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620. 경주 양동 마을
3620. 경주 양동(良洞) 마을
경북 경주시 강동면 양동리
경주의 양동 마을은 월성 손씨와 여강 이씨가 대대로 사는 동족 집단 마을로 안동 하회 마을과 함께 조선 시대의 마을 모습이 가장 잘 보존된 지역이다. 마을은 경주에서 동북쪽으로 16km 떨어져 있으며 넓은 평야에 임한 거꾸로 勿자형 산곡이 경주에서 흘러오는 형산강을 서남방의 역수(逆水)로 안은 지형이다. 마을 사람들은 이 역수 지형이 마을에 끊임없는 부의 원천이라고 믿고 있다. 마을의 서편에는 실제로 부의 상징인 넓은 평야가 펼쳐져 있고, 그 땅의 주인은 과거에 손씨와 이씨의 소유였으니 역수의 부는 관념이 아닌 현실이었던 것이다. 마을의 형성에 대한 전설을 보면 양동 마을은 외손이 번성하는 마을이라고 한다.
이 마을에서 배출된 대표적 인물이 회재 이언적(李彦迪)이다. 그는 외가인 손씨 대종가에서 태어났고, 어려서 아버지를 여읜 후에는 외삼촌인 손중돈(孫仲暾)에게 가르침을 받았다. 그후 이언적은 대학자가 되었는데, 후대에 이언적의 수학 과정을 두고 이언적의 학문은 손씨로부터 나왔다는 손씨 집안의 주장과 그렇지 않다는 이씨의 주장이 두 집안 사이에 전개된 갈등의 연원이 되었다. 이러한 갈등의 대립은 마을에 있는 몇 개의 정자나 일반 살림집에서도 그대로 증명된다.
마을의 집들은 □자형이 기본형으로 거꾸로 물자형으로 뻗은 구릉의 능선이나 중허리에 배열되었고, 그 배치가 듬성하고 능선마다 숲이 우거져서 가까이 가야만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을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대종가일수록 높은 곳에 위치하고 그 아래로 직계나 방계손들의 집들이 있다. 이 마을 집 가운데에는 보물이나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된 집이 16세기에 지은 무첨당을 비롯하여 10여 채 된다. 그 외에도 노비들이 주로 살았던 행랑채나 외거 노비들이 살았던 초가의 '가랍집' 등이 남아 있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텃밭으로 변하고 말았다.
그리고 이곳 양동 마을도 산업 사회가 되면서 마을 인구가 줄고 관광지가 되면서 관광객에게 생활이 노출되는 불편함과 함께 문화재로 지정되어 집에 손을 대지 못하여 16세기의 건물에 20세기의 사는 현상이 있다. 아마 우리 나라 문화재 정책의 현주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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