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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냉전 (브리)
냉전 冷戰 Cold War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과 소련 및 그들의 동맹국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전개된 제한적 대결상태. 냉전은 정치·경제·선전의 영역에서 벌어졌고 무기가 제한적으로 사용되었지만, 두 초강대국 사이의 직접적인 무력대결로 악화된 때는 한번도 없었는데, 핵전쟁의 결과를 서로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냉전이라는 용어는 미국의 재정전문가이며 대통령 고문이었던 버나드 바루크가 1947년 의회토론에서 처음 사용했다 (→ 색인 : 바루크). 제2차 세계대전의 막바지인 1945년 5월 나치 독일이 항복하자 미·영 양국과 소련 사이의 불안정한 전시동맹관계는 해체되기 시작했다. 1948년까지 소련은 적군(赤軍)에 의해 해방된 동유럽 제국에 좌익 정부들을 들어앉혔으며, 미국과 영국은 독일 내 양국 점령지구의 대소배상(對蘇賠償)을 중단하는 것으로 이에 응수했다. 미국과 영국은 소련의 항구적인 동유럽 지배와 서유럽 및 그밖의 지역에서 소련의 영향을 받은 공산당이 집권할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편 소련은 독일의 군사위협 재발을 방지하기 위하여 동유럽에 대한 지배를 계속하기로 결심했으며 주로 이데올로기적인 이유에서 공산주의 체제를 세계적으로 보급시키는 데 주력했다. 냉전은 1947~48년 고착화되었다. 마셜 계획에 따라 미국의 원조를 받은 서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세력권에 들게 되었고 소련은 동유럽 여러 나라에 공공연히 공산정권을 수립했다. 1948~53년 냉전은 절정에 달했다. 소련은 서방측 점령지구인 서베를린을 봉쇄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1948~49),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소련의 유럽 주둔에 대항할 방위동맹체로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결성했다(1949). 소련은 1949년 원자폭탄실험에 성공하여 미국의 핵독점을 종식시켰으며, 중국 본토에서는 중국 공산당이 정권을 장악했고(1949), 소련의 지원을 받은 북한의 공산정권은 1950년 미국이 후원하는 남한에 침입하여 1953년까지 승패없는 전쟁을 계속했다 (→ 색인 : 6·25전쟁). 소련의 독재자 스탈린이 1953년에 죽은 것이 원인이 되어 1953~57년 냉전이 다소 완화되었지만, 양 진영의 관계는 여전히 소원했다. 소련 블록 국가들간의 방위동맹체인 바르샤바 조약기구(WTO)가 1955년에 결성되었으며, 같은 해 서독은 나토에 가입했다. 미국과 소련은 아시아, 아프리카 그리고 중동에서 경제·군사·외교상의 세력경쟁을 벌였다. 냉전의 최종단계는 1958~62년까지였다. (→ 색인 : 핵무기)미국과 소련의 대륙간탄도미사일개발이 시작되었으며, 1962년 소련은 미국의 도시들을 공격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비밀리에 쿠바에 설치하려고 했다 (→ 색인 : 쿠바 미사일 위기). 이 쿠바 미사일 위기로 두 초강대국은 전쟁 일보직전에까지 치닫는 긴장된 대결을 벌였으나 가까스로 미사일 철수의 합의를 이루었다. 1962년 이후 미국과 소련은 상대방의 핵보복과 그 결과를 깊이 인식하고 핵무기를 사용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혔는데, 이것을 냉전의 종식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로써 2개의 블록으로 뚜렷이 나뉘었던 국제질서는 보다 다극화된 양상을 띠게 되었다. 또한 약소국들이 독립을 주장할 여지가 더 많아졌으며 두 초강대국은 핵무기의 확산방지를 공동관심사로 가지게 되었다. 1990년 9월 12일 미국·소련·영국·프랑스 등 제2차 세계대전 전승국들은 '대(對) 독일 화해 조약'에 조인, 독일의 통일을 인정함으로써 동서 냉전체제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 같은 해 11월 21일에는 유럽 안전보장협력회의의 34개 회원국들이 파리 헌장에 서명했다. 헌장은 "대결과 분열의 시대는 유럽에서 종말을 고했다"라고 선언했다. 냉전은 그 시작과 더불어 완화 내지는 변화의 요인을 내재하고 있었다. 우선 그 첫째 요인으로 힘의 평준화를 들 수 있다. 서구나 일본 등의 국가에서는 나라의 부흥과 함께 힘의 평준화가 꾸준히 이루어져왔다. 이러한 동향은 특히 경제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한편 군사적인 분야에서는 여전히 미국과 소련이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서 양 블록의 강화는 대외정책, 때에 따라서는 국내정책과 연결되었는데 이에 대한 반발로 자국의 자주성을 추구하는 움직임이 일어났다. 일반적으로 말해 이 움직임은 내셔널리즘에 바탕을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둘째, 이데올로기 대립의 모순을 들 수 있다. 이데올로기의 전면대립이 진행되면서 그 모순점들이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우선 미·소 양극체제의 정치원리가 곧바로 그 블록에 소속하는 나라의 정치원리의 모델이 되었다. 그러나 이같은 모델이 개개 나라에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도 나타나게 됨에 따라 블록 내의 다양성이 인정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것은 공산권에서 '사회주의의 다양한 길'로 나타났으며 서구사회에서는 민주주의가 각국의 전통에 바탕을 두고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다. 그결과 이데올로기의 강화에서 유래하는 악영향이 미국과 소련에서 분명하게 나타났고 그것을 시정하자는 요구의 목소리가 커졌다. 셋째, 군사적 관계에 일어난 변화를 들 수 있다. 우선 미국과 소련은 핵병기의 증강이 진전되어 이것을 사용하면 양국이 괴멸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따라서 핵전쟁에 의한 공멸인식이 미국과 소련 양국의 지도자 사이에 자리잡게 되었다. 다음으로 군비가 증강되고 군사적 대립이 계속되자 군비축소의 제안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 군축요구는 처음에는 민간 차원에서 시작되었다. 군축제안은 자국의 입장을 유리하게 하려는 수단으로서 운영되는 측면도 있었기 때문에 구체적 성과를 올리기가 어려운 점도 있었다. 그러나 1985년 고르바초프 서기장이 집권하여 1991년 소련이 붕괴하기까지 꾸준히 군축의 성과가 있어왔다. 쿠바 위기 이후 탈냉전의 여러 요인이 서서히 전면에 나타나면서 데탕트의 상황이 연출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시아 지역에서는 1960년대에도 미·중 관계와 베트남 전쟁에서 보듯이 냉전은 계속되었다. 데탕트는 주로 유럽을 무대로 한 것이었고 아시아에서는 별로 진전된 것이 없었다. 또한 미·중 관계의 갈등은 냉전이 다극화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또 이데올로기의 측면에서 보더라도 중·소 대립은 공산주의 자체도 단일암체(單一巖體)가 아님을 나타내며, 데탕트의 전개는 서구측에서도 공산주의와의 공존을 완전히 부정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나 1972년에 들어와 미국과 중국의 고위관리가 서로 만나게 되고 닉슨대통령과 마오쩌둥과의 정상회담이 개최된 뒤 미 중 국교 정상화로 이어지면서 아시아 지역에서도 탈냉전의 기운이 무르익었다. 또 1975년 베트남의 통일로 인해 아시아 냉전구조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던 베트남 문제도 해결이 되었다. 한편 미·소의 대립과는 별개로 ' 남북문제'(선진국과 빈민국의 문제)를 축으로 하여 대립이 벌어지는 양상이 나타났다. 1975년에 종전된 베트남 전쟁은 탈식민화의 과정을 보여주는 전쟁이었으며 중국의 문화대혁명은 탈식민지화한 나라에서도 국가의 발전이 큰 정치적 문제라는 점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아시아 지역에서의 대립은 민주주의 대 공산주의라는 측면을 가짐과 동시에 선진국과 개발을 모색하는 나라들과의 대립이라는 측면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1980년대말부터의 급속한 데탕트와 1991년의 소련 붕괴로 인한 국제적 정세는 이제 아시아에서의 유일한 냉전지대인 한반도에도 큰 완화의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 데탕트 참고문헌 탈냉전기의 국제정치의 한반도 통일 : 안병준, 법문사, 1993 냉전의 비망록-딘 러스크의 증언 : 딘 러스크·다니엘 S. 팹 공편, 홍영주·정순주 공역, 시공사, 1991 한국과 냉전-분단과 파괴와 군축 : 제임스 매트레이, 김철범 역, 평민사, 1991 한반도 통일과 국제정치 : 이기백, 삼영사, 1991 세계대전과 동서냉전-20세기의 세계(세계사산책 12) :, 조성을 편역, 집현전, 1990 독일, 독일민족, 독일사-분단독일의 역사의식 : 이민호, 느티나무, 1990 평화공존론(공동체 사회과학 9) : W. N. 예로고프, 한승환 역, 공동체, 1990 한국분단사 : 조순승, 형성사, 1990 미국의 세계전략과 한국전쟁 : 김주환, 청사, 1989 동서진영의 갈등과 협력 : 하르트 베티히 게르, 남현욱 역, 고려원, 1988 분단독일의 정치사회학 : 랄프 다렌도르프, 한길사, 1986 민족분단과 통일문제 : 김병오, 한울, 1985 냉전시대의 동북아시아 : 김상훈, 아성출판사, 1984 냉전사 : 박웅진, 박영사, 1982 냉전과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 : 박재규, 박영사, 1980 Atlantis Lost：U. S.-European Relations After the Cold War : James Chace·Earl C. Ravenal (eds.), New York University Press, 1976 The Cold War Begins：Soviet-American Conflict Over Eastern Europe : Lynn Etheridge Davis,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74 From Trust to Terror-The Onset of the Cold War, 1945-1950 : Herbert Feis, Norton, 1970 The Cold War as History : Louis J. Halle, Harper & Row, 1967 Germany and the Future of Europe : Hans J. Morgenthau (ed.),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51 The Cold War : Walter Lippmann, Harper, 1947 Cold War Origins and the Continuing Debate : Norman A. Graebner, 〈Journal of Conflict Resolution 13〉, 1969 출전 : [브리태니커백과사전 CD GX], 한국브리태니커, 20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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