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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창호
작성일 2005-01-12 (수)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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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조회: 1450      
[예술] 미술 (한메)
미술 美術 fine art

시각적·공간적인 미를 표현하는 조형예술.

회화·조각·건축·공예 등의 총칭인데, 회화나 조각과 같은 재현예술에만 한정해서 쓰는 경우도 있다. 유럽에서는 예술과 미술의 두 용어를 구별해서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예술이란 뜻의 아트(art)와 쿤스트(Kunst)를 넓은 뜻·좁은 뜻의 2가지 의미로 쓴다. 또 프랑스어의 보자르(beaux―arts)나 영어의 파인 아트(fine art)도 본래 예술을 의미하는 단어로서 언제나 미술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다.

[미술과 역사]

역사적으로 보면 처음부터 미술이라는 개념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인간이 도구를 이용해 만들었던 것을 미술이라는 범주로 묶어서 문화적 현상의 한 분야로 간주하기에 이르렀던 것은 근대에 들어서의 일이다. 미술의 가장 오랜 작품을 구석기시대 동굴회화나 돌로만든 여신상으로까지 소급해 가는 것과 같이, 미술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구석기시대 회화나 조각이든 역사시대 이후의 작품이든간에 그것들은 항상 현대의 미적 시점에서 파악하여 미술인가 아닌가가 판별되었다. 즉 무조건 조형된 것이라 하여 전부 미술품이 아니며 현대인의 미적 감각에 어필하는 것이어야 미술이라 할 수 있다.

미술은 시대정신의 표상이다. 미술품이 역사자료로서 취급되는 것은 그 때문이며, 역사가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이상 미술이 넓은 뜻에서 인간의 개인적·집단적 행위를 반영하고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러한 미술활동을 건축·회화·조각·공예 등으로 나누어 고찰하는 방법은 근대에 들어서 미술사라는 학문이 성립하고부터 편의상 분류한 것으로서, 원래는 나누어진 것이 아닌 상호 연관성을 지닌 것이었다.

[동양미술과 서양미술]

동양과 서양의 미술에 대한 개념이나 특질을 비교해 보면 거기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회화를 예로 들면, 서양은 합리적인 사고로 대상을 있는 그대로 그려내려는 경향이 짙다. 그렇기 때문에 묘사 기술에 중점을 둔다. 이에 비해 동양에서는 묘사의 기교보다 대상물을 통해 그 자체의 정신을 표현하는 것을 무엇보다도 중시한다. 그래서 기술적인 면보다 그림이 곧 사람이라 하여 화가가 인격 도야에 힘썼다.

작품으로 볼 때도 서양에서는 종교화·역사화·신화화 등이 많아, 왕후·귀족·영웅·용장 등의 초상 작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동양에서는 <산수화> 같은 자연을 묘사하는 작품이 일찍부터 행해져 인물도 자연을 구성하는 대상의 하나라는 것이 전통적인 견해이다. 특히 4계절의 변화가 뚜렷한 아름다움을 지닌 한국에서는 자연과 일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것을 인간다운 삶으로 여기고 자연에 대해 각별한 친근감을 담고 있다. 회화에서는 돌·꽃이나 새·곤충과 같은 자연을 그린 것이 많고, 공예품의 장식에도 자연을 제재로 한 것이 적극적으로 이용되었다. 자연이 미술의 근본 소재라고 생각하는 태도는 지금도 역시 많은 미술가들에 의해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세계사의 흐름은 동·서양 문화 교류의 역사이기도 한데, 그 중 가장 구체적인 실례는 미술분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은 아름다움이 민족·국가를 초월하여 보편성을 띠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그러나 또 미술만큼 각 민족의 특질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표출해 내는 것도 없다. 어떤 나라의 국민성을 적확하게 이해하려면 그 나라 고금에 걸친 미술작품을 먼저 보는 것이 으뜸이라고 한다.

오늘날 각 나라의 교류가 진전되고 외국을 방문하는 사람 수가 증가함에 따라 여러 나라들이 국·공립 박물관 및 미술관의 증·개축에 힘써 일반인의 요망에 부응하고 있다. 또 거액의 비용을 들여 귀중한 미술품을 멀리까지 수송하고, 대규모 미술전도 많이 개최하고 있다. 이것은 모두 미술이 나라와 나라, 인간과 인간의 상호이해를 돈독히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미술과 사회]

미술의 일반적인 보급에 따라 사회생활 속에서 미술이 차지하는 위치는 커다란 변화가 따랐고, 근대사회에서 미술은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이 경우의 미술은 미술을 제작하는 측과 미술을 보고 즐기는 측, 그리고 그 중간에서 양측을 매개하는 사람들에 의해 성립되고 있다. 조각이나 회화의 경우 작가가 창작해서 완성한 작품이 화상을 통해 매매가 이루어진다.

옛날에는 특정 작가의 작품만이 이러한 방식으로 매매되었으나, 지금은 대부분의 화가의 작품이 이런 식으로 팔리게 되었다. 특정한 화상이 특정 화가를 독점했던 것은 옛날일이고, 이제는 많은 화상이 많은 화가의 작품을 취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개인 수요에 응할 때뿐만 아니라,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작품을 구입할 때도 화상을 통하는 것이 통례이다.

한편 이러한 미술의 대중화에 따라 전문가와 아마추어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화상을 통해서 작품 제작만을 유일한 수입원으로 하는 작가를 일단 전문미술가라고 한다면, 이런 작가는 화가라고 일컫는 사람들 중에서도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작가가 자기 작품을 세상에 심는 수단으로서 미술단체의 공모전에 출품하거나 화랑을 빌려 개인전을 여는 방식에 의존하는 것이 보통이다. 미술단체의 폐해가 지적되지 않는 바도 아니지만, 작가의 등용문으로서의 공모전은 작가와 사회 일반 사이에 그 나름대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미술의 사회화 내지는 일반적인 보급에 의해 미술 작품의 복제기술은 최근 대단히 진보하였고, 어떤 작품은 원작과 거의 구별하기 힘들 정도의 것도 있다. 이것은 컬러사진·컬러인쇄기술이 진보됨에 따른 성과인데, 복제가 성행하고 있다 해도 무조건 행해지고 있는 것은 아니고, 작가의 권리는 저작권법에 따라 보호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미술품(특히 회화)에서는 동서고금에 걸쳐 진안의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원작과 구별이 어려운 복제품은 어디까지나 카피 내지는 리프러덕션이지 고의로 원작을 베낀 안작은 아니다. 이것을 판정하는 데 있어서 전문가의 감식이 진안 어느 쪽으로도 결정이 나지 않을 때는 그것이 100% 진품이라고도, 그렇다고 가짜라고도 감정을 내리기가 어렵다. 명품에는 안작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것은 명품이 갖는 숙명이라 해도 좋은데, 어느 특정 작가의 작품을 만드는 위조작가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존재해 왔다.

파리 루브르미술관에서는 전시작품의 모사를 일반에게 허가하고 있으나 원작과 같은 크기의 모사는 금하고 있다. 이것은 안작으로 이용당할 일에 대한 예방조치라고도 할 수 있다. 현재는 미술품의 진안 감별에 과학기술까지 응용되고 있기는 하나, 이것이 완벽한 단계에 이르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안작은 종종 신문기사화하기도 하고, 사회문제화하기도 한다. 이것은 주로 미술관·박물관 등의 공적 기관이 새로 미술품을 구입할 경우에 많이 빚어지는 일인데, 그 중에는 안작자가 출현하여 미술관 측의 실수를 드러낸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드물고 대개는 흑백 어느 쪽으로도 결론이 나지 않아서 문제를 덮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미술과 현대]

평면에 색을 넣어서 형태를 제작하는 것이 회화이고, 입체화한 것이 조각이라는 개념은 이제 과거의 개념이 되어 버렸다. 물론 기성 개념에 의해 회화·조각이 존재하고, 그것이 지금도 미술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고정된 미의 개념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데 미술본래의 사명이 있기 때문에, 어떤 시대에도 전위적 작품이 있어 왔던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회화만 보더라도, 1950년대 액션페인팅과 앵포르멜이 유행하다 지나갔고, 70년대 후반에는 인스터레이션이라 하는 공간조형이나, 눈의 착각을 이용한 착시의 추상예술 옵 아트 등이 나타나 미술 개념의 범위를 넓혀 놓았다. 이런 현상은 차츰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기폭제가 되어 미술의 장래는 예측하기 힘들게 되었다. 가령 인간생활에서 기인한 정념을 형상이나 색으로 표현한 것을 미술이라고 정의한다면, 이러한 현대미술의 현상은 긍정적으로 보아야 마땅할 것이다.

그리고 또한 이것들이 미술작품으로서 영속성 있게 견디는지 다만 일과성에 그치는지에 대해 가치판단을 내리는 일은 위험하다. 미술을 신구(新舊)의 개념으로 파악할 때, 현대라는 한정된 시대의 인간정신을 일시적으로 표현해 시대와 함께 사라져 가는 것, 시대를 초월하여 인간정신의 근원에 닿아 존속해 가는 것의 2가지로 나눌 수 있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시대의 변화, 사회기구의 다양화로 인해 미술이 포함하는 범위도 차츰 확대되고 있다. 사진·영화·텔레비전·비디오 등은 이미 회화·조각과 같은 위치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고, 미술 그 자체가 미래에 대한 커다란 전망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상과 같은 장르를 <영상>이라는 말로 부르게 된 지 이미 오래이다. 또한 디자인이 <도안>이라 하여 회화와 가까운 관계에 있었던 것도 이제는 과거의 일이다.

지금의 디자인은 도시계획이나 과학기술 분야에까지 진출하여 미술의 범주를 넘어서 과학과 미술을 종합한 독자적인 세계를 형성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보면, 옛날에는 왕후·귀족의 권위를 상징하거나 또는 종교활동 수단의 하나로서 문화의 일익을 담당하던 미술, 즉 특권계급에 의해 보호 육성되어 일반 서민과 거리를 두면 둘수록 귀한 것이라고 여겨지던 미술이 현대사회에서는 이 관계가 역전되었다고도 말할 수 있다.

현대에는 미술이 사회의 공유물로서, 피흘림을 거친 미의 창조가 기성의 패턴을 무너뜨리고 친근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지금까지 문화현상의 각종 장르 중 미술이 가장 실질적인 교류를 담당했음을 서술했는데, 이러한 사실은 현대에 이르러서도 변함이 없다. 미술교류가 각 민족, 각 지역 발전에 뛰어난 효과를 초래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미술의 세계성·국제성을 현대의 시점에 서서 반성해 보면, 상호교류보다 민족성·지역성이라는 독자적인 성격을 확립하는 일이 크게 요망되고 있다. 즉, 한국미술에서는 한국의 전통을 현대에 살리는 것이야말로 세계 미술속에 존재의식을 가질 수 있는 것이고, 피상적으로 구미화한 작품은 한국미술의 본질로부터 벗어난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작가의 인생·생활·인간성이 표출되는 데서부터 뛰어난 작품이 창조되듯이 그 나라, 그 민족의 전통이나 역사를 외면하고서는 그 나라 미술, 그 민족의 미술은 있을 수 없다. 현대미술은 폭넓은 사회 속에 바탕을 두고 있다. 사회생활, 개인의 일상속에 마음의 안정을 주고 또 활력의 원천이 되는 그것을 아름다움이라 간주한다면, 미술은 미술관이나 화랑, 또는 아틀리에만이 아닌 사회의 모든 분야에 존재한다고 할 수 있다. 미술은 시대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 예술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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