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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군국주의 (브리)
군국주의 軍國主義 militarism 군사력에 의한 국위신장을 국가의 주요목표로 생각하여 사회구조나 국민의 생활·사고 양식을 군사적 가치에 종속시키려는 사상 및 체제. 군사조직의 '명령과 복종' 원리에 따라 대내외적으로 호전적인 정책을 수행한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제국, 칭기즈 칸의 몽골 제국, 나폴레옹 1세의 제국 등 전쟁제국, 군인황제시대의 로마와 라틴아메리카 등지의 군사독재, 스파르타, 프로이센과 같은 위수국가(衛戍國家)들은 군국주의의 일반적인 발전이 그때마다의 현실상황 아래서 결정된 특수한 발현형태들이다. 근대국가의 형성 이후 군국주의가 개화한 전형적인 예는 독일제국과, 만주사변에서 제2차 세계대전까지의 일본에서 발견된다. 이들 보기로부터 군국주의의 전제조건을 추출한다면 상무적(尙武的) 기풍이 전통적으로 존재했다는 점, 연이은 전쟁에서 승리를 거둠으로써 군부의 위신이 고양되어 있었다는 점 등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2가지 조건이 구비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군국주의가 실현되는 것은 아니었다. 영국·프랑스·미국에서도 2가지 조건이 충족된 시기가 있었지만 결국 군국주의가 발현될 수는 없었는데, 이들 국가의 정치문화와 통치체제가 군국주의의 탄생을 용인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에 반해서 독일과 일본의 경우에는 자본주의의 급격한 발달로 인하여 시민계급의 성장이 불완전했으며 정당은 충분한 정치력을 확보하지 못했고 노동자 계급 또한 통치문제를 책임질 만큼 성숙해 있지 않았다. 군국주의의 다양한 특질들은 브란덴부르크-프로이센-독일 군국주의에 여실히 드러나 있다. 브란덴부르크-독일 군국주의가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는 융커 계급이 봉건지주계급으로부터 자본주의 경제의 지배계급으로 성공적인 변신을 이룰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봉건제도가 몰락하던 시기에 태동한 군국주의의 지배는 자본주의의 발흥기에까지 연결되었다. 프로이센 군국주의는 단순히 근대시민혁명을 좌절시키는 역할을 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부르주아지를 부상시키는 데 보다 큰 기여를 했다. 군국주의는 프롤레타리아 운동으로부터 부르주아지를 보호하면서 전쟁을 통하여 프로이센화(化)라는 형태로 독일의 통일을 달성했다. 비스마르크·몰트케·루덴도르프등이 수행한 이와 같은 정책은 독점자본주의(제국주의)의 단계에까지 계승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군국주의 이념의 담당자들 예컨대 슈펭글러나 니체 그리고 좀바르트, 지멜 등 '1914년 이념'의 추종자들은 군국주의를 이데올로기화하는 데 많은 공헌을 했다. 〈총력전 Der totale Krieg〉에서 에리히 루덴도르프가 피력한 "전쟁은 인간생존의지의 최고의 표현이다"라는 견해와 "모든 인간공동체의 문화는 전쟁의 토대 위에 서 있다"는 W. 피히트의 견해 사이에는 독점자본주의적 계급이익이 서로 내적 연관을 이루고 있다. 군국주의는 자본주의와의 연장선상에서 사회주의 이론가들의 비판을 불러일으켰고 제2제국은 비스마르크의 지도 아래 슐레지엔 방직노동자봉기 진압(1848), 쾰른 공산당사건(1852) 등으로 독일 내 프롤레타리아 운동을 억압했다. 로자 룩셈부르크는 〈민병대와 군국주의 Miliz und Militarismus〉에서 "사회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미증유의 생산력을 전적으로 불합리하게 낭비하는 것이고 노동자계급의 입장에서 보면 그 경제적 생활수준의 격하를 의미한다"고 해석하여 군국주의의 경제적·사회적 조건을 규탄했으며, 카를 리프크네히트는 〈군국주의와 반군국주의 Militarismus und Antimilitarismus〉에서 "처음에 군대 자체로 등장했던 이것은 급기야 시민의 공적·사적 생활 전체를 군대식 사고방식으로 침식하는 일단의 체계로 나타난다"고 평가했다(→ 색인 : 룩셈부르크, 리프크네히트). 1917년의 러시아 혁명은 군국주의의 성격을 다소 명백하게 노출시켰다. 반공산주의가 전쟁을 준비하기 위한 이데올로기적 수단이 되었으며 국외의 적들은 곧장 독점 부르주아지에 대항하는 국내 노동자계급과 결부되었다. 블라디미르 레닌의 분석에 의하면 현대 군국주의는 자본주의의 산물이다 (→ 색인 : 레닌). 현대 군국주의는 자본주의의 발전 속에서 2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하나는 자본주의 제국이 대외적 충돌이 생겼을 때 사용하는 군사력의 형태이며(대외적 군국주의), 다른 하나는 지배계급이 프롤레타리아트의 정치적·경제적 운동을 억압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무기의 형태(대내적 군국주의)이다. 파시스트 군국주의자들은 W. M. 셰링 등의 '국방철학'을 자신들 체계의 근거로 삼았다. 국방철학의 목표 및 근본 기능은 제국주의 사회질서 전체를 '민족방위공동체'로 재구성하는 데 있었다 (→ 색인 : 파시즘). '노동과 국방'에 근거한 국민방위공동체의 이론적 토대는 네덜란드의 사회학자인 S. R. 스에인메츠가 〈전쟁의 사회학 Die Sozialogie des Krieges〉에서 설정한 테제, 즉 " 전쟁이란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드러나는 집단현상"이라는 테제에서 분명히 드러난다. 민족방위공동체이론은 지정학적 생활공간론, 동물계에서 벌어지는 생존경쟁을 인간사회로 옮겨놓은 인종론, 혈통과 지연에 관한 신화들과 더불어 독일 군국주의 이데올로기에서 핵심적인 구성요소로 작용했다. 군국주의는 국제적 위기를 과장하거나 스스로 국제긴장을 조성하는 경향이 있으며 그결과 광범위한 국민층의 비판의식을 사실상 존재하는 위기에 대하여 무감각하게 만들고 반군국주의자들을 공상적인 평화주의자로 이끌어가는 경우가 많다. 독일과 일본에서 공상적 평화주의가 뿌리깊었던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다. 군국주의가 시민계급이 자국의 방위에 스스로 책임을 지는 영국·프랑스·미국 등지에서는 세력을 펼치지 못하고 국민들이 안전보장에 무관심하고 반군국주의적인 경향을 갖는 독일과 일본에서 위력을 발휘했던 것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니었다. 군이 시민화되고 시민이 국가의 안전보장에 책임을 지는 국가가 민주주의 국가이며, 이에 반해서 시민이 자국의 방위에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군이 시민을 군사화하려고 획책하는 나라가 군국주의 국가인 것이다. 군국주의는 독일과 일본의 운명이 말해주는 것처럼 현대의 총력전을 위해서는 매우 부적합한 체제임에 틀림없다. 조르주 클레망소의 말대로 전쟁은 장군들에게만 맡기기에는 너무나 중대한 일이며 국민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민주적 지도자만이 전쟁을 결정하고 국민의 능력을 총동원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식민지 상태에서 벗어난 신생독립국가들 가운데는 군사독재가 성립된 예가 많고 여기에 군국주의적 양상이 동반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국가형성의 과정에서 정치권력의 진공상태를 메우기 위하여 대두된 이들 군사정권은 기존정부의 부패와 무능을 비난·탄핵하여 국민생활의 제반영역을 지배하려고 하는 점에서 군국주의의 성격과 유사한 면을 보인것도 사실이지만 한편으로 군부의 임무가 국가형성과 근대화에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신생국가의 군사정권은 이른바 '근대화를 위한 과두제'의 한 형태로서 파악할 수 있다.→ 국수주의, 전쟁, 제국주의 김덕천(金德千) 글 참고문헌 군부와 권력 : 김재홍, 나남, 1992 병영국가 북한 : 한스 마레츠키 , 정경섭 역, 동아일보사, 1991 일본군부의 정치지배(연구논총 8) : 이형철, 법문사, 1991 군과 국가 : 사무엘 P. 헌팅턴, 박두복·김영로 공역, 탐구당, 1990 군사문화-국가발전과 민·군관계의 이론과 실제 : 김순현, 을지서적, 1990 군부이론과 군부정치 : 이신일, 교학연구사, 1990 군부정치(열음사상총서 19) : 알프레드 스테판, 이수훈·김기석 공역, 열음사, 1989 현대정치와 군부(현암신서 88) : S. E. 화이너, 김영수 역, 현암사, 1989 일본군국주의 실상 : 이승만·이종익 공편, 나남, 1987 군부정치론 : 김영명, 녹두, 1986 군부정치-기원·과정·전망 : 펄무터외 아모스, 고려대학교 출판부 편역, 인간사랑, 1985 일본군국주의의 형성과정(한길아카데미 8) : 한상일, 한길사, 1982 군과 정치 : J. J. 존슨, 김규택 역, 일조각, 1963 The Man on Horseback：The Role of the Military in Politics : Samuel E. Finer, Praeger, 1962 Staatskunst und Kriegshandwerk：Das Problem des "Militarismus"in Deutschland, 4Bd. : Gerhard Ritter, Oldenbourg, 1954-68 A History of Militarism：Civilian and Military, rev. ed. : Alfred Vagts, 1960 The Soviet Military and the Communist Party : Roman Kolkowicz, 1967 Military Institutions and Power in the New States : William Gutteridge, 1965 The Military in the Political Development of New Nations：An Essay in Comparative Analysis : Morris Janowitz, 1964 The Role of the Military in Underdeveloped Countries : John J. Johnson(ed.), 1962 출전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CD GX], 한국브리태니커, 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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