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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창호
작성일 2002-04-24 (수) 13:46
분 류 사전1
ㆍ조회: 1514      
[조선] 과거의 영향과 의의 (민족)
과거(과거의 영향과 의의)

세부항목

과거
과거(고려시대)
과거(고려 말 조선 초의 과거)
과거(조선시대) 1
과거(조선시대) 2
과거(과거제도의 개혁론)
과거(과거의 영향과 의의)
과거(근대화와 과거제도의 폐지)
과거(참고문헌)

조선 시대 과거가 사회ㆍ교육 및 문화 등에 끼친 영향은 상당히 컸다. 과거가 처음 3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식년시 이외에 수시로 실시하는 증광시ㆍ별시ㆍ알성시밖에 없었다. 그러나 후대로 내려오면서 외방별시ㆍ정시ㆍ춘당대시ㆍ절일제ㆍ황감과ㆍ도기과ㆍ전강 등 많은 과거 시험이 새로 생겼다. 이리하여 여러 종류의 과거가 빈번히 실시되게 되자, 조정은 과거의 설행에 편할 날이 없었고, 유생들은 가만히 앉아서 공부할 겨를이 없을 정도였다.

특히, 정시는 시험이 간단하여 증광시나 별시보다 비용이 적게 들었기 때문에, 대소의 국가경사가 있을 때마다 실시되어 1년에 두세 번 열리는 경우도 있었다. 이와 같이, 과거를 자주 연 까닭은 인재를 뽑아 관리로 등용한다는 과거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양반들의 수적 증가에 따라 고조되는 관직 추구열에 부응하였기 때문이며, 또한 선비들을 위로하거나 국가 경사의 기쁨을 고루 나누어 주려고 하였기 때문이었다.

과거가 자주 열려 많은 급제자를 내게 되자 이들의 등용 문제가 크게 제기되기 시작하였다. 관직의 수는 늘어난 것이 아닌데, 급제자는 대폭 늘어났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급제자의 취직난이 초래되어, 4관등에 권지로 임용된 자가 10년이 지나도 정직(正職)에 임용되지 못하고, 심지어는 신급제자를 4관등의 권지로 보낼 수도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급제자의 취직난은 노론의 일당 전제(一黨專制)가 형성되어 모든 관직이 벌열에 의하여 독점된 뒤로는 더욱 심하였다. 급제하여 관리가 될 자격을 얻었는데도 관직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은, 당시 관계로의 진출을 인생의 전부로 생각하고 부귀 영화를 누리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고 있던 사대부들에게 있어서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므로 그들은 권세가에 접근하여 구직 운동을 벌이기도 하고, 혹은 당인(黨人)이 되어 정권 타도에 의한 관직 획득에 혈안이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사회의 불안이 조성되고 사풍(士風)이 타락되어 갔다.

그리고 소속당에서 정권을 잡아 관직을 얻게 되면, 당세를 확장한다 하여 과거를 자주 열어 당인의 자제들을 부정과 협잡으로 합격시켰고, 또 현명하거나 어리석음을 가리지 않고 마구 등용하였다. 그러나 요직은 한정되어 있는데 이를 희망하는 자는 많았기 때문에, 당내에 내홍(內訌)이 일어나 당에서 당이 생기게 마련이었다.

조선 시대 학교 생도가 아닌 일반 유생, 즉 유학에게도 과거의 응시 자격을 주었다. 따라서, 조선 시대 과거에 응시하기 위하여 반드시 학교에 다녀야 한다는 필요는 없었다. 이 점이 조선 시대 학교가 쇠퇴하게 되는 원인이 되었다.

대체로, 조선 전기는 성균관 거재생(居齋生)으로서 원점 300점을 따야 식년 문과 초시의 하나인 관시(館試)에 응시할 자격을 주고, 각종 반제를 설행하여 전시나 회시에 직부할 자격을 주거나 급분 등의 특전을 주었기 때문에, 그런대로 성균관 교육이 활기를 띠어 정원 200인을 무난히 채울 수 있었다.

그러나 후기로 내려오면서 시ㆍ부ㆍ표 등의 사장으로 시취하는 사과(詞科)가 자주 열리고, 각종 반제가 일반 유생들에게도 개방된 뒤로는 성균관 입학의 필요성이 크게 감소되어, 당시의 감축된 성균관 정원 126인을 채우기조차 어렵게 되었다.

한편, 과거는 인간의 능력 특히 학력을 시험할 수 있지만, 인격이나 덕행을 시험할 수 없다는 결함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과거를 지망하는 과유(科儒) 중 과거에 합격만 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에서 인격의 수양을 게을리하고 덕행을 소홀히 하는 자가 적지 않았다. 특히, 조선 후기 글을 짓는다며 무위도식하던 자가 한번 등과하면 갑자기 오만불손해져서 안하무인이 되는 자가 적지 않았는데, 이러한 과유를 실학자 이익은 ‘사회를 좀먹는 여섯 가지 좀 중의 하나’라고 하였다.

조선 시대의 과거는 학문 등 문화면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조선 전기 식년시ㆍ증광시ㆍ별시가 과거의 주축을 이루었으므로, 유생들은 경학과 사장을 함께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러나 양명학(陽明學)마저 이단으로 취급한 당시 사회에 있어서 유생들이 공부하는 성리학 일변도의 경학이란 주자(朱子)의 주석을 맹종할 뿐이었으므로 유학의 새로운 연구는 있을 수 없었다.

따라서, 유학의 철학적 연구나 새로운 학풍은 재야의 지식인인 산림파(山林派)나 실학파에 기대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과유들이 공부한 시ㆍ부ㆍ표 등의 사장도 일정한 형식이 있어서 이에 어긋나면 합격할 수 없었다. 이와 같은 과문(科文)에 있어서의 형식의 존중은 자유로운 의사표시를 저해함으로써 문예 발전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쳤다. 특히, 극도의 형식만을 존중한 사륙변려체(四六騈儷體)인 표가 더욱 심하였다.

그런데 시ㆍ부ㆍ표 등의 사장은 유가(儒家)의 말기(末技)에 지나지 않으며, 그 근본은 경학에 있었다. 그러나 유가의 근본인 경학보다 말기인 사장을 중요시하여, 이것으로써 인재를 뽑는다는 것은 본말의 전도가 아닐 수 없으며, 사장에 능하다 하여 관리로 등용하여 국가의 행정을 맡기는 것도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후세로 내려오면서 시ㆍ부ㆍ표 등의 사장으로 시취하는 알성시ㆍ정시ㆍ춘당대시 등의 이른바 사과가 자주 열렸다.

이에 남의 작품이나 전적(典籍)을 많이 읽어 지혜와 식견을 넓힐 수 있었던 서울 유생은 사과를 지망하였고, 그러한 기회가 적었던 지방 유생은 경과(經科:식년문과)를 지망하는 경향이 생겼다. 이것은 다시 경학보다 사장을 존중하는 경향을 낳았다. 이와 함께 서울 유생은 과거 시험 때 쓸 수 있는 대우(對偶)와 압운(押韻)만 생각하고 글뜻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방 유생은 사서삼경을 읽으면서도 뜻을 생각하지 않고 장님이 경 읽듯 외는 데만 힘썼다. 과유들이 깊은 공부보다는 어떻게든 눈치껏 과거에 합격하고 보자는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일면 과거는 한국 역사를 발전시키는 데도 크게 기여하였다. 중국의 영향을 받아 일찍부터 무력 일변도의 사회에서 탈피하여 문관이 지배하는 문치주의 사회를 건설하는 데 과거는 그 중추적인 제도로서 활용되었다. 문관이 무관과 서리(胥吏)를 누르고 국가 권력을 장악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세계의 어느 나라도 이를 쉽게 수행할 수 없었던 것도 그 때문이었다.

따라서, 과거가 행해지던 사회에서 출세를 하기 위해서는 과거에 합격해야 하였고, 과거에 합격하려면 유교 교양과 유교 경전을 익혀야만 하였다. 즉, 독서인이 되지 않으면 사회의 지배층이 될 수 없었던 것이다. 이것이 우리의 교육열을 자극시켜 발달된 고급 문화를 이룩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과거의 폐단을 지나치게 과장한 나머지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기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조좌호>

출전 : [디지털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동방미디어,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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