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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북한-문화2 (민족)
북한(문화2) 세부항목 북한 북한(정치1) 북한(정치2) 북한(경제) 북한(사회1) 북한(사회2) 북한(문화1) 북한(문화2) 북한(전망) 북한(참고문헌) 4. 언론·출판 [정책] 북한의 언론은 국가가 독점하고 국가에 의해 통제되고 있기 때문에 당의 강력한 사상적 무기로서 기능한다. 따라서 조선노동당의 유일사상인 ‘주체사상’과 당노선 및 당정책을 해설, 선전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특히 다른 공산권 국가와는 달리 김일성·김정일 부자체제를 유지, 강화시키려는 정치적 상징조작에 동원되어 왔다. 북한 언론의 성격을 규정짓는 데에는 두 가지의 큰 요소가 지적되고 있다. 즉, 뉴스에 대한 해석 차이와 언론통제이다. 북한에서의 뉴스란 독자에게 흥미를 주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당이나 정권 당국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만을 보도한다. 이것은 뉴스가 사건이 아니라 사회주의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제반 노력이라고 해석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여 뉴스는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선전·선동에 기여해야 한다는 입장에 기초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에서는 뉴스를 보도하는 데 있어서 객관성보다는 당성을, 진실성보다는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속보성보다는 교양성을 강조하고 있다. 신문에서 자본주의사회의 병폐를 제외하고는 사회문제나 각종 범죄·비행·사고·공안문제 등과 같은 사회적 사건이 단 한 줄도 보도되지 않고, 오락기사나 생활정보 기사, 광고가 없다는 점, 그리고 한두 달 전의 일이 뒤늦게 보도되는 현상이 바로 그러한 성격을 반영하는 것들이다. 한편, 언론통제는 북한 언론이 정치기구의 일부 내지 그 부속기구로서 존재·기능하는만큼 당연한 것이다. 매스미디어의 사유 및 영리사업으로서의 운영이 일체 금지되고 있을 뿐더러 모든 매체가 당조직·정부기관 및 각종 단체에 소속되어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그것을 행정적으로 관리, 운영하는 내각의 언론관계 부서도 당의 지휘와 감독을 받도록 되어 있다. 현재 신문의 경우에는 내각 산하 출판지도국의 검열을 받고, 방송은 조선중앙방송위원회의 직접적 지시를 거쳐 최종적으로 당의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다. 이 밖에 신문이 자유세계의 신문처럼 한번 훑어보고 마는 것이 아니라 독보회나 학습회 때 학습교재로 사용되고, 방송 또한 집단으로 시청하는 경우가 많아서 일종의 통제역할에 활용되고도 있다. 따라서 북한의 언론은 자유로운 여론 형성이나 사상과 정보의 공개시장화가 배제된 채 상의하달식의 일방적인 커뮤니케이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신문] 중앙지와 지방지를 합하여 모두 30여 종의 신문이 있으며, 한결같이 정당·정권기관·사회단체·근로단체의 기관지들이다. 중앙지로서는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발행의 ≪노동신문≫, 최고인민회의와 내각의 기관지 ≪민주조선≫, 김일성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 중앙위원회 발행의 ≪청년전위≫ 등 3종이 있고, ≪평양신문≫ 등 각 도에 하나씩 10개의 지방지가 발행되고 있다. 또 ≪교통신문≫·≪건설신문≫·≪교원신문≫ 등과 같이 내각의 각 부서에서 발간하는 기관지들도 있다. 영자지로는 주간지 ≪평양타임즈 The Pyung Yang Times≫가 있다. 이들 신문은 비록 발행기관·면수·부수와 발행횟수 등에 차이가 있으나 그 내용과 편집체제(한글전용과 가로쓰기) 등은 획일적이다. 또 대부분이 조간으로 발간되며, ≪노동신문≫(6면)을 제외하고는 통상 4면이다. 신문의 지면은 ≪노동신문≫의 경우, 대체로 1면에 김일성 연설문과 동정 및 시책, 2면은 공산주의교양 및 당 선전, 3·4면은 사회주의건설 성과를 부각시키는 기사로 채워지고 있다. 5면은 대남비방 및 모략기사, 6면은 국제소식과 시사해설로 구성된다. 기사 중 중요한 것의 90％ 이상을 방송과 마찬가지로 조선중앙통신사의 통신문에 의존하며, 기자들의 현지 취재기사는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드물게 이루어지고 있다. 영향력과 발행부수에 있어서 북한 최대의 일간지인 ≪노동신문≫은 1945년 11월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의 기관지로 발간된 ≪정로 正路≫가 전신이었으며, 1946년 9월부터 현재의 제호로 바뀌었다. 이 신문은 모든 당원들과 행정기관 책임자들이 의무적으로 구독하도록 되어 있고, 격일간으로 게재되는 사설은 당원은 물론 전체 주민에게 집단적인 독보회를 통해 필독된다. 발행부수는 150만 부로 추산되며, 1977년 12월부터 컬러인쇄를 하고 있다. ≪민주조선≫은 1945년 8월 당시 평남인민위원회의 기관지로서 ‘평양일보’란 제호로 창간되었으며 정권 수립과 더불어 현재의 제호를 사용하고 있다. 편집내용에서는 정권기관 결정사항이나 정령·법령 등을 비교적 상세하게 다루는데, 현재 10만 부 정도 발행하고 있다. 1946년 북조선민주청년동맹 창립과 함께 ‘민주청년’이란 제호로 창간된 ≪청년전위≫는 1964년 ‘노동청년’으로 제호가 변경되었다가 1996년 1월 현재의 제호로 바뀌어 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의 기관지로 발행되고 있다. 한편 언론인 양성기관으로는 김일성종합대학에 신문학과가 설치되어 있고, 현직 언론인들의 재교육과 국제교류 등을 목적으로 하는 조선기자동맹이 조직되어 있다. [통신] 대내외 뉴스를 총괄적으로 공급하는 조선중앙통신사가 북한 유일의 통신보도기관이다. 이 통신사는 일간조선중앙통신·사진통신·영문통신·프랑스문통신·에스파니아통신 외에 ≪조선중앙연감≫ 등 각종 출간물을 발간하기도 한다. 그리고 러시아어·중국어·영어·프랑스어·아랍어·스페인어 등으로 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및 유럽을 대상으로 한 대외통신문을 내보내고 있다. 1946년 12월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 직속의 북조선통신사라는 명칭으로 설립되어 1948년 10월 내각 직속의 조선중앙통신사로 명칭을 바꾸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조선노동당과 정권기관의 공식적인 대변인 구실을 수행하며, 때때로 정무원의 위임에 의하여 북한 당국의 공식적인 성명을 발표하기도 한다. 현재 러시아·중국·동구 제국 등 공산권을 중심으로 지사를 설치하고 특파원을 파견하고 있다. [방송] 현재 라디오방송국으로 조선중앙방송·평양방송·평양FM방송·‘구국의 소리 방송’ 등 4개 방송국이 있고, 각 도에 1개씩 지방방송국과 유선방송국(제3방송)이 있다. TV방송국으로는 중앙TV·만수대TV·개성TV·교육TV 등 4개 방송국이 개설되어 있다. 이 중에서 평양방송과 개성TV는 대남 심리전용이고, ‘구국의 소리 방송’은 흑색선전방송을 주요 임무로 한다. 그리고 지방방송국은 중앙방송국으로부터 프로그램을 수신하여 중계한다. 방송은 내각 직속의 중앙방송위원회와 그 산하에 있는 도·시·군 방송위원회의 일원화된 체계 밑에서 운영되고 있다. 중앙방송위원회는 북한의 라디오·TV·유선방송 등 방송에 관한 일체의 업무를 계획, 집행하는 등 총괄한다. 이 위원회는 임무수행에 있어 방송내용 자체에 대한 지도·조정은 당체계에 의거하여 당의 지시·통제를 받고 있고, 방송국 시설과 기재의 관리 및 사무는 내각에 의해 관장되는 이원체계로 운영되고 있다. 1945년 광복 당시 북한지역에는 평양·함흥·원산·청진·해주 등 5개 소에 방송국 시설이 있었다. 이 중 평양방송국의 기능을 정비하여 1945년 10월 조선중앙방송국으로 개칭하고 500㎾의 출력으로 첫방송을 시작하였다. 그 뒤 1967년 중앙방송국을 제1중앙방송(300㎾), 제2중앙방송(500㎾)으로 분리하여, 제1중앙방송은 대내방송, 제2중앙방송은 대외·대남방송을 담당하게 하였다. 1972년 제1중앙방송은 조선중앙방송으로, 제2중앙방송은 평양방송으로 개칭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황해도 해주에서 송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구국의 소리 방송’은 1966년 4월 남조선해방방송으로 시작되어 1970년 ‘통일혁명당 목소리 방송’으로 개칭되었다가 1985년 다시 현재의 이름으로 개칭된 것이다. 1989년 1월에는 평양FM이 개국, 대내·대남 방송을 실시하고 있다. TV방송은 1967년 4월 조선중앙TV방송국을 개국하여 1969년부터 25㎾의 출력으로 정규방송을 시작하였다. 1971년 대남 심리전을 목적으로 개성TV방송국을 개국하였고, 1983년 만수대TV방송국, 1997년 조선교육문화TV방송국을 개설하였다. 컬러방송은 1974년 이후 방영되고 있으며, 컬러TV 수상기의 보급은 15만 대 정도이다. 이 밖에 1999년 10월부터는 조선중앙TV를 중계하는 위성방송이 시작되었다. 방송프로그램 편성은 조선중앙방송과 중앙TV의 경우 보도·교육·교양·영화·음악 등 전반적으로 오락프로그램이 경시되고 정치교육 위주로 편성되어 있다. 특히 평양방송과 개성TV의 경우 1일 70％ 이상이 대남선전을 중심으로 한 내용이다. 현재 북한의 라디오 보급률은 약 90％이며, TV수상기는 약 130만 대가 보급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대부분의 라디오수신기는 대내 중파방송만을 수신할 수 있다. TV수상방식은 PAL식(동구식)이고 개성TV만이 NTSC(서구식) 채널을 사용하여 북한 내에서의 시청은 불가능하다. 북한은 또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99개 주파수를 등록하고 있다. 그러나 ‘구국의 소리 방송’의 주파수는 등록하지 않고 있다. 한편 방송요원양성기관으로는 아나운서의 경우 주로 평양영화대학에서 양성하고 있다. [출판·잡지] 약 30여 개의 출판사에서 공산주의 이론서적과 당의 혁명역사 외에 김일성의 생애와 사상에 관한 도서가 많이 발행된다. 과학기술서적과 고전작품보다는 정치서적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주요 출판사로는 정치사상 서적과 관련된 도서출판을 주로 하는 조선노동당출판사·금성청년출판사, 과학기술도서를 출판하는 사회과학출판사·과학원출판사, 그리고 문예작품의 도서만을 출판하는 문예출판사 등이 있다. 또 교육도서 위주의 김일성종합대학출판사·고등교육도서출판사가 있고, 해외선전물 출판을 맡고 있는 외국문출판사가 있다. 출판물은 종류와 발행부수에 있어서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여준다. 광복 직후에는 주로 마르크스-레닌주의에 관한 문헌과 도서가 주종을 이루었으나, 1960년대에 와서는 ‘김일성노작’ 관련출판물이 급증했다. 1970년대 이후 오늘날까지에는 ‘주체사상’에 입각한 각종 이론해설 도서와 과학기술서가 집중적으로 출판되고 있다. 현재 북한에서 가장 많이 출판되는 도서는 김일성의 전기류와 김정일선집들인데, 유일사상과 혁명전통에 관한 책은 최소 20만 부 이상 발간되고, ≪김일성선집≫의 경우 각 권마다 35만 부, ≪항일빨치산 참가자들의 회상기≫는 100만 부를 상회하고 있다. 외국서적은 주로 소련·중국·일본 등지에서 수입된다. 잡지는 전문분야 및 대상별로 약 200여 종이 발행되고 있다. 주간지로는 ≪문학신문≫ 등 10여 종, 월간지로는 당 이론지인 ≪근로자≫와 대중종합지인 ≪천리마≫를 비롯하여 ≪사회과학≫·≪조선예술≫·≪조선여성≫·≪조선문학≫ 등 55종이 있다. 이 가운데 ≪오늘의 조선≫·≪조선무역≫·≪천리마≫ 등 8종은 외국어로 번역되어 해외에 배포되고 있다. 북한의 잡지는 대부분 100쪽 안팎의 적은 기사량을 게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북한의 인쇄수준은 인쇄시설의 후진성으로 저급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현재 북한 최대의 인쇄시설로는 평양종합인쇄공장이 있고, 이곳에서 북한 출판물의 80％가 처리되고 있다. 북한에서 ‘주체’ 연호 사용이 결정(1997.7.8.)된 뒤의 모든 출판물은 ‘주체86(1997)’식으로 발간일시를 밝히고 있으며, ≪조선고고연구≫ 주체78(1989)년 4호와 같이 소급해서도 사용하고 있다. 5. 예술 [정책변천] 광복 직후 평양에서는 소수의 문화예술인들이 조직한 평양예술문화협회를 중심으로 정치색을 배제한 순수문예를 지향하는 활동이 있었다. 그러나 그 기간은 짧았고, 공산주의자들이 주축이 된 평남지구 프롤레타리아예술동맹이 결성되면서 프롤레타리아예술이 주류를 이루기 시작하였다. 당시 순수예술과 프롤레타리아예술 간의 대립 속에서 6·25전쟁 전까지 양쪽은 모두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하지 못한 채 주로 소련에서 직수입된 문예작품에 의존하는 빈약성을 보였다. 문예인들은 사회주의체계와 당정책을 뒷받침하는 각종 양태의 선전·선동 작업에 동원되었으며, 특히 6·25전쟁중에는 전쟁의식 고취를 내용으로 하는 전쟁영웅의 형상화에 몰두하여 목적예술적 성향이 두드러졌다. 휴전 뒤 남한 출신 문예인에 대한 숙청을 겪으면서 전후 복구와 ‘주체’ 슬로건의 등장으로 북한의 문예정책은 방향을 크게 전환하였다. 즉, 소련식 문예활동으로부터 탈피하여 김일성체제를 뒷받침하는 ‘혁명전통’ 확립과 공산주의교양을 주제로 한 창작활동이 본격화되었다. 1960년대에는 김일성의 절대권력 강화와 더불어 혁명전통·조국통일·사회주의건설을 주제로 한 작품이 양산되었다. 그리하여 주로 선전·선동의 구호체 작품이 범람하였고 전통문화와 순수예술은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특히, 창작의 주제와 목표량을 당에서 할당할 정도로 통제가 강화되어 도식적인 작품이 주류를 이루었다. 1970년대에 들어와서는 ‘군중문화예술’이 태동하면서 신인 양성을 위한 강습활동이 두드러졌고, 예술인들의 노동현장 파견을 통한 경제선동이 강화되는 등 문예의 대중화가 촉진되었다. 또 ‘종자론’과 ‘주체문예이론’ 등이 제시되어 기존 문예정책을 보완하면서 김일성 일가에 대한 작품창작이 강화되었다. 여기서 종자론은 창작의 주제를 김일성 혁명사상·주체사상으로 삼되 생산현장 속에서 사상 미학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이다. 1980년대에 들어서 문학예술 각 부문에 걸쳐 김정일의 직접참여와 현지지도가 이루어지면서 주체사상을 종자로 하는 작품이 양산되었다. 김정일은 ≪영화예술론≫(1973.4.) 이래 ≪연극론≫(1988.4.), ≪무용예술론≫(1990.9.)을 저술했고, 계속하여 ≪음악예술론≫(1991.7.), ≪미술론≫(1991.10.), ≪건축예술론≫(1991.10.), ≪주체문학론≫(1992.1.) 등 일련의 저작을 발표하면서 영화·무용·가극·문학 등 예술 전반에 걸쳐 영향을 끼쳤다. 이 시기의 북한 문예작품은 물론 주체사상을 작품의 사상적 알맹이로 하는 것이었다. 1990년대에 들어와서 북한은 사회주의권 붕괴에 따른 대응으로 1970년대에 있었던 문예혁명에 이은 제2의 문예혁명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50부로 예정된 영화 〈민족과 운명〉이 제작되었다. 〈민족과 운명〉 시리즈는 김일성 부자체제 유지에 기여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하여 ‘교시’와 당의 방침대로 제작되었다. 이 시기 북한 문학예술 창작에서는 주체사상과 함께 조선민족제일주의 정신이 강조되었다. 조선민족제일주의는 북한식 사회주의의 정당성을 나타내기 위해 주장되었지만, 이 과정에서 ‘민족주의’나 ‘전통문화’가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면도 보여주었다. 1990년대 이후에 북한 문예정책은 김정일의 논문 〈혁명과 건설에서 주체성과 민족성을 고수할 데 대하여〉(1997.6.19.)에서 명시했듯이 주체성과 민족성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간 북한의 문화예술은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에 입각하여 형식은 민족적이고 내용은 사회주의적인 작품만을 허용하여 왔으며, 또한 당성·계급성·인민성의 원칙을 전제로 예술성보다는 사상성이 중요시되었다. 그러나 향후에는 이를 기조로 하면서도 주체성과 민족성이 작품창작의 형식과 내용을 이룰 것이다. 창작활동은 당의 통제하에 계획적으로 이루어지며, 집단적 창작과 작품제작 책임량이 할당된다. 4·15창작단·왕재산창작단·백두산창작단이 가극의 창작에서 창작의 중심이 되는 단체로 등장하였으며, 5대혁명가극 등 대작주의(大作主義)가 나타난 것도 집체적 창작방식 도입에 따른 결과였다. 주제는 대체로 혁명전통을 비롯, 6·25전쟁·조국통일·사회주의건설 등 4개 테마에 한정되고 있다. 한편 북한의 모든 예술인은 조선문학예술총동맹에 의무적으로 가입하는데, 이 단체는 중앙조직과 지방조직으로 나누어져 있다. 작가·미술가·음악가·영화인·연극인·무용가·사진가 등 7개의 전문분야별 조직을 망라하고 있다. [문학] 광복 직후 북한의 문단에서는 사회주의적 사실주의 창작방법에 따른 작품 창작을 강조하는 문인들의 움직임이 활발하였다. 그러나 한설야(韓雪野)·최명익(崔明翊)으로 대표되는 재북작가와 이태준(李泰俊)·임화(林和)·박세영(朴世永) 등 월북작가, 그리고 김사량(金史良)·조기천(趙基天) 등 해외에서 입북한 작가들이 대립하는 등 혼란된 상태를 보였다. 이때의 작품은 주로 소련을 ‘해방자’로 찬양하는 창작물을 비롯하여 일제시대의 항일투쟁, 봉건제 타파, 여수·순천사건 등 남한 내 사건을 주제로 창작이 이루어졌다. 이기영(李箕永)의 〈땅〉, 김사량의 〈노마만리〉, 조기천의 장편서사시 〈백두산〉이 대표적인 작품이었다. 6·25전쟁중에는 소설보다 시문학을 중심으로 군인의 전투의식을 고취하는 작품이 활발하였는데,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시에서 임화의 〈누이야, 너 지금 어디에 있느냐〉, 소설로 조기천의 〈조선은 싸운다〉, 한설야의 〈대동강〉 등이었다. 6·25전쟁은 작가들의 납북·월북으로 북한 작가의 과반수가 남한 출신으로 메워지는 등 작가의 인적 구성에서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게 하였다. 그러나 휴전 뒤 남로당계 숙청과 더불어 남한 출신 작가의 대부분은 비판을 받고 문학활동을 중단해야만 하였다. 그 대표적인 인물은 임화·김남천(金南天)·박산운(朴山雲)·이원조(李源朝)·이용악(李庸岳)·김기림(金起林)·이태준·박태원(朴泰遠) 등이다. 1950년대의 북한 문단은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여 오직 ‘전후복구’라는 당정책의 방향을 좇아 전개되었고, 그에 따라 경제선동·정치선동을 위한 구호체 작품이 남발되었다. 1960년대에 접어들어 김일성 1인체제가 강화되면서 개인의 창작이 아닌 집체창작 위주로 창작활동이 전환되었는데, 그 결과는 창작의 의무성만을 부여하여 문인을 통제하는 효과는 거두었으나 작품의 수준향상은 가져오지 못하였다. 이 집체창작은 1970년대 이후 보다 활발해졌다. 오늘날 북한의 문학에서는 김일성과 그 일가에 대한 상징제작을 ‘혁명문학’이란 이름으로 집대성하는 흐름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민족항일기 시대의 카프문학과 소련 현대문학의 영향에 힘입고 있으며, 소재 또한 현실성·혁명성·사회주의적 내용과 특정인의 영웅성을 묘사하는 데 일관하고 있다. 작품구성에서는 혁명적 낙관주의와 집단적 영웅주의로의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소설에서 1975년 출판을 시작한 집체작 시리즈총서 〈불멸의 역사〉를 비롯하여 〈갑오농민전쟁〉·〈충성의 한길에서〉 등이 있고, 시에서는 〈영웅〉·〈오직 한마음〉, 희곡으로는 〈밀림아 이야기하라〉·〈피바다〉·〈성황당〉, 영화시나리오 〈조선의 별〉·〈백두산〉 등이 있다. 주요 문학지로는 ≪조선문학≫·≪청년문학≫·≪아동문학≫·≪문화예술≫ 등의 월간지와 ≪시문학≫·≪극문학≫ 등의 계간지가 있다. ≪조선문학≫은 1946년 9월에 창간된 북한 최초의 문학잡지 ≪문화전선≫이 개명된 것이다. 한편 장르별로 보면 소설문학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문인의 수는 시인이 훨씬 많다. 시는 서정시, 서사시, 서정서사시, 이야기시, 장시, 가사 등 6종류로 나뉜다. 고전문학에서는 주로 9세기 최치원으로부터 시작하여 우리 민족의 고대신화와 민간설화·향가 등을 제외한 채, 패설문학(稗說文學)→〈금오신화〉→〈홍길동전〉→판소리와 소설→박지원(朴趾源)→신채호(申采浩)→나도향(羅稻香)→최서해(崔曙海)→조명희(趙明喜)→이기영(李箕永) 등의 소설사(小說史)를 제시하고 있다. 이 중에서 특히 박지원의 〈호질〉·〈양반전〉을 가치 있는 작품으로 평가하여 고전문학 또한 사실주의문학으로 고찰하는 면을 보여주었으며, 1988년 이후에는 이인직(李人稙)의 〈혈의 누〉·〈귀의 성〉, 이해조(李海朝)의 〈홍도화〉, 김우진(金祐鎭)의 〈화상설〉이 새로운 평가를 받아 출간되었다. 종전에는 이들 신소설들을 무사상, 무계급성 때문이라고 폄하하였으나 신소설의 권선징악이라는 주제가 사실주의문학의 갈등론과 유사하다고 보고 새로운 평가를 내린 것이다. 번역문학은 구 소련·중국 작품을 위주로 하되, 서구작품 가운데에서도 과거의 사회에 대한 비판적 성격을 지닌 작품만을 택하여 선별적으로 출판하고 있다. 그리고 평론에서는 문학의 기교나 형상의 문제는 오히려 부차적으로 보면서 정치적 경향성의 구현을 중심으로 삼는 정치평론적인 성격이 강하다. [미술] 북한의 미술은 6·25전쟁 이전까지는 레닌·스탈린·김일성의 초상을 비롯한 선전벽화와 선전포스터 등 선전미술이 대부분이었다. 이때 소련 화가들이 빈번하게 북한을 방문함에 따라 소련화의 양식과 기법이 적극 도입되었고, 반면에 자연주의적인 미술은 위축된 상태에 있었다. 그러다가 6·25전쟁을 겪으면서 월북화가에 의해 1950년대 중반까지는 비교적 자연주의적인 방법에 의한 풍경이나 생활상이 묘사되었고, 고미술 소개도 빈번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1960년대에 접어들어 미술작품에서도 김일성 우상화와 7개년경제계획이라는 시대적 배경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경제선동과 김일성을 미화하는 작품이 주종을 이루게 되었다. 그 결과 대형조각과 그림이 장려되고 집체적 제작경향이 두드러져 목적화(目的怜)의 형식이 미술형식의 큰 조류를 형성하였다. 이러한 조류는 1970년대에 와서 더욱 두드러졌는데, ‘집체화’·‘집체조각’ 등 창작자의 이름이 없는 조각·미술이 80％ 이상을 차지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하였다. 또 1970년대 이후에는 ‘주체미술’이란 이름 밑에 동상과 기념탑이 양산되고 혁명사상을 고취하는 ‘출판화(出版畵)’ 등 선전화가 나타나는 추세를 보였다. 오늘날 미술에서는 동양화(조선화)를 기본적인 장르로 삼고 유화·조각에 치중하고 있다. 동양화에서는 1950년대까지는 전래의 동양화 양식을 답습하는 산수화·문인화가 압도적이었으나, 그 뒤 초상화와 노동자·농민의 작업광경을 소재로 하는 인물화로 변질된 모습을 보여준다. 수묵화는 억제되고 채색화만 허용되고 있다. 조각에 있어서는 순수예술성이 약한 특정인의 형상화와 대형기념물 제작이 주류를 이룬다. 북한 각지에 세워져 있는 대형 김일성 동상을 비롯, 보천보전투 승리기념탑, 인민영웅탑, 평양지하철의 조각, 주체사상탑, 개선문, 영생탑, 당창립기념탑이 그것이다. 유화로는 김일성의 항일투쟁과 6·25전쟁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고, 사회주의 건설과 통일을 주제로 한 작품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정관철의 〈보천보의 횃불〉, 집체작 〈고난의 행군〉 등이 있다. 이 밖에 북한은 수예·공예·산업미술·건축장식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데 공예에서 보석화 그림은 특이하다. 보석화는 조선화 바탕에 천연보석가루를 뿌려 회화적 형상을 표현하고 있다. 이것은 고구려 고분벽화가 탈색, 변색되지 않은 데서 착안하여 1988년경 개발한 것으로서 천이나 돌, 벽면 같은 평면 위에 천연보석가루를 뿌려 그림형태를 나타낸다. 한편 전시시설로는 평양 소재 조선미술박물관이 대표적이다. 여기에서는 연 1회 또는 2년에 한 번씩 국가미술전람회를 열며, 산업미술전·출판화전·선전화전 등이 열리는데 북한 전체로는 연간 150여회의 크고 작은 미술행사가 열리며 1999년 이후에는 개인전시회도 빈번히 열리고 있다. 미술학교로는 8년제 예술고등전문학교와 4년제 평양미술대학이 있다. [음악] 광복 이후 북한에서는 민족적 형식에 사회주의적 내용이 강조되어, 국악은 형식적인 명맥만을 유지하였으나 전통적인 색채는 남아 있었다. 그러다가 1960년에 들어와 전통음악의 현대화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고유음계인 5음음계를 서양음악의 평균음과 같은 12율(律) 반음체계(半音體系)로 바꾸는 음계개량운동을 벌여 전통악기의 조율성이 상실되었다. 또 가야금에 명주실로 꼰 줄을 대신해 철사줄을 사용하고 부들〔梁尾〕을 없앴는가 하면 12줄을 13줄과 19줄로 늘리는 등 민족악기란 이름으로 전통악기를 개량하는 일이 활발해졌다. 그 결과 소해금(대금)·고음젓대(당적)·장세납(나팔·태평소) 등 여러 악기가 출현되었다. 1970년대에는 관현악 반주시 개량된 전통악기를 양악기와 혼합 편성하여 협주하는 활동이 활발해졌고, 특히 1980년대에는 경음악 연주에서 큰 몫을 맡고 있다. 현재 북한에서 연주되는 국악은 주로 민속음악이며, 아악과 정악 등 궁중음악은 연주되지 않고 있다. 민속음악 가운데 민요는 주로 서도민요를 중심으로 가야금병창·농악 등이 있고 시조풍이나 남도창(판소리)·잡가풍은 배격되고 있다. 한편 북한에서는 1950년대 중반만 해도 베토벤·차이코프스키 등 서양음악도 연주되었으나 그 뒤부터 ‘예술가곡’이라는 이름의 노래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북한의 음악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소련문화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특히, 1953∼1957년에 걸쳐 소련에 유학한 작곡가·연주가들이 귀환하여 음악계의 중심을 차지함에 따라 북한 음악에는 아직도 러시아적 요소가 많이 남아 있다. 또 중국과의 문화교류 탓으로 중국풍 음악양식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장르별로는 순수기악곡보다 성악곡이 활발하고 멜로디보다 가사를 중요시한다. 성악에서의 창법은 비성(鼻聲) 중심의 발성을 통한 창법이 주류이며, 기악곡은 행진곡과 군가조가 대부분이다. 현재 북한에는 순수음악단체인 국립교향악단을 비롯하여 피바다가극단·만수대예술단·평양예술단에 소속된 교향악단이 있다. 교육기관으로는 평양음악무용대학이 있다. 최근에는 윤이상음악연구소(尹伊桑音樂硏究所)를 설치, 현대음악의 소개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왕재산경음악단이나 보천보경음악단이 생기면서 전자악기를 주축으로 하여 양악기와 전통 악기를 혼용한 경음악이 등장하였다. 왕재산경음악단은 1983년 7월, 보천보경음악단은 1985년 6월에 결성되었으며 이 악단에서는 외국의 팝송과 같은 자본주의 국가의 대중음악도 연주하며 해외공연활동도 가졌다. 음악분야에서 주목되는 것은 그간 금지되었던 ‘유행가’가 ‘계몽기가요’라는 이름으로 1990년대 초부터 등장, 건전하다고 평가된 일부 가요는 주민들도 부르고 있다고 한다. [연극·가극] 북한에서 연극은 1950년대까지 신파극과 악극 형식이 주류를 이루었다. 서울에서 활동하던 좌파연극인이 월북함으로써 연극단체도 기존의 중앙예술공작단·청년예술공작단 이외에 평양국립극단·해방예술극단·평북예술극단 등이 새로 발족되었다. 이들 단체들은 북한 당국의 적극적인 권장책에 따라 6·25전쟁 이전까지는 주로 산업국유화 조처의 찬미, 노동 미화, 남한의 반정부운동 찬양을 주제로 한 작품과 일부 번역극을 중심으로 활발한 공연활동을 폈고, 휴전 뒤에는 전후복구 건설에 맞는 작품을 공연하였다. 그 뒤 1960년대 후반에 들어와 연극계는 세대교체와 함께 집체작이 양산되고 대형화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 같은 양상은 1970년대에도 계속되어, 특히 ‘혁명연극’에 집중되었는데, 대표작으로는 가극 〈피바다〉의 원형인 〈혈해 血海〉와 〈성황당〉·〈붉은 선동원〉·〈유격대의 5형제〉 등이다. 북한의 연극계는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 가극 및 영화에 가려 빛을 잃어가고 있다. 현재까지도 혁명적 대작의 창작공연은 둔화되고 있다. 인형극은 1950년대 후반에 국립인형극장의 설립으로 첫 선을 보였으나 활동은 부진한 편이다. 작품으로 〈오누이〉·〈장화홍련전〉이 있다. 공연단체로는 평양에 국립연극단·평양연극단·평양청년연극단·중앙방송연극단·인민군연극단·철도부연극단 등이 있고 지방별로 각 도에 1개씩 있다. 교육기관으로는 평양연극영화대학·평양예술대학과 예술고등전문학교가 있다. 한편 가극에 있어서는 서구식 오페라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화창(對話唱)보다는 가사 전달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발성법을 강조하고 있다. 군무(群舞)의 활용을 통한 무대의 앙상블에 주력하여 전체적인 조화에 역점을 두는 특징을 나타낸다. 그리고 1970년대 이후에는 과거 비중이 미약했던 무용을 뮤지컬 음악과 함께 중요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북한은 1971년 최초로 공연된 〈피바다〉를 ‘혁명가극’의 전형적 고전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이어 발표된 〈꽃 파는 처녀〉·〈당의 참된 딸〉·〈밀림아 이야기하라〉·〈금강산의 노래〉를 포함, 이 다섯 작품을 ‘5대혁명가극’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들 작품들은 한결같이 원작자가 김일성으로 되어 있고, 집체적으로 작사·작곡·안무하여 장기공연되는 것이 특징이다. 그리고 내용이나 시대배경이 대동소이하며 김일성의 항일투쟁을 찬미하는 정치선전 일변도이다. 한편 북한에서는 광복 직후 가극 〈카르멘〉을 번역, 공연하기도 하였으나 오늘날 외국작품의 공연은 거의 없다. 또 1960년까지는 창극 〈춘향전〉과 〈선화공주〉·〈심청전〉 등의 민족극도 공연되었다. 현재 공연단체로는 피바다가극단·만수대예술단·평양예술단·국립가무단·국립가극단·평양청년가극단을 비롯하여 각 도에 하나씩 가무단이 있다. 이 중에서 중앙공연단체들은 해외공연도 빈번하게 갖고 있는데, 1970년대부터는 공연지역을 제3세계국가와 서방진영에까지 확대하고 있다. [영화] 북한영화로서 최초의 작품은 1949년 월북작가 김승구(金承久)의 〈내고향〉이었다. 1947년 국립영화촬영소가 설립되었으나 시설 및 전문인력 미비로 극영화를 제대로 제작할 수 없었고, 그에 따라 상영된 극영화는 대부분 소련에서 수입된 영화들이었다. 1949년 한 해에 수입된 소련영화는 예술영화 123편, 기록영화 73편, 시보(時報) 뉴스 110편이었다. 이 시기에 북한영화는 〈우리의 건설〉·〈인민위원회〉 등 기록영화가 대부분이었다. 이 같은 수입 외국영화의 범람은 1950년대 말까지 계속되었다. 이 시기 1953년 조선예술영화촬영소에서 제작된 〈정찰병〉은 북한 최초의 전쟁영화였다. 1950년대 중반에 국립영화촬영소가 조선예술영화촬영소·조선기록영화촬영소로 분리, 시설이 확장되었으나 부진하기는 이전과 마찬가지였다. 1960년대에 들어서서 영화계는 2·8영화촬영소와 과학영화촬영소 신설을 계기로 발전의 토대를 마련하였다. 1962년의 경우 182편의 영화가 제작되었고, 만화영화·인형영화·아동기록영화 등 다양한 장르가 개척되었다. 또 최초의 시네마스코프 컬러영화가 출현하였는데, 민정식·정준채 등의 집체작 〈영광스러운 우리 조국〉이 그것이다. 이 시기의 대표작은 〈분계선 마을에서〉·〈정방공 精紡工〉·〈유격대의 5형제〉·〈피바다〉 등이다. 1970년대에 접어들어 영화계는 양적 성장을 거듭하면서 김일성을 원작자로 삼는 혁명영화를 다부작 장편물로 제작하는 경향을 보였다. 예컨대 대남 첩보공작물인 〈이름없는 영웅들〉은 20부작이고, 김일성을 실명(實名)으로 등장시킨 〈조선의 별〉은 10부작으로 제작되었다. 1960년대보다 두드러진 양상을 보여준 1970년대 이후의 집체작 영화로는 〈꽃피는 마을〉·〈한 자위대원의 운명〉·〈꽃 파는 처녀〉·〈이세상 끝까지〉·〈안중근 이등방문을 쏘다〉·〈성황당〉·〈돌아오지 않는 밀사〉 등이 대표작이다. 한편 북한은 1980년대에 들어와 국제영화제에 출품활동을 벌이는가 하면 외국과의 합작영화를 시도하고 있다. 1986년 최초의 소련 합작영화 〈영원한 전우〉가 제작, 공개되었다. 1992년부터는 김정일이 제작을 발기한 〈민족과 운명〉 전 50부작이 제작되고 있다. 이 영화는 최덕신(崔德新)·윤이상(尹伊桑)·최홍희(崔弘熙)·홍영자(가상인물)·이인모(李仁模)·허정숙(許貞淑)·이찬(李燦) 등을 주인공으로 하였는데, 이들은 모두 해외 친북인사나 공산주의자의 전형으로 설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한국이나 일본의 화려한 모습까지 그대로 묘사됨으로써 이 영화는 북한영화 제작방침의 방향전환이라는 평까지 들었다. 1990년대 북한 영화계에서 특기할 점은 기록과학영화촬영소와 아동영화촬영소를 신설한 것이다. 1996년, 종전의 기록영화촬영소와 과학·교육영화촬영소에서 기록영화 부분과 과학 부분을 통합하여 조선기록과학영화촬영소를 발족시키고 1997년 교육 부분을 확대, 강화하여 아동영화촬영소를 출범시켰다. [무용] 북한 무용계의 근간은 1946년 월북한 최승희(崔承喜)에 의해 형성되었다. 물론 정지수무용연구소(鄭志樹舞踊硏究所)가 있어 현대발레도 있었으나 최승희무용연구소를 중심으로 한 민족고전무용이 1950년대 초반까지 무용계의 주류였다. 그러나 고전무용의 형식으로는 율동에 강한 선을 표시하는 사회주의적 내용을 담는 것이 무리였기 때문에 소련무용을 혼합한 새 동작이 나타난 결과, 고전무용에 변형을 가져왔다. 그 뒤 1950년대 후반을 전후하여 최승희를 비롯한 민족고전무용전문가에 대한 비판이 일고, 최승희무용연구소가 국립무용연구소로 개칭되면서 고전무용은 크게 쇠퇴하였다. 1960년대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무용계에서 전통무용은 주로 해외공연과 외래인사 관람용으로 장구춤·칼춤·부채춤 등이 전승되고 있다. 그러나 소재는 전통적인 것일지라도 상당히 번안, 각색되었고, 춤사위 또한 소련·중국의 영향을 받아 전통에서 크게 벗어난 것이다. 그 대신 내용과 형식에서 음악무용서사시와 군중무용이 성행하고 있는데, 무용형식에 있어서 아름다움이나 율동미의 표현보다는 힘과 규모·조직을 과시하는 것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음악무용서사시 〈낙원의 노래〉·〈고난의 행군〉·〈영광스런 우리 조국〉과 여성군무 〈키춤〉·〈눈이 내린다〉·〈조국의 진달래〉, 그리고 가무극으로 〈피바다〉·〈유격대의 딸〉 등이 있다. 북한의 대표적인 무용공연단체인 국립민족예술단은 최근 민족적인 색채가 짙은 〈심청전〉·〈춘향전〉·〈평양성 사람들〉 같은 가극과 〈칼춤〉·〈장고춤〉 같은 민속무용을 대표작으로 하고 있다. 북한 무용계에서 특기할 사항은 1987년 자모식무용표기법의 개발이다. 이것은 한글이 자음과 모음의 결합에 의해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것에 착안하여 춤동작을 표현하는 방식이다. 사람의 몸동작 중 형태, 놀림은 모음으로 표현하고 자리와 방향은 자음으로 표현한다. 이 무용표기법으로 모든 무용의 동작이 표기 가능하다고 한다. 6. 문화보존 북한은 광복 직후 일제의 식민지문화 잔재를 청산하고 민족문화를 보존하는 정책을 일시 수립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1950년대 후반에는 사회주의적 개혁정책을 본격화하면서 민족문화의 개조작업도 구체화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특히 1970년대 중반 이후에는 김일성 일가와 관련이 있다고 주장되는 모든 물적 대상이 ‘역사적 유물’로 간주되고 보존되는 상징조작이 보편화되고 있다. 북한에서는 유형·무형을 막론하고 우리 민족이 남긴 문화유산 가운데 사회주의적 계급문화를 건설하는 데 유익한 것만을 골라 보존, 관리되고 또한 조사, 발굴되고 있다. 문화재의 가치평가에서도 창작 당시의 생활상이나 신앙성·예술성은 무시된 채 현재의 시점을 기준으로 계급적 입장에서 비판되고 평가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예컨대, 고전 〈흥부전〉은 착취계급과 인민 간의 대립투쟁이라고 해석되는 등 고전해석에서 계급투쟁적 측면만이 부각되고 있다. 민속자료는 생산기술도구이자 계급투쟁의 한 수단으로만 해석되고, 불교사찰은 건축술의 우수성만이 평가된다. 이것은 북한의 문화유산관 때문이다. 북한은 민족문화유산을 두 가지로 나눈다. 하나는 혁명적 문화유산이고, 다른 하나는 고전문화유산이다. 혁명적 문화유산은 사회주의혁명, 사회주의건설 과정에서 창조된 문화유산을 말한다. 다시 말하여 1920년대 중반 우리 나라에 사회주의·공산주의가 들어온 뒤, 이를 위한 ‘혁명투쟁’이나 북한정권 수립 후의 ‘사회주의 건설’시 이루어진 문화를 말하는 것이다. 고전문화유산은 사회주의·공산주의가 들어오기 이전 우리 선조들이 창조하여 우리들에게 물려준 문화를 말한다. 그런데 문화보존문제에서 혁명적 문화유산은 모든 내용을 전면적으로 계승시킬 가치가 있다고 보지만, 고전문화유산은 비록 좋은 것이더라도 현재의 사회주의에 적합한 것만 선택적으로 계승시키려고 하는 것이다. 이때 선택의 기준은 당성, 노동계급성, 인민성 등이 된다. 이에 따라 고전문화유산은 모두가 무조건 계승되고 보존되는 것이 아닐 뿐더러 불교와 유교관련 문화재들 중에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 것도 허다하다. 고전문화유산은 ① 후대들이 계속 이어 받아야 할 것, ② 보존해 두기만 할 것, ③ 없애버려야 할 것 등 세 가지로 분류되어 처리되고 있다. 1946년 〈보물·고적·명승·천연기념물보호령〉을 발표하였고, 정권 수립 뒤에는 〈물질문화보존에 관한 규정〉을 공포하여 형식적이나마 민족문화유산을 법적으로 보호하고 있다. 또 유물유적의 조사 및 발굴은 국가적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하고 있는데, 매장문화재는 발굴 뒤 2일 이내에 당국에 신고해야 하며, 문화행정기관에서만 행하고 문화재의 개인 소유는 금하고 있다. 문화재관리 행정기관으로는 정무원 문화유물 발굴지도국이 문화재의 보존관리와 조사·발굴·복원 및 문화재의 해외반출과 은닉을 철저하게 규제하고 있다. 또 유적의 발굴은 고고학연구소 등이 전담하며, 사회과학원 산하연구소가 조사·발굴·연구 업무를 맡고 있다. 지방에서는 문화유적관리소와 박물관이 이를 담당하고 있다. 북한에서의 유적 발굴은 1947년 함경북도 웅기군(지금의 나진·선봉시 선봉군) 송평동의 패총발굴을 효시로 하여 1960년대 초반까지는 비교적 활발하게 조사가 진행되었다. 특히 6·25전쟁 이후에는 대규모 토목사업과 더불어 유적발굴이 급증, 대동강과 재령강 유역의 고분발굴사업이 추진되었다. 그러다가 1960년대 말부터는 급격히 줄어들었고, 1970년대 이후에는 전지역적으로 1년에 평균 1개 정도의 유적발굴도 실시되지 않고 있다. 광복 이후 1993년까지 발굴한 유물·유적은 모두 266건이다. 이 가운데 1963∼1964년에 걸쳐 발굴된 함경북도 웅기군 굴포리유적은 한반도에서의 구석기시대의 존재를 최초로 확인해 준 고대사 연구자료이다. 그리고 삼국시대 이후의 유적발굴은 벽화고분·적석총·산성 등 주로 고구려의 유적이고, 그 중에서도 벽화고분이 20기로 압도적이다. 북한에 있는 유물·유적 가운데 상당수가 국보급 혹은 보물급에 지정될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1997년까지 보존과 소재가 확인된 문화재는 국보급이 51점, 보물급이 53점, 사적은 73점, 명승지 19개 소이다. 1971년 3월 남한 정부는 현존하고 있다는 확실성이 인정되는 유형문화재 중 52종을 선정하여 ‘북한소재문화재’로 지정하였다. 한편, 북한은 향토나 국토의 기념이 될 만한 동식물과 천연자원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조처하고 있다. 1997년 현재 북한이 지정한 천연기념물은 447종으로, 식물 214종, 동물 102종, 지리 76종, 지질 55종이다. 대상 선정기준은 김일성 일가 관련기준이 우선적이고 학술적 가치나 희귀성 등은 오히려 부차적이다. 이에 앞서 1962년에는 동식물 및 바다새보호구 등 45종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였다. 현재 북한에는 조선중앙역사박물관·조선민속박물관·김일성종합대학 역사박물관을 비롯하여 원산·함흥·사리원·개성·청진 등에 각기 역사박물관이 있다. 1993년 12월 북한은 최고인민회의 결정사항으로 〈민족문화유산을 옳게 계승발전시키기 위한 사업을 더욱 개선 강화할 데 대하여〉를 공표하였다. 그 내용은 ① 민족문화유산의 주체적 계승발전의 필연성, ② 민족문화유산의 발굴수집, ③ 민족문화유산의 복원, ④ 민족문화유산의 보존관리, ⑤ 민족문화유산의 연구, ⑥ 민족전통의 계승과 체계화, ⑦ 민족문화유산에 대한 교육교양, ⑧ 제국주의문화침략 봉쇄투쟁, ⑨ 민족문화유산 관련법규 제정 등 9개 항이다. 북한이 새삼스럽게 이러한 문제를 거론한 것은 고려연방제 실현과 관련하여 그들 정권의 정통성 확보의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문화유산의 전시내용은 기본적으로 우리 나라의 역사가 유물사관적 사회발전 5단계를 거쳐 왔다는 점을 확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김종완ㆍ이항구> 출전 : [디지털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동방미디어, 20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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