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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독일 2 (한메)
독일 2 (앞에서 계속) <경제·산업> ⑴ 경제 동독은 동유럽에서 체코슬로바키아와 더불어 가장 발달된 공업국으로, 세계 10대 강대국에 속했다. 그러나 구(舊)독일의 경제구조 속에서 일체적(一體的)으로 기능하고 있던 동독의 경제는 1945년의 패전으로 나라가 분할되자 독자적인 경제운영이 불가피해졌고 더구나 주전장(主戰場)이 되었던 동독은 황폐가 심하여, 소련의 점령치하에서 극도로 피폐한 경제환경 가운데 재출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경제재건에 필요한 원료자원의 부존상태가 대부분 열악하였으며, 전시배상(戰時賠償)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의 압박 때문에 동독의 공업경제는 발전에 필요한 전제조건이 결여되어 있었다. 48월 2월 소련점령지역 전체에 대한 계획경제의 방식으로 기초적 발전을 꾀하기 위한 조정기관으로서 <독일경제위원회(DWK)>가 창설되었다. 이것은 반개년계획·2개년계획을 입안하여 <사회주의적 계획경제>에 대한 기초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49년 동독의 성립을 계기로 중앙집권적인 경제건설을 계획화함으로써 <공화국 제생산력의 급속한 발전의 보장>, 즉 파괴된 여러 산업능력의 복구와 잠재공업력의 재흥이 추진되었다. 또한 제1차 5개년계획(1951∼55 ), 제2차 5개년계획(1956∼60), 제1차 7개년계획(1959∼65), 제3차 5개년계휙(1966∼70)을 거쳐 경제재건이 추진되었다. 63년부터 기업의 자주화를 존중한 경제개혁을 실시하였고, 다시 72년 양 독일 기본조약으로 서독과의 관계가 정상화됨으로써 서독의 경제적 지원을 얻을 수 있게 되자 동유럽 제일의 풍요로운 사회를 이루는 경제재건에 성공하였다. 1981∼85년의 5개년계획 이후 86년 4월 제11차 당대회에서 채택된 5개년계획(86∼90)이 추진되어 공업은 22∼24%, 실질임금은 21∼22%나 증가하였고, 86년 생산국민소득은 4.3% 증가하였다. ⑵ 산업 ① 자원 갈탄은 추정매장량 약 250억 t으로, 앞으로도 반세기 동안의 채굴이 보장되어 있는 가장 중요한 광물자원인데, 라이프치히·할레·콧부스 등지가 주요 산지이다. 칼리암염(岩鹽)은 베라강 유역, 남(南)하르츠, 잘레강 및 운슈트루트강 유역, 북(北)하르츠의 제4광구에서 채굴되는 매장자원의 하나로 독일 화학의 기반을 이루며, 세계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석탄·철광·비철금속은 매장량이 적어 에너지 총수요량의 2/3를 갈탄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에너지절약과 효율적 이용이 모든 경제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그 밖의 매장자원으로 석회석·초크·석고·찰흙·고령토·슬레이트·석영·형석(螢石)·중정석(重晶石) 등이 있다. 동독은 수자원 이용도가 높아 잠재적 수량은 연간 185억㎥, 이용량은 70억㎥, 이용률은 37.8%이다. 안정적 수량을 90억㎥, 실효이용량을 77억㎥로 보고 산정하면 86%가 된다. 약 13억㎥의 댐에 의한 물 중 약 11.6억㎥가 수리(水利)·홍수방지에 도움이 된다. ② 농림·수산 동독 농업제도의 주요 목표는 사회주의적 생산관계의 필연적인 창출이었다. 그것은 경제와 사회를 중앙집권적으로 계획화하여 운영과 관리를 질서있게 조직화하는 것인데, 정치적 지도에 의하여 농업경영에서의 의사결정범위를 한정하고, 경영적 배치와 경영간시장거래를 제약하게 된다. 따라서 농업경영은 단지 경제적 단위로서만이 아니라, 사회주의적 계획에 기능하는 사회적 단위로서 이해되었다. 따라서 사적 소유형태의 농업경영은 거의 볼 수 없으며, 소수의 생산물로 특화(特化;전문화된 생산단위, 즉 <협동>을 제도화한 농업생산협동조합(LPG)이 농업의 주요한 담당자였다. 그 밖에 인민소유지가 있으나 그 비율이 낮으며, LPG의 정리·통합에 의하여 대규모화·기계화가 도모되고 있으나 식량의 자급자족에는 미치지 못했다. 동독의 농업용지(경지·목초지)는 국토면적의 58%에 달해, 서독보다도 그 비율이 높았다. 그 중 3/4이 농경지이고 그 나머지는 목초지였다. 감자 생산은 세계 상위권에 있었으며 1ha당 수확량이 미국 다음으로 많다. 주요 재배곡물은 보리·밀·호밀·귀리 등이며, 밀의 주요 생산지는 작센지방과 튀링겐분지이며 그 일부지역은 토지가 비옥하여 집약적인 농업이 운영되고 있다. 그 외 사탕무·흡 등 특용작물과 대마·채유식물(採油植物)·사료작물도 산출되는데, 옥수수의 경우 식부면적(植付面積)·수확량이 모두 서독의 1% 이하였다. 목축은 소·돼지를 중심으로 각각 서독의 1/3 내지 1/2 정도 사육하였다. 서독과 다른 점은 면양이 훨씬 많고, 서독에서 사육되지 않는 염소가 2만 2500두(頭)나 사육되나, 말의 두수(頭數)는 매우 적다는 사실이다. 꿀벌 41만 군(群)을 양봉하는 것도 특기할 만하다. 동독의 농산물 자급도는 1968∼70년에 83∼86%였던 것이 75년 이래 계속된 흉작으로 78년에는 76%, 79년에는 70%로 저하되었다. 80년대의 대풍(大豊)에 이어서, 농업생산 2.5% 증가라는 성과를 얻었고, 이후 84·85년 모두 곡물생산의 기록을 갱신하였다. 수산업은 하천호소(河川湖沼) 지역에서는 어로수단의 협동관리와 협동이용을 위하여 생산협동조합취로어업자(PWF)에 의해서 이루어졌다. 그러나 해역(海域)·연안어업에서는 협동조합제도가 없었다. 담수에서는 잉어·장어·연어·송어·농어 등이 주로 어획되며 발트해에서의 어획량은 약 30만t이었다. ③ 광공업 동독에서 가장 주요한 갈탄지대인 니더라우지츠에서는 연간 1억 6000만t을 채굴하는데, 이 숫자를 20세기초 이 지대의 연간생산량 790만t과 비교하면 약 20배라는 비약적 상승을 보이고 있다. 콧부스의 슈바르체품페 갈탄콤비나트 및 라우흐하머의 갈탄코크스제조공장은 제조설비의 규모와 성과면에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동독 광산업의 중심이었다. 콤비나트는 <물질적 생산의 기초적인 경제단위>로서 형성되어, 1970년에 36개소(공업생산의 33%), 75년엔 45개소(43%), 80년엔 133개소(99%)로 발전하여, 정부의 중앙관리에 의한 공업추진에 커다란 역할을 하였다. 그리고 공업기업은 사회주의화 과정에서 인민소유기업(VEB)으로 전환되었는데, 그 지도적 기관인 인민소유기업연합(VVB)이 콤비나트와 함께 생산의 효율화를 추진하였다. 동독의 공업지역은 베를린과 남부가 그 중심지였는데, 베를린지역, 카를마르크스슈타트―츠비카우지역, 드레스덴지역과 할레―라이프치히지역이 4대공업지대였다. 제철은 제2차세계대전 전부터 잘레강 상류의 운터벨렌보른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전후에 오데르강변의 아이젠휘텐슈타트와 잘레강변의 칼베에도 제철소가 건설되었다. 전후의 경제재건은 제철·기계공업 등의 중공업발전을 위한 기간산업을 중심으로 계획되고 육성되었으며 놀라운 발전을 보였다. 원료의 공급은 소련·폴란드·체코슬로바키아 등에 의존하였으며, 조강(粗鋼) 생산량은 757만 3000t이었다. 큰 발전을 이룩한 기계공업은 화학공업용 기계설비, 항공기술설비, 냉동기술설비 및 고품질의 공작용 중기계 등의 생산에 특색이 있었고 공산권 국가 및 서유럽 여러 나라로도 많은 수출을 하였는데 그 최대중심지는 라이프치히였다. 카메라·망원경·시계 등의 광학·정밀기계 공업도 전통이 있으며, 1846년에 창업된 예나의 카를차이스사(社)는 제2차세계대전 후 동독 인민기업(VEB)의 대표적 기업이 되었다. 그 밖에 동베를린·드레스덴의 전자기기, 아이제나흐와 츠비카우의 자동차, 로스토크의 조선(造船) 등이 알려져 있다. 약품·비료·플라스틱 등의 화학공업도 활발하여 슈베트에는 석유화학콤비나트가 있으며, 로이나의 화학콤비나트는 세계적인 규모이다. 전통산업으로는 마이센의 도기(陶器)가 유명하다. 근래에는 첨단기술의 개발과 도입에 따라 반도체·마이크로칩·산업용로봇 등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 ⑶ 무역·재정 1960년대에는 비교적 균형이 잡혀 있던 수출입이, 70년대에 들어서면서 수입초과가 계속되어, 수출확대가 큰 과제로 되었다. 그러나 이 경향은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개선되기 시작, 1984년에는 수입 229억 4000만 달러, 수출 248억 3600만 달러로 18억 9600만 달러의 흑자가 되었다. 수출입 상대국은 경제상호원조회의 가맹국이 약 2/3를 차지했고 그 중 소련은 최대의 상대국이었으며, 자본주의국가로는 서독이 최대로서 전체 무역의 10%를 차지했다. 수입상품의 원료로는 원유, 제품으로는 섬유류가 중요하며, 주요 수출상품은 농업용 기계, 트랙터, 평삭반(平削盤) 등이었다. 통화는 <독일민주공화국 마르크>였으며 이는 동독 내에서만 유통되었다. ⑷ 교통 철도의 연장은 1만 4226㎞, 그 중 전화율(電化率)은 1983년 15%로 서독보다 낮지만 계속 전화가 추진되었다. 내륙수로는 80년 2302㎞, 국도(國道)는 연장 1만 3092㎞이고 그 중 고속도로는 12%였다. 주요 고속도로는 베를린 순환고속도로에서 시작되는 방사상으로 뻗은 도로와 남부에 있는 드레스덴·카를마르크스슈타트·게라·에르푸르트까지 연결되는 동서방향의 고속도로가 있다. 항공로는 인터플루크가 취항하고 있으며, 유럽 각국은 물론 중동·아시아 등지에도 모두 60여 노선이 운항되었다. 석유 파이프라인은 서독과 대략 같은 길이이나 서독에 비해 수송원유랑은 1/2, 유효 톤킬로(ton kilo)는 1/3에 지나지 않았다. <사회> ⑴ 노동 동독의 헌법은 노동을 시민의 권리인 동시에 의무라고 규정하였다. <노동과정에의 자발적·의식적 참가>를 통하여 인민의 물질적·문화적 생활수준 향상을 도모하는 것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사회주의적 인격과 사회주의적 생활의 전면적인 발전을 추진하는 원동력이 노동이라고 보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었다. 생산수단이 인민의 소유인 이상, 노동거부는 근로자의 자살행위로 간주되며, 파업은 인정하지 않았다. 1967년 8월부터 주5일노동제를 실시했으며, 최저임금은 월 220마르크였다. 산업별 원칙에 의한 12가지 개별단산(個別單産)의 통일조직인 자유독일노동조합동맹(조합원 750만)이 단 하나의 노동조합이었다. 노동조합은 <함께 일하고, 함께 계획하고, 함께 통치하라>라는 원칙을 실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직으로서 노동자의 노동·생활조건 향상을 도모할 뿐만 아니라, 계획의 작성과 그 실시, 노동생산성의 고도화, 과학·기술혁신의 추진 등에 대해서도 책임을 졌다. ⑵ 사회보장 노동조합에 의한 것과 국가에 의한 것이 있는데 내용은 같으며, 무료진료, 질병수당, 임신·출산수당, 모성보호, 장애 및 노령연금, 의약품의 무료투여, 무료요양 등 사회보장제도가 폭 넓게 이루어졌다. 노동 의무는 14∼65세의 남자와 14∼60세의 여자에게 부여되었는데, 특히 공장노동자는 대부분 자유독일노동조합연맹에 가입되었으며 조합을 통하여 사회보장제도가 실시되었다. 전체 노동자의 보험가입은 의무이며 보험료는 총수입의 10%를 차지하였다. ⑶ 교육 1965년 이후 6세부터 16세까지 의무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교육은 기술교육에 중점을 두며 이것을 담당하는 <10년급(十年級)일반교양·종합기술고등학교>는 초급(4년)·중급(3년)·상급(3년)으로 나누어져 있다. 교육목표는 전면적인 인간형성이며, 그 실현의 수단으로는 마르크스의 주장에 입각하여 생산적 노동과 교육과의 밀접한 결합이 내세워졌다. 특히 상급학년에서는 직업선택과 결부된 기술교육이 큰 비중을 차지하였다. 1986년 직업학교는 1172개교, 전문학교는 이공계·의학교육을 중심으로 233개교가 있었고, 대학은 동베를린의 훔볼트대학과 라이프치히의 카를마르크스대학을 비롯한 종합대학 6개교를 포함하여 53개교가 있었다. 교육비는 초급에서 대학까지 일체 무료이며, 교육의 기회균등원칙이 중시됨과 동시에 조기영재교육도 철저히 이루어졌다. ⑷ 여성·가정 남녀평등권은 사회주의의 기본이념의 하나이며, 또한 동독에서는 노동력이 부족하므로 여성의 사회진출은 매우 뚜렷하다. 고용자수의 49% 이상이 여성이고, 취업가능연령인 여성의 약 83%가 일하고 있어 사회 지도층에서 많은 여성을 볼 수 있다. 여성의 경제적 자립과 더불어 이혼율은 해마다 증가하여 80년대에는 인구 1만 명당 30명 정도였다. ⑸ 범죄 범죄발생률은 사회생활의 안정, 생활수준의 향상과 함께 전체적으로는 저하되었지만, 1970년대 말부터 80년대에 걸쳐 증가추세를 보였다. 절도범 중에서는 <사회주의적 소유>의 절도가 증가했는데, 이는 소비생활의 일정한 안정으로 인한 경향이었다. 특히 16∼20세의 연령층에서 범죄발생률이 가장 높았다. 살인 등의 흉악범죄는 적고 정치범죄에 관한 공식통계는 일체 공표되지 않았다. <문화> 동독 정부는 사회의 전면적인 사회주의적 개조의 중요한 일환으로서 <사회주의적 문화혁명>을 들고 1970년대 이후부터 <사회주의적 국민문화>의 형성을 위하여 독일의 <문화적 유산>의 계승, 특히 근로자에 의한 그 수용에 역점을 두었다. 이것은 서독의 <제국주의적 문화>에 대한 동독문화 독자성의 강조이며 <퇴폐문화>의 거부이기도 하였다. 이리하여 음악·조형미술·연극·문학 등 여러 분야에서 <민주적·인도주의적 전통>이 국가의 많은 재정지원을 받아 널리 양성되었다. 라이프치히의 게반트하우스관현악단은 그 좋은 예이며, 괴데·실러를 비롯한 고전작품도 많이 읽혔다. 동시에 현대 작품에 대해서는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요구되어 공산당의 강제적 규제에 대한 작가·예술가의 반발이 있어 왔다. [서독(西獨)] 제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영국·프랑스의 점령지구를 바탕으로 1949년 5월 23일 수립되어 90년 10월 2일 독일통일 때까지 존속했던 연방공화국으로, 정식 명칭은 독일연방공화국(Bundesrepublik Deutschland)이었다. 면적 24만 8709㎞². 인구 6078만(1988). 수도는 본이었다. 1980년대 후반 소련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개방정책과 동독의 경제개혁·정치민주화 등의 욕구가 작용하여 89년 베를린장벽이 붕괴되고, 90년 10월 3일 동독이 서독에 통합됨으로써 동·서 양독일은 <독일>로 통일되었다. <정치> ⑴ 헌법 서독 헌법에 해당하는 것은 1949년 5월 23일에 발효된 <기본법>이다. 이 기본법의 초안은 각 주의회에서 선출된 의원과 당시 영국점령지구의 기독교민주동맹(CDU) 당수였던 K.아데나워를 의장으로 하여 구성된 의회평의회에 의해 작성되어, 미국·영국·프랑스 3국 점령군정부의 승인과 각 주의회의 비준을 얻어서(바이에른만은 거부) 발효되었다. 기본법 제146조에는 <이 기본법은 독일 국민의 자유로운 결정으로 의결한 헌법이 시행되는 날에 그 효력을 잃는다>고 되어 있어, 동·서독일이 통일되기까지의 잠정헌법임이 명기되어 있다. 기본법은 독일을 민주적·사회적 연방국가로 규정하고 있는데, 그 구체적 규정에는 바이마르공화제로부터 나치스 제3제국에 이르는 독일현대사(現代史)의 비극적 전개에서 터득하게 된 몇 가지 교훈이 들어 있다. 첫째, 기본적 인권보장이 특별히 강조되어, 제1조는 <인간의 존엄은 불가침이다. 이것을 존중하고 또한 보호하는 것은 모든 국가권력의 의무이다>라는 머리글로 되어 있다. 둘째, 특히 정당 존재양식과의 관계에서 자유로운 민주적 기본질서의 옹호가 강조되고 바이마르헌법과 같은 가치중립적인 입장은 거부되고 있다. 셋째, 나치스시대와 같은 중앙집권체제를 거부하고 전통적인 연방주의로의 복귀가 채택되고 있는데, 그것은 동시에 독일의 강대화를 두려워하는 프랑스와 비슷한 제도를 가지고 있는 미국의 의향에도 합치하는 것이었다. 넷째, 바이마르헌법의 경우처럼 강력한 대통령이 의회와 대립하게 될 가능성이 배제되고, 연방의회 선거제도의 근간을 이루는 비례대표제에 대해서도 바이마르헌법과 비교하여 여러 가지 수정·보충이 가해져 있다. 다섯째, 광범위한 위헌심사권을 가진 특별한 연방헌법재판소가 설치되어 있다. 여섯째, 사회국가라는 선언은 일반적 성격의 것으로 그치고, 사회화 조항이 있기는 하지만 경제생활의 형태에 대해서는 현실의 전개에 맡겨져 있다. 일곱째, 장래의 국제협조를 위하여 주권의 일부를 국제조직으로 이양하는 것을 인정하여 국민국가의 절대성을 한정하는 가능성을 인정하고 있다. 기본법은 성립 후 여러 차례 개정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56년의 재군비(再軍備)에 관련된 개정과 68년의 비상사태법에 관련된 개정이 중요하다. ⑵ 국가원수 대통령은 임기 5년, 1회에 한하여 재선이 가능한데 연방의회의원과 주의회에서 선출한 의원으로 구성되는 연방집회에서 간접선거로 선출된다. 국민의 직접선거를 피한 것은 강대한 권력을 가진 대통령의 출현을 막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대통령의 권한도 외국과의 조약에 대한 서명, 외국 대사 및 공직자로부터의 신임장 접수, 그 밖에 형식적·의례적인 것에 한정되고 있다. ⑶ 입법 입법기관은 양원제로 연방의회와 연방참의원으로 이루어졌다. 연방의회의원은 보통·직접·자유·평등 및 비밀선거에 의해서 선출되며 임기는 4년이다. 선거권은 1975년 이후부터는 18세 이상, 피선거권은 21세 이상으로 되어 있다. 연방참의원은 각 주정부에서 선출된 대표로 구성된다. 선거제도는 비례대표제와 소선거구제를 접합한 이표제(二票制)인데, 각 정당마다의 의석수는 비례대표제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리고 군소정당 난립을 피하기 위하여, 최저 5%를 득표하거나, 3개의 소선거구에서 당선자를 낸 정당만이 의석 배정을 받도록 되어 있다. 총리는 연방의회에서 과반수의 득표를 한 사람으로 대통령에 의해서 임명된다. 총리의 지위는 강력하여 연방의회가 미리 후임총리에 대한 합의를 본 연후가 아니고는 불신임안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⑷ 사법 사법권은 연방헌법재판소·연방최고법원·연방상급법원 및 각 주법원에 의하여 행사된다. 연방헌법재판소는 위헌입법심사권을 가진다. 연방상급법원에는 연방보통법원·연방행정법원·연방노동법원·연방사회법원·연방재정법원이 있다. ⑸ 행정구분 서독은 11개의 주로 이루어졌는데, 각 주에는 모두 총리·내각·의회가 있다. 연방과 주와의 관계는 독일의 독특한 분권주의(分權主義;연방주의)의 연장선상에서 기본법에 의해 규정되어 있다. 우선 입법의 영역을 보면 연방만이 전속적(專屬的)으로 입법할 수 있는 사항, 연방과 주가 함께 경합적으로 입법할 수 있는 사항, 연방이 원칙적 규정만을 입법하는 사항 등이 기본법에 명기되어 있다. 연방이 전속적 입법권을 가지는 영역은 외교·군사·국적(國籍)·통화 및 관세와 통상, 철도와 항공, 우편과 전신·전화, 산업상의 권리와 저작권·출판권 보호, 경찰, 통계 등이다. 반면 주의 업무는 교육정책이 중심이다. 연방정부에는 교육부가 없으며, 교육정책의 조정은 각 주의 교육장관으로 구성된 상설교육장관회의에 의하여 이루어진다. 또한 경찰·치안 등 주의 기본업무 외에 연방법의 집행도 주에 위임되고 있다. 그런데 연방의 권한과 업무의 범위는 방위문제라든가 전후처리문제를 계기로 하여 확대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1953년 가정청소년문제부, 62년 학술연구부의 신설 등에서 볼 수 있듯이 교육·연구의 영역에서 새로운 중앙집권화의 경향이 강화되고 있다. 그리고 재정제도에 대해서는, 연방에 귀속하는 조세수입과 주 또는 시·읍·면에 귀속하는 조세수입의 구별과, 그것을 둘러싼 입법에 대한 연방참의원의 관여 정도 등이 기본법에 규정되어 있다. 시·읍·면은 전통적·지연적(地緣的) 행정단위로서 독일에서는 매우 중요하다. 특히 제2차세계대전 직후의 혼란기에는 상위의 행정기구가 괴멸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그 역할이 컸다. <기본법>은 시·읍·면이 법률의 범위내에서 지역적 공동체의 모든 사항을 자신의 책임하에서 규율하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각 시·읍·면은 독자적인 의회와 그 대표, 공무원이 있으며 주로 건설·학교·문화·복지 등 네 분야의 업무를 담당한다. 주와 읍·면 사이에는 군이 있는데, 군은 읍·면의 상위에 있는 것이 아니고, 명령권도 없다. 다만 시·읍·면에 대한 주의 영향력은 역사적 유래로 보더라도, 주에 대한 연방의 영향력보다 훨씬 크다. ⑹ 정당 전후의 역사 전체를 통하여 중요한 정당은 기독교민주―사회동맹(CDU―CSU)과 사회민주당(SPD)의 2대 정당과 제3당인 자유민주당(FDP)이다. 연방정부는 연방공화국의 발족부터 1966년까지는 대체로 기독교민주―사회동맹과 자유민주당의 보수중도연합정권(총리 아데나워·에어하르트)이었으며, 1966∼69년은 기독교민주―사회동맹과 사회민주당의 보혁(保革)대연합정권(총리 키징거), 1969∼82년은 사회민주당과 자유민주당의 사회―자유연합정권(총리브란트·슈미트)이었다. 1982년 이후부터는 13년간 계속되었던 좌파중도정권이 붕괴되고, 기독교민주―사회동맹과 자유민주당의 보수중도내각(총리 콜)이 들어섰다. 기독교민주―사회동맹은 기독교민주동맹과, 그 자매당인 기독교사회동맹으로 이루어진 블록이다. 이 두 정당은 모두 1945년에 결성되어, 1949년 이래 연방의회에서는 동일한 교섭단체를 구성하고 있으며, 연방공화국의 전반기에는 정권의 중심에 있었다. 그 이후 후반기의 중심이 되고 있는 것이 사회민주당이다. 이 당은 1891년의 에르푸르트강령 이래 고수하던 마르크스주의적 계급정당의 입장에서 벗어나, 1959년의 바트고데스베르크강령 이후 노동자와 화이트칼라를 중심 기반으로 한 진보적 국민정당으로 변모하였다. 자유민주당과의 연합정권에서는 동방정책에 의한 동서간 긴장완화와, 공동결정제도의 확립을 중심으로 한 내정개혁에 성과를 올리고 있다. 제3당인 자유민주당은 자유주의적인 공화주의자들이 조직한 당인 동시에 경제적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우파시민(右派市民)의 당>이라는 이중성을 지닌다. 그 밖에 군소정당으로서 중요한 것은 초기의 독일당(DP)과 고향추방민동맹(故鄕追放民同盟;BHE), 1960년대 말에 대두한 신(新)나치당(국가민주당;NPD), 1980년대에 대두한 환경보호파인 녹색당(緣色黨)이다. 녹색당은 1983년의 선거에서 반핵과 환경보호를 내걸어 5.6%의 표를 획득하여, 연방의회에 처음으로 진출하였다. 이 밖에 공산당(KPD)은 1956년 헌법재판소에 의해 비합법화되었으며 재출발 후의 새 공산당(DKP)은 득표율이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외교> 1955년 5월 서독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맹을 결정한 파리조약의 발효에 의하여 <베를린문제 및 독일 재통일과 평화조약의 문제를 포함하는 독일 전체에 관한 권리와 책임>을 미국·영국·프랑스 3국에 유보하고 주권을 회복하였다. 그리고 9월 K.아데나워의 소련방문을 계기로 소련과의 사이에도 국교가 수립되었다. 그러나 그 후로 서독은 전독일을 대표한다는 원칙으로서 <단독대표권>을 주장하여 동독(독일민주공화국)을 승인하는 국가와는 외교관계를 가지지 않는다는 이른바 <할슈타인원칙>을 견지하였다. 이와 같은 태도의 배후에는 미국의 J.F.덜레스 국무장관에 공명(共鳴)하여 <힘의 정책>을 통해서만 독일 재통일의 전망이 열린다고 하는, 아데나워로 대표되는 동서냉전기의 보수파 철학이 있었다. 그러나 아데나워 외교는 1963년 독일―프랑스협력조약에 의한 독일·프랑스 우호관계의 확립을 마지막으로 벽에 부딪쳤다. 우선 동독이 국가로서 발전함으로써 기존의 방침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1963년 이후부터는 동유럽 여러 나라와 통상대표부 교환이 이루어지게 되었으며, 아랍 여러 나라와의 사이에는 1965년 이스라엘과의 국교 수립에 따라 한때 국교단절이 발생했다. 베를린문제 역시 1961년 8월 동독에 의한 동·서베를린간 <벽>의 구축에 의하여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 문제는 1969년 9월 사회민주당 당수인 W.브란트를 총리로 하는 정권이 탄생하자 급속하게 해결방안을 모색하게 되었다. 브란트는 서독 총리로는 처음으로 동독을 그 정식 국명인 <독일민주공화국>으로 호칭하고, 독일의 현상(現狀)을 <한 국민 두 국가>로 규정하는 입장에서서 동서의 긴장완화를 추구하는 동시에 <동방정책>으로서 소련 및 폴란드와 무력불행사조약, 동독과 <동·서 양독일 기본조약>을 조인·비준하였다. 그 결과 1973년 9월에는 동·서 양독일의 국제연합(UN) 동시가입이 실현되었다. 브란트가 추진했던 <동방정책>은 그 후 후임자들에 의해서도 계속 이어졌으며 성공을 거두었다. 서독은 동독을 승인함으로써 상당한 희생을 감수해야 했는데, 대신 수백만 명의 서독 방문객에게는 동독의 문호가 개방되었다. 1989년 11월 동독은 동유럽을 휩쓴 자유화·개방화의 물결에 밀려 베를린장벽을 포함한 전 국경을 개방, 1961년 베를린장벽 설치 후 극적으로 개방조치를 단행했다. 이 조치는 독일 재통일에 대한 독일 국민의 기대와 희망을 불러일으켰다. H.콜 총리는 <서독과 동독은 하나>라고 선언하고 양독일은 공동의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서독은 3단계 통독방안(統獨方案)을 마련하고 제1단계로 동독에서 자유총선거를 실시하며, 제2단계로 동·서독간 경제환경 및 기타문제 협력을 위한 공동위원회를 설치하고, 제3단계로 궁극적인 통일을 지향하는 안을 제시하였다. 이어서 1990년 3월 18일 동독 자유총선거에서 서독이 동독을 흡수통합한다는 방안을 내세웠던 우파연합이 압승함으로써 통일방안이 1단계 추진되었으며, 7월 1일 동·서독 경제화폐·사회통합이 이루어짐에 따라 단일경제체제를 이루게 된 독일은 사실상 통일을 이루었다. 여기에 독일의 민족자결권 인정, 통독 후 동독주둔 소련군의 단계적 철수, 통독 후 독일국경의 영속성에 관한 동·서독과 미·영·프·소간의 <2＋4회담>과, 소련의 <통독 NATO 잔류 수용>을 거쳐 1990년 10월 3일 서독 기본법 제23조에 의거, 서독은 동독을 흡수통합하였다. <군사> 서독은 1945년 NATO에 가맹함과 동시에 그 테두리내에서 재군비를 단행하였다. 55년 6월 국방부 설치, 1956년 7월의 일반병역의무법 제정, 58년 3월 연방의회에 의한 핵무장결의를 거쳐 서독 국방군은 1964년에는 육군·공군·해군 외에 지역방위군을 포함하여 총 43만 명에 달했으며, 유럽에 배치된 NATO군으로서는 최대의 군대가 되었다. 병역 의무는 18개월간 18세 이상의 남자에게 부여되는데, 서독의 새로운 이 군대는 양심적 병역기피의 승인을 제도화하고 있는 점과, 의회에 의한 국방군 통제제도의 일환으로서 국방수탁자(國防受託者;防衛監察官)를 창설하고 있는 점에 특색이 있다. 서독의 국방비지출은 1970년 이래로 영국·프랑스 양국을 능가하여 GNP 중에서의 그 비율은 1960년대 말까지는 6% 안팎, 그 이후부터는 4% 안팎(1980년에는 3.2%까지 내려갔다)이었다. 사용가능한 전술핵무기를 장비하고 있으며, 핵탄두는 미군 관리하의 퍼싱II중거리핵미사일 108기(基) 중 54기가 배치되어 있는 것으로 85년 발표되었다. <경제·산업> ⑴ 구조적 특징 서독은 제2차세계대전에서의 패배와 괴멸 속에서 급속히 회복하여 <경제적 기적>이라 일컬어질 정도의 발전을 이룩하였다. 서독 경제부흥의 시발은 1948년 통화개혁으로서, 안정적인 경제환경의 기초를 만들어 전후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경제부흥에 필요한 자금 조달과 조직상 관리에 대해서는 연합국, 특히 마셜플랜과 같은 미국의 원조에 힘입은 바가 크다. 전후 서독의 경제체제는 경쟁을 기초로 한 자유기업과 사회적 진보의 결합을 지향하는 이른바 <사회적 시장경제> 아래 발전되었다. 여기에서 국가의 기능은 <질서>를 유지하는 것, 즉 마켓시스템을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건을 형성하는 것으로서, <기본법>에 보장된 사적(私的) 기업과 소유의 자유에 의하여 생산성을 증대시키고, 산업의 발전을 경쟁적으로 상호작용시키는 것이다. 경제정책의 기본목표는 <경제안정성장법(1967)>에 의거하여 시장경제 질서의 테두리안에서 ① 적절한 성장 ② 고도의 고용수준 유지 ③ 물가수준의 안정 ④ 대외경제적 균형의 유지라는, 이른바 <마법의 사각형>이라고 불리는 4가지 동시달성정책을 추구하여 이것으로 경제발전을 뒷받침해왔는데, 최근에는 여기에 같은 비중으로 재정재건을 추가하여 <오각형>의 정책을 제창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후 서독의 경제는 저실업률을 목표로 하는 관점에서 설비투자 등의 공급과 같은 측면적 보강과 그를 위한 재정적 정지작업(整地作業)을 추진하는 안정적 상황에 진입, 1983년 이후부터는 회복기에 들어섰다. 1985년 연차경제보고의 주요내용을 보면 ① 성장률을 전년도비(前年度比) 2.5% 이상 늘리는 국민총생산 계속 ② 실업률을 총노동력의 8% 이하로 하는 고용의 유지 ③ 소비자물가 상승률 2%로 억제 등에 의하여 자유시장경제원칙을 지향하는 경제정책을 채택해서 거시적인 경제성장력을 강화하는 것이 기도되었다. ⑵ 자원 에너지의 경제적인 환경은 빈약하여 국내수요를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세계에서도 석탄자원이 풍부한 나라이지만 에너지경제의 구조변화에 의하여 매장량과 분포에 대한 경제적 평가가 변화되고 있다. 석탄(1985년 산출량 약 8200만t)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를 중심으로 자를란트주를 포함하는 지대에서 생산되며, 생산량에서 오랜 기간 수위를 차지해왔던 광산물이었으나 1950년대 중반 무렵부터 석유에 밀려 양적으로는 갈탄(약 1억 3000만t)보다 저하되었다. 원유(약 412만t)는 엠슬란트 부근에서 채굴되는데 석유수입목표(1억 4300만t)에 비하면 적은 양에 지나지 않으며 석탄을 석유의 대체자원으로서 액화·가스화해서 이용한다는 에너지정책에서 보면 가채매장량(可採埋藏量) 약 500억 t을 넘는 석탄의 잠재적 의의는 큰 것이다. 그 밖에(이하 모두 1980년 산출량) 천연가스(186억㎥)·철광석(194만 5000t)·칼륨염(2931만 7000t)이 주요 지하자원이며, 비철금속은 부족한 편이다. 석회암과 백운암(白雲岩)은 자원적인 특징의 하나이다. ⑶ 농림·수산업 농업의 경우에는 품삯이 비싸기 때문에 효율을 높이기 위해 노동과정을 기계화해서 임금노동을 줄이도록 하였다. 농업경영은 50ha 이상의 대농경영(大農經營)에 이르기까지 가족노동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수학을 증대하기 위하여 화학비료·농후비료(濃厚肥料)·식물보호농약 등을 투입해 생산성향상을 도모하였다. 농림·수산업 종사자의 인구는 전체 취업자의 5% 정도로, 선진공업국들 중 낮은 편이며 특히 농업인구의 비율이 낮다. 토지이용면적에 의한 경영규모를 보더라도 10ha 이하의 소규모경영이 전체의 약 반을 차지하는데, 영농기계화·비료투입 등과 함께 정부의 보호정책의 혜택으로 그 생산성을 더욱 높이고 있으며, 식량자급률(곡물 89%, 육류 92%, 1981)도 매우 높은 편이다. 주요 농산물은 곡류로 밀(가을갈이와 봄갈이)·호밀·보리(가을갈이와 봄갈이)·귀리·옥수수 등을 산출하며, 특히 바이에른주와 니더작센주는 각각 전국생산량의 약 24%를 차지하는 농업생산의 중심지이다. 감자를 비롯하여 사탕무·야채·콩류, 사료용 작물인 클로버·보라거여목·사일로사료의 재배가 활발하다. 야채로는 양배추류·당근·셀러리·아스파라거스류가 산출되며, 과실류는 바덴뷔르템베르크주를 중심으로 산출되는데 대개는 주스류로 가공된다. 사과·배·버찌의 생산으로 유명하고 자두·살구·복숭아·호두와 함께 여러 가지 품종의 딸기가 산출된다. 포도 재배는 특히 라인란트팔츠주에서 활발한데, 대부분은 독일포도주로서 알려진 포도주로 가공된다. 홉의 생산은 바이에른주가 압도적으로 많고 그 생산량은 세계적으로 미국과 나란히 상위권을 차지하였다. 홉은 독일 맥주에 사용되며 주요 수출농산물이다. 전국토면적 중 농업용지의 비율은 약 50%인데, 그 중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 니더작센주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삼림면적은 국토의 약 30%이며, 그 중 1/3이 바이에른주에 속한다. 전국도의 약 80%가 농림지대라고 할 수 있는 서독은 유럽에서 프랑스 다음가는 축산국(畜産國)인데, 특히 중요한 가축은 소와 돼지이다. 낙농제품은 세계 유수의 수출국이다. 돼지는 유럽 최대의 보유국인데, 수요가 많아 수입도 하며, 그 밖에 양·말 및 산란용 닭이 많이 사육된다. 수산업은 북해·그린란드해·발트해·노르웨이연안 및 아조레스제도 북부 등의 어장에서 대구·농어·연어·게·청어 등이 어획되고 있다. 이전에는 노르웨이·영국 다음가는 수산국이었으며 북아메리카 래브라도와 뉴펀들랜드 앞바다에서 트롤어선 원양어업이 활발하였으나 최근 쇠퇴하였다. ⑷ 광공업 광공업 분야의 취업인구는 전취업자의 약 40%로 비교적 높다. 광업종사자 및 기술직을 제외한 대부분이 제조업에서 일하고 있어 제조업 비중이 선진공업국 중에서도 특히 높은 반면, 상업의 비중이 낮은 것이 특징이다. 1980년을 100으로 하여 85년의 광공업 생산지수(生産指數)를 보면 광업 90, 제조업 105, 전력·가스공급(송유·급수를 포함) 110으로, 에너지산업의 발전이 가장 두드러졌다. 또한 정부는 핵에너지개발에 적극적이어서 원자력에 의한 전력공급을 증대하였으나 1980년대에 들어와 <녹색당>으로 상징되는 반핵·환경보호운동이 고조되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하였다. 전력공급은 주로 전기기업(電氣企業)이 담당하고 있는데, 산업적 에너지관리, 즉 발전설비를 가진 광공업경영이 하고 있는 역할도 적지 않다. 석탄광업·철강업·제지업, 특히 화학공업에서는 이 현상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있다. 가스공급은 코크스제조가스·용광로가스·천연가스·석유가스 외에 메탄가스·정화가스 등 다양한 형태로 생산된다. 가공산업은 크게 기초생산재부문·투자재공업부문·소비재공업부문으로 나눌 수 있는데, 투자재공업부문의 신장률이 다른 부문보다 높으며 특히 정밀·광학기계, 생산재용기계, 건축용기계의 상승이 두드러진다. 가공산업의 하나인 식료품·기호품 공업에 있어서는 과실·야채가공이 뚜렷이 증가하였고, 특히 과실가공식품(주스·넥타)이 활황을 보이고 있다. 치즈는 증가하고 버터는 감소하며, 과실주는 증가하나 포도주는 감소하는 것이 최근의 경향이다. 담배 제조에 대해서는 여송연 생산이 감소하였다. 전후 서독의 경제발전의 중심이 된 것은 철강·기계·전기기기·자동차·화학·조선 등의 중화학공업이다. 철강생산량의 약 2/3는 석탄생산지인 루르지방이 차지하고 있는데, 티센·쿠푸트 등의 대기업이 생산의 기계화·합리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는 점차 쇠퇴하고 있다. 또 기계공업은 전통적인 마이스터제도(職長資格制度)가 뒷받침되어 고도의 기술수준을 자랑하는 공업으로 발전하였으며, 전국 여러 도시에 입지한다. 철강업이 대기업 중심인 데 비하여 기계는 중소기업이 주가 되고 있다. 전기기기는 주로 서베를린에서 생산되며, 지멘스와 아에게텔레푼켄의 2대 기업을 중심으로 미국·일본에 뒤진 전자부문의 회복을 꾀하고 있다. 자동차공업은 폴크스바겐 본사공장이 있는 볼프스부르크, 다임러벤츠의 슈투트가르트, BMW의 뮌헨 등에서 활발한데, 생산량은 미국·일본에 다음간다. 국내의 풍부한 지하자원을 기반으로 발전해온 화학공업은 세계적인 규모인 바이에르·회히스트·바스프(BASF)의 3대 기업을 중심으로 레클링하우젠·뒤스부르크·레버쿠젠 등의 라인강 중·하류 지역에서 활발하다. 서독 공업노동력의 문제로서는 외국인노동자를 들 수 있다. 제2차세계대전 후 장기간에 걸쳐서 완전고용이 유지되었으며 노동력의 부족은 외국인 노동자로 보충해 왔다. 그 예로 건축공업 취업자의 경우 1981년 전취업자수의 11.7%가 외국인 노동자였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실업률이 증대하자 정부는 외국인 노동자의 귀국장려정책을 취하였다. ⑸ 무역 수출의 대부분은 기계·수송기기 부문인데, 그 중 일반기계와 자동차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수입에서는 에너지자원(석유·천연가스·역청탄)이 17%가 넘는다. 전년도에 비해 신장률이 높은 것은 항공기이고 감소율이 큰 것은 악기·스포츠용품인데, 구성비로서는 크지 않다. 수출입이 모두 증가 추세에 있는 화학제품이 주목된다. 수출총액은 1978∼80년 평균으로 국민총생산의 28%이며, 수입총액은 27%이다. 무역의 지역별 구조를 보면 유럽공동체(EC) 여러 나라에서의 수입이 전체의 48.8%, 수출이 47.5%이다(1985). 나라별로는 86년 이후 수위(首位) 수입국·수출국은 프랑스이고, 유럽 이외로는 미국이 중요하다. ⑹ 금융·재정 1978년부터 80년까지 불과 2년간에 경상수지가 184억 독일마르크의 흑자에서 291억 독일마르크의 적자로 대폭 역전하고, 무역수지도 급속히 감소하였다. 그 원인은 수입원유가격의 상승, 완성재의 수입증가, 수출신장률의 정체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1983년부터는 경기가 회복세를 보여 1984년의 경상수지는 177억 마르크의 흑자를 보았다. 국내적인 재정수지 적자는 서독 경제가 안고 있는 큰 과제였다. 세출(인건비·경상물건비·이자지출·물건투자)과 세입(조세부과)과의 사이의 불균형은 연방재정·주재정·지방자치단체재정 등 각각의 수준에서 누적해 있었다. 이들 공공재정의 장기부채는 81년 5269억 마르크에 달했다(연방은 2690억 마르크, 주는 1625억 마르크). 금융정책의 주체는 정부로부터 독립된 강력한 권한을 가지는 독일연방은행인데, 유통통화량의 조절, 금리·예금준비율의 조작, 공개시장조작 등을 통한 통화안정책을 기본으로 하여 서독경제를 지탱하였다. ⑺ 교통 철도는 총길이 2만 8016㎞, 전화율(電化率) 약 40%(1983), 총길이의 약 90%가 독일연방철도(DB) 소유이며, 기관차·객차·수하물차·화차 등은 유럽 제일의 장비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상태는 만성적인 적자여서 합리화가 모색되고 있다. 자동차도로는 잘 정비되어 있으며, 도로 총길이는 48만 7251㎞이고, 이 가운데 가속도로(아우토반)는 8080㎞에 달한다(1983). 운하의 발달로 하천교통이 활발하여 광범한 재화수송이 이루어지며 국내항항업체수는 2111, 화물선 3270척, 객선 470척(1981)이다. 항공로는 루프트한자 항공에 의한 연락망이 발달해 있는데, 국내의 주요 국제공항만도 8곳이다. 교통사고는 감소하고 있다. <사회> ⑴ 인구구성 서독의 인구는 1950년의 5000만에서 74년의 6210만까지 계속 증가하였다가 이후 점차 감소하기 시작하여 79년에는 6144만이 되고 그 후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 제2차세계대전 직후의 뚜렷한 인구증가는 이전의 동부독일령이라든지 동독령에서의 총 1200만을 넘는 피난민 유입이 큰 요인이었으며, 1974년 이후의 감소에는 출생률의 급격한 저하가 원인이었다. 그리고 인구의 성별 구성을 보면 1982년 시점에서 55세 이상은 전쟁의 후유증으로 인해 여성이 남성보다 두드러지게 많으며, 50세 이하는 남성이 여성보다 약간 많다. 또 독일경제가 번영함에 따라 외국인 노동자(이탈리아인·그리스인·에스파냐인·터키인·유고슬라비아인 등)의 유입이 1970년대 초를 전후로 격증하였는데, 그 수는 1958년의 13만에서 67년의 99만, 1973년의 260만(가족을 포함하면 400만 이상으로 전체노동력의 약 10%)에 달하였다. 그러나 불황 등으로 1982년에는 178만으로 줄었으며 정부의 귀국 장려정책으로 계속 줄어들었다. ⑵ 취업구조 독일경제가 고도성장함에 따라 취업구조와 계층구조도 격변하고 있다. 경제부문별로 보면 농업종사자가 격감하고, 가공업종사자와 공무원이 증가하였다. 직업상 지위별로 보면 자영업주와 가족종사자가 격감하고(특히 후자) 노동자도 상당히 감소한 데 반하여, 화이트칼라계층(사무직)과 공무원이 격증하였다. 그 결과 사무직 종사자와 공무원을 합친 신중간층의 인구수는 1970년대 중반에 노동자를 웃도는 숫자에 이르고 있다. 실업률은 50년에는 8.1%(약 200만 명)나 되었는데, 1960년 이후 1973년까지는 1% 이하로 떨어져 완전고용 상태가 되었다. 그러나 75년 이후부터는 4% 전후(100만 명)에 달하였으며, 80년대에는 더욱 심각한 상태가 되었다. ⑶ 직업단체·노사관계 서독의 기업가는 기업가단체인 독일공업연맹(BDI)과 고용자단체인 독일경영자단체전국연합(BDA)에 중복해서 조직되어 있다. 독일공업연맹은 37개 부문의 부문별 조직연합체인데, 대략 10만의 기업으로 조직되어 있으며 쾰른의 공업연구소에 의한 조사·연구를 배경으로 상당히 활발한 정치적 발언을 한다. 독일경영자단체전국연합은 노동문제·사회문제에 관하여 <노동>에 대치된 <사회적파트너>로서의 입장에서 발언한다. 그리고 상업분야에서는 53만 5000개 업체와 10개의 분야별 조직을 결집하는 독일상업평의회(獨逸商業評議會)가 있으며, 또한 공업과 상업을 합친 공법상(公法上)의 기구로서 독일상공회의(獨逸商工會議;DIHT)가 있고, 별도로 은행계 단체인 독일은행전국연맹(BDB)이 있다. 그리고 50만의 수공업체가 가입되어 있는 독일수공업중앙연맹, 농가(20ha 이상의 大農園 21만 호, 2∼20ha의 42만 호, 1∼2ha만 9만 호)를 배경으로 한 독일농민연맹이 있다. 또한 의사들의 조직인 연방의사회의소의 사회적·정치적 발언권이 높다. 이에 비하여 노동운동쪽은 1949년 12월에 설립된 17개의 산업별노조와 약 775만 명(1984)의 조합원을 갖는 독일노동조합총동맹(DGB)이 최대의 조직이다. 일반적으로 노동조합의 조직률은 숙련노동자 52%, 공무원 41%, 반숙련·미숙련노동자 35%, 사무직 24%(1977∼78)인데, 그 중의 약 85%를 DGB가 조직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DGB 밖에 있는 조합조직은 적어도 노동자층(블루칼라)에 대해서는 그 비중이 극히 작다. 그러나 사무직(화이트칼라)과 공무원의 독자적인 조합은 각각의 분야에서 매우 강대하며, 특히 공무원 사이에서는 DGB를 압도하였다. 노사관계는 <사회적 파트너>를 표어로 내건 공동결정제도의 확대·발전에 의하여 가끔 혼란을 빚으면서도 전체적으로는 그런대로 안정되어 있다. 공동결정제도는 연방공화국 수립 초기인 1951년의 <석탄철광업공동결정법>에서 사회민주당 주도하에 탄생한 1976년의 <노동자공동결정법>으로 발전하였으며, 기업측으로부터의 위헌소송이 각하되어 정착한 1976년법 아래에서는 종업원 2000명 이상되는 사기업 감사회의 반수를 노동자대표가 차지하도록 되었다. 이 제도의 적용을 면하고 있는 것은 종업원 5명 이하 기업뿐이다. ⑷ 사회보장과 생활수준 서독의 사회보장비 총액은 1965년에 국민소득의 20%를 넘어섰으며, 이후 계속 증가하여(1980년에는 GNP의 23%) 북유럽 여러 나라와 함께 세계 최고였다. 서독의 경우 특징적인 것은 제2차세계대전 후 1945년 이후부터의 난민, 33년의 망명자, 전재(戰災)를 입은 주민, 통화개혁에 의하여 손해를 본 예금자 등에 융자금·주택보조금·가재보상(家財補償)·연금 등 여러 가지 형태의 구제책이 세워져, 그 재원을 확보하기 위하여 과감한 고액의 <보상세(補償稅)>가 징수되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전쟁으로 인한 폐허에서의 재건을 위하여 강권 행사와 과감한 투자 등으로 눈부신 주택정책의 성과가 얻어졌다는 점이다. 60년대말 이후부터도 사회민주당 중심의 정권하에서 노동자에 대한 충실한 재산형성제도가 도입되었기 때문인데, 1인당 주택투자액, 1호당 바닥면적, 주택에 대한 만족도에서 국제적으로 최고수준에 이르게 되었다. 아동수당도 1964년부터 도입되었으나 독일인의 출생률 저하와 함께 그 의의가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노동시간은 제조업에서 주 42.1시간(협약시간은 주 40시간), 노동자의 평균임금은 시간당 14, 16독일마르크, 상공업부문의 사무직 남성노동자의 평균월급여액은 3421마르크였다(1980). ⑸ 교육 6∼18세까지가 의무교육이고 6세에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4년간(주에 따라서는 6년간) 모든 아동이 똑같은 기초교육을 받는다. 그후 약 절반이 의무교육 후기과정인 하우프트슐레에 진학하여 15세에 졸업하고, 취직할 때까지 계속해서 같은 학교에서 배우는데, 취직 후에도 직업학교에 3년간 통학할 의무가 있다. 나머지 50%는 6년제 실업학교 또는 9년제 김나지움 등에 진학하는데, 후자는 대학 입학자격을 얻어 대학에 진학한다. 대학생은 1954년에는 13만 7000명이었던 것이 80년에는 98만 1808명(54개 종합대학, 10개 공업대학, 17개 교육대학, 26개 예술대학, 10개 신학대학, 111개 전문대학, 총 228개 대학)으로 급증했다. 1960년대 말 대학분쟁 이래 학생층의 발언권이 커져서 대학자치 및 학부조직 형태가 다양해졌으며, 1976년 1월의 <대학대강법(大學大綱法)> 제정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내용의 대학이 공존해 있다. 교육행정은 주정부(州政府)의 권한에 위임되었으며, 연방정부에 문교부는 없고 전국적인 문제는 주(州)문교장관의 회의에서 처리되었다. ⑹ 종교 제이제제(第二帝制)의 성립 이래로 독일에서는 프로테스탄트 다수파와 가톨릭 소수파의 대립이 특징적이었다. 그러나 제2차세계대전 후에는 프로테스탄트 지역의 상당 부분이 동독으로 들어가, 그 결과 서독에서 양자는 거의 동일한 수적 관계에 있었다. 1988년에는 프로테스탄트 49%. 가톨릭 45%였다. 국가가 징수하는 교회세(敎會稅)가 있어 교회는 풍성한 재원을 가지고 각각의 계열마다 유치원·고아원·병원·학생기숙사·문화시설의 조직망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근년에는 탈교(脫敎) 절차를 밟고 교회세를 납부하지 않는 사람이 젊은 세대 사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문화> 서독의 문화 상황은 새로운 형태의 습속(習俗)과 재구성된 전통문화의 병존이라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음악문화의 상황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난다. 서독은 음악사회이며 오케스트라·오페라 등은 극진한 보호를 받으며 재건되었는데, 외국인 음악가가 진출하고 대단히 국제화되어 있다는 것이 새로운 특징이었다. 그것은 도나우에싱겐(슈바르츠발트산지 동쪽기슭의 도시)의 현대음악제와 같은 새로운 형태의 페스티벌에 의해 더욱 추진되었다. 거기에 나타난 새로운 숨결인 저먼록(German Rock)과 같은 음악은 근년에 크게 주목을 끌었다. 새로운 문화상황에서의 새 물결은 영화·미술 분야에서도 <뉴 저먼 시네마> <뉴 저먼 페인팅>으로서 세계적인 평가를 얻었다. R.W.파스빈더·V.슐뢴도르프가 선구적으로 만들었던 영화, A.R.펭크·J.이멘도르프 등의 신표현주의 회화라든지 J.보이스의 행위예술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모두가 독일문화의 다원적 성격을 더욱 확대하고, 특히 미국까지도 기반으로 삼고 있다는 데에 특징이 있다. [통일독일] <분단에서 통일까지> 제2차세계대전의 패전국인 독일에 대하여 전승국들은 얄타협정에 의거한 독일주권의 연합국 장악, 연합국독일배상위원회 설치, 미·영·프·소 4국의 독일영토 분할점령, 베를린을 4개국 공동관리 아래 둔다는 <4대국공동선언>을 발표하였다. 이어서 독일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한 후, 평화조약 체결을 기초하기 위한 <3국외무장관회담>구성, 독일의 4개 점령지역을 통일하여 관리·조직하고, 독일군의 무장해제실시 및 비군사화하며, 오데르―나이세선 동쪽은 폴란드 관리 아래 둔다는 내용의 <포츠담협정>을 발표하였다. 이로써 독일은 전쟁 전 국토의 1/4을 상실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경계선의 설정은 잠정적인 것으로써 <대독강화회의(對獨講和會議)>에서 결정하도록 했으나 이념과 체제를 달리하는 소련과 서방진영이 그 처리방법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대립되어 독일의 분단은 고착상태에 놓이게 되었다. 1949년 5월 23일 미·영·프 점령지역에 독일연방공화국(서독)이 탄생하고, 이어 10월 7일에는 소련점령지구를 바탕으로 독일민주공화국(동독)이 수립됨으로써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로 이념과 체제를 달리하는 두 개의 국가가 성립하게 되었다. 동·서독은 헌법의 전문(前文)에 <독일은 하나다>라는 것을 명시하고 분단이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통일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을 천명하였다. 분단 초기 서독의 총리 K. 아데나워는 <동독은 합법정부가 아닌 소련군점령지에 불과하며 서독이 전체 독일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정부>임을 선언하고, 자유민주체제에 따라 통일을 실현하겠다고 서독의 입장을 표명하였다. 한편 동독은 중립화방안을 내세우며 통일을 주장했으나 서독이 이를 거부하고 1955년 서방측 군사기구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럽경제공동체(EEC)에 가입하였다. 또 동독도 바르샤바조약기구(WTO)와 경제상호원조회의(COMECON)에 가입함으로써 동·서독의 대결은 동서진영의 대결로 확대되었다. 한편 서독은 동독을 승인하는 국가와 외교관계를 단절하겠다는 <할슈타인원칙>을 발표하여 국제사회에서 동독의 고립을 꾀하였다. 동·서독의 대립은 1958년 소련이 서방측 군대의 베를린 철수를 요구하면서 고조되어 1961년 동독이 베를린장벽을 구축하면서 극에 달하였다. 이러한 위기상태는 1969년 W. 브란트가 서독에 집권하면서 전환을 모색하게 되었다. 브란트정부는 할슈타인원칙을 폐기하고 현실적으로 두 독일을 인정하는 입장을 취했다. <동방정책>으로 불리는 브란트의 대동독정책은 독일 내 두 국가 인정, 양독일은 상호 외국이 아니라 특수관계이나 동독과 일반적인 국가관계에 입각하여 불가침조약을 체결할 용의가 있다는 것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것이었다. 브란트의 정책은 서독에 있어 가장 현실적인 부분인 동독의 실체를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긴장상태에서 평화의 길로 나아가는 기초를 마련하였다. 나아가 브란트는 서독의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동독을 방문하여 W. 슈토프 동독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졌다. 1970년 서독에서 2차정상회담이 열렸지만 양독일이 서로 다른 의견들만 제시하여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였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동·서독은 통일을 향한 한자리에서 마주하게 되었고, 독일문제가 국제사회에 다시 등장하게 되었다. 1970년 서독은 소련·폴란드와 불가침조약을 체결함으로써 동구권외교의 포문을 열었다. 이를 토대로 서독은 동독에 대해 우회적 접근을 시도하게 된 것이다. 이 무렵 동·서독의 노력 이외에도 전후 독일처리를 담당했던 4대강국이, 서독과 서베를린간 자유통행보장, 서베를린시민의 동독방문 인정 등을 내용으로 하는 베를린협정을 체결함으로써 동·서독관계개선을 촉진시켰다. 이러한 노력들의 결과로 1972년 12월 21일 서독의 바르 외무차관과 동독의 H. 콜 외무차관이 동베를린에서 기본조약을 체결하였다. 기본조약에서는 쌍방의 이익을 위해서 경제·학술·교통·우편·통신업무·보건·문화 등의 협력을 발전·촉진시키기 위해 협정을 체결할 것을 규정하였다. 특히 양국은 상주대표부의 교환을 명시함으로써 양국의 인정을 확실히 하였다. 같은 해 동·서독의 국제연합(UN) 가입을 지지한다는 4대국의 공동선언에 고무되어 동·서독은 유엔에 동시가입 하였다. 기본조약체결 후 동·서독은 일반통행협정(1972), 우편전화에 관한 협정(1976), 동·서독 이주협정(1981), 문화협정(1986) 등 약 40여 개에 걸친 교류협정을 체결하여 다각적 교류의 길을 터놓았다. 동·서독은 가능한 한 많은 인적·물적교류를 도모하여 수백만의 동·서독 국민이 상호방문하였고, 경제교류도 확대되어 80년대는 교역량이 연간 200억 마르크에 달하게 되었다. 이 같은 교류와 사회개방을 통해 상호신뢰를 회복하고 민족공동체의식을 공고히 하였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1987년 동독 서기장인 호네커가 서독을 방문함으로써 통일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되었다. 소련에서의 고르바초프 등장과 개방정책은 동유럽지역에 개방의 물결을 일으켰고 동독에서도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었다. 89년 라이프치히에서 시작된 시위는 전 동독지역에 퍼져 나갔으며, 자유와 경제적 풍요를 바라는 수만 명의 동독인이 서독으로 탈출했다. 당시 동독경제상태는 생산성 저하 등으로 인해 극도의 피폐상태에 놓여 있었다. 경제적 어려움은 주택난·실업증가 등 사회불안요인을 가중시켰고 분노한 동독국민들은 무능한 공산당을 반대하는 데 앞장서게 되었다. 같은 독일민족이면서도 경제대국으로 성장해 경제적 풍요를 누리고 있는 서독인들에 대한 동경은 공산당 대신 서독정부가 자신들의 통치자가 되어 경제적 빈곤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주기를 바라게 되었다. 경제규모면에서 동·서독을 비교한다면 동독은 국민총생산이 서독의 1/3에 지나지 않았고, 노동생산성 또한 서독의 30%에 불과해 경제격차가 두드러질 수밖에 없었다. 서독에 대한 선망은 곧 통일에의 요구로 나타났다. 사태수습을 위해 호네커가 사임하고 분단의 상징인 베를린장벽이 철거되었다. 그러나 국민의 불만은 수그러들지 않았고 무능한 정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었다. 1989년 11월 동독의회는 개혁파인 H. 모드로를 총리로 지명했다. 11월 28일 서독 콜총리의 10개항 통일방안이 발표되었고, 이어 1990년 2월 동독 모드로총리도 4단계 통독방안을 제시했다. 이 무렵 소련에서도 독일의 통일을 반대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여 통일논의는 더욱 활기를 띠게 되었다. 1990년 3월 동독의 총선에서 통일의 조속실현을 주장하던 우파연합이 승리하고 기민당의 드 메지에르가 총리로 선출되었다. 드 메지에르는 집권하자마자 통일을 위한 서독과의 접촉을 강화하였고 독일통일을 위해서라면 어떤 역할도 하겠다는 등 동독의 마지막 총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였다. 1990년 4월 5일 동·서독 화폐경제통합이 합의되어 7월 1일 <사회·경제통합>이 실현됨으로써 독일은 정치적 통일절차만 남긴 채 단일 사회·경제체제가 되었다. 통일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통일독일의 NATO 잔류문제를 소련이 인정함으로써 독일통일은 시간문제였다. 1990년 8월 31일 통일 후의 법적·정치적 체제 단일화를 위한 통일조약이 체결, 10월 3일 독일은 통일을 이루었다. <통일 이후> 통일된 동·서독은 국명을 독일(獨逸;Deutschland)로, 수도를 베를린으로 정했다. 이로써 독일은 면적 35만 6974㎢, 인구 8189만 1000(1996)이 되었다. 동독은 서독의 자본주의 경제체제에 편입되었고 기존 동독의 중앙집권적 제도는 소멸되고 브란덴부르크·작센·작센안할트·튀링겐·메클렌부르크포르포메른 등 5개 지방주가 부활되었다. 정부형태는 총리와 대통령이 주도하는 연립정부이다. 경제규모에서도 유럽 최대의 경제대국이 되었다. 유럽공동체(EC) 국민총생산의 25%를 차지해 유럽공동체에서 주축국으로 활동했던 서독은 이제 통일로 유럽공동체의 틀 안에 머물지 못하고 새로운 경제질서를 구축하게 되었다. 거대독일의 등장이라는 외견상의 위력에도 불구하고 독일정부는 뒤떨어진 동독경제의 재건을 위해 700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유럽에서 독일의 독주는 동·서독경제가 평준화되는 3~5년 이후부터로 예상되며, 그때까지 독일의 경제관련자료들은 동·서독으로 분리되어 발표될 예정이다. 또한 통일과정에서 소련과 최대의 현안이었던 통일독일의 NATO잔류문제는 소련측의 양보로 독일이 NATO에 머물기로 함으로써 타결되었다. 하지만 독일은 동독지역에서 소련군이 철수하는 대가로 70억 달러 이상의 막대한 금액을 소련측에 지불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 독일의 군사력은 유럽 최대인 병력 35만 8400(1996)으로 그 막강한 군사력 때문에 프랑스 등 유럽의 나라들로부터 독일의 민족주의 부활에 따른 영토분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에 대해 콜총리는 폴란드와의 국경선은 현재대로 유지하고 유럽의 평화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발표함으로써 통일에 대한 불신의 폭을 좁혔다. 대내적으로도 통일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재해 있다. 첫째 경제·사회통합 이후 서독상품의 유입으로 동독기업이 대거 파산하여 200만에 가까운 실업자가 생겨, 이들 실업자들에 대한 취업대책을 마련해주는 것이다. 둘째 동독경제의 재건과 실업자 구제는 결국 서독인들의 부담이 되어 조세량이 늘어나고 취업의 문이 좁아지는 등 서독인들의 권리축소가 초래될 것이다. 이에 대한 서독인들의 불만을 정부가 얼마만큼 줄이느냐 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셋째 이념과 체제의 상이함에서 오는 이질적인 요소의 극복과 동질성 회복문제이다. 넷째 다른 제도 아래 교육받아온 사람들에 대한 평등한 대우와 동독인들이 누려왔던 사회보장의 욕구를 통일정부가 만족시켜줄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 자본주의·자유주의사상의 유입에 따른 동독지역에서의 범죄증가도 문제가 되고 있다. [한국과의 관계] 한국과 독일의 첫 접촉은 고려시대 염제신(廉弟臣)이 1354년 원나라에서 프랑크제국의 사신과 만난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문헌상으로는 이수광(李수光)의 《지봉유설(芝峰類說)》에 처음으로 나타난다. 그 뒤 19세기까지는 별 접촉 없이 지내다가 19세기 중반 이후 서양세력이 조선에 개항을 요구할 무렵 접촉이 재개되었다. 조선의 문호개방정책에 따라 1882년 한·독수호조약이 체결되어 수교하게 되었다. 한·독수호조약이 체결된 83년 무렵에는 묄렌도르프 등 독일인이 조선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1905년 을사조약의 체결로 조선의 외교권이 박탈되자 양국의 외교관계는 단절되었다. 1945년 광복과 함께 한국이 분단되고 독일도 역시 분단됨으로써 한·독관계는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조건에서 전개되었다. 한국과 서독이 서로 국가승인을 하고 양국간의 외교관계가 다시 수립된 것은 1955년 12월 1일부터였다. 처음 영사관계로 시작된 외교관계는 1058년 8월 공동성명을 통해 대사관계로 발전하였다. 1958년 초대 서독대사로 손원일(孫元一)이 부임하였으며, 5·16 직후 상공부장관 정내혁(丁來赫)이 서독을 방문, 한국경제 및 기술협조에 관한 협정을 맺어 1억 5000만 마르크의 장기차관을 약속받았다. 또한 서독정부와 맺은 협정으로 한국의 간호사와 광부들이 서독으로 파견되었다. 1960년대 중반 이후부터 한국과 서독간의 교역량은 증대하였고 서독의 대한투자가 급증하였다. 그러나 1967년 동베를린간첩사건으로 양국관계가 경색되어 한국과 서독간의 경제·외교관계는 큰 어려움에 처했다. 그 후 서독은 정경분리의 원칙을 내세워 한국정치에는 냉담한 반응을 보였으나, 경제교류는 계속하여 1982년까지 한국은 서독으로부터 7억 9621만 달러의 차관을 도입했다. 한국과 동독간에는 스포츠 이외에 별다른 교류가 없었으며 1988년 서울올림픽대회 때 선수단을 파견하였다. 그러나 동독이 서독에 흡수통합됨으로써 1990년 10월 이후부터 한국은 통일된 독일과 외교관계를 갖게 되었다. 무역관계는 1995년 현재 대한수출(對韓輸出) 65억 8384만 4000달러이며, 대한수입(對韓輸入)은 59억 6521만 7000달러이다. 교민수는 1995년 현재 1만 7494명이며 체류자는 1만 1708명이다. <김일봉>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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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 독일 1 (브리) |
 [국가] 독일 1 (한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