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국화반 17번 서유아 철제여래좌상
국립 중앙 박물관에 가던 전일제 특활날. 평소에 박물관을 좋아하던 나는 천천히 보다가 결국 다른 친구 몇몇과 함께 끝나고 다시 들어가게 되었다. 보지 못했던 지하 전시실에서는 웅장한 불상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두운 전시실의 조명과 거대한 그것들은 나를 누르는 듯 했다. 하지만 조금씩 돌아보다보니 정말 매력적이었다. 특히 통일 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철제여래좌상은 나에게 무척이나 강한 인상을 주었다.
나는 절에 가서도 불상을 보면 등골이 오싹하다고나 할까? 조금은 무서운 마음이 들었다. 평소에 잘 접하지 못한 것이어서 그랬나 보다.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이 들어갈 때에는 그런 기분이었지만 천천히 보니 어두운 조명 속에서 빛을 받고 앉아 있는 철불이 자꾸만 내 눈길을 끌었다. 크기가 거대하고 칠이 벗겨지고 손마저 잘려나가 없는 그것에사 난 따스함을 느꼈던 것 같다. 누군가 잘랐을 그 손목이 가련하기도 하고 높이 올라가 앉아 있기는 하지만 나를 바라보는 것 같고 치켜올라간 눈과는 다르게 미소를 띄고 있는 그 모습이 자꾸만 쳐다보게 만들었다.
평소에 국사 책이나 역사 관련 책,또 박물관에서 금동으로 된 불상이나 석불은 자주 보았지만 철불은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그냥 스쳐 보기에는 그것들보다 철이라는 재질 때문에 딱딱한 인상으로 다가오고 겉모습도 표현기법도 화려하지 못하고 허름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저 정감이 있고 장엄한 맛이 일품인 것 같았다. 나는 그 철불이 정말 부처의 모습을 너무나도 잘 표현한것 같았다. 그리고 거기서 부처님이라는 사람을 느꼈던 것 같다.
아마 제작자의 의도도 그렇지 않았을까? 해탈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끊임 없이 자신을 닦아온 그 모습을 사람들이 좀 더 가까이 느끼게 하기 위해서 이 철불을 만들었다는 생각이든다. 우선 철을 이용한 것은 금처럼 화려한 금속보다는 주위에서 항상 보아왔던 금속으로 만들면서 다른 것보다 귀해 보이기 보다는 친숙함을 더 강조한 것 같다. 그리고 딱딱한 금속이라서 다루기 힘들고 표현 기법도 더 살리기 어렵지만 무뚝뚝해 보이면서도 미소를 띈 그 모습이 더 정감 있는 모습으로 다가 오기 때문인것 같다. 하지만 그 내면속의 것은 어느 불상보다도 귀하게 보였다.
불교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는 나의 눈으로 본 것이 옳다, 옳지 않다는 것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다. 그저 그 작품을 통해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것을 느겼다는 그 경험이 나에겐 중요한 것 같다. 종교가 다르다고 어딘가 모르게 피하는 경향이 많았던 내가 그 철불을 통해 나와 다른 것들을 보는 견해가 커졌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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