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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고맙네! 자세히 알려줘서.
오늘은 요즘 우리 학교에서 옛날 수학여행 대신 1.2학년들이 희망하는 곳을 신청하여 가는 주제별 현장학습 "백제 문화 탐방"의 답사를 다녀왔네. 아침 나절에 출발하여 대천을 들러 부여의 새 숙소를 예약하고 돌아오니 8시 반이었네. 들어오자마자 게시판을 열어보니 자네의 글이 있어 무척 기뻤네. 그동안 어떻게 지냈는지를 자세히 알게되어 무척 고맙네. 한가지 결혼은 어찌 했는지가 빠진 것 같네만. 의학을 공부하고 경주의 동국대 병원에서 성형외과 의사로 일하고 있다니, 참 반갑네. 그리고 자네 말처럼 1980년대 말에 아직 무명 시절의 유홍준 선생의 강의를 듣게되어 미술사를 공부하게 되었네. 내가 원래 대학의 사학과에 들어갈 때는 한국 문화사를 공부하기 위해서였으나, 70년대 후반의 우리의 정치적 상황이, 유신 체제가 나로 하여금 문화사와 미술사에 대한 관심을 끊고 주로 사회 경제사와 서양사에 관심을 갖게 만들었네. 어떻게 해야 그 당시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던 사회적 문제들 역사적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지. 그러나 무미건조한 문화사 수업과 의례적으로 다녔던 수학여행에 대한 반성이 80년대 말에 "국토순례" 프로그램을 탄생시켰고, 유홍준 선생과의 만남은 나를 다시 우리 문화 우리 미술에 대한 숨겨졌던 관심의 불을 지폈다네. 80년대에 수행여행 때문에 경주를 여러 번 갔으나, 그 때는 참 무의미했었네. 그러나 우리 문화와 우리 미술에 대한 안목을 가지고 경주를 갔을 때는 정말 세상이 다르게 보였네. 내가 왜 그동안 이걸 몰랐을까. 이렇게 생생한 고대사의 증언들을, 우리 조상의 살아있는 숨결을 왜 방치해 왔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네. 그래서 유홍준 선생의 강의를 들은 뒤 몇몇 역사교사들이 함께 모여 들은 내용을 정리하여 우리 미술을 어떻게 올바르게 가르칠 수 있을까를 정리했고, 그 책이 전국역사교사모임 이름으로 나온 푸른나무의 [미술로 보는 우리역사]였다네. 그 뒤 실제 수업에 활용할 슬라이드를 골라 해설을 써서 [한국문화사]라는 450매 짜리 슬라이드가 제작되었고, 내 [한국문화사] 게시판은 그 흔적이라네. 그러나 그 작업은 아직 미완이어서 다시 손보고 다듬어야 할 것이 많지만, 아직 멀었다네. 자네는 경주에서 살고 있으니 얼마나 좋겠는가? 나도 경주는 4-5번은 다녀왔으나 경주의 백분의 일도 아직 못 보았네. 올해까지만 백제 문화 탐방을 하고, 내년에는 경주의 신라 문화 탐방으로 바꿀까 생각하고 있다네. 언제라도 경주에 들르게 되면 미리 연락하고 갈테니 기다리게. 자네는 경주에 내려간지 한참 지났을 터이니, 이제는 거의 모르는 것이 없겠구먼. 방송반에 관한 이야기는 다음에 하기로 하세. 사랑이 넘치는 생활이 되기를 빌면서. 2001년 5월 2일 밤에, 이창호 적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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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력있는 chief ! |
 용서해 주십시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