 혼합형인 옵타이프(Optype) 등이 있다.

사진식자

사진식자법은 활자를 사용하지 않고 문자나 부호의 투명 모형에 투과시킨 빛에 감광성의 투명한 면을 노출시켜, 필요에 따라 양화나 음화의 활자 또는 기호를 직접 얻어내는 식자법이다.

① 수동 사식기:비교적 짧은 본문이나 제목을 사식(寫植)할 수 있는 사식기로서 대부분의 동작이 수동으로 조작된다. 대부분 투명 플라스틱 모형이나 네거티브 필름 모형을 사용해 이것을 조판막대나 손으로 정렬하여 감광성 필름 바로 위에 놓아 사식할 때가 많다. 필요에 따라 렌즈를 이용해 활자의 크기를 확대·축소하기도 한다.

② 자동 사식기:포토세터는 인터타이프를 채용한 사식기인데, 주조용으로 음각된 금속제 모형 대신 인화용(印畵用) 네거티브 필름으로 된 포토맷(fotomat)이라는 모형을 사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자간·행간에 해당하는 공백 포토맷을 필요한 크기로 사용하여 한 행을 정렬시켜 필름에 인자(印字)한다. 이때 렌즈의 작용으로 활자를 자유자재로 확대·축소할 수 있다. 필름이 다음 행을 인자하기 위해 되감기는 동안 인자가 끝난 포토맷은 제위치로 되돌아간다.

모노포토는 모노타이프 장치를 응용한 사식기인데, 모노타이프용 광폭(廣幅) 천공 테이프를 만들어내는 별도의 건반과 이 천공 테이프로 작동되는 사식기로 이루어진다. 렌즈와 프리즘의 상대 위치를 변화시켜 원하는 만큼 확대·축소가 가능하며, 인화 필름은 드럼에 감겨 있는데, 한 행을 인자하는 동안 고정되어 있고 직각으로 굽은 거울을 움직여 인자해야 할 정확한 위치에 한 자씩 인자해나간다. 행 정렬은 모노타이프 식자기에서처럼 행 정렬에 필요한 단어 사이의 공간을 미리 계산해 거울의 움직임에 반영한다. 한 행의 인자가 끝나면 행 간격만큼 드럼이 회전한다.

③ 기능식 사식기:2세대 사식기는 관성을 가진 기계 장치를 줄여 속도를 높이고, 컴퓨터를 이용해 행 정렬, 단어 분리, 교정 등을 쉽게 했다. 광학기구는 활자의 확대·축소뿐 아니라 글자체의 변경도 가능하도록 설계되었고, 광원은 전기 플래시를 이용하여 빛의 세기가 확대·축소됨에 따라 적절히 조절되도록 했다. 대표적으로 신형 라이노필름, 포톤-루미타이프(Photon-Lumitype), 포톤-루미집 등이 있다.

라이노필름은 88개의 모형이 고정된 유리판에 새겨져 있고 전자기 장치로 움직이는 셔터가 필요한 모형 위에서만 열리도록 되어 있다. 이 사식기는 시간당 4만 3,000자를 인자할 수 있고 3개의 모형판으로 6~36포인트 16가지 크기로 인자한다. 포톤-루미타이프는 연속적으로 회전하는 모형 원판으로부터 필요한 글자를 채자하는 방식을 취한 최초의 사식기이다. 모형이 새겨져 있는 원판과 각 문자의 2진법 부호가 있는 실린더가 일체로 초당 10번 회전한다.

고정되어 있는 전자 감지기가 찾는 문자의 2진법 부호를 읽으면 그 순간 전자 섬광전구가 100만 분의 수초 동안 켜져 지나가는 필요한 모형에 투과되어 필름에 인자된다. 포톤-루미타이프 장치도 같은 원리를 이용한 것이지만, 원판 대신 드럼을 쓰며 회전속도는 초당 30회이다. 드럼의 표면은 네거티브 필름형 모형인데 위아래로 한 벌씩이고 각각에 대한 섬광전구가 부착되어 있다. 렌즈와 거울장치가 모형을 투과한 섬광전구의 빛을 이동하는 인화 필름 위에 인자하며, 인자속도는 3배가 더 빨라서 시간당 8만 자이고 드럼의 위나 아래의 한쪽 모형만을 쓰면(쓸 수 있는 문자는 반으로 줄어듦) 시간당 12만 자까지도 인자할 수 있다.

드럼형 사식기는 기계적인 문제 때문에 속도를 더 이상 늘리기가 곤란하여 루미집은 회전방식을 채택하지 않고 대형 판에 고정된 모형을 사용했다. 각각의 모형마다 전자식 섬광전구가 달려 있는데, 모형을 찾아 움직이는 렌즈의 전후운동에 맞추어 점멸된다. 인자되는 순서는 본문의 문자순서가 아니라, 본문의 문자순서와 판의 모형순서의 각도 관계에서 렌즈의 운동을 최소화하는 순서로 한 행의 문자들이 인자된다. 드럼의 회전수에 해당하는 렌즈의 왕복수는 초당 10회로 같지만, 한 번 왕복하면서 60~70자가 인자되기 때문에 이론적인 최대속도는 20배나 빨라 시간당 200만 자이지만, 실제로는 100만 자 정도이다.

④ 전자식 사식기:제3세대 사식기는 광선 대신 자기장으로 굴절을 조절할 수 있는 전자 빔을 사용하여 사진식자기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운동기구인 렌즈 장치까지 없앤 것이 특징이다. 입력장치는 인자해야 할 문자의 외곽선을 주사하여 전기신호로 바꾸고 이를 출력장치인 음극선 스크린이 감광면 위에 다시 문자의 형태로 바꿔 인자한다. 좀더 개량된 후의 방식은 같은 문자를 매번 전기신호로 분석하는 대신에 전기신호로 바꾼 문자를 자기 기억장치에 저장시켜놓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쓰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종류의 전자식 사식기를 알파뉴메릭(Alphanumeric) 전자식 사식기라고 한다. 각 문자를 평행한 수직선들로 나타낸다. 각 수직선의 높이와 위치가 저장되며 수직선의 수는 50~90개이다. APS(Alphanumeric Potocomposition system) 전자식 사식기는 시간당 3,600만 자의 문자를 인자한다.

조판의 정판

활판인쇄에 쓸 목적으로 조판을 짜는 것을 정판이라고 한다. 책처럼 한 조판에 여러 페이지를 한꺼번에 짜기도 하고 신문처럼 한 조판에 1 페이지씩 정판하기도 하는데, 여러 페이지를 같은 조판에 짤 경우 페이지 순서가 접지(摺紙) 순서에 맞게 놓는다. ① 필름의 조판:필름은 투명 플라스틱지에 투명한 접착제로 고정시킨다. ② 변환장치:필름으로 조판된 한 페이지는 그라비어 사진판이나 금속인쇄판으로 옮길 수 있고 반대로 활자로 조판된 활판은 포지티브나 네거티브 필름에 옮기는 것이 가능하다.

인쇄(가압공정)

인쇄의 2차적인 의미인 가압공정은 잉크와 그밖의 착색제가 종이나 다른 재료로 전사시키는 기술이다.

컬러 인쇄

여러 색을 인쇄할 때는 단색으로 그 색에 해당하는 부분만을 활자 형태로 하여 각 판을 연속적으로 인쇄한다. 3개의 기본색인 빨강·초록·파랑을 이용하면 스펙트럼의 모든 파장의 색을 재현할 수 있다. 인쇄를 통해 얻어지는 색은 스펙트럼의 특정한 파장의 빛만을 반사하고 나머지는 흡수해 우리가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잉크의 3가지 색을 적절히 혼합하면 모든 색을 시각적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

노란색은 파란색 파장을 모두 흡수하며 빨간색과 초록색 파장을 반사한다. 자주색(마젠타)은 초록색 파장을 모두 흡수하고 빨간색과 파란색을 반사하며, 청록색(시안)은 빨간색을 흡수하고 파란색과 초록색을 반사한다. 이러한 2개의 잉크를 섞으면 각각은 서로 스스로 반사할 수 없는 두 기본색 가운데 하나를 반사하는 능력을 소멸시켜, 눈을 통해 두 잉크가 모두 반사하는 단지 한 가지의 색만을 인지하게 된다. 예를 들어 노란색과 자주색을 섞으면 빨간색만이 인지되며, 세 잉크를 모두 섞으면 3가지 기본색 중 어떤 것도 더이상 반사하지 않고 단지 검은색으로만 나타나게 된다.

3색 인쇄에서는 3색 잉크 각각에 대해 스크린판이 필요하게 되며, 필터를 통과하는 색을 선택하여 만든다. 때로 윤곽을 강조하고 그림에 입체감을 주기 위해 검정색 잉크를 사용하는데, 이때는 또하나의 스크린판이 필요하게 되며 4색 인쇄 공정이 된다. 색을 중첩시키는 방법으로 컬러 인쇄를 하기 위해서는 인쇄되는 화상 구성 부분들을 각각 위에 정확하게 위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대개 자주색·노란색·청록색·검정색의 순서로 인쇄한다.

스크린이 정밀할수록 배치가 정확해야 한다. 잉크의 색은 그 잉크가 어떤 특정한 파장만을 반사하고 다른 파장들은 흡수하기 때문에 반사되는 파장의 색으로 보이는 것인데, 3원색을 적절히 배합하면 모든 종류의 색을 얻을 수 있다. 3색 인쇄는 필터를 통해 원하는 색을 선택하여 3색 잉크에 필요한 각각의 판으로 인쇄하는 방법이다. 명암을 강조하기 위해 흑색이 추가되어 보통 4색 인쇄가 되는데 스크린의 선명도가 높을수록 판들을 정확히 겹쳐 인쇄해야 한다.

활판인쇄

가압판과 인쇄판의 형태에 따라 평압식·원압식·윤전식으로 나뉜다. 세 방식 모두 롤러 장치에 의해 잉크가 인쇄면에 묻혀진다. 앞의 두 방식은 절단된 종이를 사용하나 윤전식에는 두루마리 종이를 사용하는 방식도 있다. 절단된 종이는 인쇄기의 작동에 맞추어 공급된다. 활판인쇄기의 가압판은 부드러운 재료로 만들어져 활판의 활자 높이가 약간 불규칙해도 상관없도록 설계되어 있다.

3가지 주요 활판 인쇄기의 작동원리는 다음과 같다. ① 평압식 인쇄기:활판이 고정되어 있는 평판과 종이가 있는 가압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두 판이 벌어져 있는 동안 잉크가 묻혀지고 새 종이로 교환된다. 인쇄속도는 시간당 5,000매이다. ② 원압식 인쇄기:종이가 고정되어 있는 가압 실린더와 활판이 고정되어 있고 활판면에 잉크를 바를 수 있도록 앞뒤로 움직이는 판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지 실린더(stop-cylinder) 인쇄기는 판이 앞으로 움직이는 동안은 판의 래크 기어와 원통 기어가 맞물려 같이 회전하다가 판이 뒤로 빠질 때 기어가 풀려 실린더가 정지한다. 인쇄속도는 시간당 5,000매이다. 2회전(two-revolution) 인쇄기와 단회전(single-revolution) 인쇄기는 실린더가 쉬지 않고 회전하기 때문에 매우 조용하다. 실린더가 2개이고 활판이 2개 놓여진 평판이 왕복운동하는 동안 양면인쇄나 2색 인쇄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③ 윤전식 인쇄기:일반적으로 가압 실린더와 판 실린더가 각각 1개인 형태이지만 기능에 따라 실린더가 2개 이상인 경우도 있다. 2색 윤전식 인쇄기는 1개의 가압 실린더에 2개의 판 실린더가 붙어 있는데, 각각의 판 실린더는 별도의 잉크 공급장치와 인쇄판을 가지고 있다. 윤전식 완성인쇄기(rotary perfecting press)는 주 가압 실린더와 판 실린더 사이에서 회전하는 작은 가압 실린더가 1개 더 있어서 양면인쇄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다색 윤전기는 1개의 커다란 가압 실린더 주위에 색상수와 같은 수의 판 실린더가 방사상으로 배열되어 있다. 두루마리 종이를 쓰는 윤전기는 인쇄속도가 빨라서 주로 일간신문을 인쇄하는 데 쓰인다. 윤전기의 기본단위를 그룹(group)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1개의 가압 실린더에 대칭으로 배열된 2개의 판 실린더로 구성되어 양면인쇄를 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윤전기는 몇 개의 그룹들로 이루어져 있다. 가압 실린더가 한 번 회전할 때 양면으로 8페이지가 인쇄되며, 인쇄가 끝난 두루마리 종이는 자동으로 절단되고 반으로 접혀진다.

현대의 윤전기는 시간당 3만 5,000번(분당 500m의 종이가 공급되는 속도) 회전하며, 실제적으로 시간당 7만 부의 신문을 인쇄할 수 있다. 컬러 인쇄를 할 때는 두루마리 종이가 여러 개의 그룹들을 연속적으로 통과하며 한 번에 한 색씩 인쇄한다. 광전지(光電池)를 이용해 잉크의 명암을 자동으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장치도 있다. ④ 연판과 인쇄판의 제작:윤전기의 판 실린더 표면에 붙이는 둥근 형태의 인쇄면을 연판이라고 한다. 연판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지형(紙型)을 만드는데, 잘 휘고 열에 강한 종이를 활판에 대고 열과 압력을 가하여 얻은 요판(凹版)을 지형이라고 한다.

지형을 원통형 주형에 넣고 납합금을 부은 것을 식히고, 이것을 기계적으로 다듬질한 후 내구력을 높이기 위해 니켈 도금을 하면 연판이 완성된다. 평평하게 주조되어 나중에 둥글게 굽히는 방법도 드물게 쓰이나 일반적으로는 처음부터 둥글게 주조하는 경우가 많다. 연판 제조법은 빠르고 경제적이지만 지형이 습도와 온도에 민감하여 정확성을 요하는 컬러 인쇄에는 적당하지 않다. 전기판(電氣版)은 전도성 판을 활판에 대고 눌러 요판을 만든 다음 여기에 구리를 전기도금시킨 후, 구리판을 떼어내 얻는 인쇄판이다.

전도성 판으로 금속판을 쓰기도 하지만 밀토를 바른 판, 얇은 납판, 테나판(플라스틱을 경화시키고 흑연 밀토를 얇게 바른 판) 등을 써서 요판을 만들고 여기에 흑연이나 분말로 된 은을 입혀 만들기도 한다. 비용이 많이 들지만 인쇄가 깨끗하며, 납 요판은 컬러 인쇄에 적합하다. 스테레오 플라스틱판(stereoplastic plates)은 베이클라이트(Bakelite) 같은 열경화성(熱硬化性) 재료를 활판에 눌러 요판을 뜨고 여기에 고온의 아세테이트 셀룰로오스나 비닐 수지를 눌러 얻어낸다. 스테레오 플라스틱판은 판 실린더에 접착제로 고정시켜 사용하며, 가볍고 사용하기 쉬워 소형 윤전기에 적당하지만, 망점이 작은 망판화(網版畵)에는 곤란하다.

랩어라운드에는 금속제와 플라스틱제가 있는데, 제작할 때에는 감광성 물질을 이용한다. 금속 랩어라운드는 구리·마그네슘·아연 등의 표면에 감광성 물질을 입히고 선각판(線刻版)으로 규칙적인 점선 무늬를 인쇄면에 식각한 음화의 조판을 사용해 사진 요판법(凹版法)과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금속판의 균열을 막기위해 나중에 굽히지 않고 미리 굽힌 형태로 만든다.

플라스틱 랩어라운드는 빛에 노출되면 어떤 용매에 대해 용해성을 잃는 감광성 중합체의 성질을 이용한 것으로 음화의 조판을 중간에 세우고 빛을 조사시켜 인쇄면이 아닌 부분만 용매에 녹여 철판(凸版)형의 인쇄면을 얻는 원리이다. 이런 성질을 가지는 중합체로는 나일론·다이크릴(Dycril)·KRP(Kodark Relief Plate)가 있다. 나일론은 아세톤에 잠기면 감광성을 가지며 자외선을 조사시킨 부분은 메틸·에틸 알코올에 녹지 않는다. 인쇄판이 완전히 굳는 데는 24시간 정도 걸린다.

⑤ 철판인쇄의 영역:철판인쇄는 선명함이 특징이다. 절단종이를 쓰는 인쇄기에서는 삽화인쇄가 훌륭하지만 스크린 처리된 철판 때문에 흰색 부분이 완전히 희지 못하고 4색 이상을 쓰기 곤란한 단점이 있다. 두루마리 종이를 쓰는 인쇄기에서는 본문을 인쇄하기는 아주 좋지만 삽화인쇄는 중간 수준이다.

윤전 그라비어

그라비어 인쇄는 명암을 표현하는 방법이 철판인쇄와는 다르다. 철판인쇄는 각 점의 농담을 점의 넓이로 표현하는 반면에 요판인쇄술인 그라비어는 각 점의 깊이에 따라 많고 적은 양의 잉크를 함유함으로써 농담을 표현한다. 따라서 잉크는 유동성이 좋은 것을 쓰고, 긁개가 있어서 인쇄면의 공동부(空洞部) 밖에 있는 표면에 묻어 있는 여분의 잉크를 닦아내도록 되어 있다.

스크린은 철판인쇄에서처럼 광학적 역할을 하지 않고 벌집 모양의 공동부를 나누는 칸막이 역할을 하며 인쇄면의 높이를 균일하게 하는 반면 공동부의 길이는 농담에 따라 다르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상(像)은 판 실린더 위에 식각으로 직접 새겨지는 경우가 많고, 종이가 인쇄되는 판 실린더의 상단부와 공동부에 잉크가 채워지는 판 실린더의 하단부 사이의 중간부에 연철로 만들어진 긁개가 실린더의 축방향으로 왕복운동하면서 여분의 잉크를 닦아낸다.

윤전 그라비어 판 실린더의 제작과정은 카본 인화지(종이에 감광성 물질인 젤라틴을 바른 것)를 중크롬산 칼륨 용액에 담가 감광물질로 만든 다음, 불투명한 배경 위의 투명한 스크린을 통해 강한 빛을 조사시킨다. 여기에 다시 양화(陽畵)의 조판을 통해 카본 인화지에 빛을 조사시키면, 감광화된 젤라틴은 빛의 조사량이 많을수록 딱딱하게 경화되기 때문에, 격자형의 그물부분과 양화의 투명한 여백 부분에 있는 젤라틴은 아주 딱딱하게 굳어지며, 다른 부분은 그 점에 해당하는 양화의 농담에 따라 경도가 달라지게 된다.

두 차례의 노출을 마친 카본 인화지는 판 실린더(또는 편평한 판)에 붙여져 젤라틴은 실린더 표면에 남기고 종이만을 벗겨낸다. 이 실린더를 염화철(Ⅲ) 용액으로 식각하면 젤라틴의 경도에 반비례한 깊이로 식각되며 여기에 크롬 도금을 해서 보강하면 그라비어의 판 실린더가 완성된다. 윤전 그라비어는 여러 가지 색깔로 삽화를 인쇄하는 데 적당하지만 작은 활자는 스크린의 그물에 잘려나갈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하지 않다.

오프셋

오프셋 인쇄의 특징은 물과 기름이 반발하는 성질을 이용한 평판 인쇄라는 것과 판 실린더의 잉크가 종이에 직접 전달되지 않고 고무 블랭킷 실린더를 통하여 전달된다는 것이다. 판 실린더는 랩어라운드를 붙이기 위한 실린더와 비슷하지만 물을 적시는 롤러가 계속 일정한 양의 물을 공급한다. 시트페드(sheet-fed:절단된 종이를 공급받음)형 인쇄기는 판 실린더, 고무 블랭킷 실린더, 가압 실린더가 서로 지름이 같아 같은 속도로 회전한다. 판 실린더의 물기가 고무 블랭킷 실린더를 통해 인쇄 종이에 일부 전달되어 종이의 모양을 변형시키기 때문에 컬러 인쇄를 할 때는 시간 간격이 짧을수록 좋다.

어떤 2색 인쇄기는 가압 실린더 1개에 각 판 실린더를 가진 2개의 고무 블랭킷 실린더가 달려 있어 각 색상이 연속적으로 인쇄된다. 어떤 형태는 가압 실린더가 없고 판 실린더와 고무 블랭킷 실린더 2쌍이 마주보도록 되어 있어 종이가 2개의 고무 블랭킷 실린더 사이를 지날 때 양면인쇄가 되도록 만들어져 있다. 롤페드(Roll-fed:두루마리 종이를 공급받음)형 컬러 인쇄는 두루마리 종이를 연속적으로 각 색상을 인쇄하는 장치에 통과시키거나 지름이 큰 가압 실린더 둘레에 각 색상에 해당하는 4~6개의 고무 블랭킷이 회전하는 위성 윤전기 등을 이용한다.

일의 성격에 따라 여러 형태의 오프셋판이 있다. 모노메탈판은 아연이나 알루미늄판 같은 친수성(親水性) 금속에 감광성 물질을 입혀 네거티브 필름에 노출시킨 후 판을 닦으면 빛을 받아 굳어진 문장 부분만 남게 된다. 여기에 물과 잉크를 차례로 바르면 인쇄할 부분에만 잉크가 묻게 된다. 딥에칭(Deep-etch)판은 포지티브 필름으로 인쇄될 부분만 부식시켜 친유성(親油性) 래커를 판 전체에 바르고 닦아내어 식각된 부분에만 래커가 남도록 하여 만든다. 이 판은 수명이 길어 25만 매까지 인쇄할 수 있다.

바이메탈이나 트리메탈판은 알루미늄·스테인리스강·크롬·니켈 등과 같은 친수성 금속판과 구리·청동 같은 친유성 금속판을 겹쳐 식각시켜 만든다. 어느 금속판이 위에 있느냐에 따라 네거티브나 포지티브 필름을 쓴다. 이 판은 수명이 매우 길어 50만 매를 인쇄한다. 그밖에 빛을 받으면 도체가 되고 그렇지 않으면 부도체가 되는 셀레늄 같은 물질의 성질을 이용한 정전기판과 열을 받으면 친수성이 되는 중합체를 이용한 '즉석' 오프셋판도 있다. 오프셋 인쇄는 선명도에 있어서 철판인쇄보다 약간 못하나 사진인쇄에 있어서는 윤전 그라비어에 견줄 만하다.

기타 인쇄방법

이러한 방법에는 레터셋, 실크스크린 인쇄, 콜로타이프, 정전기인쇄 등이 있다. 레터셋은 보통 간접 철판인쇄라고도 한다. 오프셋처럼 고무 블랭킷 실린더를 쓰지만 철판을 쓰기 때문에 물을 적시는 장치가 필요 없어 드라이 오프셋이라고도 하며, 보통 오프셋 인쇄기는 오프셋과 레터셋 인쇄를 다 할 수 있는 겸용으로 나온다. 레터셋 인쇄를 할 때는 물을 적시는 장치를 떼어낸다. 실크스크린 인쇄는 고무 롤러로 잉크를 스크린에 강제로 통과시켜 인쇄하는 인쇄술이다.

스크린의 재료는 보통 비단이지만 나일론·인청동·스테인리스강·니켈 등을 쓰기도 한다. 인쇄되지 않는 부분은 스텐슬, 유성 잉크와 아교, 사진제판법 등의 방법을 써서 잉크가 통과하지 못하게 막는다. 실크스크린 인쇄는 종이·유리·나무·플라스틱 등과 같은 다양한 재료와 원통면 같은 다양한 형상에 인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콜로타이프는 감광제를 바른 유리판을 음화로 노출시키면 노출량에 따라 친수성을 잃는다. 여기에 잉크를 바르면 원화의 농담에 따라 다른 두께를 갖는 성질을 이용한 인쇄법이다.

그물 스크린을 이용하지 않는 유일한 사진 복제술이며 복제의 선명도가 아주 뛰어나지만 속도가 느리고(시간당 200매), 수명이 짧은(최대 5,000매) 단점이 있다. 플렉소그래피는 철판인쇄기의 원리와 같으나 주로 거친 표면에 높은 선명도가 필요없는 경제적인 인쇄에 쓰인다. 정전기인쇄는 화판과 잉크가 필요없는 인쇄법이다. 빛을 비출 때만 전도체가 되는 산화아연을 입힌 종이를 어둠 속에서 음전하를 띠게 하고 포지티브 필름으로 조사하면 화선부에만 음전하가 남게 되며 여기에 양전하를 띤 잉크 입자를 뿌리면 정전기를 띤 부분에만 잉크 입자가 달라붙는다. 지도 제작에 쓰기 위해 개발되었다.

인쇄 잉크

인쇄 잉크는 전색제(展色劑)·색소성분·첨가제로 구성되어 있다. 전색제로는 아마인유·로진·동유(棟油)·등유에서 추출한 용매 등을 쓰며 인쇄 후 침투·산화·증발되어 색소성분을 고착시킨다. 검정 색소로 잘 쓰이는 카본 블랙(carbon black)은 기름이나 천연 가스를 불완전 연소시켜 얻는 유기성 색소이나 다른 유색 색소들은 무기화합물로서, 크롬 무기화합물(노란색·파란색·오렌지색), 몰리브덴 무기화합물(오렌지색), 카드뮴 무기화합물(빨간색·노란색), 철 무기화합물(파란색) 등을 사용한다. 인쇄 잉크는 인쇄방법이나 인쇄물의 재료에 따라 구성 물질이 달라진다.

철판인쇄와 오프셋은 유성 잉크를 사용하며 시트페드형이 롤페드형보다 더 진한 잉크를 쓴다. 윤전 그라비어 인쇄에서는 휘발성 용매가 첨가되어 유동성이 좋은 잉크를 쓴다. 그리고 실크스크린 인쇄에 사용하는 잉크는 인쇄물의 재료에 따라 여러 잉크를 사용하는데, 너무 빨리 말라서 스크린의 망사를 메우는 잉크는 사용하지 않는다.

R. Lechène 글

한국의 인쇄

인쇄술이 발명되기까지

한국의 인쇄는 8세기초에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글자·먹·종이의 제조기술이 도입되어, 나무판에 글자를 새기고 먹을 칠하여 그 위에 종이를 얹어 밀어내는 방식이었다. 종이는 닥나무에 향수를 뿌려가며 길러서 그 껍질을 벗겨 끓여 종이뜨기를 했다는 기록이 8세기초에 이미 나타난다. 이같이 만들어진 닥종이는 질기고 흡수력이 좋아 먹을 잘 받았다. 먹은 소나무를 태워서 생기는 검댕을 모아 들기름을 섞고, 나무틀을 만들어 그 속에 담아서 다지고 죄어서 굳게 하는 방법으로 만들었는데, 이를 송연먹이라 불렀다. 먹을 갈아서 쓰기도 했지만, 인쇄를 할 때에는 검댕을 물에 개어 나무판에 바르는 방법을 주로 썼는데, 목판을 찍을 때는 물에 갠 먹물을 써야 인쇄가 깨끗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목판인쇄

글자가 만들어지고 책을 제작할 단계까지 발달하면서 처음에는 글을 옮겨 베꼈으나 잘못 베끼거나 줄을 빠뜨리는 일이 발생하자 목판에 새기게 되었다. 중국에서는 비석같이 다듬은 돌에 원본을 새겨 오래 간직했는데, 한(漢)나라 때는 태학 앞뜰에 책 내용을 새긴 석경을 두어 탁본을 할 수 있게 했고, 절에서도 돌에 불경을 새겨 보관하는 데 힘을 기울였다.

고구려·백제·신라에서는 중국의 불경을 베껴 들여오다가 점차 이를 목판에 새겨 인쇄하는 데까지 발달했다. 불국사 3층석탑(석가탑)에서 발견된 〈무구정광대다라니경 無垢淨光大陀羅尼經〉은 중국에서 704년에 한역되어 2년 뒤에 신라로 들여와 이를 목판에 새긴 것으로 706~751년에 이룩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로 알려져 있다. 그후에도 목판인쇄는 꾸준히 발달했으며, 그 유물로 1007년에 인쇄된 〈보협인다라니경 寶印陀羅尼經〉 등이 보존되어 있다.

고려시대에는 큰 인쇄사업으로 11세기에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을 새기고, 12세기에는 초조대장경에서 빠진 불경을 모아 속장경(續藏經)을 새기고 찍었으나, 13세기에 몽골군이 쳐들어와 불태워버리자 재조대장경(再彫大藏經)을 새기게 되었다. 팔만대장경이라고도 불리는 재조대장경은 지금 해인사에서 소장하고 있다. 목판인쇄를 하기 위해서는 아름드리 나무를 베어서 바닷물에 담가 진을 빼고 판자로 켜서 뒤틀리지 않게 해야 한다. 단단한 나무를 골라야 하는데 가래나무·배나무·대추나무·박달나무 등이 쓰였다. 약 8만 장의 목판을 앞뒤로 새기려면 나무가 많이 들고, 자리도 많이 차지하며, 많은 사람을 써야 하기 때문에 경비가 많이 들었다. 그동안 강화도에서 새겼다고 알려져왔으나, 최근 강화도가 아니라 남해도였다는 설이 대두되고 있다.

목판인쇄는 금속활자인쇄가 발명된 뒤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사실상 19세기초까지 이어졌다. 목판은 한번 새겨 놓으면 언제나 다시 찍을 수 있으므로 활판인쇄에서 종이거푸집을 떠놓은 것보다 덜 번거로웠던 것이 그 이유 중의 하나였다. 또 조선시대에는 많은 부수를 찍을 책, 여러 번 되풀이해 찍을 책, 그림이나 표로 만들어 판짜기가 어려운 책 등 활자인쇄로 하기 어려운 경우에 목판인쇄를 했는데, 책력(冊曆)과 같이 해마다 5,000부씩 찍는 경우 그러했다. 또 중국에서 들여온 책을 그대로 찍을 때는 책장마다 나무판 위에 뒤집어 엎어놓고 물을 발라 책장을 밀어가며 글자획을 남기고 새기는 방법이, 일일이 금속활자를 만들어 조판하는 것보다 훨씬 수월하므로 목판을 하는 일이 많았다.

8세기의 인쇄는 작은 나무판을 만들어 찍었던 것으로 보인다. 높이 10cm, 가로 55cm 되는 나무판에 새겨 찍었고, 각 장을 이어붙여 두루마리로 만들었다. 〈무구정광대다라니경〉·〈보협인다라니경〉은 바로 이와 같은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또한 초조대장경 중에는 옆으로 긴 나무판에 찍은 다음 책장을 이어붙여 두루마리같이 만들고 그것을 병풍처럼 앞뒤로 접어 만든 책도 있다. 35×50cm의 낱장을 반으로 접어 겉장을 붙이고 실로 꿰매 장정하는 책도 있었는데, 이 방법은 지금도 쓰이고 있다.

금속활자의 발명

금속활자는 목판인쇄보다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찰흙이나 나무에 낱글자를 새겨 아비자(씨앗자)를 만들고, 그것을 해감모래에 심어서 두 쪽으로 된 거푸집을 만든 다음, 여기에 놋쇠물을 부어서 쇠활자를 만든 후, 이것을 심어서 원하는 책장으로 판을 짠다. 이같이 짠 판에 글자들은 고른 평면을 이루어야 한다. 활자인쇄는 글자를 모아 판에 심고 찍어낸 책장에서 다시 활자를 뽑아내어 정리하고 다음 장을 준비하여 판을 짜는 식으로 인쇄함으로써 목판인쇄에 비해 재료·장소·인력 등의 경제적 부담을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금속활자를 제작하려면 금속기술이 발달해야 했다. 고려는 일찍이 1102년 송나라에서 북거푸집방법[鼓鑄法]을 배워 와서 해동통보(海東通寶)라는 엽전을 주조하는 데 성공했다. 청동기시대에 이미 거푸집을 써서 놋쇠거울·놋쇠칼을 만들었고 고려시대에는 작은 엽전을 대량으로 제작하는 주조기술을 완성시켰으며, 합금술을 발달시켜 구리에 주석과 아연을 섞어넣어 더 단단한 활자금속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1126년에 이자겸의 난이 일어나 고려 궁중 청연각이나 서적포에 있던 책이 모두 불타게 되었다. 한편 거란이 송나라를 쳐서 서적원 중심인 도서관이 그 지배하에 있게 되자 고려는 중국책도 구입할 수 없어졌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금속활자 부어내기였다. 쇠활자를 만들어 찍으면 나무판보다 오래갈 뿐 아니라 필요한 부수만큼의 책을 만들고, 판을 풀어서 낱개의 활자를 정리하여 다른 책을 찍어낼 수 있었다.

고려의 금속활자 인쇄혁명

고려의 금속활자인쇄는 1126년 뒤 얼마 안 되어 이루어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고려 왕릉에서 나왔다는 복활자가 1921년 발굴되어 덕수궁 왕궁박물관에 소장되었는데, 이 활자의 금속성분을 분석한 결과 해동통보의 것과 같은 것으로 밝혀졌다. 서체도 1232년 수도를 강화도로 옮기기 전에 찍은 〈남명천송증도가 南明泉頌證道歌〉의 모습을 담고 있다. 또한 강화도 피난 때 금속활자로 〈고금상정예문 古今詳定禮文〉 28부를 찍었는데, 실물은 전하지 않지만 고려의 재상이었던 이규보의 문집에서 그 사실을 밝히고 있다.

금속활자로 찍은 책을 나무판에 복각한 〈남명천송증도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있는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白雲和尙抄錄佛租直指心體要節〉(1377)이 남아 있다. 이러한 사실로 보아 고려는 12세기에 이미 개성에서 금속활자를 써서 책을 찍었다는 것이 증명된다.

조선시대의 활자인쇄

조선시대에는 고려의 기술이 직접 이어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초기에는 〈대명률직해〉·〈공신녹권〉을 나무활자로 찍어냈다. 그러다가 나무활자를 아비자로 하여 해감모래거푸집을 써서 놋쇠를 부어내게 되었다. 1403년에 처음으로 계미자(癸未字)를 가지고 중국의 고전과 〈동국약운 東國略韻〉을 찍었다. 세종은 왕위에 오르자 민본정치를 하려는 뜻으로 많은 책을 찍어냈는데, 활자로 찍어낸 책만도 소리·음악·아악·의례·문학·중국문학·농사·의약·역사·중국역사·유학·불교·교육·법전·병법·중국법·천문·수학·지리·지도 등에 걸쳐 100가지가 넘고, 나무판으로 찍은 것은 더 많다. 활자도 7가지나 부어내는 등 기술향상에도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였다.

세종은 인쇄에 매우 큰 관심을 보여 활자부어내기·판짜기·종이만들기 기술에 대한 연구가 어느 때보다도 깊이 이루어졌다. 세종은 계미자의 뒷면이 송곳같이 만들어져 밀초에 꽂아서 판짜는 데 어렵고 잘 움직이므로 이를 고치려 했다. 그리하여 활자의 모습을 네모나게 고치고, 사이에 대나무쪽과 종이를 끼워넣는 방법을 고안해내게 했다. 이천·장영실·김빈 등은 밀초를 별로 안쓰고도 판을 짤 수 있게 했다. 또한 노인들을 위해서 14×18cm 크기의 납활자를 만들어 책을 찍어내게 했으며 좋은 종이를 만들기 위해 일본의 닥나무를 기르도록 권하고, 여러 가지 종이의 원료를 찾아내어 쓰게 했다. 활자로 찍어내는 책은 300벌쯤 되었고, 나무판으로 찍는 책은 300~1,000벌에 이르렀다. 책력은 해마다 5,000~1만 벌을 찍었다. 이러한 책은 나무판을 새겨 찍었고, 지방 감영에서도 다시 찍어 나누어주게 했다.

1434년의 갑인자(甲寅字)는 조선시대에도 여러 번 고쳐 부어냈고 모자라는 글자를 더 부어내서 쓰기도 했다. 활자의 금속은 놋쇠가 가장 많이 쓰였는데, 이 놋쇠는 유기·엽전·무기를 만드는 데도 쓰였기 때문에 임진왜란 이후에는 부족할 때가 많았다. 따라서 나무활자로 직접 책을 찍기도 했고, 무쇠활자를 부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납활자는 1436년에 세종이 만들게 한 다음에는 납이 귀해서 더 쓰지 않았던 것 같다.

나무활자는 18세기에 이르러 성씨마다 족보를 찍을 때 많이 쓰였고, 조선 말기에도 쓰였다. 그밖에 옹기활자와 흙활자를 만들어 쓰기도 했다. 옹기활자는 찰흙을 빚어서 흙칼로 활자모습으로 자르고 길이방향으로 바늘이나 철사로 구멍을 뚫어서 높은 온도로 구운 다음에 철사나 삼실을 꿰어서 판 위에서 움직이지 않게 고안한 것이다. 찰흙활자는 낮은 온도로 구어낸 것으로 알려진다. 그밖에 바가지활자는 급할 때, 보충하여 쓰기 위해 새겨서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속활자로 이름난 것은 계미자(1403), 경자자(1420), 갑인자(1434), 진양대군자(병진자, 1436), 석보상절 한글자(1477), 강희안자와 한글자(1455), 홍무정운자와 한글자(1455), 정란종자(1465), 갑진자(1484), 병자자(1516), 한호한글자(1580), 훈련도감자(주로 나무자, 1603~54), 현종실록자(1677), 한구자(1677), 운각무쇠자(1684), 운각나무자(1688), 기영나무자(1792), 생생나무자(1792), 규장각자(1792), 정리자와 한글자(1795), 장혼나무자(1810), 전사자(1815), 학부나무자와 한글자(1895) 등이 있고 갑인자·강희안자·진양대군자·한구자들은 여러 번 되풀이해 쓰였다.

일본말 교과서를 찍은 활자로 이로파 왜언자(1492)가 있으며 몽골어·만주어·중국어를 가르치기 위한 나무판 책도 여러 가지가 나왔다. 한국의 금속활자 인쇄술은 원나라를 거쳐서 타브리즈로 퍼져간 것으로 알려지며, 종이 만드는 법은 8세기 때 고선지 장군에 의해 타슈켄트로 전해진 것으로 알려진다. 근대에 들면서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일본을 거쳐 다시 한국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손본기(孫寶基)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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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CD GX], 한국브리태니커,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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