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선] 정선의 금강전도 (민족)
금강전도(金剛全圖)  관련 항목 : 정선 조선 중기의 화가 정선(鄭敾)이 그린 실경산수화(實景山水畵). 종이 바탕에 수묵 담채. 세로 130.7㎝, 가로 59㎝. 국보 제217호. 호암미술관 소장. 그가 만 58세 때인 1734년(영조 10년) 겨울 금강내산(金剛內山)의 전경을 만폭동(萬瀑洞)을 중심으로 그린 것이다. 원형 구도(圓形構圖)로, 그림의 윗부분에는 비로봉(毗盧峰)이 우뚝 서 있다. 거기서 화면의 중심인 만폭동을 지나 아랫부분 끝에는 장안사(長安寺)의 비홍교(飛虹橋)가 배치되어 있다. 표훈사(表訓寺)와 정양사(正陽寺) 등이 그려진 그림의 왼쪽은 무성한 숲이 어우러진 부드러운 토산으로 묘사되었다. 맞은편의 예리한 암산들과 알맞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그 맞은편인 화면의 오른쪽에는 금강산의 여러 바위봉우리들이 바위꼭지에서 ‘ㅅ’자로 붓 자국을 내면서 수직으로 다시 꺾이는, 이른바 수직 준법(垂直募法)으로 그려져 있다. 산의 둘레에는 엷은 푸른색으로 문질러 원형 구도의 둥근 형태를 강조하면서 하늘 높이 솟는 공간감을 표현하였다. 이러한 원형 구도는 중국을 중앙으로 하여 세계를 둥글게 표현한 〈천하도〉와 같은 옛 지도에서 영향을 받은 듯하다. 그림의 구상은 정철(鄭澈)의 〈관동별곡〉에 나타나는 금강산 묘사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된다. 즉, 정철은 그의 〈관동별곡〉에서 진헐대(眞歇臺)에 올라 내금강 여러 봉우리를 바라보며 읊은 가운데, “……부용(芙蓉)을 暖掠勘鎧, 백옥(白玉)을 뭇것勘鎧……”이라고, 내금강을 한 송이 연꽃이나 옥을 묶어 놓은 것 같다고 표현한 것이다. 금강산에 대한 이러한 형태 감각이 노래로 읊어져 널리 퍼지자, 정선과 같은 산수화가에게도 그러한 가사 내용을 조형화하는데 알게 모르게 영향을 준 듯하다. 조선시대 금강산 그림의 걸작으로 꼽히는 이 그림은 내금강의 전경을 반조감도적(半鳥瞰圖的)인 시점과 원형 구도로써 압축하여 나타낸 것이라든지, 미점(米點)의 토산과 정선 특유의 수직 준법으로 처리한 암산의 대표적인 표현과 포치(布置)는 그의 금강산 화풍의 전형과 완성을 보여 주는 것이다. 후대의 금강도에 큰 영향을 주었다. 화면의 왼쪽 윗부분에 ‘금강전도(金剛全圖)’라는 화제와 ‘겸재(謙齋)’라는 그의 호가 적혀 있다. 그 아래에 ‘겸재’라는 백문방인이 찍혀 있다. 오른쪽 윗부분에는 제화시(題畵詩)와 함께 ‘갑인동제(甲寅冬題)’라는 관기(款記)가 적혀 있는다. 번역하면 다음과 같다. “만이천봉 개골산, 누가 참모습 그릴런가? 뭇 향기 동해 밖에 떠오르고, 쌓인 기운 세계에 서려 있네. 몇 송이 연꽃 해맑은 자태 드러내고, 솔과 잣나무 숲에 절간일랑 가려 있네. 비록 걸어서 이제 꼭 찾아간다 해도, 그려서 벽에 걸어 놓고 실컷 보느니만 못하겠네.” 이 그림은 내금강산의 특징을 잘 묘사한 것은 물론, 그때 사람들의 우주관과 불교의 정토 사상(淨土思想)이 표현되어 있다. 옛날 산수화의 이론가인 종병(宗炳)에서 비롯된 “젊어서 산천을 돌아보고, 늙어서 이들을 그려 벽에 걸어 놓고 그 속에 노닌다.”는 와유(臥游 : 臥以游之의 준말로서, 山水의 그림을 보며 즐기는 일)라는 동양 산수화의 전통적 사상이 담겨 있는 듯하다. 당시의 산수화가 중국화의 모작에 그쳤던 시기에 정선은 스스로 국내 명승지를 찾아다니며 일일이 사생하여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를 많이 그림으로써, 한국산수화의 기원을 세운 선구자가 되었다. ≪참고문헌≫ 韓國의 美 1-謙齋鄭敾-(鄭良謨監修, 中央日報社, 1983), 金剛全圖考察(兪俊英, 古文化 18, 韓國大學博物館協會, 1980), 金剛全圖의 圖像과 象徵(兪俊英, 美術史學Ⅴ, 1993). <유준영> 출전 : [디지털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동방미디어, 2001 |
| 
|
 [조선] 정선의 금강전도 (두산) |
 [조선] 신사임당의 초충도 8폭 (아트스퀘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