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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창호
작성일 2002-10-11 (금) 13:16
분 류 사전1
ㆍ조회: 937      
[문학] 한국 소설의 발달 2 (민족)
소설(한국 소설의 발달과 그 전개) 2

관련항목 : 문학

세부항목

소설
소설(분류와 유형적 범주)
소설(한국 소설의 발달과 그 전개) 1
소설(한국 소설의 발달과 그 전개) 2
소설(한국 소설의 특질)
소설(참고문헌)

에서 계속

(9) 무정의 문학사적 의의

1917년 ≪매일신보≫에 연재된 이광수의 장편소설 〈무정〉은 그 표현형태나 내용으로 볼 때 최초의 소설로서 평가된다. 낡았지만 위력을 지닌 구 도덕과 새로운 도덕관의 마찰현상을 보여주는 가운데, 이전의 신소설 등에서 관념적으로 제기되었던 새로운 윤리관이나 애정관의 모색과 개인주의의 확장 및 인도주의적인 민족애와 새로운 문명에의 열망을 결구력 있게 형상화하고 있다.

물론, 신소설 등이 지니고 있는 교훈주의적인 문학관이 전연 배제된 것은 아니지만, 개인이 사회변화의 구조 속에서 어떻게 사회화하며, 개성적인 자아와 의식의 독립화에 눈떠 가는가를 구상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신소설의 관념적인 면과 문학적인 미숙성을 극복하여 소설의 면모를 일신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무정〉의 문학사적인 의의는 자못 큰 것이다.

이야기는 주인공인 이형식과 박영채의 기구한 사랑과 운명을 다룬 것이다. 영채를 통하여 부권적인 유교윤리에 절대 순종해야 하는 여인의 희생과 그로부터의 개체적인 자각을 다루고 있으며, 이형식을 통하여 감정구조의 이중성을 보이면서도 낡은 의식으로부터의 탈피와 새로운 가치관의 정립을 제시하고 있다.

이광수는 평안북도 정주 출신으로, 최남선(崔南善)과 함께 우리 나라 현대문학 초기의 선구적인 개척자이다. 그의 작품으로는 단편 〈소년의 비애〉·〈어린벗에게〉를 비롯하여 장편 〈어린 희생〉·〈무정〉·〈마의태자〉·〈단종애사〉·〈흙〉·〈유정 有情〉·〈그 여자의 일생〉 등과 그 밖에 많은 작품과 수필·논설 등이 있다.

(10) 현대소설의 전개

① 1920년대의 소설:1920년대는 이전의 문학적인 교훈주의가 청산되고 한국문학 자체의 현대성이 정립된 시기이다. 3·1운동을 계기로 문화적인 각성이 일어나고, 서구의 문예사조를 본격적으로 수용하면서 각종 문예동인지와 순수문예지가 발간되었고, 이 땅에는 비로소 현대문학다운 문학이 생성되었다. 이 시대의 소설에 나타난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신소설이나 이광수의 소설 등에 나타나고 있던 문학의 정론성 내지는 교훈주의적 문학관이 청산되고, 문학의 독자성과 심미적인 가치가 존중되었을 뿐 아니라, 이른바 문학의 현대성으로 국정될 수 있는 낭만주의 및 사실주의가 수용되었다. 교훈주의의 청산은 도덕성 고양을 진정시키게 되었다.

둘째, 사실주의문학의 수용과 영향 등에 의하여 당대의 일상적인 삶이나 식민지시대의 사회현상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증대되었다. 따라서 가난의 현실상태, 식민지정책이 야기시킨 고향 상실 내지는 유랑 및 이주와 같은 문제들이 제기되게 되었다.

셋째, 자연주의를 포함한 리얼리즘(사실주의)의 결정론에 영향받아 인간을 환경결정론의 희생으로 해석하는 인식이 증대되었으며, 환경에 의하여 비극적으로 좌절하거나 도덕적으로 전락하는 인간의 모습을 많이 묘사하였다.

넷째, 개인과 사회 간의 상관관계 및 개인의 생활에 미치는 사회적인 힘을 많이 다루었으며, 사회적인 비관주의 및 비판적인 사실주의의 경향이 농후해졌다.

다섯째, 기법적인 객관성이 강조됨으로써 무정감(impassibilit─ )과 객관적인 반영의 거울이라는 소설시학이 확립될 수 있었으며, 현대적인 단편소설의 형태가 정착되게 되었다.

여섯째, 사회주의 문학관에 입각한 경향파문학 및 프롤레타리아문학의 목적의식이 얼마 동안 노출되었다. 이른바 경향소설(roman a th─ se)의 출현이다.

이는 1930년대에 이기영의 〈고향〉 및 강경애(姜敬愛)의 〈인간문제〉로 대표된다. 이러한 유파의 소설은 계급의 갈등에 의한 살인·방화 등의 범죄적인 국면을 정해진 도식으로서 예각화했다.

이 시대에 활약한 작가로는 〈감자〉·〈배따라기〉의 김동인, 〈표본실의 청개구리〉·〈만세전 萬歲傳〉의 염상섭, 〈빈처〉·〈술 권하는 사회〉·〈운수좋은 날〉·〈고향〉의 현진건, 〈물레방아〉·〈벙어리 삼룡이〉의 나도향(羅稻香), 〈탈출기〉·〈홍염 紅焰〉의 최학송(崔鶴松), 〈화수분〉의 전영택(田榮澤) 등이 있다.

② 1930년대의 소설:1930년대는 파시즘의 대두, 중일전쟁의 발발 등으로 세계적으로 위기가 팽만하였던 시대이다. 이러한 외부적인 정세 가운데서도 우리 문학은 계급문학의 퇴조와 더불어 마치 낙조의 아름다움과 같이 인식세계와 관심의 원근법을 확산하는 난만함을 보이면서, 제한된 한계에서나마 오히려 다양함을 발휘하였던 것이다. 이 시대 소설의 양상을 살펴보면 대략 다음과 같다.

첫째, 소설의 배경공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어 관심의 지지적인 수평은 도시와 농촌 또는 문명과 자연(흙)으로 넓혀졌다. 해외문학연구회(1926)의 결성 이래 현대 서구문학의 주지적인 모더니즘에 대한 관심과 영향은 우리 소설로 하여금 도시공간과 현대문명에 관심을 갖게 하였다. 그 결과 도시의 생태나 환경 또는 도시사회에 내포된 삶의 조건을 문제삼게 되었다.

이효석(李孝石)의 〈인간산문 人間散文〉·〈장미 병들다〉, 유진오(兪鎭午)의 〈김강사와 T교수〉, 채만식의 〈레디 메이드 인생〉·〈치숙 痴叔〉 등은 도시의 병리와 생태나, 고등 유인(遊人)이 될 수밖에 없는 도시지식인의 무력함과 도시의 생태적인 악(惡)을 풍자적으로 비판한 작품들이며, 이상(李箱)의 〈날개〉는 자의식의 분열이라는 심리해부와 탈출충동을 제시한 작품이다.

한편, 이와는 달리 도시의 인위적인 환경이나 삶의 도시성이 지닌 긴장으로부터 벗어나서 자연과 흙에서의 삶 내지는 향토색 짙은 농촌과 가난하고 끈질긴 농민의 삶을 제시하거나, 연민적 연대성을 가지는 경향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되었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돈 豚〉, 이광수의 〈흙〉, 심훈의 〈상록수〉, 이무영의 〈제1과 제1장〉, 박영준의 〈목화씨 뿌릴 때〉·〈일년〉 및 향토적 체취의 해학성을 물씬 풍기는 김유정의 〈동백꽃〉 등이 그것이다.

둘째, 관심의 방향을 수직화한 현상인데, 역사와 전통적인 민속 및 설화와 같은 경험의 원형에 대한 재현이 현저해졌다. 이러한 현상은 소설사에 있어서 역사소설·가족사소설 및 토착적인 신앙과 기층문화와 관련된 소설로 나타나게 되었다.

우선 역사소설로서 이광수의 〈마의태자〉·〈이차돈의 사〉, 김동인의 〈젊은 그들〉·〈운현궁의 봄〉, 박종화의 〈금삼의 피〉·〈대춘부〉, 현진건의 〈무영탑〉 등을 들 수 있다. 이들은 비록 그 역사적 상상력이나 우의에 있어서 적극적인 역사의식을 드러내고 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식민치하에서 자국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염상섭의 〈삼대〉, 채만식의 〈태평천하〉 등은 역사와 인간의 상관성을 다룬 가족사소설로서, 역사의 변천 속에서 융성, 몰락하는 가족의 세대적인 운명을 제시한 것들이다. 한편, 김동리의 〈무녀도〉·〈바위〉·〈황토기 黃土記〉 등은 무속이나 주술적인 관념과, 전래되는 설화세계와 현실이 표리관계를 이루면서 삶의 구경(究竟)을 탐색하고 있다.

셋째, 특정한 시대성이나 사회성 또는 이념적인 목적문학과는 달리, 인생과 인간의 삶 그 자체에 관심을 두려는 ‘인생파’의 출현이다. 계용묵(桂鎔默)의 〈백치(白痴) 아다다〉는 비정상적인 가치가 전가치화된 인간을 통하여 오히려 정상인의 소유욕이 지닌 운명의 파탄과 사랑의 갈망을 그리고 있으며, 정비석(鄭飛石)의 〈성황당〉에서는 순수한 사랑을 제시하고 있다.

넷째, 여류작가의 등장에 의하여 여성다움의 특질이 많이 반영되었다. 당시의 여류작가로는 〈추석전야〉·〈고향 없는 사람들〉의 박화성(朴花城), 〈지하촌〉과 〈인간문제〉의 강경애(姜敬愛), 〈흉가〉·〈지맥 地脈〉의 최정희(崔貞熙), 〈꺼래이〉·〈적빈 赤貧〉의 백신애(白信愛) 등이 있다.

다섯째, 그 밖에도 세태묘사와 내면추구의 심리주의적인 소설이 등장하였다.

③ 일제암흑기·광복 전후의 소설:1930년대 후반과 1940년대 초반은 우리 민족에 대한 일제의 탄압과 통제가 그 극에 달하였던 시대이다. 이 기간에 일제는 한국어의 사용을 금지, 창씨개명을 강제함은 물론, ≪동아일보≫와 ≪조선일보≫를 폐간시키고 ≪문장 文章≫과 ≪인문평론 人文評論≫의 문예지마저 폐간 또는 개제(改題)시켰으며, 일체의 문화활동을 철저하게 통제, 검열하였다.

이러한 절망의 시대에는 시보다 소설의 세계가 훨씬 더 제약을 받게 된다. 산문적인 의식이 특히 퇴행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이 암울한 시기에 소설의 명맥을 그나마 이어간 작가로는 황순원(黃順元)·안수길·최인욱(崔仁旭)·곽하신(郭夏信)·최태응(崔泰應) 등이 있다.

1945년 8월 15일의 광복은 빼앗겼던 국권의 회복이라는 의미와 함께 우리 문학사에서도 중요한 전환의 고비에 해당한다. 그것은 곧 국어의 회복이며, 현대문학의 생성 이래 계속 식민통치의 등화관제와 같은 제약 아래 있었던 문학적인 상황이 이와 더불어 자유의 넓은 지평을 확보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광복은 동시에 남북분단과 이념적인 갈등의 시발점이 되기도 하였다.

광복 직후 수년간 소설의 특성을 대략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식민시대의 종말과 더불어 고향으로 되돌아오는 현실문제가 주제로 많이 다루어졌다. 김동리의 〈혈거부족 穴居部族〉, 채만식의 〈논이야기〉, 계용묵의 〈바람은 그냥 불고〉·〈별을 헨다〉, 이봉구(李鳳九)의 〈도정 道程〉, 황순원의 〈목넘어 마을의 개〉, 허윤석(許允碩)의 〈문화사대계〉 등이 이에 해당된다.

둘째, 분단의 비극과 실향상태에 대한 인식이 현저해졌다. 염상섭의 〈38선〉·〈이합 離合〉, 계용묵의 〈별을 헨다〉·〈이불〉, 전영택의 〈소〉가 대표적인 것이다.

그 밖에도 소시민의 범속한 일상성과 진주한 외국인과의 관계를 다룬 작품들로서 염상섭의 〈두 파산(破産)〉·〈양과자집〉·〈일대(一代)의 유업(遺業)〉 등이 출현하였으며, 김동리의 〈역마 驛馬〉는 전통적인 사유를 근간으로 핏줄의 숙명적인 연쇄원리를 다루면서 순수문학의 영역을 고수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1950년에 6·25전쟁이라는 비극의 돌발은 전쟁의 비리적 폭력과 파괴의 경험을 수용하는 전후문학이 전개되게 되었다.

④ 6·25전쟁 이후의 소설:광복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한국의 현대소설은 한국사회가 안고 있는 상황성과 이에 대한 반응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 외적 상황성은 대략 남북의 분단으로 인한 민족공동체의 이데올로기적 분열과 갈등현상, 폭력적인 재앙인 전쟁으로 인한 훼손과 분단 고착 및 이산(離散)의 확산, 절대권력의 전제적인 지배와 통제, 근대적인 산업사회로의 전이와 거기에서 파생되는 도농(都農)의 단층화와 도시사회에 내재되어 있는 삶과 사회의 병리적인 징후현상, 여성의 존재론적인 제약, 역사의 비인간적인 위력과 그 역사 속에서의 개인의 운명, 거듭되는 학원통제와 학생운동, 공장 또는 기업공간에 있어서의 대응의 소용돌이 등으로 요약된다.

이러한 일련의 외적인 상황성을 고립시킨 채로는 현대 한국소설에의 사적인 접근이나 현상적인 이해가 결코 가능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한국 현대소설은 이 같은 일련의 시대적인 시공의 상황과 불가분의 관계로 얽혀 있는 고통스런 경험의 숨결이며, 또 그러한 상황들이 가하는 중력과 잠김으로부터 놓여 나려는 대응과 열림에의 원망을 담아 왔기 때문이다. 조응과 대응의 전개 양상을 지적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광복의 감격은 잠시일 뿐, 분단에 의한 남북의 이데올로기적 이중 자물쇠 현상 및 이의 심화와 대결로 인한 6·25전쟁과 그 상처, 그리고 이산의 깊이는 한국의 현대소설이 직면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문제적 상황이다.

거의 반세기에 가깝도록 한국의 소설은 분단과 이산의 현상에 계속 매어 있다. 매어 있다는 것은 그러한 특수상황이 지배하는 잠김의 위력이나 현실을 그대로 복제하고 있다는 점에서라기보다는 이에 대응하는 열림의 긴장도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다.

그래서 많은 작품들은 피해와 상처를 제시함은 물론, 이데올로기의 배타성과 비인간성, 그리고 그것이 조성하는 갈등과 증오, 전쟁의 파괴력과 고통·비극적 상처를 상기시킴으로써 지향해야 할 진정한 삶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가를 시사한다. 그럼으로써 현대소설의 세계는 분단과 상처에 대한 상상력의 저장고인 동시에 역설적으로 화해와 초극을 위한 비전의 전망대이기도 한 것이다.

한국의 현대사는 이념과 사상의 분극화 현상 속에서 무수한 사람들이 그야말로 무고하게 죽고 죽인 살육의 역사요, 증오의 논리와 폭력과 카니벌리즘의 보복이 고양·교차하는 쟁투의 역사로서 전개되어 왔었음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이에 직면해서 거기에 대응하는 초극적인 삶의 광채를 탐조하는 소망의 인간 벽화를 제시하는 것은 바로 다름아닌 문학이요 소설이다. 이것이 우리로 하여금 소설에 대한 신임장을 철회하지 않게 하는 이유인 것이다.

둘째, 권력의 지배와 부패·통제현상 역시 중요한 시대사적 배경이다. 1960년대 이후의 상황은 4·19혁명의 횃불과 그 빛의 소멸에 이어 정치권력의 힘과 특별법의 금지장치에 의해서 삶의 제약과 타격이 적지 않았던 시대이다.

이런 시대를 지나온 소설은 물론 거기에 시인적 양상을 띠기도 하지만, 그 반동작용으로서 대립의 구조도안-닫힘 대 열림-과 상징공간의 인지적 도구를 뚜렷하게 이끌어 들이게 된다.

그래서 상황적인 공간상징으로서 중심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감옥(감방)’의 이미지이다. 군사정부는 발전과 성장의 표상인 도시를 개발하였지만, 이와는 반대로 통제의 표상인 감옥을 넓혀 놓은 이중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이 시대의 상징공간으로서 감옥을 설정하고 그 속에 갇혀 있는 인간의 조건을 상정하는 것은 두 개의 의미 반경을 지니고 있다.

그 하나는 제약된 현실을 제시하는 현실효과로서의 의미이며, 다른 하나는 그로부터의 해방 내지 열림상태로의 원망(願望)의 근원적인 장소로서의 의미를 표상한다. 자유로운 상태의 원망공간은 역설적으로 속박된 세계란 공간적인 대조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것은 분명 역설(逆說)의 시학이다.

셋째, 1950년대 중반에서 현재에까지 전개된 당대의 소설을 읽으면서 모든 독자들이 흔히 마주치게 되는 현상은 신체적인 고통이나 정신적인 이상의 증후현상에 접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진단학(Diagnose)적 인지나 상상력의 빈번현상이 그것으로서, 소설의 주인공들이 신체적·정신적으로 앓고 있거나 병들어 있는 상태에 있으며, 또는 병들어 있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병의 효과가 이렇게 만연되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사회적인 삶의 내용이 고통과 이상성으로 가득 차 있고 시대적 상황이 죄여 있고 부식되어 있음을 뜻하는 것이며, 시인과 작가들이 시대의 긴장형상과 징후를 괴로워하며 앓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그래서 현대의 소설들은 이런 병리의 주사를 그 자체 속에서 주입함으로써 사회와 시대적 병리현상을 진정시키고 치유하려고 하는 것이다.

넷째, 1960년대 중반과 1970년대 이후의 우리 현대소설은 그 지지적인 인식에 있어서 도시와 도시화현상 및 거기에서 야기되는 제반 문제에 대해서 적지 않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도시에서 비전은 근대화·도시화로 대리되는 우리 사회의 성장 및 급격한 변동과 깊은 맥락관계에 있는 현상이다.

그러나 이 시대의 작가들은 경제성장과는 달리 급속한 도시화 내지 산업사회화가 몰고 오는 삶의 도시성의 그늘과 부작용을 제시하게 된다. 그래서 촌락적 삶과 도시적 생활양식의 단절, 인구의 도시집중화에 수반하는 기대와 좌절의 행동곡선을 위시해서 도시의 구조·생태·심리·주거·교통의 문제들에 내재되는 심각성을 제시하는가 하면, ‘아스팔트 정글·덫·사망·담’ 등의 이미지들을 통해서 도시의 초상들을 제시한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도시가 현저하게 부정적인 이미지로서 표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표층적인 측면만을 고려하면 이 시대의 소설은 불평투성이요 쓰레기만 보는 청소부일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은 이를 통해서 잠재적으로 문명화나 산업화가 안고 있는 비인간적인 모순을 드러내고 인간다운 조건의 증진을 위한 지평을 열어놓으려 하는 것이다.

<이재선>

출전 : [디지털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동방미디어,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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