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880. 동래부사 순절도
3880. 동래부사 순절도 (東來府使 殉節圖)
조선 18세기, 세로 145cm 가로 96cm, 보물 제392호, 1760년 변박(卞璞)이 고쳐 그림.
1592년 4월 15일에 일본군의 침략에 대한하여 동래부사 송상현과 군민들의 항전을 묘사한 그림이다. 부감법(俯瞰法)을 사용하여 격전의 광경을 한 화면에 일목요연하게 담았는데 교전의 전말이 <부산진 순절도>보다 상세하다. 그림의 중앙에는 동래부의 성곽이 비교적 둥근 원형으로 배치되어 있고, 그 하반부는 남쪽 성루를 중심으로 수비하는 성군과 이를 공략하기 위해 반달형을 유지하며 겹겹이 에워싼 왜병들로 채워져 있다. 근경을 이루는 이 부분에는 '명으로 가는 길을 빌리라'는 목패를 든 왜군을 향해 '죽기는 쉬워도 길을 빌려 주기는 어렵다'고 쓴 팻말을 성밖으로 던지고 죽음의 결전을 벌이는 장면들 묘사했는데, 전력의 심한 격차를 강조하기 위해 성을 공략하는 왜병들의 모습을 더 크게 그렸다.
화면의 상단부에는 아치형의 능선과 동래부의 진산인 윤산을 원경에 두고 왜군들이 무너진 성을 넘어 난입하는 장면과 이를 피해 성밖으로 도주하는 경상좌병사 이반의 무리들이 묘사되어 있다. 그리고 그 아래부분에는 붉은 조복을 입고 북쪽을 향해 단정히 앉아 있는 송상현부사를 중심으로 순절장면이 화면의 중심부에 그려져 있어, 그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제작된 이 그림의 의도를 부각시켜 준다. 그러나 구도, 형태, 필치 등이 눈에 띄게 도식화되어 있어 주제의 표출에 비해 화격이 높지 못하며, 일본의 전쟁풍속도인 합전도들에 비해서도 생동감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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