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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레지스탕스 (한메)
레지스탕스 [프] résistance 저항, 특히 권력이나 침략자에 대한 저항운동. 제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점령하에 놓였던 프랑스·덴마크·노르웨이·네덜란드·벨기에·유고슬라비아·체코슬로바키아·그리스·폴란드·소련 등의 지역에서 일어난 저항운동을 말한다. 넓은 의미로는 일본 점령하 아시아 지역의 저항운동에도 이 말이 사용되는 경우도 있고, 나치즘에 대한 저항과 같이 파시즘 체제에 대한 각국의 반대 움직임에 대해서도 사용되는 경우가 있지만, 후자는 보통 반파시즘 운동으로서 취급되며, 주로 나치하의 유럽에 한정해서 점령지배에 대한 저항이라는 뜻이 일반적이다. 레지스탕스라는 말은 제 2차 세계대전 중인 1940년 6월 18일, 프랑스가 항복한 후에 런던으로 도피한 드골이 BBC방송을 통해 프랑스 국민에게 호소한 <프랑스의 레지스탕스의 불길은 꺼져서는 안되고, 또 꺼지는 일도 없을 것이다>라는 말로 인해 일반화되었다. 또 점령하의 파리에서, 나중에 <인류박물관그룹>으로 알려진 지식인 그룹(보리스·빌데·리베 등)이 《레지스탕스》라는 이름의 비합법 신문을 발행하여 이 말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드골의 이 말은, 비록 프랑스 정부가 독일에 항복했더라도,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던 해군이나 식민지 주둔 군대를 근거로 계속해서 독일에 대해 <항전(抗戰)>할 것을 호소한 것이다. 그 뒤, 독일 점령하나 독일에 협력하는 비시정부 집권시 프랑스 내에서 다양한 형태의 저항운동이 전개됨에 따라, 드골의 말은 상당히 영향력있는 상징성을 띠게 되었다. [레지스탕스의 성격]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대부분의 지역에서 <유럽의 새질서>를 제창하는 나치스독일의 점령지배의 확대에 따라 광범위한 저항운동이 일어나게 되었다. 그 형태나 성격은 지역이나 그것을 담당했던 사람들에 따라 다양했다. 북서유럽에서의 독일의 점령지배는 이들 지역 여러 나라에 고유한 국민국가의 질서체계나 지배기구는 파괴하지 않고, 오히려 이를 이용하려고 하였다. 프랑스에서는 알자스지방이 남북으로 나누어져 북부가 독일군의 직접 점령체제하에 놓이긴 했어도, 남부는 소위 <자유지대>라는 이름으로 비시체제가 합법정권으로서 존속했다. 이러한 상황은 점령체제에 협력을 강요당한 구(舊)지배체제 사람들에게 부역할 여지를 남겼고, 저항운동에도 정당이나 산업조직 등의 기존구조에 의거하여 틀을 잡아가는 경향을 낳았다. 이러한 방향의 운동에 있어서 점령지배로부터의 해방은 전전(戰前)의 질서나 권위의 회복을 뜻했다. 네덜란드나 노르웨이, 그리고 남동유럽의 그리스나 유고슬라비아의 국왕들이 망명하여 런던에 많은 망명정권이 모였는데, 이를 지지하여 조직된 저항운동 대부분은 이러한 성격을 강하게 가졌다. 그러나, 그 조직에도 국내와 국외, 또 상부와 하부 사이에 종종 엇갈림이 생겼다. 또한 위와 같은 지역에서도 패전과 점령지배, 그리고 세계적인 규모로 확대되는 전쟁에 따르는 군사체제의 강화는 이전의 국가 및 사회구조에 일정한 해체를 가져오지 않을 수 없었다. 그에 따라서 점령체제에 직면하는 민중의 독자적인 싸움이 벌어졌던 것이다. 특히 레지스탕스는 점령 지배하에서 기성질서로부터 단절된 무명인사들에 의해서 개시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패전으로 부대를 떠난 병사들의 무기은닉, 포로병의 탈주와 그 원조, 국경을 넘는 탈주와 연락망의 형성, 식량표의 확보와 위조, 반점령군(反占領軍) 전단과 팜플렛이 나타나고, 또한 차츰 지역적 차원을 넘어서 연계를 갖는 조직도 형성되었다. 그것은 전선에서 직접 싸우는 전쟁이 아니고,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점령지배와 직면하는 가운데 저마다 내부에서 만들어내는 전선, <침묵>에 의한 저항으로 시작되는, 점령군과의 일상관계에 있어서 나타나는 보이지 않는 전선에서의 싸움이었다. 프랑스의 경우, 자유지대에서는 가톨릭계나 사회당계 등의 사람들에 의해서 비교적 일찍부터 <리베르테>나 <해방> <의용병> 등의 커다란 조직이 형성되어 있었으나 북부에서는 조직적인 집결은 완만하였다. 뒤에 레지스탕스 속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는 공산당은, 1941년 6욀 22일의 독·소전쟁 개시까지는 파시즘과의 대결이라기보다는 독·소불가침조약하에서 <평화유지>를 제창하였고, 영국 등의 <전쟁정책>을 비난했다. 동유럽 방면에서는 <빨치산전쟁>이라든지 <해방전쟁>이란 용어가 일상적으로 쓰였다는 것에서도 보이듯이, 저항운동은 가열한 무장투쟁으로 집약되어 갔다. 이 방면에서는 독일의 인종정책에 의해 유대인이나 집시들이 엄격한 격리·배제의 대상이 되었다. 특히 폴란드의 경우 노골적으로 사람들을 독일인(아리아 민족)에 봉사하여야 하는 열등민족으로 못박고, 농작물과 원료생산을 위한 노동력 이상의 것으로는 보지 않았으며, 정치·경제·문화적인 면에서도 민족해체정책과 가혹한 점령정책이 취해졌다. 이러한 상황이 저항운동의 성격에 밀접히 관련되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저항이 명확히 무장투쟁 국면으로 접어든 것은 동유럽에서도 독·소전이 시작된 이후의 일이었다. 유고슬라비아에서는 티토의 지도하에 인민해방 빨치산군이 결성되어, 점령군과의 전면적인 무장대결로 들어갔다. 독일군이 국내에 깊숙이 침입하고 우크라이나 등을 점령당한 소련에서도 빨치산전이 각지에서 전개되었다. 다만 소련의 경우에는 게릴라나 파괴공작 등 빨치산 활동도 조국방위전쟁이란 이름으로 전개되는 대독전쟁의 정규군사행동의 일환으로서 규정되어, 다른 나라들의 빨치산전쟁과는 크게 성격을 달리하고 있었다. 유고슬라비아를 위시한 많은 동유럽 국가들은 제1차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二重帝國)의 지배하에 있었고, 혹은 폴란드와 같이 오랫동안 민족적으로 분할지배를 받았기 때문에 민족자립성을 빼앗기고있었다. 또한 독립 후에도 그 사회구조가 서유럽 열강 중심의 국제적 지배구조에 종속되어 있었다. 따라서 저항운동은 단순히 점령군 지배로부터의 해방뿐만이 아니라 구지배구조의 타파와 민족자립성의 획득을 목표로 했다. 유고슬라비아의 경우, 런던에 망명한 국왕권력에 이어진 체트닉이라는 저항조직이 있었다. 저항은 빨치산에 참가하였거나 그것을 지지한 농민들에게 있어서 오스만제국의 지배에 항거했던 그 옛날의 민족적 긍지를 회복시켰고, 많은 의적들의 전설을 불러일으켰다. [프랑스의 레지스탕스] 1940년 6월 프랑스정부가 항복한 후 무명의 군인 드골이 런던에서 자유프랑스위원회를 조직함으로써 레지스탕스의 출발을 알렸다. 1941년 6월 독·소전 개시 후부터 레지스탕스 활동이 적극적으로 전개되었는데, 프랑스공산당은 독일군 암살, 군사시설 파괴, 철도수송 방해 등에 앞장섰다. 1942년 11월 연합군의 북아프리카 상륙 후 유리한 전세를 이용해<전국저항평의회>가 결성되었다. 여기에는 공산당을 포함한 프랑스의 모든 무장조직이 총결집(總結集)했고 드골이 지도자가 되었다. 이후부터 레지스탕스는 점차 대중적인 성격을 띠게 되었다. 한편, 독일이 실시한 <의무노동징용(STO)제도>에 거부한 사람들이 중심이 되어 마키(maquis;게릴라부대)라는 무장조직을 형성했다. 마키는 세력이 점점 막강해져, 마침내 프랑스 국내의 무장조직 통합체인 프랑스 국내군의 이름하에 통합되었다. 1944년 6월 연합군의 노르망디상륙을 기점으로 전국적인 무장봉기가 일어났으며, 특히 파리는 전시민적 봉기에 의해 수호되었다. 이어 9월초 레지스탕스를 중심으로 스스로 해방을 획득한 프랑스인들은 프랑스 공화국 임시정부 수립을 맞이하게 되었다. [이탈리아의 레지스탕스] 오랫동안 파시즘체제하에 있었던 이탈리아에서는, 1943년 7월 무솔리니가 실각된 후 수립된 바돌리오정권하에서 연합군과의 휴전협정이 조인되었다. 그 결과 남부에는 연합군이 진주하였고, 북부에서는 독일군이 점령한 상태에서 빨치산투쟁이 전개되었다. 국왕권력을 받들던 바돌리오 정권하에 놓인 남부와 빨치산투쟁으로 어느 정도 자립적인 해방을 이룩하고 파시즘체제를 극복하여 전후의 신체제를 탄생시키고 있었던 북부의 차이 속에서, 양자를 합체시켜 태어난 해방 후 이탈리아의 권력구조는 전후에야 파시즘을 지지했던 기성 지배구조를 청산할 수 있었다. [파리 해방과 바르샤바 봉기] 1944년 8월의 파리 해방은 드골과 파리해방위원회를 축으로 한 레지스탕스 세력간의 주도권 쟁탈 문제에도 불구하고, 연합국의 의도를 초월하여 국민봉기에 의해 프랑스인 스스로 이룬 해방이었다. 그러나 폴란드의 바르샤바봉기는 이와 비극적인 대조를 이루었다. 폴란드에는 런던으로 망명했던 친서구정권을 지지하는 저항조직이 일찍부터 국내에 조직되어 있었고, 그 밑에 <국내군(AK)>으로 불리는 군사조직도 편성되어 있었다. 이 국내군에 의해서 44년 8월 1일 바르샤바에서 전면적인 봉기가 일어났다. 이 봉기에는 망명정부계의 조직뿐만 아니라, 이에 비판적인 조직이나 시민도 다수 참가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연합군의 원조는 거의 없었고, 소련군의 진격도 없는 가운데 독일군에게 패했고, 2개월의 전투 끝에 진압되었으며, 이듬해 1월 17일 소련군에 의해서 밖으로부터 해방되었다. 제 2차 세계대전 중 레지스탕스의 주체적인 투쟁은 이 대전의 성격을 단순히 연합국 대(對) 추축국이라는 종래의 도식으로 설명할 수 없게 했다. 즉 단순한 국가와 국가간의 전쟁이라는 선을 넘어, 민족문제와 경제체제의 문제 등도 제기되었던 것이다. 레지스탕스는 각 나라의 해방방식에 영향을 미쳤는데, 어떻게 해방되었느냐에 따라서 전후 그 나라의 정치·사회적 양상이 결정되었다. → 반파시즘운동 <김영철> 출전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CD GX], 한국브리태니커, 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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