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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북한-정치 (한메)
북한-정치 세부항목 북한-개관 북한-정치 북한-외교 북한-군사 북한-통일방안 북한-경제 북한-사회 북한-문화 [정치] 북한의 사회주의 정권은 1948년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수립함으로써 성립되었다. 8·15 광복 직후 북한에 들어선 소련군정 당국은 <마르크스레닌주의>에 입각한 프롤레타리아 지배체제 정권을 김일성(金日成)을 중심으로 수립한 뒤 1948년 12월에 철수하였다. 한국전쟁과 휴전협정을 거치는 동안, 김일성 세력은 박헌영(朴憲永) 등의 남로당계를 비롯한 여러 도전세력을 제거하여 1958년까지 1인 지배체제를 구축하였다. 그 후 절대권력의 확립을 이루어 장기간 집권, 통치해 오고 있다. 북한의 유일한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조선노동당을 근간으로 하는 <당·국가체제>의 전체주의적 성격이 북한의 정치적 특징이 되어 있으며, 김일성 1인 지배체제를 확립하기 위하여 수립된 프롤레타리아 지배체제가 정권의 골격을 이루고 있다. 북한은 그 동안 김일성의 주도하에 김정일(金正日)로의 권력세습 작업을 추진하여 91년에 김정일이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취임한 이래 1993년에는 국방위원회 위원장에 추대됨으로써 당·정·군을 통제하는 김정일 중심의 권력체계를 마무리하였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에 걸쳐 소련연방의 해체, 동유럽의 시민혁명과 민주화, 독일 통일 등 대외적으로 탈냉전시대가 닥쳐왔다. 그 결과 사회주의 국가들이 개혁·개방화노선을 채택, 정치적 민주주의와 경제적 자유시장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북한의 정치체제는 심각한 도전을 받게 되었다. 이에 북한은 1992년 헌법의 신축적인 개정과 1993년 당·정개편을 통해 대내적으로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한편, 대외개방을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체제유지적 개방화로 변화시켜 나가게 되었다. 특히 사회주의 붕괴에 따른 내부동요를 막기 위해 단군릉을 대대적으로 복원하여 단군―김일성 부자체제를 연결짓는 민족논리를 상징화하는 한편, 조선민족제일주의를 내세워 <민족>을 강조함으로써 정통성을 확보, 통일투쟁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1994년 7월 김일성의 사망으로 김정일이 권력을 승계하였다. <정권수립과 변천> 한민족은 8·15광복과 더불어 통일된 독립국가를 수립해야 하는 민족적·역사적 당면과제를 떠안게 되었다. 그러나 일제 식민지배로부터 스스로 독립을 쟁취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한민족의 장래는 주변 강대국의 간섭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남쪽과 북쪽이 각기 이념과 체제를 달리하는 미국과 소련 두 강대국에 의하여 분할·점령되었고, 통일된 독립국가의 수립은 더욱더 어려움을 맞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에서는 소련의 감독과 지원 아래 사회주의 정권수립을 위한 작업이 일관되게 진행되기 시작하였다. 미국의 D. 맥아더장군은 1945년 9월 9일 발표한 포고문에서 남한의 영토와 국민에 대한 정부의 모든 기능은 자신의 권한 아래에서 행사될 것임을 선언하고, 남한에 군정을 실시하였다. 이와 달리 소련 점령군은 8월 26일 평양에 들어와 발표한 첫 포고문에서 <조선사람은 해방되었으며, 조선사람의 장래는 조선사람의 손에 달려 있다>고 선언하였으며, 남한의 경우와 같은 직접적 군사통치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로는 김일성의 정권장악을 지원하면서 북한의 공산화를 추진하였다. 북한에 들어온 소련군은, 진주와 동시에 일본군의 항복과 행정권의 접수를 완료하고, 무장해제한 일본군 및 경찰관과 행정 수뇌급들을 모두 억류하여 일제의 잔재세력을 철저히 제거하였다. 그리고 사회질서의 진공상태를 메우기 위해 우선 민족주의적 토착세력을 포섭, 등용함에 따라 북한 정권의 초기 권력구조는 파벌간 연립형태의 성격을 띠게 되었다. 8·15광복과 함께 북한에 들어온 주요 세력은 크게 4개 집단으로 구별할 수 있다. 만주(滿洲)에서 항일운동을 하다가 소련군을 따라 들어온 김일성의 갑산파(甲山派), 중국에서 공산주의운동을 하다가 귀국한 김두봉(金枓奉)의 연안파(延安派), 남한에서 남로당을 조직했다가 월북한 박헌영의 남로당파, 허가이(許哥而)를 중심으로 한 소련파가 있었다. 그중 갑산파의 김일성이 당위원장 겸 내각수상이 되었고, 연안파의 김두봉이 국가원수의 지위에 있었다. 남로당파의 박헌영은 부수상 겸 외상이었으며, 허가이의 소련파가 당과 정권기관의 요직을 차지하였다. 이 4개 파벌 외에 또 다른 세력으로는 8·15 이전부터 북한지역에서 공산당 활동을 했던 국내파가 있었으나, 현준혁(玄俊赫)이 암살당함으로써 그 세력이 많이 약화되어 있었다. 이들 세력 가운데 가장 대립이 심했던 것은 김일성과 박헌영의 세력이었다. 그러나 이때까지는 대부분의 세력이 비슷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 한편 1945년 8월 16일 함흥(咸興)형무소에서 200명의 정치범과 경제범이 석방되었다. 석방된 이들의 일부가 함경남도 인민위원회를 결성하고, 다음날인 17일 해주(海州) 형무소에서 석방된 정치범 중 일부가 모여 조선공산당 황해지구위원회를 결성하였으며, 건국준비위원회 황해도지부가 황해도 인민정치위원회로 개편되었다. 평안남도 인민정치위원회는 건국준비위원회 평안남도지부 세력과 현준혁을 중심으로 한 국내 토착공산주의자 세력의 연합으로 결성되었으며, 조만식(曺晩植)을 위원장으로 하였다. 이 밖에 평안북도 임시인민정치위원회, 함경북도 인민위원회가 결성되었다. 북한 전역에 결성되어 있던 인민위원회를 기초로 하여, 1945년 10월 8일 소련군 지도 아래 평양에서 북조선 5도인민위원회대표대회가 개최되어 당면한 각도 공통의 문제와 그 유기적 역할에 대한 대책이 강구되었다. 10월 13일에는 평안남도 인민정책위원회 주최로 김일성 환영회가 열렸고, <조선공산당 서북 5도 당책임자 및 열성자대회>에서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의 설립이 결정되었다. 초기에는 김용범(金鎔範)이 분국 책임비서로 선임되었으나, 제3차 확대집행위원회에서 북조선공산당으로 이름을 바꾸고 김일성이 책임비서가 되었다. 한편 11월 19일에는 북조선 5도 연락기관으로서 <북조선행정국>이 평양에 설치되었는데, 그 산하기구로 산업·교통·체신·농림·상업·재정·교육·보건·사법·보안 등 10국이 설치되었고, 행정국 책임자는 평안남도 인민정치위원회 위원장 조만식이 겸임하였다. 이리하여 북한에는 소련의 형식적 간접통치체제가 수립되었다. 1945년 12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미·영·소 3개국 외무장관회의에서 한반도에 대한 신탁통치안이 결정되자, 공산주의자들은 이 결정에 절대지지를 표명하였다. 한편 민족주의진영의 절대지지를 받고 있던 민족지도자 조만식은 <신탁통치조항이 포함된 모스크바삼상회의 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대하자 공산주의자들은 조만식의 공직을 박탈하고, 이를 민족주의자 숙청의 계기로 삼았다. 그 결과 표면적으로나마 유지되어 오던 좌·우익의 연립은 무너지고 김일성과 그 추종세력이 행정기관 및 공산당 양쪽을 모두 장악하게 되었다. 1946년 2월 8∼9일에 걸쳐 북한의 정당·사회단체·행정국 및 각 도·시·군의 인민위원회 대표자들이 회합하여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를 결성하였다. 이 임시위원회의 주석은 김일성, 부주석은 김두봉이 맡았으며, 최창익(崔昌益)·이문환(李文煥)·장종식(張鍾植)·최용건(崔庸建) 등이 각국의 국장직을 맡았다. 3월 23일 김일성은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 20개 정강을 발표하였다. 정강의 주요 내용은 조선의 정치·경제생활에서 과거 일본통치의 모든 잔재를 철저히 숙청할 것, 국내에 있는 반동분자와 반민주주의분자들과의 무자비한 투쟁을 전개하여 파쇼 및 반민주주의적 정당·단체·개인의 활동을 절대 금지할 것, 대기업소·운수기관·은행·광산·삼림을 국유로 할 것, 일본국가·일본인·매국자 및 계속적으로 소작을 주는 지주들의 토지를 몰수할 것, 생활필수품에 대한 시장가격을 제정할 것, 투기업자 및 고리대금업자들과 투쟁할 것 등이다. 이 밖에 3월 5일에는 북조선 토지개혁에 관한 법령을 발표하여 무상몰수, 무상분배의 토지개혁을 실시하였다. 몰수 토지의 범위는 일본국가·일본인·일본인단체의 소유지, 조선인 가운데 반역자와 조선민중의 이익에 손해를 주며 일제의 정권기관에 적극 협력한 사람의 소유지, 1농가에 5정보 이상 소유한 지주의 소유지, 소작을 주는 지주의 소유지, 5정보 이상을 소유한 성당·절 및 기타 종교단체의 소유지 등이다. 8월 8일에는 중요 산업 국유화에 대한 법령이 발표되었다. 그 내용은 일본 국가와 일본의 사인 및 법인 등의 소유 또는 조선인민의 반역자 소유로 되어 있는 각 기업소·광산·발전소·철도·체신·운수업체·은행·상점·문화기관 등을 모두 무상으로 몰수하여 조선인민의 소유, 즉 국유화한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8월 30일에는 조선노동당 북조선분국을 기초로 하여 그때까지 중앙당으로 인정하던 서울의 조선공산당을 배격하고, <북조선노동당>을 결성하였다. 사회주의 정권 수립을 위한 이러한 일련의 개혁이 실시된 결과 인민민주주의제도가 수립되었다. 1947년에 들어온 소련군정은 북한만의 공산당 단독정부를 합법화하는 작업을 진행시켰다. 같은 해 2월에는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가 <임시>를 떼고 북조선인민위원회로 되었다. 1948년 남한에서 단독선거와 단독정부수립을 하려는 움직임이 높아지자, 평양에서는 김구(金九) 등 남한의 우파인사를 포함하여 남북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를 열어 남한의 단독선거를 반대하는 자세를 취하였다. 한편, 통일조선정부를 수립하기 위한 조선임시정부헌법을 대중토의에 부쳤다. 김일성은 <단독정부수립에 북한이 앞장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였으나, 북한에서는 이때 이미 새로운 공화국 설립을 위한 실제적 준비작업이 완료되어 있었다. 이에 따라 대한민국 정부수립 직후인 1948년 8월 25일 흑백투표함방식으로 최고인민회의대의원선거를 실시하여 최고인민회의를 구성하였으며, 9월 초에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 1 차회의에서 헌법을 채택하고 김일성을 내각수반으로 선출하여, 9월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수립을 선포하였다. 이 최고인민회의선거에는 북한 유권자 총수의 99.7%가 참가하였을 뿐만 아니라, 남한에서도 각 지역의 좌익세력이 지하선거를 통하여 1080명의 대표를 선출하여 최고인민회의에 1002명의 대의원을 보냈다. <절대권력의 확립> 소련점령군은 북한에 진주한 지 3년이 되는 1948년 12월 소련 정치체제의 축소판인 공산정권을 출범시킨 뒤 철수하였다. 북한에서 사회주의건설은 6·25 후의 부흥기를 통하여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는데, 6·25는 북한 정치세력들 사이의 세력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6·25 이전에는 여러 정치세력들이 비슷비슷한 정도의 힘을 발휘하였으나 6·25 후에는 김일성 세력이 다른 권력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가장 강한 세력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그것은 김일성이 도전세력들을 제거하는 계기로 6·25를 이용하였기 때문이다. 김일성은 부수상 겸 외상이었던 박헌영과 사법상이었던 이승엽(李承燁)을 비롯한 전 남로당계의 지도급 인물 13명이 <미제(美帝)와 공모 아래 쿠데타를 통하여 북한정권을 타도한 뒤 자산계급의 민주정부를 세우려는 음모를 꾸몄다>고 하였다. 또한 1952년 말부터 휴전성립 1주일 전까지 이들을 체포하였고, 휴전성립 체결 후 <미제국주의의 고용간첩>으로 몰아 사형 및 중형을 선고하였으며, 이어 1956년에는 김일성에게 반대하는 연안파와 소련파의 중심인물들을 숙청하였다. 이후 1958년까지 김일성은 자신의 추종자들만으로 사실상의 1인지배체제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게 되었다. 1970년대 초반에는 세습체제에 장애가 되는 세력들까지 제거하였다. 1970년 11월에 개최된 5차 당대회 이후부터 북한의 지도층은 완전히 김일성 일파로 일색화되었다. 북한의 사회주의건설은 크게 사회주의 기초건설단계와 전면적 사회주의건설단계로 나눌 수 있다. 1954~56년까지인 6·25 후의 부흥기와 1957~60년까지의 제 1 차5개년계획을 통하여 종전 생산관계를 사회주의적 생산관계로 개조하고, 사회주의 공업화의 기초를 구축함으로써 사회주의 기초건설단계의 과제를 달성하게 되었고, 1960년대 이후부터는 전면적 사회주의 건설단계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이 기간에도 여러 차례 숙청작업이 이루어졌다. 1956년에 접어들어 북한에서는 군수공업을 위주로 하는 중공업 우선의 경제정책에 대한 반발이 팽배하였다. 또 N.S. 흐루시초프의 스탈린격하운동과 개인숭배 반대연설에 고무받은 잔존 소련파·연안파에서 김일성 1인지배체제에 대한 비판이 일어났다. 김일성은 이를 기회로 삼아 중·소대립이라는 상황을 이용하여 김두봉·최창익·박창옥(朴昌玉) 등 연안파와 소련파의 핵심세력을 제거하였으며, 전국적으로 <중앙당집중지도사업>이라는 사상검토작업을 전개하여 1인지배체제의 기반을 확립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1960년대 말에는 자기파인 갑산파에 대한 숙청을 실시하여 권력을 더욱 강화하였는데, 군사력강화보다는 경제건설의 우선을 주장하던 박금철(朴金喆)·이효순(李孝淳) 등을 숙청하였으며, <김일성사상>을 유일사상으로 규정할 것을 공식 선언하였다. 또한 대남전략에서 의견을 달리하던 김창봉(金昌奉)·허봉학(許鳳學) 등 군부의 인물들도 숙청하였다. 1970년대 이후부터는 1960년대에 이룩한 사회주의공업화의 성과를 토대로 <사회주의의 완전 승리와 무계급사회의 건설단계>로 들어가게 되었다. 이와 더불어 72년에는 헌법을 개정하여 새로운 사회주의헌법을 채택하였다. 북한의 헌법은 1948년 제 1 차 최고인민회의에서 최초의 헌법이 채택된 이후 5차례에 걸쳐 개정되었으며, 72년 전면적 변화를 겪었다. 72년 헌법의 정식명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사회주의헌법>이며, 11장 149조로 되어 있다. 헌법이 제정된 동기는 사회주의 발전과정에서 인민민주주의의 원리가 더 이상 맞지 않게 되었고, 주체사상이 등장함으로써 이념적 변화를 겪게 되었으며, 국가기관과 당에 대한 규정조항이 미비하여 구헌법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된 데 있다. 이 사회주의헌법은 1948년의 헌법과 비교해 볼 때 노동당의 지위 명시, 사회주의적 소유제도 확립, 주체사상의 헌법규범화, 국가주석제 도입, 집단주의 원칙의 강조 등의 특징을 지닌다. 이 사회주의헌법은 헌법 유형상 정치적으로는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완성하고, 경제적으로는 생산수단의 국유화 및 전인민적 계획경제제도의 완성을 뜻한다. 이 신헌법이 제정된 뒤 후계자 문제가 신중하게 검토되기 시작하였다. 즉, 이 신헌법의 제정은 김일성 방식의 사회주의 정치체제의 성문화인 동시에 김정일 후계문제의 사전 작업이었다. 신헌법에서는 당의 역할과 기능을 약화시킨 뒤, 이 축소된 당 기구를 김정일에게 맡겨서 김정일이 당을 효과적으로 장악하게 함으로써, 장차 권력승계에 대비하고자 하였던 것이다. 결국 기능이 축소된 당은 김정일을 후계자로 훈련시키기 위한 연습장이 된 것이다. 또한 김정일의 직접적 지도 아래 <3대혁명소조운동>을 추진하게 하였는데, 이것은 소조운동을 통하여 북한 인민들이 김정일의 지도력을 인정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이와 같이 은밀히 진행되던 김정일의 권력승계는 1980년 10월 조선노동당 제 6 차 대회를 통하여 공식화되었는데, 이 당대회에서 김정일은 공개적으로 김일성의 후계자로 지명되었으며, 당비서국비서로 임명되었다. 또한 서열 제 4 위의 정치국위원, 정치국상무위원회 위원, 당중앙위원회 위원이 되었으며, 당군사위원회의 서열 제 3 위를 차지하였다. 1980년 이후에는 김정일에 대해서까지 개인숭배가 조장되었으며, <김정일의 시대가 열렸다>라든가 <당중앙으로부터>라는 말이 자주 쓰였다. 그런 가운데 1994년 김일성이 사망함에 따라 김정일이 권력을 승계하여 1997년 당 총비서가 되었다. 이어 1998년 9월에는 최고인민회의 제10기 회의에서 권한을 국정 전반에 걸쳐 대폭 강화한 뒤, 김정일을 국방위원장에 재추대하여 체제개편과 통치권 승계를 완료하였다. 주석이 아닌 국방위원장에 취임하는 것으로 권력승계를 마무리한 것은 강력한 군사통제 아래 개방을 취하겠다는 신호탄으로 보이며, 특히 인공위성 발사, 영변(寧邊)핵단지 부근 대규모 지하시설 건설 움직임, 김정일 자신이 군사대국 건설을 국정운영 지표로 설정하는 등의 행태에 대해서는 미국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내 체제존립의 기초로 삼겠다는 의도로 분석되고 있다. <권력구조> 북한의 기본 권력구조는 전형적 당지배체제이다. 유일 정당 <조선노동당>이 혁명의 참모부로서 모든 국가기관이나 정치조직에 대해 <향도적 역할>을 담당하게 되어 있다. 이러한 당적 지도체계 아래 당의 총비서가 국방위원장을 겸임하게 되어, 당과 국가기관을 일원적으로 통제 지도할 수 있다. 북한의 헌법과 당규약에 의하면 모든 국가권력은 조선노동당으로부터 비롯된다. ⑴ 조선노동당 공식적 창건일은 1945년 10월 10일이다. <서북 5 도 당책임자 및 열성자대회>에서 김일성·김일(金一)·최용건 등을 중심으로 하여 그 결성이 채택된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이 조선노동당의 모체이다. 조선공산당 북조선분국은 1945년 9월 서울에서 박헌영이 창당한 조선공산당을 중앙당으로 삼고 있었는데, 그 뒤 북조선공산당으로 명칭을 바꾸고, 1946년 8월 중국 옌안〔延安〕에서 돌아온 조선독립동맹계의 조선신민당과 합당, 북조선노동당으로 발족하는 과정에서 몇 차례 개편과정을 거쳤다. 1949년 6월 남북노동당연합중앙위원회에서 남로당과 통합, <조선노동당>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창당 이래 조선노동당은 북한권력의 중추로서 철저한 당 우위를 유지해 왔다. 최고 지도기관은 원칙적으로 5년마다 열리도록 규정된 당대회인데, 1946년 3월의 1차 당대회부터 1980년 10월 제 6 차 당대회까지 유동적으로 열려 오다가, 그 뒤 10여 년이 넘도록 열리지 않아 주목을 끌고 있다. 당대회와 당대회 사이의 기간에는 당중앙위원회가 최고 지도기관이 된다. 중앙위원회는 6개월마다 전원회의를 소집하는데, 이 전원회의에서 중앙위원회 정치국과 정치국 상무위원회, 중앙위원회 총비서·비서를 선거하며 비서국과 군사위원회를 조직한다. 전원회의가 개회되지 않을 때에는 정치국과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당의 모든 사업을 조직 지도한다. 따라서 모든 정치적 주요 결정은 정치국에서 이루어지며, 정치국에서도 최고 실력자들로 구성된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그 동안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은 김일성·김정일·오진우(吳振宇;전인민무력부장) 등 3명이었다. 당대회 산하에 중앙위원회·중앙검사위원회·중앙군사위원회를 두며, 핵심기구로 중앙위원회 산하에 비서국·정치국·검열위원회가 있다. 비서국은 당의 인사·당면문제 등, 당내문제 전반을 토의 결정하며, 1990년 10월 김일성을 총비서로 하여 11명의 비서를 두었다.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선인민군을 포함한 북한의 모든 군대에 대해 지휘권을 가지며, 무장력 강화와 군수산업발전에 관한 사업을 조직 지도한다. 중앙검사위원회는 당의 재정경리사업을 검사하는 일과, 당대회에서 <사업총화>를 보고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전국의 지구당 조직으로 도(직할시)·시(구역)·군 수준에는 중앙당의 당대회와 당중앙위원회에 상응하는 각급 당대회와 당위원회가 설치되어 있으며, 1급·2급 공장 및 기업소에는 부문 당위원회가 조직되어 있다. 당의 기층조직은 <당세포>로서 공장·기업소·협동조합과 각급 기관·단체 가운데 당원이 3~30명까지 있는 단위에 조직되며, 후보당원을 포함하여 당원이 31명 이상인 단위에서는 초급 당위원회가 조직된다. 당원은 1년의 후보당원생활을 거쳐 까다로운 입당절차를 밟게 된다. 88년 현재 당원은 350만 명으로 추산되며, 총인구 대비 16%이다. 조선노동당은 교육기관으로 김일성고급당학교를 설치 운영하며, 언론매체로서 《로동신문》을 발행하는 로동신문사와 국영방송이 있다. ⑵ 정권기관 최고인민회의, 내각, 재판소·검찰소 등이 있다. ① 최고인민회의 헌법상 입법권을 행사하는 북한의 최고주권기관이다. 1972년 이전의 구헌법에서는 최고인민회의가 주요 정책 결정과 국가대표 및 권력층의 임면권을 가짐으로써 변형된 회의체정부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그 뒤 1972년 사회주의헌법으로 국가주석제도와 중앙인민위원회가 신설되면서 최고인민회의는 형식적 추인기관으로 약화되었다. 중앙에는 최고인민회의, 도·시·군에는 지방인민회의가 설치되어 있다. 최고인민회의는 인구 3만 명에 1명의 비율로 선출되는 임기 5년의 대의원으로 구성되며, 산하에 자격심사위원회·예산심의위원회·법안심의위원회 등을 두고 있다. 1989년 외교위원회, 90년 통일정책심의위원회가 신설되었다. 또한 상무기관으로 상임위원회를 두고 있다. 헌법 및 법령의 채택과 수정, 대내외 정책의 기본원칙 수립, 주석 선거, 국가예산 승인, 국가주석의 제의에 의한 국가부주석, 중앙인민위원회 서기장과 위원들의 선거 및 소환, 국가주석의 제의에 의한 정무원 총리의 선거 및 소환, 중앙재판소 소장의 선거 및 소환, 중앙검찰소 소장의 임명 및 해임, 국가인민경제발전계획 승인, 전쟁에 대한 결정 등 및 중요 국가정책을 결정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최고인민회의의 정수는 687명이며, 정기회의와 임시회의를 가진다. 정기회의는 1년에 1~2회 개최되며, 임시회의는 대의원 1/3 이상이 요청하거나 상임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소집된다. 최고인민회의가 휴회중일 때는 의장·부의장 및 의원 11명으로 구성되는 상임위원회가 업무를 대행한다. 90년 5월 제 9 기 최고인민회의가 구성되었다. ② 내각 1998년 9월 개정된 헌법에 따라 정무원이 내각으로 개편되면서 위상과 권한이 대폭 강화되었다. 과거 정무원은 국가주석과 중앙인민위원회의 지도 아래 사업을 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두 상부기관이 없어짐으로써 내각은 독자적 행정기관으로 승격되었다. 내각은 총리·부총리와 외무상·사회안전상·국가기획위원장·전기석탄공업상·채취공업상·금속기계공업상·건설건재공업상·철도상·육해운상·농업상·화학공업상·경공업상·무역상·임업상·수산상·도시경영 및 국토환경보호상·국가건설감독상·상업상·수매안전상·교육상·체신상·문화상·재정상·노동상·보건상·체육상·국가검열상·과학원장·중앙은행총재·중앙통계국장·사무국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③ 재판소·검찰소 사회주의헌법 제133조는 최고재판소로 중앙재판소, 도(직할시) 단위에 도재판소, 2~3개 시·군마다 인민재판소를 두고, 특별사건을 담당하는 특별재판소로 군사재판소와 통운재판소(通運裁判所)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중앙재판소의 판사와 인민참심원(人民參審員)은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에서 선거하고, 도(직할시)재판소·인민재판소의 판사와 인민참심원은 해당 인민회의에서 선거한다. 또 특별재판소의 소장과 판사는 중앙재판소가 임명·해임하고, 인민참심원은 해당 근무자회의·종업원회의에서 선거한다. 판사 및 인민참심원은 최고인민회의와 지방인민회의에서 각각 선출하며, 재판제도는 3급 2 심제를 원칙으로 한다. 중앙재판소는 모든 재판업무를 감독하지만, 주석과 중앙인민위원회의 지도를 받도록 해, 사법권의 독립은 보장되어 있지 않다. 북한의 사법제도는 정권수립과 더불어 최고재판소가 설치되고, 사법행정을 담당하는 사법성이 내각의 한 부서로 설치되면서 비롯되었다. 사법성은 사법행정업무만을 관장하도록 규정되었으나, 실제로는 북한의 모든 사법권을 통제함으로써 사법은 행정의 연장선에 불과하였다. 이때 일반재판소로는 최고재판소, 도(평양특별시)재판소, 시(구역)·군인민재판소가 있었고, 특별재판소로 군(軍)재판소·철도재판소·내무재판소를 두었다. 검찰소는 재판에 상응해 조직되었다. 현행 헌법 제143조에는 최고 검찰기관으로 중앙검찰소, 지방에 도(직할시)·시(구역)·군검찰소 및 특별검찰소를 각각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제도는 재판기관과 동일한 체계를 이루고 있고, 재판기관과 마찬가지로 주석과 중앙인민위원회의 지도를 받도록 되어 있다. 검사는 중앙검찰소가 임면하며, <중앙집권적 검사통일체>의 원칙에 따라 상급검찰소에 복종해야 한다. 이 밖에 1977년 12월부터 준검찰기관의 성격을 지닌 <사회주의법무생활지도위원회>를 중앙 및 행정단위별로 설치 운영하고 있다. 형벌은 형법·형사소송법 규정에 의하며, 사형·징역·교화노동·벌금 등이 있다. 범법자 수용시설로는 교화소·노동교화소가 있으며, 이 밖에 정치사상범을 집단수용하기 위한 12개의 특별독재대상구역이 설치되어 있다. ⑶ 지방의회와 행정기구 중앙조직에 상응하여 각 도(직할시)·시(구역)·군 단위에는 주권기관으로 의회인 지방인민회의가 있고, 행정지도기관으로 중앙인민위원회 감독 아래 도·시·군 인민위원회가 있다. 지방행정 집행기관으로는 정무원 감독 아래 도·시·군 행정지도위원회와 경제지도위원회가 설치되어 있다. 이 밖에 지방행정기관과는 별도로 도 농촌경리위원회, 도 통계국, 시·군 협동농장경영위원회, 지구별 계획위원회, 도 건설위원회 등의 특수 지방관서가 있다. 지방인민회의는 정기회의와 임시회의를 가지며, 해당 지방의 예산을 승인하고, 지방행정단체장의 선출 및 소환권 등을 가지고 있다. 지방인민위원회는 해당 인민회의가 휴회중일 때의 지방주권기관으로 해당지역의 국가기관·기업소·사회협동단체들을 지도한다. 대의원의 임기는 도(직할시)는 4년, 시(구역)·군은 2년이다. 지방행정기구는 1954년 10월 지방주권구성법에 따라 지방인민위원회가 지방행정기관으로 규정된 뒤 지위·역할이 몇 차례 바뀌었으며, 지금의 기구는 85년 5월 개편된 것이다. ⑷ 특수 기관 및 조직 국가보위부·3대혁명소조 및 정당과 사회단체 등이 있다. ① 국가보위부 1973년 정무원 산하부서인 사회안전부의 기능 가운데 정치보위 기능만을 독립시켜 신설한 기구이다. 국가보위부는 중앙인민위원회의 산하기관으로서 행정체계에 따라 중앙으로부터 도·시(구역)·군 단위는 물론 군대조직에까지 설치되어 있다. 주로 정치사찰을 담당하고 있는 특수기관의 하나이다. ② 3대혁명소조 사상·기술·문화의 <3대혁명>을 추진하기 위한 조직으로, 1972년 개정된 사회주의헌법이 규정한 것이다. 73년 2월 노동당 정치위원회 확대회의 결정에 따라 발기되었으며, 각급 생산단위에 파견되어 있다. 3대혁명소조의 조원은 노동당원, 정권기관 및 경제기관원, 대학교 졸업생, 각급 학교 교직원, 공장·기업소의 기술자 및 과학자 가운데 선발된 미혼남녀를 구성원으로 하며, 지도 대상에 따라 20~50명 규모로 조직된다. 3대혁명소조는 인민경제부문뿐 아니라, 행정·문화기관 및 각급 학교 등 각종 일선기관에 파견되어 있으며, 김정일의 직접지도를 받는다. <사상혁명소조>는 주체사상의 보급과 이행을 담당하고, <기술혁명소조>는 기술적 낙후성에 대한 분석과 기술혁신을, <문화혁명소조>는 문화면의 낙후성 개선을 집중적으로 지도하는 일을 맡고 있다. 1980년 10월 노동당 제 6 차당대회 때부터 3대혁명소조 출신의 전후세대들이 대거 입당하였으며, 오늘날 이들이 당과 정권기관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③ 기타 정당 및 사회단체 모든 정치단체와 조직의 활동은 조선노동당의 지도와 통제를 받게 되어 있다. 조선노동당을 제외한 기타 정당으로는 조선사회민주당(朝鮮社會民主黨)과 천도교청우당(天道敎靑友黨)이 있다. 조선사회민주당은 1981년 조선민주당이 바뀐 것인데, 조선민주당은 1945년 11월 그리스도교 세력을 기반으로 조만식이 중심이 되어 창당하였다. 그러나 1946년 신탁통치반대문제로 조만식이 당직을 박탈당하고 최용건이 새 당수로 선출되면서 조선노동당의 우당(友黨)으로 전락하였다. 천도교청우당은 김달현(金達鉉)을 당수로 하여 1946년 2월 창당되었는데, 창당 초기부터 소련군정과 공산당에 대하여 조선민주당보다 더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협력하였다. 조선사회민주당과 천도교청우당은 그동안 6차례 당대회를 열었으나, 중앙당직만 있을 뿐 당원이나 지구당 조직 등 하부조직은 갖추지 못한 채 형식적 정당조직으로 남아 있으며, 대남비방성명을 발표할 때나 통일문제 등, 남·북한관계와 관련된 <정당·사회단체연석회의>의 개최를 주장할 때만 그 존재가 나타나고 있다. 이 밖에 전국적으로 조직되어 있는 대표적 단체로는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조선직업총동맹·조선농업근로자동맹·조선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조선민주여성동맹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은 조선노동당을 비롯한 71개 정당과 사회단체가 총망라된 단체로서 주로 대남평화공세 및 <남조선혁명>을 위한 여건조성에 필요한 정치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조선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은 학교·군대·직장 단위에 조직되어, 가맹원의 과외활동이나 정치·사회활동을 당이 요구하는 방향으로 조직 지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14세 이상 주민들은 이러한 조직 중 1개 이상은 가입하고 있다. <주체사상(主體思想)> 북한에 조선노동당 지도사상인 <주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55년 12월 김일성이 한 연설 <사상활동에 있어서의 교조주의(敎條主義)와 형식주의(形式主義)를 일소하고 주체를 확립하기 위해서>에서 였다. 그 뒤 1960년대 후반에 사대주의(事大主義)·수정주의(修正主義) 및 교조주의에 대한 장기간에 걸친 투쟁을 통하여 정립되었으며, 이것은 사상에 있어서의 주체, 정치에 있어서의 자주, 경제에 있어서의 자립, 국방에 있어서의 자위의 4가지 노선 위에 구현된다. 그것이 <주체사상>이라는 명칭으로 독자화되고 <유일사상(唯一思想)>으로서 제시된 것은 1967년 무렵의 일이며, 1970년의 조선노동당 제 5 차대회에서는 그 확립이 선언되었다. 1980년의 조선노동당 제 6 차대회에서는 더 나아가 전(全)사회를 주체사상화한다는 과제가 공식적으로 천명되었다. 주체사상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955년 12월 조선노동당 선동원대회(煽動員大會)에서 김일성이 <당 사업에서의 주체>를 주장하면서부터 대두되기 시작하였으며, 1967년 6월 28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4기 제16차 전원회의, 1970년 11월 2일 제5차 당대회를 거치면서 체계화되었다. 그 뒤 북한체제의 대내외 상황 변동에 따라 주체사상의 내용과 형태도 점차 변모되어 왔다. 1960년 김일성은 <주체라는 것은 모든 것을 우리 나라 실정에 맞게 해나가며, 마르크스레닌주의의 일반원칙과 다른 나라의 경험을 우리 실정에 맞게 창조적으로 적용해 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하였다. 그 뒤 주체를 반영하는 정책들 가운데 특히 경제에서의 자립과 국방에서의 자위를 강조하고 언어·문학·예술·교육에서의 주체를 확립할 것에 대한 연설문을 발표하였다. 1966년 《로동신문》에 실린 <자주성을 옹호하자>라는 사설은 외국언론에 의해 <북한의 독립선언>으로 취급되어 대서특필로 보도되었기 때문에, 북한의 주체사상을 대외적으로 선전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이 사설은 《근로자》 8월호에도 동시에 게재되었는데, 그 무렵 북한은 소련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중국과 소련 사이에서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하던 중이었다. 따라서 이 사설은 북한이 기회주의노선이 아닌 자주노선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국내외적으로 선포하는 데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1967년 12월 최고인민회의 제4기 제1차회의에서 김일성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정강>을 발표하였는데, 여기에서 <주체>가 북한의 모든 정책의 지도이념이라는 것을 재확인하였다. 1970년 11월 조선노동당 제5차 대회에서 발표한 중앙위원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김일성은 <당의 유일사상의 진수를 이루는 것은 마르크스레닌주의적 주체사상이며, 우리 당의 유일사상체계는 주체의 사상체계>라고 말함으로써 주체사상이 마르크스레닌주의와 동등한 위치에 있음을 보여주었다. 1972년 12월 개정된 헌법 제4조에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우리 나라의 현실에 창조적으로 적용한 조선노동당의 주체사상을 자기활동의 지도적 지침으로 삼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이것은 북한의 지도사상이 마르크스레닌주의가 아니라 그것을 현실에 <창조적으로 적용한 주체사상>이라는 것이다. 이 주체사상은 김정일에 의해 <정식화(定式化)>되어 <김일성주의(金日成主義)>로 탈바꿈하였다.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김일성주의로 정식화하는 작업이 1974년 2월 김정일에 의해서 완수되었다고 하지만, 김일성주의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쓰여진 예는 없다. 이후 주체사상은 북한의 모든 정책과 활동의 가장 중요한 지침이 되어 왔다. 주체사상은 혁명과 건설을 추진하는 힘도 인민대중이라는 사상이다. 주체사상에 의한 정책에는 사상에서의 주체, 정치에서의 자주, 경제에서의 자립, 국방에서의 자위가 있다. 한편 사상에서의 주체를 위하여 수정주의·교조주의·사대주의를 반대하였고, 경제에서의 자립을 위하여 자력갱생의 원칙과 자립적 민족경제건설을 추구하였는데, 이것은 자국의 노동과 국내자원으로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건설할 각오 밑에 혁명투쟁과 건설사업을 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북한의 주체사상은 김일성체제의 확립과정에서 경쟁자들의 숙청을 정당화하고 김일성 자신의 정통성을 구축하는 기능을 수행하였으며, 북한의 대외정책 특히 중·소분쟁에 대응하는 정책을 정당화하는 기능도 수행하였다. 또한 주체사상은 북한 집권층의 통치력을 강화하는 수단으로도 쓰였다. 한편 주체사상이 북한의 최고·유일의 지도이념으로 강조되고 있으나, 그 내용에 있어서는 다양한 논란이 있다. 주체사상은 남의 경험·사상을 맹목적으로 모방하지 않고 창조성을 가지고 활동할 것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당과 수령으로부터의 지시에 절대 복종할 것을 요구함으로써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견해 속에서도 주체사상은 북한의 지도이념과 북한주민의 일상생활을 규제하는 이데올로기로서 그 위치를 굳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학계에서 지적하고 있는 주체사상의 이데올로기적 특징은 첫째, 유일사상을 골간으로 하는 지배 이데올로기로서 주로 김일성 유일체제를 정당화하기 위하여 창안, 발전되어 왔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북한 인민들은 <우리 당의 유일사상,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 동지의 위대한 혁명사상, 주체사상으로 튼튼히 무장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유일사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수령론(首領論)>이 주체사상의 핵심을 이루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혁명에 있어서 유일한 수령은 김일성 자신이며, 김일성사상의 지도에 의한 혁명만이 마르크스레닌주의의 발전과 국제공산주의 혁명에서 최대한의 뜻을 가진다는 것이다. 출전 : [한메디지탈세계대백과 밀레니엄], 한메소프트, 199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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