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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4290. 추사체 - 죽로단연시경
 4290. 추사체(秋史體) - 죽로단연시경 조선 19세기 한국사에서 명필로 손꼽히는 사람은 신라의 김생, 고려의 탄연, 조선 전기의 안평대군을 들고 있는데, 추사 김정희도 여기에 포함될 것이다. 추사체는 전한 시대의 예서(隸書)에서 출발하였다. 추사는 예서를 쓰지 않고는 글씨의 본령을 파악할 수 없다고 하면서 또 예서를 쓰기 위해서는 깊은 교양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그러나 당시에는 세상 사람들로부터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했음에도 그는 꾸준히 추사체를 추구하였고 결국 성공하였다. 추사의 이런 시도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체로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그는 서예에 대한 공부가 깊었고 끊임없이 임모(臨摸; 글씨 위에 종이를 놓고 모방해서 쓰는 방법)하는 가운데 서예의 길을 터득하였다. 물론 여기에는 그의 천재성이 밑바탕을 이루고 있다. 둘째, 그가 처한 시대적으로 불우한 환경을 들 수 있다. 만약 그가 순탄하게 벼슬 생활을 계속하였다면 그의 추사체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추사체는 제주도에서 귀양살이할 때 완성되었다. 그의 서체는 울분과 불평을 조소하는 듯한 해학적인 결구도 있고, 세상을 향해 크게 소리쳐 질타하는 듯한 필획은 그의 심경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그의 작품은 점과 획의 운용에서 공간 포치(布置)에 이르기까지 모두 치밀하고 격 높은 창의성을 갖추고 있다. 뒤에 추사체를 쓴다고 하는 사람이 있지만 외형만 흉내내고 있는 상황에서는 그의 문도 두드리지도 못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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