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4360. 책거리 병풍
4360. 책거리 병풍
책거리 그림은 책과 책장 및 방안의 여러 가지 물건을 그린 민화의 일종인데, 이것을 8폭의 병풍으로 꾸민 것이다. 이 그림은 유교 사회의 문인 취향을 잘 나타내고 있으며, 주로 선비들의 사랑방을 장식하였다. 책거리 그림은 실제하는 사물을 모아 허구적인 구도를 보이는데, 민화 가운데 구성이나 색채 표현 기법 등이 뛰어나고 현대적인 감각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그림은 책장은 음영법으로 처리하여 중국에서 전래된 서양화법을 수용한 사실을 볼 수 있다. 책더미는 역원근법(逆遠近法)으로 그린 것이 특징인데, 이것은 책이 사람을 바라보는 시각에서 처리하여 책에 대한 숭배 정신을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책에 대한 숭배는 한자로 쓰면 상서(尙書)이니, 상서는 중국의 육경(六卿)의 이름 곧 우리 나라에서는 판서에 해당되니, 벼슬이 판서에 이르기를 바라는 내용이다.
그리고 책장의 중앙에 있는 어항에는 쏘가리가 그려져 있는데, 쏘가리도 한자로 궐어라 대궐의 闕과 발음이 같아 대궐 안의 대신을 의미한다. 결국 책거리 병풍은 당시 사람들의 희망을 보여주는 작품인 것이다.
아울러 조선 후기에는 민중이 성장했다고 하는데, 그 배경으로는 일반적으로 농업과 수공업 및 상업의 발달로 인한 경제의 성장을 말한다. 거기에다가 거의 전국적으로 보급된 초급 교육 기관인 서당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사람이 글자를 아는 것은 사고의 발달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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